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6/13 16:19:55
Name 언뜻 유재석
File #1 1131.jpg (80.4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잡담] 복잡 미묘한 심정(카파라치 후기)



나를 정의할 수 있는 단어중엔 부정적인게 참 많다.

졸렬하고, 개인주의적이며, 못생겼다.

착한것 같긴 하나 정의롭진 못하고, 입과 키보드로는 못하는 말이 없지만 귀차니즘 만큼은 대한민국 누구와도 겨룰 자신이 있다.

친일파들 청산해야 한다고 목청 높이면서도 신작검색은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럴일은 1도 없지만 만약 내가 고위공직자 청문회에 나가게 된다면 국회의원의 첫 질의

"존경하는 땡땡땡 후보자께서는 2006년 싸이월드에 이런글을 게시하셨는데요.."

"스탑! 전 세속의 연을 끊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님들 수고염"

이렇게 하게 될것이다.


유투브에서 효도에 관한 동영상을 보고 눈물이 찔끔나면서 울컥하다가도 엄마한테 카레로 도대체 몇끼를 먹냐고 따지고

위안부 할머니 돕는 팔찌나 제품은 구입하지만 나눔의집에 봉사활동 갈 생각은 못한다.

저작권 관련해서 그러면 안된다고 막 떠들지만 정작 나도 토렌트를 쓴다.




한마디로 좀 비겁하다.





운전을 8년정도 가량 하면서 참 알게모르게 많은 위반을 했다. 실선에서 차선변경도 해봤고, 스쿨존과 하이패스 입구 속도제한은

지켜본 기억이 없다. 운전중 핸드폰 사용도 해봤고, 화물차 몰았을땐 불량적재도 많이 했다. 많이 부끄러운 기억이다.

운좋게 적발된건 주차딱지 몇번인데 그 마저도 재수 없다고 생각했다. 잘못은 내가 해놓고...

"하 진짜 잠깐 세워놨는데 야박하네.. ㅡㅡ" 라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이나 단속차량을 원망했다.


참 이기적인게 여기서는 역지사지라고 운전하면서 만큼은 참 관대해졌다. 교통 흐름에 지장이 없으면 불법주정차 차량도 그러려니 하고

혹여 지장이 있어도 그냥 차안에서 혼잣말로 욕 몇번 지껄이고 말았다. 1차로 정속주행같은 법규 위반도 블박신고할 생각은 안했다.

귀차니즘과 좋은게 좋은거지 뭐 라는 생각, 플러스 나도 가끔 저러는데 뭐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인중에 신고정신이 아주 투철한, 국민신문고, 생활편의앱 VVIP고객이 있는데 세상 참 피곤하게 사는것 같았다.

자기는 얼마나 깨끗해서 저렇게 사사건건 신고하지 이런생각...






지난달 언젠가, 회사차로 강남 어딘가를 운전하고 있을때 였다. 심한정체여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데 내 앞차, 쏘카 마크를 붙인 차량

운전석에서 담배를 쥔손이 밖으로 나왔다.

자차가 없는 난 가끔 쏘카나 그린카를 이용한다. (연애사업에 사용하나 최근 이용실적이 없어 우울하다). 다른건 몰라도 쉐어링 차에선

금연으로 알고 있는데(비흡연자라 흡연시 패널티는 몰라도) 너무 당당하게 담배꽁초가 창문 밖으로 나왔다. 어라? 안되는거 아닌가?

무심결에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막히는 길에 내 차는 스타렉스 상대차는 승용차라 아주 훌륭하게 사진이 찍혔다.

신고할 생각도 사실 못했다. 귀차니즘은 모든 정의로움을 이겨내기 때문이다.

그러다 밤에 무심코 아까 찍은 사진이 생각나 쏘카앱에 들어가보니 아주 친절하게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에,

초 간단 절차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제보가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저 신고가 잘 접수 되었다는 답변은 받았지만

신고자인 나에게 어떤 포상이 있는지, 피 신고자는 어떤 패널티를 받게 되는지는 몰랐다. 신고한것도 사실 잊고 있었다.





그러다 오늘 저런 문자를 받은것이다.

심경이 참 복잡 미묘해졌다. 나는 뭐 얼마나 깨끗하다고 저런걸 신고했을까. 저 양반은 참 재수없게 걸려서 30만원 내게 생겼구나.

같은 이용자끼리 너무 정 없어보이게 신고하게 하고 이러는건 좀 쏘카가 비겁해보이기도 하고 그랬다.

그냥 그랬다. 복잡 미묘했다.




















한줄 요약 : 20만원 개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6/13 16:24
수정 아이콘
모 성인의 말마따나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이 여인을 치라고 하면 그 누구도 누군가를 비난할 수 없게 되겠죠. 극히 일부 제외하고 털어서 먼지 한톨 안나오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뭐 다만 위 성인이 현세에 환생해서 트이타에다 저렇게 남기면 [난 죄 없는데?] 라면서 투석기로 돌변...
1llionaire
17/06/13 16:26
수정 아이콘
잘하신 겁니다. 다른 소카 이용자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행동이거든요...
Hysteresis
17/06/13 16:26
수정 아이콘
엄지척.!
저도 쏘파라치 해야겠다는 마음이 훅 들어오네요
마음을잃다
17/06/13 16:28
수정 아이콘
정의구현과 사익추구를 동시에 이룰수 있다니 정말 개꿀이네요!!
설탕가루인형형
17/06/13 16:28
수정 아이콘
얼마전 블랙박스 신고 한번 당하고나니 저도 신고하고 싶은 욕망이 마구마구 샘솟았습니다.
전에는 아무생각 없이 위반하고, 넘어갔던 교통법규들이 다 신경쓰이기 시작하구요.
아무런 혜택도 없는 그냥 신고인데도 신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20만원이면 자주 하게 될것 같아요
어리버리
17/06/13 16:30
수정 아이콘
유효기간 90일에 20만포인트라...
3달 안에 연애 전선을 확실히 전개하셔야 할거 같습니다. 크크.
tannenbaum
17/06/13 16:42
수정 아이콘
쏘카가 뭔가 하고 검색해보니 렌트카네요.
궁금한 점은 일반 사기업이 과태료를 물릴 수 있나요?
권한이 없을텐데.... 경찰도 아니고 하다못해 구청, 동사무소도 아닌데... 과태료를 물리는 건 불가능하지 싶은데요.
손해배상 청구라면 몰라도...
17/06/13 16:50
수정 아이콘
본문 첨부된 이미지에도 과태료라고 표현하지 않고 페널티라고 명시되어 있네요. 사전 동의 한 이용약관 위배에 따른 손해배상 성격이 맞을거에요
17/06/13 16:51
수정 아이콘
이용약관 위반입니다. 이용약관에 몇몇 이용약관을 어겼을 시 패널티 금액을 지불하게 되어있습니다.
식당에서 그릇 깨먹으면 배상해줘야 하는 것과 비슷한거죠 뭐
tannenbaum
17/06/13 16:54
수정 아이콘
아...
이용약관 위반....
계약위반으로 인한 배상청구로 봐야겠네요.
17/06/13 16:52
수정 아이콘
이용 규칙으로 되어있기는 합니다 (흡연 적발 시 30만원) 아마 가입 시에 동의항목이 있었을 것 같기는한데,
그와 별개로 과태로 청구 및 추징이 가능한건지는 궁금하네요;
지켜보고있다
17/06/14 00:24
수정 아이콘
약관이기도 하고 매 예약 시에 금연 서약 버튼을 눌러주어야 예약이 됩니다.
17/06/13 16:53
수정 아이콘
진짜 저도 운전하는 지라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는데 정말 신고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요.
이상한화요일
17/06/13 17:05
수정 아이콘
저도 인근 마트 근처 인도에 하도 불법 주차를 상습적으로 해대기에 사진 찍어서 신고 쫙 했습니다.
요즘은 앱으로도 신고가 되더라고요. 한 세 번쯤 꾸준히 했더니 인도에 주차하는 차가 사라졌습니다.
괜한 꼬장도 아니고 지켜야 할 건 지켜야죠.
17/06/13 17:18
수정 아이콘
저도 한때 그린카 애용한 적이 있는데 한번 진짜 기분나쁘게 차를 받은적이 있어요. 일단 청소상태도 엉망이고 흡연흔적도 여기저기, 쓰레기도 안버리고 기름도 안넣었다는. 못탈 정도가 아니니 타긴 했는데 내내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신고할 생각은 못하고 그냥 사진만 찍어놨던걸로 기억합니다.
대니얼
17/06/13 17:31
수정 아이콘
저는 고소하네요.
내차 아니라고, 더럽게 쓰는 분들은 혼좀 나봐야 합니다.
저런 분들 덕분에, 공유 시스템의 안 좋은점이 생기는거지요.
17/06/13 19:38
수정 아이콘
"좋게 좋게"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는게 세상인지라
억지로 하다보면 어느새 세상이 썩어문드러지죠
와룡선생
17/06/13 20:46
수정 아이콘
900일이라도 안.. 생...
겼으면..
Red_alert
17/06/14 10:3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굿잡
리스키
17/06/14 13:35
수정 아이콘
아주 잘하셨습니다. 쏘카 몇 번 써봤는데 문열고 딱 들어갔을 때 담배 냄새 확 풍길 때 굉장히 불쾌합니다. 지 조금 편하자고 남한테 피해끼치는 행동은 막는게 맞는거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2383 [일반] 오다가다 본 몇 가지 뉴스들 모음 [21] The xian7648 17/06/14 7648 6
72382 [일반] 고층 외벽작업자 밧줄 끊어 추락사 [78] 순수한사랑11807 17/06/13 11807 3
72381 [일반] [단편] 06 드래곤나이트의 사과 [34] 글곰7268 17/06/13 7268 18
72380 [일반] 초등생 고속道 휴게소 방치 '나몰라라' 교사 [130] 카미트리아17384 17/06/13 17384 2
72379 [일반] 영어의 대문자는 꼭 필요한 문자체계 인가요? [108] makka11211 17/06/13 11211 0
72378 [일반] ‘연세대 폭발물’ 용의자 긴급 체포…피해 교수 학과 학생 [72] 마음을잃다10384 17/06/13 10384 2
72377 [일반] 최근 논란에 대한 한국고대사학회 성명 [32] 경성아재8593 17/06/13 8593 42
72376 [일반] 김상조 임명 및 추가 장관 인선 발표 [171] 순수한사랑13814 17/06/13 13814 7
72375 [일반] [모난 조각] 17주차 주제 "소재" 마스터충달2347 17/06/13 2347 1
72374 [일반] [잡담] 복잡 미묘한 심정(카파라치 후기) [20] 언뜻 유재석7519 17/06/13 7519 14
72373 [일반] 북 무인기 추정 비행체 성주 사드 정찰…사진 10여장 촬영 [105] VKRKO11590 17/06/13 11590 1
72372 [일반] 오늘도 점심반주 했습니다. [23] 삭제됨10307 17/06/13 10307 24
72371 [일반] 노래하나 듣고가세요 - 모르쇠 [3] 래쉬가드3338 17/06/13 3338 0
72370 [일반] 연세대서 '테러의심' 상자 폭발해 교수 1명 부상…특공대 투입 [66] VKRKO13391 17/06/13 13391 1
72369 [일반] 고기의 모든 것, 구이학 개론 #1 [60] BibGourmand18403 17/06/13 18403 85
72368 [일반] (정보)지난번 옥션 100원비빔면에 이어 11번가 이벤트 입니다. [13] Croove7139 17/06/13 7139 5
72367 [일반] ??? : 서기 21세기 부활한 황국신민들에게 고함 [21] 테이스터7971 17/06/13 7971 10
72366 [일반] 가만히 있어야겠다..-어제 이더리움 변동기- [105] 삭제됨10116 17/06/13 10116 2
72365 [일반] 비몽사몽간에 연달아 꿈을 꾸고 새벽에 일어나서 [2] 글곰4444 17/06/13 4444 1
72364 [일반] 그냥 넋두리나 하겠습니다. 헤어진 후에 [68] 아베노우스7756 17/06/13 7756 8
72363 [일반] 대한양계협회 "치킨 불매운동" [117] 삭제됨13442 17/06/13 13442 8
72362 [일반] 미 2사단 창설 100주년 공연 행사 취소, 가수들 불참 [66] 치열하게11013 17/06/12 11013 0
72361 [일반] 박근혜가 최순실 뇌물 받은 것에 개입한 결정적 증거 발견 [34] 어리버리11850 17/06/12 11850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