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9/10 20:56:57
Name 폭풍허세
Subject [일반] 북한의 핵실험과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 한 차례 핵실험을 강행하였습니다. 매일매일 직장일에 치여 대북문제에 대해 관심이 멀어진지 꽤 오래 되었지만 워낙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여 글을 남겨봅니다.

1. 대북관계의 평가 지표는 무엇인가

김대중 및 노무현 정부 동안의 햇볕정책은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지만, 반대 세력의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그 핵심은 '대북 퍼주기론'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 또는 국제사회에서 인도적 차원으로 제공된 물자가 북한의 군비확충 및 핵실험에 이용된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리고 햇볕정책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북한의 무력 도발이 멈추지 않고 있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북한이 핵 실험을 하거나 대남 도발을 할 때마다 햇볕정책은 큰 비판을 직면해야 했습니다. 햇볕정책의 가장 중요한 평가 지표는 '북한의 핵개발 또는 무력도발 여부' 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때는 반대 의견이 잠잠한 편이었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거나 연평해전 등의 무력 도발을 감행한 경우 '그것봐라, 퍼주기가 아무런 효과가 없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 대북 정책의 기조가 변하였습니다. 전 정권에서도 그렇고 이번 박근혜 정부에 들어오면서 대북 강경책이 중심 기조로 자리잡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대북 강경책의 성공/실패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대북 강경책이 대세로 자리잡은 이후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무력도발이 있어도 북한의 미치광이 지도자가 부각될 뿐 '대북 강경책'이라는 대북 정책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하거나 무력도발을 할 경우 '그것봐라, 저렇게 북한은 나쁜놈이 아니냐. 나쁜놈에게는 매가 답이다' 라고 말하면서 대북 압박의 수위를 더 높이면 되니까요. 다시 말해 한번 시작하면 실패할 수 없는 정책입니다.

2. 우리나라는 안전해졌는가

사드를 배치하면 나는 혹은 우리 가족은 더 안전해지는가? 저는 요즘 그 어떤 때보다도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내가 맞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처음 생각해봤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남북한은 끊임없는 군비 경쟁을 하는 느낌입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남한이 사드를 배치하고, 북한이 사드 레이더망 밖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하고, 남한은 핵무장론까지 논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이 대치국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걱정입니다. 모두가 알듯이 북한의 지도자는 언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런 북한 지도자의 손에 핵무기와 그것을 멀리 날려보낼 수 있는 미사일이 쥐어졌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면 몇 개가 더 쥐어질지도 모릅니다.

제가 걱정되는 것은 이러한 강대강 구도를 멈출 방법이 없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남북한의 대치국면은 양측의 자존심 대결 및 중국/미국의 이해관계까지 얽혀서 쉽게 멈출 것 같지가 않습니다. 어느 한 쪽이 '내가 졌다'라고 손들고 나와야 끝날 기세인데, 북한이 쉽게 패배를 시인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이 끝없는 군비경쟁을 지켜봐야 할까요. 우려되는 것은 요즘의 사회 분위기가 군비경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대통령이 반대 목소리를 사회불순세력이라 대놓고 저격했지요. 아마 북한의 핵개발이 진행될 수록 반대 목소리가 자리잡을 곳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3. 앞으로 어찌 될 것인가

1)  현재상태
2)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완료, 남한은 사드 배치
3) 북한이 핵미사일 다량 보유, 남한은 사드 다수 포대 배치
4) 북한이 핵미사일 다량 보유, 남한도 핵미사일 보유 

저는 1번이 2번보다 좋고, 2번이 3번보다, 3번이 4번보다 좋습니다. 그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4번으로 다가갈 수록 대북 강격책은 탄력을 받고, 비판의 목소리는 자리잡을 곳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그 점이 걱정이 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9/10 21:33
수정 아이콘
저는 김정은 손에 핵미사일이 쥐어져 있다는게 그다지 무섭진 않습니다. 골치아프긴 하지만, 골치아픈건 윗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죠.
왜냐하면 북한은 그걸 결코 쏠 수 없고-아마 남한에 쏠 가능성은 더더욱 낮을태니까요.

쏠 수 없다는건 기본적으로 김정은이든 북한 지도층이든 꽤 잃을게 많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남한에 쏠 가능성이 더더욱 낮다는건 궁극적으로 남한은 북한에게 있어서 일종의 약탈해야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심플한 문제도 있긴 하고요.

물론 어쩌다가 김정은이 돌아서 갑자기 핵무기를 쏠 수도 있습니다만... '어쩌다 갑자기' 핵전쟁이 일어날 뻔한 적은 핵무기가 만들어진 후
짧은 수십여년간 꽤 여러번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골치아프다는건 핵이라는게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강력한 외교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저는 사실 핵포기로 북한이(정확히는 김정은이) 얻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그들이 원하는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니까요.

현 시점을 봤을때 강대국(이건 중국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입장에서 이걸 해결할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봐지는데, 핵 시설의 폭격입니다.
어차피 그 정도로 전쟁 나진 않을겁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김정은이 잃을게 많기 때문이죠.
근데 이게 핵개발을 얼마나 늦출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한 이야기라면, 남한 지도층들은 오히려 김정은이 핵을 쥐고 있는걸 좋아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역량이 역전된 이후 수십년만에 드디어 다시 제대로 된 안보팔이를 할 기회가 왔으니까요.
결론적으로는 돌고 돌아 비슷한 이야기가 됐네요.
BetterThanYesterday
16/09/10 22:32
수정 아이콘
음,,,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핵 시설 폭격은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정은이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동안의 행보를 봐도 충분히 알 수 있고 북한이 그토록 오랜기간 공들여온 핵이 날라가면

이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이 가진 모든 것이자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이죠,,,
영원한초보
16/09/10 22:59
수정 아이콘
김정은이 본인체제유지를 위해 행동하느냐
체제유지보다 자기기분에 맞춰서 행동하느냐
정말 김정은이 후자로 행동한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하시나요?
BetterThanYesterday
16/09/11 00:54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하더라고 핵 시설이 폭격되면 안그래도 체제기반이 약한 김정은이 제대로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 같지는 않아서요;;

어떠한 방식으로든 최소 인명피해는 상당히 나는 보복을 해올 것이고 그런 충돌이 전쟁으로 이어질 것 이라고 봐서...
영원한초보
16/09/11 01:35
수정 아이콘
핵시설 폭격 당하고 가만있으면 자기 위치가 흔들리는거니 가만 있지는 않겠죠.
미국이 폭격했더라도 보복대상으로는 한국이 가장 손쉬우니 한국에 상당한 피해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천안함 미국이 보복안해주듯이 미국도 자기네 피해 없으면 대응해 줄 것 같지는 않네요.
적당한 선에서 치고 받을 확률이 높겠죠.
도로시-Mk2
16/09/10 22:05
수정 아이콘
중국이 변하지 않는 이상 북한 문제는 답 없죠... 중국을 욕합시다. 크
sege2014
16/09/10 22:40
수정 아이콘
중국에 따라 달려잇겟죠.점차적으로 4번으로 갈텐데 다른나라 다 제껴두고 미국이 전세계에 핵무장 도미노를 용인할수잇을까요? 절대 못하겟죠 패권자체가 흔들리는 문제인데, 그럼 그전에 북한을 미국이 칠텐데 중국이 어떤식으로 나오냐에 따라 달려잇다고봄
영원한초보
16/09/10 23:02
수정 아이콘
우리가 뭐 할 수 있냐 그냥 열받으니 무기라도 지르자라는 국민정서가 더 많으니
뭐 신경쓸 필요 있나요. 안전한 해외탈출 경로 모색해놓는게 최선이죠.
그러지말자
16/09/10 23:05
수정 아이콘
만에 하나 트럼프가 대통령이되면 딱 하나 기대되는게.. 또라이짓 하는 김정은에게 '그 또라이가 커서 된게 나다'를 시전하는겁니다.
진짜 평양을 지도에서 지워버릴수 있는 인물에게 배째라 외교가 먹힐 것 같진 않거든요.
16/09/10 23:33
수정 아이콘
북한이 잠수함 탄도 미사일로 핵을 어디로든 쏠 수 있다는게 확인되는 순간 전쟁은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전쟁의 스케일이 어느정도로 커지느냐겠죠. 미국과 북한의 국지전 내지 핵시설 파괴, 정권 붕괴만이라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고 북한의 동맹인 중국이 참전하면 3차 세계대전 스케일이 되는겁니다. 러시아까지 끼어들면 빼박 세계멸망 시나리오구요.
물론 어느 시나리오던간에 우리나라는 북한의 보복공격에 꽤 심각한 피해를 입을거라는건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정도 피해를 입고 북한을 붕괴시킨다면 장기적으로 봐서는 좋은거고 그냥 핵시설만 파괴하고 끝나면 우리가 진 싸움입니다.
북한이 SLBM을 개발하는 순간부터 더이상 좋은 결말은 기대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제 북한과 남한 둘중 하나는 죽어야 끝날 싸움입니다.
전자수도승
16/09/11 01:20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사실 핵을 두려워할 이유가 별로 없을거 같은데요
핵 아니더라도 서울 경기 2천만 시민의 재산과 목숨을 인질로 잡는 장사정포, 스커드 미사일만으로도 핵만큼의 피해를 입을거라 보는데
거기에 핵 하나 추가 된다고...... 북한이 전쟁을 이길거 같진 않네요
기본 체력 자체가 너무 차이가 나니까 중, 러 등과 손을 잡고 3차 대전을 각오한 상황에서 선제 핵공격으로 남한 전 국토를 도배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그리고 만약 그 정도의 핵을 단독으로 사용한다면?
당연히 중국이나 러시아도 북한 편 못 들겁니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에게 생화학무기 썼더라도 쉴드 쳐주는 독재국가들이라지만 핵은, 그리고 그 투발수단인 SLBM은 그보다 훨씬 더 정치적인 무기라서 말이죠
그러니 북한의 핵무기와 SLBM의 존재는 한국보다는 미국의 골머리를 썩히는 카드로만 사용될 공산이 크다고 봅니다
쏘더라도 워싱턴쪽에 쏘구요
다만 미국이 불편해 하니까 일본의 힘이 커지는 반사효과와 그로 인한 동북아의 전반적인 군비경쟁의 심화, 경제 위기 등과 맞물린 극단적인 상황이 온다면 그게 한국땅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뭐, 사실 어느쪽으로 떨어져도 어차피 3차 대전이라 뭘 해도 폴아웃을 피하긴 힘들거라서 민간인 1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힘들겠죠
폭풍허세
16/09/11 01:42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핵무기가 아니더라도 전쟁나면 끝장나는거야 마찬가지이긴 하네요
전기공학도
16/09/11 01:25
수정 아이콘
이러나 저러나 민간인 입장에서는 운명이 윗분들에게 달려있다는 게 정말 기분나쁘군요.
고래상어
16/09/11 12:04
수정 아이콘
국민이 (적법한 절차 아래) 선출한 국민의 대표자니까요. 결정권을 위임한거죠.
전기공학도
16/09/11 12:08
수정 아이콘
그걸 모르는 게 아닙니다;;
토다에
16/09/11 03:10
수정 아이콘
국민들은 장사포에 맞아 죽나, 핵에 죽나 매 한가지네요. 높으신 나으리들은 미리 다 뜨겠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7520 [일반]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기념 정치글 제2부 - 비주류에게... [20] Mizuna7618 16/09/11 7618 33
67519 [일반] [연애/회상] 그녀의 남편이 직장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2] Cookie7455 16/09/11 7455 34
67518 [일반] 세번째 퇴사를 앞두고...그냥 주절주절.. [21] 강북스타일10153 16/09/10 10153 11
67517 [일반] [피겨] 주니어그랑프리 3차대회에서 차준환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6] 로즈마리4695 16/09/10 4695 4
67516 [일반] 혼전 양상의 프로야구 타격왕 경쟁 [36] karalove8424 16/09/10 8424 0
67515 [일반] 북한의 핵실험과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 [16] 폭풍허세5044 16/09/10 5044 1
67514 [일반] 국민의당, 정당사상 최초 전당원투표제 도입..당비 안내도 1인 1표 보장 [31] blackroc7310 16/09/10 7310 0
67513 [일반]  [스포주의] WWE PPV 백래쉬 2016 최종확정 대진표 [23] SHIELD4634 16/09/10 4634 0
67512 [일반] 택배회사에 저를 사칭한 전화가 왔습니다. [19] 달토끼9374 16/09/10 9374 2
67511 [일반] 갤노트7 베터리 폭발에 대한 유력한 원인분석이 나왔습니다. [59] Sandman13559 16/09/10 13559 1
67510 [일반] 게시물 제목에 유의합시다. [90] 人在江湖8731 16/09/10 8731 19
67509 [일반] 美정부기관 "갤노트7 사용자는 당장 전원을 끄고 충전을 중지하시오" [97] 이동네 호구는 나14237 16/09/10 14237 4
67508 [일반] [데이터 약주의] 바르바로사 작전 (11) - 중부 집단군 (3) [5] 이치죠 호타루4560 16/09/10 4560 3
67507 [일반] 갤노트7, 미항공청 기내 사용 자제 권고 발송 [37] Leeka7723 16/09/10 7723 3
67506 [일반] 깜짝 놀랐던 해프닝... [34] 조폭블루8082 16/09/10 8082 5
67505 [일반] 이번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기분 좋으신 분.jpg [19] 군디츠마라9981 16/09/09 9981 0
67504 [일반] 편의점 직원에게 뜨거운 라면을 던진 손님 [122] swear17431 16/09/09 17431 6
67503 [일반] 힘든 일이니까..당연히 남직원이 해야 한다? [197] 기네스북23670 16/09/09 23670 64
67501 [일반] [짤평] <밀정> - 밀정? 어정쩡! [202] 마스터충달9812 16/09/09 9812 9
67500 [일반] [야구] KIA 안치홍, 우측 내전근 손상으로 1군 말소. [14] k`6273 16/09/09 6273 0
67499 [일반]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 가족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34] 마징가Z8184 16/09/09 8184 11
67498 [일반] [야구] 이장석 구단주 재청구 구속영장 재기각 [12] 이홍기4587 16/09/09 4587 1
67496 [일반] 시사인이 일본인의 습격을 받았다 [143] 철혈대공15018 16/09/09 15018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