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8/08 14:29:33
Name 박루미
Subject [일반] 우리나라 길 이야기 7(다산유적지)
알고보면 거창한 테마도 아닌데, 설명충의 피가 흐르는건 용서를 구합니다.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보니 이젠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18. 조안면; 정약용 선생 묘 길의 추억
너무 유명하다 못해 이젠 닳고 달아버렸지만, 지금도 '놀러간다' 는 기분을 받기엔 충분한, 서울 근교의 대표 명소 팔당 & 양수리 되겠습니다. 팔당과 양수리는 거리상으로 멀진 않은데

팔당 = 남양주시 와부읍 팔당리 - 팔당
양수 =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 양수
조안 =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 & 조안으로 불립니다.

아예 행정구역이 다르니 참고하시고요, 팔당은 요즘들어 급격히 사람이 부쩍 많아진 동네입니다. 자전거족과 바이커들의 성지이기도 하고요~ 예전엔 팔당역에서 양수로 넘어가는 언덕배기에 자리한 라이더즈 카페가 상당히 유명했는데, 지금은 업종이 바뀌었나보더라고요? 경의 중앙선의 개통에 힘입어 주말만 되면 인산인해가 되는 곳입니다. 특히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주말만 되면 아주 HOT 한 동네죠

주말만 되면 MBC에서 나왔던 '레니게이드' 라는 외화가 나왔을 당시, 친구들과 떠난 하이킹의 목적지가 여기였는데 ~ 사실은 그 당시 여행이 그랬듯이 목적지를 정해놓고 갔다기 보단, 떠나는 길 중 경치가 좋고 적적하면 들렸다 쉬어가고 그런 개념이었습니다. 한 여름에 3번 국도를 타넘고 양수리쪽으로 빠져 올라가다, 팔당댐 대교를(그 당시엔 상시 통행 가능) 지나, 남양주의 가장 남쪽인 조안의 끝으로 내려갔었습니다.

대강 위치만 리더가 잡아놓고 가는거라 그냥 묵묵히 따라가는 것에 불과했는데, 당시 도로정비가 잘 되어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3번국도 갈마터널을 하이킹으로 넘는다는건 거의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죠~ 뭐 그래도 사고 없이 잘 다녀와서 이런 글을 쓰는거지만,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섬뜩합니다. 화물차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자전거 6대가 바짝 달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완전 목 내놓는 짓이죠

오후 1시에 출발해서 몇 번을 쉬어가고, 그리고 광주 IC 부근에 우측으로 빠져 팔당으로 들어가는 대표 드라이브 코스인 45번 국도가 있습니다. 그 45번 진입 목이 가파른 언덕인데 거기가 고비였죠~ 자전거를 끌고? 아니 거의 짊어지고 언덕을 넘으니 펼쳐지는 광경은 모든 피로를 다 잊해 줄 정도로 팔당호를 낀 시야가 탁 트인 새로운 광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팔당댐 대교(?)를 넘으니 이미 저녁이 되어서 더 이상 진행이 불가하여 급하게 목적지를 돌린 곳이 조안면이었습니다.

다산 유적지에는 묘와 생가가 있는데, 피로에 지친 우리 일행은 그런 것 생각할 것도 없이 생가 바로 앞에 텐트를 가설하고 거의 야숙하다시피 1박을 지세웠습니다. 주차장 쪽이었는데 공간도 넓고 평탄한데다, 저녁이 되니 왕래하는 사람 자체가 없더라고요~ 모기향 피우고 급하게 라면에 참치캔에~ 그렇게 첫 날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 곳의 묘미는 그 다음날 아침이더라고요, 한 여름인데도 물안개가 잔뜩 끼어 날은 서늘한데, 오전 10시가 되었는데도 안개가 전혀 걷히질 않더라고요 물쪽으로 나가보니 그 어떤 방제시설이나 콘크리트도 없는 늪에 갈대가 솟아있고~ 새들 물장구를 치는 소리만 호수 건너편에서 들려오는데, 그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엄청 신비로웠지요~ 그런 신비한 경험은 어디서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 때의 추억을 찾아서 다시 가본 다산 유적지는 이젠 휴양지 개념이 되어버려 길도 정비되고, 수변공원도 들어서고 그랬는데... 그럼에도 아직 '때묻은 흔적'이 적어서 나쁘지 않더라고요, 이런 곳에 규제가 풀려 만약에라도 리조트 같은 숙박시설이 들어온다면 저 역시 쌍수를 들고 반대표를 던질 것 같습니다. (언제 생겼는진 모르지만 암튼 요기도 오토캠핑장이 생겼더라고요)

다산유적지의 주소는? 능내리 93번지입니다. 대성리역에서 56번 미니버스도 30분마다 왕래하고, 대성리에서 40분정도 걸리니~ 이쪽을 대중교통으로 놀러가셨다면 잠시 짬내서 갔다 오셔도 좋을 듯 싶습니다. 아님 중앙선을 타신다면 '운길산역' 에서 내려서 진중삼거리로 조금 걸어 나오신 뒤, 타셔도 됩니다.

서울에서 조안으로 들어오시는 길은?

만일 올림픽대로를 타신다면 쭈욱 오시다가
1. 나는 돈을 내고 좀 더 편하게 가겠다 하신다면(주말기준)
* 서울-양양고속 초입 -> 덕소삼패IC(나올때 듭니다) -> 덕소 -> 팔당역 -> 팔당대교 합류지 지나자 마자 우측 샛길로 빠지셔서 오시면 구 도로가 나오는데 이 길이 아주 명소입니다.
2. 건방진! 나에게 돈을 요구하다닠 하신다면(평일추천)
* 미사IC에서 바로 우측 확장도로로 진출 -> 미사 외곽 도로(현재 확장공사구간) -> 신풍 -> 팔당대교 2차로 주행(사고 다발 구역입니다. 아주 조심!!) -> 팔당대교 북단 합류지 -> 6번 국도 합류와 동시에 우측 샛길~ 로 가시면 됩니다. 단 팔당대교를 넘어야 하므로 주말은 헬게이트가 되니 평일을 추천합니다
3, 강변북로에서 접근은? 강변북로 끝까지 쭈욱~! -> 토평(서울 외곽을 타는 경우에도 토평IC에서 나오심 됩니다) -> 수석 -> 덕소 -> 1)의 코스를 밟으시면 되는데, 문제는 여기는 기본 통행량이 상당한 곳이라 평일에도 안심할 수 없는 구간입니다. 특히 토평 진입 전 도로가 2차로로 줄어들면서 헬게이트가 열리니 참조하세요

팔당 - 양수 일대는, 서울에서 먼 거리를 가지 않고도 적절한 볼거리, 먹거리, 분위기 모두를 충족하기엔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다산유적지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알고는 있어도 잘 접근하지 않는 구간이라서 차를 타고 가신다면 꼭 들려보시길 강추합니다. 두물머리보다 한적하고 좋습니다 -_-)

* 조안면의 명소로 메스컴에도 많이 소개되었던 카페 "고당"이 '조안리 192-10번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알려진 곳은 질색인지라 가 본적은 없지만 다녀온 분들은 다들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여기 지나갈 때 마다, 이 집은 평일에도 차들로 꽉 차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이 카페 근방에 아주 맛있는 호빵집이 있는데, 지금은 여름이라 장사를 안하시더라고요 아쉽게도!! 오히려 추천을 한다면 그 집을 추천하고 싶은데 말이죵

* 팔당대교가 아닌 광주, 용인지역에서 이쪽으로 접근하실 때 팔당댐 대교를 넘으면 더 수월하게 조안으로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이전엔 상시 개방이었는데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그래서인지 요즘엔 평일 통제로 바뀌었더라고요
- 통제 : 월요일 ~ 금요일18시까지 통제
- 개방 : 금요일 18시 ~ 일요일 24시까지 이용가능 (법정공휴일의 경우 : 공휴일 전날 18시 ~ 공휴일 당일 24시 까지 개방)
참고하세용


* 팔당은 등산을 즐기시는 분들의 코스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팔당역 뒤로 솟은 형님 산이 바로 '예봉산' 이고, 강을 경계로 헤어진 동생산이 하남의 '검단산' 입니다. 그 중에서도 예봉산 - 적갑산 - 운길산으로 이어지는 11km의 종단코스가 가장 인기가 좋은 코스인데, 문젠 팔당에서 급격히 오르는 예봉산의 오름 난이도가 만만하지 않다는 점이니, 등산에 익숙하지 않다면 '도심역' 에서 접근 가능한 코스를 이용하세요

이번 주말은 팔당, 조안, 양수리 어떠셔요? -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08/08 15:32
수정 아이콘
저의 집이 덕소였고 부모님 식당이 팔당댐 근처여서 익숙한 곳이네요~ 우리 동네 역사 탐방 조사로 꼭 가던 곳이 정약용 묘소였지요! 예전 정동진 가던 중앙선로가 복선전철화되고 신철로가 생기면서 구철로가 자전거도로로 되었는데 데이트 코스 및 가족 나들이 강력 추천합니다!!^^
박루미
15/08/08 21:14
수정 아이콘
그 구간을 같이 달리는 도로가 저녁이 되니 온갖 조명에~ 그냥 신천지더라고양~ 레일바이크도 있죠?
하오하이동
15/08/08 15:44
수정 아이콘
저도 고향이 덕소고 성인이 돼서 강남으로 이사갔다가 다시 남양주로 들어온 케이스 인데요
서울인근에 강끼고 산을 등진 지역이 많지 않은데 참 괜찮은 동네라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엔 다산생가 강쪽에 차가 들어갈수 있어서 안쪽까지 들어가서 데이트도 많이 했었는데 참 문득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ㅡㅡ;;
박루미
15/08/08 21:15
수정 아이콘
남양주 별내쪽도 괜찮은거 같아양~
15/08/08 17:15
수정 아이콘
추천먼저하고 정독합니다..흐흐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박루미
15/08/08 21:15
수정 아이콘
-_-)> 박멸!!
기세파
15/08/08 20:04
수정 아이콘
자전거족의 성지기도 하지만 조류 관찰족들의 여름철 성지이기도 합니다. 생태공원도 있고, 생태공원 서쪽길을 따라서도 파랑새, 꾀꼬리, 호반새같은 각종 여름 철새들을 관찰하기 좋습니다. 조류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면 쌍안경 하나 들고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박루미
15/08/08 21:16
수정 아이콘
오오 그렇군요~ 하기야 예전엔 새들이 사람보다 더 많이 보였으니까요
15/08/09 07:08
수정 아이콘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루미님글은 재미있는게 평소에 별 생각없이
지나쳤던 공간에
"엇? 그런게 있었단 말이야?"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2막4장
15/08/09 18:20
수정 아이콘
자전거 한참 탈 때 종종 가던 곳이었습니다.
정말 좋아요~
사람이 많아도 좋고, 적어도 좋고 흐흐
한번 밤을 지새보고 싶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0265 [일반] [힙합] The 뉴 디스전의 시작?(코홀트 대응추가) [33] 이홍기9621 15/08/08 9621 1
60264 [일반] 오늘도 중고로운 평화나라 직거래 후기(여러분도 조심하세요) [45] 이부키13065 15/08/08 13065 3
60263 [일반] 나는 긴급 재난 문자가 불쾌하다 [147] F.Nietzsche13543 15/08/08 13543 0
60262 [일반] [영화] DC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 리스트 [22] 비타에듀10751 15/08/08 10751 1
60261 [일반] 우리나라 길 이야기 7(다산유적지) [10] 박루미2682 15/08/08 2682 5
60260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및 선수이동 [10] pioren4518 15/08/08 4518 1
60259 [일반] 원조 오디션 프로...jpg [9] 표절작곡가9890 15/08/08 9890 5
60257 [일반] 사우디, 셰일가스에 백기 [30] 토다기13232 15/08/08 13232 2
60256 [일반] 제가 틀릴 지도 모르지만... [108] 우리강산푸르게13196 15/08/07 13196 0
60255 [일반] (아재주의) 내가 좋아하는 애니음악10 ! [45] V.serum5681 15/08/07 5681 0
60254 [일반] 장사 한 두번 해보시나 [79] 삭제됨9273 15/08/07 9273 3
60253 [일반] 그렇게 또 콩댄스를 추고 말았다. [4] 바람모리4731 15/08/07 4731 4
60252 [일반] 체불임금을 가지고 노동부에 신고를 하려고합니다. [36] 삭제됨7544 15/08/07 7544 8
60251 [일반] [해축] 15-16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대진표 [30] SKY924670 15/08/07 4670 0
60249 [일반] 버스에서 본 그녀의 뒷태는 아름다웠다. [35] 하고싶은대로8367 15/08/07 8367 5
60248 [일반] f(x) 설리의 탈퇴가 확정됐습니다. [68] 멀면 벙커링13108 15/08/07 13108 2
60247 [일반] 통장 개설이 엄격해진거 알고 계셨나요? [63] PENTAX19460 15/08/07 19460 2
60246 [일반] [해축] 어제의 bbc 이적가십 및 선수이동 [18] pioren5166 15/08/07 5166 0
60245 [일반] 국정원 임과장 부인, 국정원 지시받고 119 신고 [36] 삭제됨10697 15/08/07 10697 9
60244 [일반] [에이핑크] 홍유경의 빈자리 [20] 좋아요9975 15/08/07 9975 2
60243 [일반] 빅뱅 그들의 끝은 어디인가? 지극히 팬의 관점에서 쓰는 그들의 전성기 [54] 뮤지컬사랑해9301 15/08/07 9301 4
60242 [일반]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습니다. [81] 썰렁마왕19903 15/08/07 19903 21
60241 [일반] 맥주를 가볍게 마셔보자 - 2 (라거) [38] 스트롱거8112 15/08/07 8112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