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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18 22:19:21
Name aura
Subject [일반] <단편> 카페, 그녀 -29 (연애하고 싶으시죠?)
전 편을 안 보신 분들은 제 닉넴으로 검색해서 꼭 1편부터 봐주세요.


30화가 목전입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쓰는 것 같네요.
간만에 연참이라 다들 반기지 않으실 수도...
모쪼록 재밌게 읽어주세요!

- - -


##


“흐아.”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서 그런지 집에 오자마자 침대로 뻗어버렸다. 간만에 몇 시간이 넘게 흐트러짐 없이 집중한 탓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지.”


침대에 멍하니 누워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생각한다. 여럿이 모여 공부했는데도 뿌듯할 정도로 공부를 잘한 것 같다. 거기에 중간 중간 공간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들은 흥미로운 덤이다.


‘오빠 뭐 마시러 가실래요?’


쉬는 시간이 되자 망설임도 없이 대담하게 주찬이를 향해 얼굴을 들이미는 은성이.


‘음 그럴까? 바람도 쐴 겸.’


나쁜 자식. 마음도 없으면서 여자를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건데.


‘저어. 저기. 저도.’


그때 옆자리에 있던 다민이가 발그레해진 얼굴을 푹 숙인 채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면 다민이란 애도 쑥스러운 척하면서도 대담하다. 은성이와 주찬이의 사이에 어떻게든 틈을 만들려고 노력했으니까. 하긴 바보가 아니라면 대놓고 주찬이를 향해 눈에 하트를 뿜어대는 은성이를 눈치 못 챌 리 없다.


키득키득. 당시 상황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난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주찬이의 표정을 동영상으로 찍어놨어야 했는데!


“흐아아.”


피곤하다. 내일도 늦게까지 공부하려면 일찍 자는 게 좋을 것 같아 늘어지게 하품하며 밀려오는 졸음에 순응한다.


- 전화 받으세요!


“아! 제발.”


막 곯아떨어지기 직전, 진동모드를 풀어놓은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전화가 왔음을 알렸다. 딱 한 사람의 전화가 아니길 바라며 스마트폰 화면을 가린 채 꺼내들었다. 그래 소희만 아니면 돼. 딱 주찬이나 연주한테 전화가 와서 한 오 분정도 통화하고 꿀 같은 잠에 빠지면 되는 거야.


서서히 화면을 가린 손을 치운다.


“젠장!”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화면에는 발신자 : 소악마가 찍혀있었다. 얘는 무슨 내 바이오리듬이라도 체크하고 있는 것 같다. 항상 피곤해서 일찍 잠 드려는 날이면 이렇게 전화를 하다니. 받으면 분명히 놀이터로 불려나가겠지.


“여보세요?”


독이 든 성배를 마신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불려나갈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전화를 받았다.


-- 집이야?
“응.”
-- 좀 나와 봐. 고민 있어!


싫다고 하면 괜한 잔소리만 더 들어서 피곤해지겠지.  


“알았어.”
-- 올? 웬일? 아무튼 지금 바로 나와 기다릴게.


뚝.


울고 싶다. 웬일? 웬일은 무슨 놈의 웬일이냐. 이유를 몰라서 정말 저러는 걸까. 속으로 잔뜩 투덜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나마 옷을 갈아입기 전이라 바로 나가면 되니까 다행이었다. 긍정적으로 마인드컨트롤하며 놀이터로 나갔다. 소희는 언제나처럼 그네를 타고 있었다.


“나 왔어.”
“어? 왔어?”


소희가 나를 반기며 더 세차게 그네를 흔들었다.


“기분 좋은 일 있어?”


보통 이럴 때 소희의 기분은 항상 좋았었다.


“글쎄?”


대답은 이렇지만 역시 기분이 좋아 보인다. 왜 좋은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고민이 뭔데?”
“이번에 헤어스타일 좀 바꾸려고!”
“응?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보통 여자가 헤어스타일을 바꾼다는 것은 심정의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냥. 바꾸고 싶어서? 어쨌든 너는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을까?”


이 정도면 염색할 색에 대해서 묻는 고민보다는 한 단계 낫다고 봐야할까. 눈을 감고 곰곰이 다른 헤어스타일을 한 소희의 모습을 상상한다.


“단발은 어때?”


지금 머리 길이가 꽤 기니까 확실하게 단발로 변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렸을 때 단발머리가 꽤 잘 어울리기도 했었으니까.


“단발? 음. 그렇게 까지는 좀 아까운데.”


소희는 단발을 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이라도 한 듯 머리 끝부분을 잡고 몇 번 쓸어내렸다. 확실히 여자들은 기른 머리를 자르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아까워한다. 보통 남자들보다 훨씬 긴 머리 길이를 가지고서도 몇 센티 자르는 것조차도.


머리 끝부분이나 앞머리를 살짝 자르고서 어떠냐고 물어볼 때면 난감할 따름이다. 어디가 바뀐 건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래도 기왕 바꿀 거면 확실한 것도 나쁘지 않잖아. 나는 단발에 한 표.”
“흐음.”


내 의견에 소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상하단 말이야.”
“뭐가?”
“항상 예전부터 고민이 있어서 너나 소민이한테 물어보면 둘 다 대답이 거의 똑같아.”


뜨끔. 솔직히 옛날에 그건 예상되는 질문에 소민이와 내가 입을 맞춰뒀기 때문이다. 소민이와 내 의견이 다르면, 그때마다 내게 ‘소민이는 이렇고 너는 이런데...’ 식으로 끝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희에게 시달리던 나와 소민이는 결국 소희에게 무슨 고민을 듣게 되면 같은 대답을 맞추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외다. 소민이에게 전혀 미리 언질 받은 것이 없었는데. 설마! 소민이와 내가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고 옷깃만 스쳐도 느낄 수 있는 사이가 되어버린 걸까.


“하하하. 거참 신기하네? 역시 소민이야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거지.”


반은 소민이와의 계약(?)을 숨기기 위해 반은 진심인 말로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어쨌든! 생각해볼게. 단발.”


이것으로 끝인가. 짧게 끝나서 다행이다.


“그럼 난 간다?”
“아!”


또 뭐가 있는 거야?


“내일 저녁에 뭐해?”
“공부하려고. 시험기간이거든. 이번에 과실을 공부방으로 바꿔서 운영하는데 거기서 이번 주랑 다음 주는 좀 늦게까지 공부할거야.”
“그래?”


내 대답에 소희는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눈빛을 빛냈다.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근데 내일 저녁은 왜?”
“아냐. 아무것도. 그럼 가자.”


소희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그네에서 일어나 옷을 털었다.
각자 집으로 헤어지는데 형용할 수 없는 찜찜한 기운이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뭘까 이 화장실가서 처리 안하고 나온 것 같은 기분은.


30에 계속...

-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 추워지는데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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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D에게전해!
13/10/18 22:32
수정 아이콘
보면 볼수록 주인공이 부럽습니다.흑흑. 이름도 현우...세계 3대 리신이 될 것 같은 그 남자..
13/10/18 22:34
수정 아이콘
헉 주인공 이름이 그러고보니??
아이디도절묘하시네요^^
미카엘
13/10/18 22:41
수정 아이콘
전생에 지역구 하나 정도는 구했을 겁니다 암요
13/10/18 22:48
수정 아이콘
그럴까요!?^^
아이유라
13/10/18 23:17
수정 아이콘
하.... 소희도 연주도 다 매력적이에요...
적어도 둘 중 하나에 흔들릴 법도 한데 멀쩡하단 말이죠? 게다가 수영이까지 넘보고....대단한 남자네요.
그러니까 저렇게 여자가 많나 크크크크크크크
13/10/18 23:20
수정 아이콘
아이유라님도 두 명의 여자를... !! 아이디가 참 좋습니다?
아이유라
13/10/18 23:22
수정 아이콘
하하하하하하 제생각에도 여태껏 만들어 본 닉네임중에 최고입니다
이제 곧 수영이 매력포인트도 전달해주시겠죠?? 또다른 매력발산 기대중입니다 크크크
13/10/18 23:23
수정 아이콘
곧 온답니다. 다음 편에는.. 소희와 연주가 동시에 나온답니다! +_+
그리고 수영이 에피소드가 나오고 급전개될 거에요~
생각보다 짧게 작품이 끝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걸음
13/10/18 23:39
수정 아이콘
수영이가 보고 싶습니다.흑흑
13/10/18 23:44
수정 아이콘
흑흑 이제나올거에요!기다려주세요
한걸음
13/10/18 23:50
수정 아이콘
현우가 소민이한테 수영이 언제 만난다는 얘기를 했었나... 다시 정주행 해봐야겠군요.
소희의 태클이 강하게 들어올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13/10/19 00:01
수정 아이콘
하하 정주행이라니! 감사합니다^^
이번 연주 소희에피가 끝나면 수영이 매력터질겁니다^^
13/10/18 23:52
수정 아이콘
안돼! 짧게 끝내지 말아주세요 흐...
한걸음
13/10/18 23:56
수정 아이콘
+1
13/10/19 00:01
수정 아이콘
하고싶은 말은 다하고 끝내겠습니다~~ 외전도 구상되어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13/10/18 23:56
수정 아이콘
잠시 연주에 흔들렸던 절 반성합니다. 소희 짱짱걸~
13/10/19 00:02
수정 아이콘
외도하신겁니까~!?지금??
13/10/19 00:03
수정 아이콘
후후후...절 아시면서...언제나 일편단심 소희였습니다..)
13/10/19 00:08
수정 아이콘
본격 외도위증댓글입니다??흐흐그래도 본진은 소희인걸로..
세상의빛
13/10/19 00:27
수정 아이콘
연주! 연주가 보고 싶습니다
13/10/19 00:35
수정 아이콘
다음 편에나올겁니다?^^
Socceroo
13/10/19 08:07
수정 아이콘
소희 연주 한바탕하나요이제 크크 공부방 폭발!
13/10/19 11:38
수정 아이콘
하하 글쎄요?.?
singlemind
13/10/19 12:54
수정 아이콘
다음 소희 등장은 단발머리로 등장하겠군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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