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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15 07:20:42
Name OrBef
Subject [일반] [영어 동영상] 크리스토퍼 히친스 강연 영상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종종 영어 연습 겸 시사 지식도 늘릴 겸 (꼭 독자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이런 거 올리려면 저도 여러번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연습이 됩니다) 동영상을 올리는 중입니다.

 

지난 동영상:

1. 조지 칼린 스탠딩 코미디 "지구의 날": https://pgr21.co.kr/?b=8&n=46393

 

--

저번에는 유머(?) 영상을 올렸으니 이번에는 조금 무거운 영상을 올려볼까 합니다.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많이들 아시다시피 영미권에서 꽤 유명한 무신론자입니다. 다만 무신론에 새로운 깊이를 더해준 철학자나 사상가라기보다는 기존의 무신론을 널리 퍼뜨린 popularizer 쪽에 가까운 사람이고, 한국식으로 따지면 진중권 씨 같은 사람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영미권에서 지난 10년간 왕성한 활동을 펼친 무신론자가 네 명이 있는데, 각각의 배경과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처드 도킨스 - 생물학자. 밈 이론의 제창자이고, 종교 역시 밈의 하나이며 곧 사라질 (그리고 사라져야 하는) 운명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니얼 데닛 - 철학자. 유물론적 입장에서 마음의 동작 원리를 평생을 두고 팠으며, 그 연장 선상에서 종교는 우리의 의식이 발달해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샘 해리스 - 뇌 신경학자. 뇌 과학의 최근 발견들을 바탕으로 종교나 기존 도덕의 절대성을 부정합니다.
크리스토퍼 히친스 - 저널리스트. 원래 중동 분쟁 등에 천착하던 사람이었는데, 그 분쟁의 상당 부분이 종교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종교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널리 알리는 데 더욱 주력하게 됩니다. 본인을 단순한 atheist (무신론자) 가 아니라 antitheist (반신론자) 라고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골초에 주당으로 유명하며 몇 년 전에 식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사실 미국은 한국 이상으로 기독교의 위세가 강한 나라이고, 특히나 중서부에서 누군가가 기독교인이 아닌 것은 '님 무슨 문제라도?' 라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는 이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종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어린 시절에는 무조건 교회/성당에 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커서 대학생 정도 되어야 비로소 '무신론자/회의론자의 모임' 이런 클럽을 만들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식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성당에 다니지만 신앙심이 아주 약한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강력한 종교적인 사회 분위기에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저 입장에 보면 저 네 명을 통해서 무신론이 공론의 장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주제가 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지요. 다만 20세기 초중반의 무신론자, 이를테면 버트런드 러셀, 들과는 달리 이들은 굉장히 공격적으로 무신론을 설파하고 다녔고, 그런 관계로 교회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결과 교회쪽 (설마 고위 성직자들은 아닐 테고 인터넷 키워들이었겠지만) 으로부터 '4인의 기사단 (적 그리스도의 부하인 것으로 압니다)' 이라는 명예로운 (?) 호칭을 획득했습니다.

이런 동영상을 올린다고 해서 제가 히친스의 의견에 100% 동의하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동영상에 나오는 히친스 강연의 요지는 '종교적 신념이 인간으로 하여금 비도덕적인 일을 양심의 가책 없이 저지를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종교의 해악은 종교가 베푸는 선행을 훨씬 넘어선다' 라는 것인데, 사실 이건 비단 종교뿐만이 아니라 무슨 이념이든 마찬가지죠. 공산주의가 그랬고 인종 차별 성차별 제국주의 국가주의 등등 '인간에게는 인간 이상의 고상한 무언가를 추구할만한 것이 있다' 라고 주장하는 모든 이념은 언제나 광신과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히친스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과장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말씀드린 대부분 이념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것에 비해 종교의 위세는 아직도 강력하니 종교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가 필요하다는 점까지는 동의하는 바입니다.

형평성을 기하기 위해서 다음에는 히친스의 공격 목표 중 #1 이라고 할 수 있는 가톨릭 쪽의 입장을 동영상으로 올려볼까 합니다. 두 개를 같이 올리는 것은 포스팅 하나에 동영상 5 ~ 10분 정도를 넘기지 않겠다는 제 방침에 어긋나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올릴려고요. 따라서 이 동영상에서 무언가 동의하기 힘든 내용이 있더라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아래 동영상:

주요 대사:

0:15 - The case for atheism should not have been made by the spokesman for its moderate wing, Richard Dawkins. It might be okay to have at least one extremist.
[무신론에 대한 옹호를 리처드 도킨스 같은 온건파가 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주: 농담임. 둘은 좋은 친구입니다). 저 같은 극단주의자가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지 싶습니다.]

 

0:26 - I'll begin at once, by recalling an exchange I had in Colorado springs with a spokesman of America's evangelical broadcasting wing - much over-rated but none the less significant force in American politics.
[뭐 바로 시작하죠 - 제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미국 복음주의 방송국'의 - 많이 과장되어있긴 하지만 실제로도 미국 정치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 대변인과 대화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0:45 - This broadcaster asked me, in response to my own statement on belief, he said, "I insist that you answer the following question, and that you answer in 'yes or no.' " I braced myself and accepted the challenge on the scene.
[이 방송인이 제가 가진 종교관을 듣더니 이렇게 묻더군요. "내가 지금부터 어떤 질문을 할 텐데, '예 혹은 아니오' 이렇게 간단히 대답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그래서 좋다고 했습니다]

 

1:00 - He said "imagine yourself in a strange city, where you have never been before. You have to imagine nightfall coming on, and you'd be without friends. And you have to ask yourself whether you would feel safer or less safe when you saw a dozen man coming towards you in the dusk, if you would know if they've recently come from a prayer meeting"
[그 사람 질문이란 게, "당신이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어떤 도시에 있다고 칩시다. 그리고 밤이 다가오고 있고 당신은 아는 사람도 없어요. 그런데 앞에서 황혼을 등지고 열 명 정도의 남자가 당신 쪽으로 걸어오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사람들이 방금 '기도회' 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이라면 당신이 좀 안전하게 느낄까요 그 반대로 느낄까요?" 라는 것이었습니다]
(주: 당연히 방송인 생각에 기독교인이라면 대체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상대적으로 안전한 사람들일 것이고, 히친스가 그것을 인정하길 바란 상황입니다)

 

1:35 - This is the challenge that was put by the religious to me. You'll see at once it is not a yes or no answer - you can't give a yes or no answer. But I have accepted anyway, I said "very well, I'll give you a sesame street reply but this time without leaving the letter b. I have been in that situation - in Bombay, in Belfast, in Beirut, in Belgrade, in Baghdad and many other places 못알아들음요
[이런 게 대략 종교인이라는 사람이 저한테 던진 질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이런 질문에는 '예 혹은 아니오' 같은 단순한 답변이 있을 수가 없어요.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질문을 받아들이고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좋아요. 내가 세사미 스트릿 식의 대답을 해드리지. 다만 B 를 빼진 않을 겁니다. (주: 세사미 스트릿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의 포맷 중에서 특정 알파벳을 빼면서 이야기하는 게임이 있나 봅니다) 나는 실제로 당신이 말하는 상황에 놓여본 적이 있어요. 봄베이, 벨파스트, 베이루트, 벨그레이드, 바그다드 등의 많은 곳에서요 (주: 모두 유명한 종교분쟁지입니다. 히친스가 말하려는 바가 뭔지 아시겠지요?)

 

2:11 - In Belfast, the capital city of one of the provinces of this side of the United Kingdom, as everybody here knows, everything culturally, educationally, economically, politically, socially, has been very gravely retarded for at least a quarter of a century.
[벨파스트를 예로 들면 (주: 북아일랜드의 수도입니다. 신교와 구교가 열심히 싸우는 곳), 여러분 모두가 아시다시피, 문화적으로, 교육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엄청나게 발전이 느린 곳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시계 돌아가는 것이 최소한 25년은 늦지요]

 

2:29 - Excuse me. At least a half of a century and maybe more since partition and before that, this partition was the outcome and the cause of sectarian warfare in this town by the simple fact that there are people that were willing to kill, not just one another, but one another's children on the basis of what kind of Christian they are.
[미안합니다. 아일랜드 분리 때부터 쳐서 최소한 50년 어쩌면 그 이상이지요. 근데 그 아일랜드 분리라는 것 자체가 종교 분쟁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결과이기도 했단 말이죠 - 당시를 돌이켜볼 때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서로 - 어른들끼리만이 아니라 아이들까지 - 죽였었는데, 그 이유란 것이 '너는 어떤 종파의 기독교인이냐?' 라는 것이었단 말입니다. (주: 북아일랜드 독립파는 가톨릭, 영국 연방의 일원이기를 지지하는 통일파는 개신교인데, 이게 우연히 그럴 수는 없고 정치 분쟁이 사실은 종교 분쟁이 가면을 쓴 상황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일랜드 분쟁에 대해 제가 잘 모르지만, 길거리뿐만이 아니라 학교 캠퍼스 심지어 가정집에서도 서로 죽인 듯)]

 

3:05 - blah blah even today the situation remained dominated by barbaric sectarian party leaders - both churches demanded that children are sent to separate schools. They each agreed with each other that, above all things, their own children should be protected from the faith of another faith
[오늘날에도 이 야만적인 분파주의 종교 지도자들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어요. 신/구교 교회들은 자기 아이들이 학교를 따로 다니기를 요구합니다. 이 교회들이 서로 의견 일치를 본 것인데요, 자기 아이들은 상대방의 신앙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3:34 - By the way, in our own constitution which mandates that our own head of the church is also the head of the state and all the armed forces, /with all the ludicrous wins/ (이거 잘 안 들림) the consequences that you get if you found a national church on the family values of Henry the eighth
[우리 헌법을 보아도, 우리 교회의 수장이 나라의 수장을 겸한다고 되어 있잖아요? (주: 히친스는 영국인입니다) 이거 사실 헨리 8세가 결혼하려고 만든 법 아닙니까]

 

이 다음에는 최근 이라크에서 이슬람 종파끼리의 분쟁이 벨파스트와 매우 유사함을 언급함. 그다음은 베이루트도 마찬가지 길을 걸었다는 것, 보스니아도 그렇다는 것, 결론은 이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종교이며 21세기 구미 선진국에서도 이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히친스의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극단적입니다. 정치 분쟁이 사실은 종교 분쟁일 경우가 있다는 말은 분명 사실이지만, 종교 분쟁이 사실은 정치 분쟁인 경우도 많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동영상은 '이런 주장도 있으며, 이런 주장도 상당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도의 참고자료로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반대 의견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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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3/09/15 07:35
수정 아이콘
흐으 잘봤습니다
지포스2
13/09/15 08:08
수정 아이콘
이분 얼마전에 돌아가신걸로 아는데.. 영상은 첨보네요
13/09/15 08:13
수정 아이콘
이 양반 죽음에 임박해서 한 강연 영상들 보면 좀 찡합니다. 항암치료 받느라 머리는 다 빠지고 원래 후덕한 몸매였던 양반이 살이 쪽 빠져서 나왔는데 총기와 공격성은 잃지 않았더라고요.
Neandertal
13/09/15 09:18
수정 아이콘
허친스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분은 그의 책 Arguably (한국어 번역 제목: 논쟁)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양반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주장을 하고 살았던 사람인지 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13/09/15 09:23
수정 아이콘
이 분이 테레사 수녀의 더러움을 까발린 책 "자비를 팔다"의 저자군요

몇 년 전 기독교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을 때 읽었던 수많은 책들중 하나였는데

사망한 줄은 모르고 있었네요. 영상 잘 보겠습니다
카엘디오드레드
13/09/15 09:33
수정 아이콘
테레사수녀가 왜 성인으로 추앙되기 시작됐는지 알고보면 참 웃기는 일이죠. 이분 책 "신은 위대하지 않다."도 재밌습니다.
13/09/15 09:37
수정 아이콘
음... 자비를 팔다가 테레사 수녀의 '더러움' 을 까발리는 책은 아닐 겁니다. 테레사 수녀는 젊었을 때의 열정적인 신앙심을 바탕으로 시작한 자신의 호스피스 일에서 나중에는 상당한 회의를 느꼈었고, 그 연장선에서 결국은 신에 대한 회의를 느꼈었는데, 바티칸에서 이런 부분을 다 덮어버리고 가톨릭의 선전 도구로 사용했다는 내용에 가까운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테레사 수녀보다는 바티칸에 대한 공격이 주 내용입니다. 물론 테레사 수녀가 독재자와 연계되고 뭐 그런 내용이 좀 있긴 한데, 그 부분도 테레사 수녀의 욕심이나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이 양반이 너무 순진해서 그렇다는 쪽으로 히친스도 어느정도 접어주고 지나갑니다.
jjohny=Kuma
13/09/15 09:40
수정 아이콘
글쎄요. 테레사 수녀가 '더럽다'라는 소리까지 들을 사람은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순진했다' 내지는 더 많이 나가면 '어리석었다' 정도로 볼 여지는 있었겠죠.

물론 제가 잘 모르는 것이 있을 수도 있으니, 어떤 점에서 '더러움'을 말씀하신 것인지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티레브
13/09/15 10:03
수정 아이콘
http://mirror.enha.kr/wiki/%EB%A7%88%EB%8D%94%20%ED%85%8C%EB%A0%88%EC%82%AC#s-2.1
일단 엔하에도 히친스의 그 책을 바탕으로 비판점을 써두고 있네요
13/09/15 10:12
수정 아이콘
엔하를 봐도 테레사 수녀에 대해서 고루하고 순진했다고 보는 쪽이지 더럽다는 비판은 잘 안했던 것으로 압니다. 다시 잠깐 읽어봤는데 여전한 것 같은데요...
사티레브
13/09/15 10:13
수정 아이콘
저 항목들을 보고 더럽다, 순진하다, 등의 가치판단은 각자가 하겠죠
13/09/15 10:22
수정 아이콘
그거야 당연하지요.
13/09/15 10:02
수정 아이콘
오래 전에 읽어서 자극적인 내용들만 기억나서 저런 리플을 달게 되었네요

엄청난 돈을 기부받으면서도 자신이 운영하는 구호소는 열악하기 그지없어 많은 환자들이 아스피린따위 약만 처방받으며

죽음을 기다리는 일,

그러면서도 자신은 세계 최고의 의료시설에서 최고의 조치를 받으며 생명을 연장하다 사망한 점,

미국에서 금융사기꾼이 재판받을때 테레사 수녀가 탄원서를 냈고

검사가 피고인이 당신에게 기부한 돈은 부정한 행위로 생겨난 더러운 돈입니다.

선처를 호소하기 이전에 기부받으신 돈을 돌려주십시오. 라고 하자 소리없이 버로우한 점

말기암의 고통을 앓고있는 환자에게 마더 테레사는 미소띤 얼굴로 카메라를 보며

당신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처럼 고통받고있습니다. 그러니 예수께서 당신에게 입 맞추고있는게 분명합니다.

라고 하자 환자는 그렇다면 그 입맞춤을 제발 멈추라고 말해주세요...라고 말한 일화 등...

오래 전에 읽은 책이다 보니까 자극적인 내용들만 떠올라서 저런 리플을 달았는데

너무 순진해서 그랬군요... 하긴 말기 암 환자 일화를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네요
13/09/15 10:09
수정 아이콘
저는 사실 그 책을 직접 읽어본 적은 없고 2차 요약본만 봤습니다. 하지만 히친스의 이런 저런 강연이나 대화에 테레사 수녀 이야기가 가끔 나오는데, 히친스 본인은 테레사 수녀에 대한 직접적인 악감정은 없다고 느껴지더라구요. '바티칸에 이용당한 순진한 할머니. 정상적인 사회라면 치료의 대상이 되었어야 할 과대망상증 (다만 그 망상이 이타적이었기에 대박이 난) 환자' 정도가 히친스가 테레사 수녀에게 가진 입장이지 싶습니다.

사실 호스피스는 원래가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지 치료받는 곳은 아니지요... 돈이 남으면 호스피스를 하나 더 짓는 것이 호스피스 운영자의 방침일테니 치료 안해줬다고 까긴 좀... 본인도 치료를 처음에는 거절했던 것으로 알고요. 사실 저 정도 입장이 되면 자기 몸이 자기 몸이 아닌 지라. 뭐 저도 테레사 수녀에게는 이중적인 감정이 있긴 합지만요.
13/09/15 10:23
수정 아이콘
"'자비의 집' 봉사활동을 했던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테레사 수녀는 자비의 집을 현대적인 의료시설로 바꾸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단지 죽어가는 이들을 방치하는 수준의 원시적인 시설관리만을 했다고 한다. 현대의 노인요양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대도 시대이거니와 그 당시 기준으로도 열악한 시설이었다. 즉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수용소 수준. 일부 흠좀무한 증언에 따르면 주사바늘 여러 개를 끓는 물도 아니고 찬물 아래 비벼 씻는 것으로 소독(…)을 마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진통제 같은 기본적인 약들도 구비가 어려워 꼭 필요할 때에만 주곤 했다고 한다. 또한 적절한 처방만 하면 살 수 있을 어린아이 등을 똑같이 빈약한 치료만으로 죽게 만든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그녀가 받았을 기부금의 액수를 생각해보면, 빈민 모두를 최상의 시설과 인력으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쳐도, 기자재가 충분히 갖춰진 시설에서 치료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했다. 세계로부터 흘러오는 막대한 지원금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 데 반해, 실제로 현지에 지어지는 의료 기관이 극도로 빈약하다는 사실로 공격을 받은 것이다."

사티레브님이 링크해주신 엔하에 나오는 내용인데 저도 책을 읽으면서 뭔가 이상한 고집이 있는 노인네라고 느끼긴 했습니다 흐흐

한 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피임/낙태를 부정하는 건 원래 천주교의 기본 교리에 있는 내용인가요?

테레사 수녀도 그렇고 얼마전에 뉴스에서 봤던 낙태 반대 시위도 그렇고

원칙적으로 아예 성교시 피임까지 하지 말라는 입장인 것 같아서요

너무 많은 인구수로 인도의 어린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것에 대해 테레사 수녀가 답변하기를 모든 것은 하나님이 예비하신

다는 말인지 막걸린지 모르는 말로 분통이 터졌던게 생각납니다
13/09/15 10:31
수정 아이콘
테레사 수녀가 고집 쎈 할머니라는 건 동감 100% 입니다. 무식한 사람이 고집이 쎄면서 영향력까지 강하면 어떻게 되는 지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 일단 받은 사람들, 즉 인도에서 고맙다는데 제3자들이 '사실은 잘 해준 거 없슴' 이라고 하는 것도 무리수입니다. 인도는 지금도 다우리 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날 정도로 낙후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당시 자비의 집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와는 별도로, 천주교에서 피임과 낙태를 부정하는 것을 교리에 포함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생명은 신에게 받는 것이니 인간이 간섭하려 하면 안된다 뭐 그런 거지요. 그런 맥락에서 아프리카에서 AIDS 를 예방하기 위해 콘돔을 나눠주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본문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데올로기를 인간보다 먼저 두면' 저런 어이없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종교 집단은 그들이 행하는 선행과는 별도로 항상 경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모여재
13/09/15 10:32
수정 아이콘
네. 하지만 용감한 신자들은 교리 무시합니다 흐흐... 보통 일반 신자에게 강요하지는 않으나 카톨릭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내용이라... 오나니가 어디서 온 단어인지 생각해보시면 이유는 아실수 있을듯하네요
13/09/15 10:34
수정 아이콘
하지만 오나니가 처벌받은 진짜 이유는 정자를 낭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상속을 감히 방해하려한 죄지요!
감모여재
13/09/15 10:46
수정 아이콘
상속 방해에 대한 징벌은 현대 민법까지 내려오는 정신이니까요. 크크...
13/09/15 11:54
수정 아이콘
음.. 오나니는 파생된 단어고, 등장인물의 이름은 오난입니다 흐흐
13/09/15 11:57
수정 아이콘
댓글 알림 기능 덕에 거의 실시간으로 알 수 있네요! 이거 진짜 좋은 (중독이 더 심해지는) 기능입니다.

말씀듣고 보니 그렇네요. 사실 저런 부분은 교리서로서의 성경이 아닌 유대 역사서 부분이라고 이해하는 편이라서 그냥 한 번 보고 지나갔습니다요.
13/09/15 12:01
수정 아이콘
네. 있으면 좋겠다 생각만하고 구현하기가 막연해서, 계속 건의가 있었는데 시도하지 못했던 기능이었는데요.
다른 개발 운영진분께서 개시를 해주셨는데, 쓰다보니 저도 아쉬운 부분들이 있어서 개선하다보니 좋아졌네요.
회원분들이 좋은 의견들을 많이 주셔서 많이 보강 된 것 같습니다.
13/09/15 10:37
수정 아이콘
Orbef님 감모여재님 답변 감사합니다

괜히 저때문에 본문에 대한 것 보다 테레사 수녀 관련 댓글이 더 많아졌네요 헣헝
항즐이
13/09/15 13:56
수정 아이콘
이분 멋지죠 크크. 도킨스 교수보다 훨씬 시니컬한 영국식 말빨이 살아있는? 분이었습니다.
13/09/15 14:21
수정 아이콘
저도 이분 말하는 방식을 너무 좋아합니다? 이 분이 조니워커 블랙을 페리에 생수에 반반씩 타서 먹는다길래 저도 그렇게 먹는다능. 물론 페리에에 블랙을 타서 먹을 때랑 정수한 물에 레드를 타서 먹을 때랑 눈 감고 먹으면 분간하지 못합니다. 설마 이러다가 식도암까지 따라가는 건 아니겠지!
FreeAsWind
13/09/16 19:09
수정 아이콘
잘보았습니다. 도킨스를 moderate spokesman, 본인을 extremist 라고 표현한거에 비해선 내용자체는 그리 극단적이라 느껴지진 않네요.

종교인들에겐 그리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반대 의견도 궁금하군요.
13/09/16 19:59
수정 아이콘
이 영상에서는 비교적 얌전한 편이긴 합니다. 히친스가 마음 먹고 달리는 영상들도 제법 많은데, 아무래도 피지알에서 종교 글로 분쟁이 일어나기 쉬우니 좀 덜한 것으로 골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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