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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09 01:49:32
Name Ba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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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영화 바람이 분다를 보고 드는 잡생각 (스포유)


영화를 보면서 느껴졌던 리얼한 감정을 담고 싶어서 경어를 쓰겠습니다. 말솜씨가 없는 것도 있구요.
보기 안좋겠지만 그래도 양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먼저 다 보고난 소감은 참 재미없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를 보면서 중간에 하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였을가 싶을정도...

다 보고나면 비행기 제작자 누군가를 추모하는 영화라고 한다.
문제는 애니 내용자체를 보면 딱히 누군가를 추모하는 느낌조차 들지도 않는다는 것.
애니의 표면상으로는 비행기를 제작하는 주인공은 전쟁과 무관한 사람이요 하는 것처럼 짜여져있지만
이렇게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돈이 너무 아까워서 문제 출제위원 마냥 내나름의 해석을 해보았다.

영화 후반부에 몰입하면서 들던 생각부터 적어보자면 주인공의 아내는 단순한 연인이 아니라 '일본' 아니 '일제'를 상징하는 느낌이 짙었다.
주인공이 아직 실무를 맡기전인 학생때 만났을때는 건강했지만
주인공이 비행기 제작회사에 들어가 그 비행기가 전투기로 쓰이는 시점에서 결핵을 앓고 있다.

그리고 애니가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주인공은 독일인 카스트로프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전쟁을 준비하는 독일과 일본이 파멸할 것이라고 주인공에게 언급한다.
주인공도 이에대해 딱히 반박을 못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일본이 전쟁에 패해 파멸할 것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짙게 느껴지는 가운데 아내가 될 연인은 고산에서 치료를 먼저 하고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주인공이 생각하는 이상의 전투기에 가까워질수록 연인의 건강은 안좋아진다. 이에 주인공은 함께할 시간이 없다며 급히 결혼을 서두른다.
그리고 아내를 결핵치료에 효과적인 고산에서 하강시키며 한집에 함께 살지만, 이 역시 주변에는 아내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로 여겨진다.
'그녀와 함께 할 시간이 얼마 없다' 라는게 주인공의 주장이지만 이미 영화를 비뚤게 보기 시작한 나에게는 일제가 존재해야 주인공이 자신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 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제의 파멸이 가까워지는 것을 아는 주인공으로써는 자신의 꿈인 비행기 제작이 가능한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간이 흐르며 그녀의 병세는 점점 나빠지고 주인공의 여동생이 의사가 되어 등장한다. 지금이라도 고산으로 올려보내 치료를 해야한다고, 겉으로는 화장을 해서 그 치부를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그 상태는 심각할 정도라고 언급한다.
일본은 강한척 국민들을 세뇌시키지만 그 독일인의 말대로  이미 패망의 길에 들어선 상태라는 것이 연상되고 주인공은 강경파, 여동생은 온건파? 반대파? 이씬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았다. 2차세계대전 지식이 얕아서 참 표현이 어렵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핵을 앓는 아내를 쓰다듬으며 위로하고, 아내는 자신의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하여 주인공이 한손으로 비행기 제작을 하는 나름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된다. 하지만 그 장면 말미에 주인공은 결핵을 앓는 아내 옆에서 담배 한대 피우겠다며 늘상 작업과정에서 보이던 담배를 피우는데, 이 전 화면에서 여자가 피를 토하는 모습을 감안하면 아내의 병은 폐결핵인데 그 환자에게 간접흡연을 시킨다는 것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비행기 제작의 이기심이 엿보이는 장면이였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 주인공은 자신이 꿈꾸던 궁극의 비행기를 완성한다. 그리고 완성과 함께 아내는 주인공 곁을 떠나고 죽음을 연상하는 씬이 등장한다.
이미 삐뚤게 보이는 나로써는 이 비행기의 완성이 일본의 참혹한 2차세계대전 패배를 연상시켰다.

요약하자면 주인공은 자신의 이기심으로 일제를 이용하여 꿈을 이뤘지만, 일제는 그로 인해 비상식적인 전투(카미카제까지 하는 행위)에 이어 핵을 맞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는 영화로 보이면 지나친 해석이 될까나...

사실 영화자체의 표면적인 이야기는 이와 많이 동떨어진게 사실이다. 비행기 밖에 모르는 소년의 사랑과 비행기 제작이 담겨진 영화인데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라고는 너무나 재미가 없고, 그렇다고 추모라기에는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의 행동이 몇몇 보인게 사실이다.
때문에 이를 돈내고 봤다는게 너무 아까워서 '사실은 말이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겉으로는 아닌척 하지만 속마음은 비행기 제작자를 까고 있는거라고' 이런 해석이라도 나와야 지불한 영화비가 아깝지 않을까 생각하는 삐뚤어진 마음에 이런 글을 써본다.

P.S 하품하면서 봤지만 애니의 색감은 정말 대단했다. 이쪽에 관심이 있는분들이라면 그래도 봐야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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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
13/09/09 02:04
수정 아이콘
보기 불편했던 장면도 있었지만 그런거 다 떠나서 진짜 재미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기승전결이고 뭐고 그냥 두시간 동안 다큐본듯한 느낌. 하야오 마지막 작품이 이런 허접한 작품이라니...
확고한신념
13/09/09 02:26
수정 아이콘
하야오 작품치고 이렇게 몰입감도 없고, 또 몰입감이 없더치더라도 감동도 없고, 무슨 말을 전할라는지도 모르면서 제가 뭘본거지 하면서
벙찐 작품은 처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붉은돼지를 엄청 좋아했는데 .. 그런 느낌인줄알고 봤었죠.. 비행기가 소재라길래..
13/09/09 02:26
수정 아이콘
진짜 재미 없나 보네요...보러 가려고 했는데;;
13/09/09 02:26
수정 아이콘
저만 재미없던게 아니었군요.하하;;
뭐,시원하게 제로센 격추되는 모습이라도 나왔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고...남주는 그닥 멋있는 모습보단 개념없는 모습만 보이다가
영화는 그냥 끝나버리고...전하려는 메세지에 비해 '그냥 재미없는'영화였습니다.그냥..그점 빼곤 그닥 깔 부분은 없었다고 보네요.
쭈구리
13/09/09 04:27
수정 아이콘
사소한 지적을 해보자면 당시에 결핵은 별달리 치료법이 없었습니다. 여주인공의 어머니도 같은 병으로 죽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고산에서 요양을 해도 삶을 약간이나마 연장하는 정도죠. 어차피 곧 죽을거 조금이나마 같이 보내는게 더 의미있는 삶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겠죠. 담배도 당시엔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없었고요. 오히려 담배는 치료제로 쓰일 정도였습니다.
호시코지가 비행기를 제작하는데 일본 제국주의를 필요로 한 건 아니었죠. 본인은 전투기를 제작하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군대의 요청 때문에 전투기를 제작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카프로니 백작과의 꿈속 만남 이야기를 보듯이 본인은 단순히 사람들을 태우고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여객기는 제국주의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필요로 하는 물건이고요.

여기서부터는 다른 얘기.
연애 부분은 호리코시 지로의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호리 타츠오라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 '바람이 분다'에서 가져왔다고 하는데 원작이 어떻든 간에 미야자키의 연애 이야기는 참 서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뜬금없이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 허락을 요청하는 부분에서는 실소가 다 나오더군요. 극장에서도 그 부분에서는 여기저기 피식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죠.

전문 성우가 아닌 안노 히데아키의 목소리 연기가 어떨까 싶었는데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무덤덤한 톤의 연기가 캐릭터와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래도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죠. 아무튼 미야자키 하야오의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바람 계속의 나우시카에서 거신병을 그렸던 안노가 미야자키의 마지막 작품에서는 목소리로 참여했다는게 흥미롭군요.
13/09/09 09:32
수정 아이콘
영화자체의 내용은 그러하죠. 그런데 그렇게 받아들이기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치고 너무 그래서 저런 잡생각이 들지 않았나 봅니다.
13/09/09 06:56
수정 아이콘
비행기 제작자는 페이크고, 그냥 자기 얘기 같더군요. 애니메이션에 몰두한 자신의 일생을 그려내서 후배들에게 충고하고자 하는....
그렇다고 스스로 자기 얘기로 애니를 만들면 민망하니까요. 이걸 가지고 논란하는 거 자체가 시간낭비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심각하게 재미없더군요. 중간부터는 계속 졸다보다 졸다보다 했습니다.
이 영화로 노감독의 커리어나 명성에 흠집이 난다면, 그건 논란이 있어서가 아니라 재미가 없어서일겁니다. -_-
13/09/09 09:31
수정 아이콘
이런 해석도 가능하겠네요. 마지막 작품인점도 있고하니...
13/09/09 07:25
수정 아이콘
스토리야 뭐 별거 없구요.
영상미와 음악은 최고수준이었다고 봅니다.
여기까지는 한국인으로서의 감상이구요.

일본인들에게만 느낄수 있는 상징들이 많아서
각종 논란 속에 대히트하고 있죠.
한국인들은 무심코 넘어갈 장면도 그들에게는 그렇지 못해서...
포포리타
13/09/09 09:49
수정 아이콘
영상미와 음악만 듣고 볼만했던 영화...
13/09/09 10:28
수정 아이콘
경어는 높임말이니까...

"영화를 보면서 느껴졌던 리얼한 감정을 담고 싶어서 경어를 쓰겠습니다." 라는 문장은 잘못 쓰신 것 같습니다.
첫눈01
13/09/10 01:26
수정 아이콘
보다가 졸았음.
중년의 럴커
13/09/10 22:13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습니다만... 주인공 성우가 안노 히데아키에요.

지브리판 에반겔리온 보는 날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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