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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20 16:05:05
Name 그르지마요
Subject [일반] 전문백수와 '남용된 세대'
https://pgr21.co.kr/pb/pb.php?id=humor&no=170010     (어제 유게에 올라온 '전문백수')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45956 (바로 아래에 있는 '잠재적 전문 백수가')

위 두 글의 연장선 상에 남겨봅니다. 동일 주제에 대해서는 댓글처리하는게 좋다고 알고 있지만, 분량상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하 본문. 편의상 평어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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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은 누구나 자기가 야구를 처음 좋아했을 때로부터 약 10년간을 개인적인 황금기로 여기고 있다. 그 사람에게는 그 10년이 차후 야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의 기준'이 된다."  -  <야구란 무엇인가 The new thinking fan's guide to baseball>, 레너드 코페트


사회학자 삐에르 부르디외가 이야기한 것 중에 'la génération abusée'이라는 게 있다. 직역하면 '남용된 세대' 정도가 될테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 불어동사 abuser는 영어의 abuse와 동일한  어원임에도 다른 뜻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abuser에는 '속이다' '남을 착각하게 만들다'라는 뜻이 있으므로, 'la génération abusée'에는 속아 넘어간 세대, '통수맞은 세대'와 같은 의미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에 속았다는 것인가? 특정한 학력이 제공하는 취업의 수준에 대해, 개인에게 주어지는 희망에 가득찬 정보와 실제로 제공되는 취업기회의 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에, 전자의 희망찬 정보에 개인이 속아 넘어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괴리는 역설적으로 교육기회의 확대, '학교의 민주화'로부터 발생한다. 부르디외의 연구대상은 60-70년대 프랑스 사회였지만, 한국사회에서 그런 예에 너무나 익숙하다. 80년대까지 대학졸업장=정규직 일자리의 공식은 나름대로 성립하고 있었으나, 대학 정원이 급증하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결정적으로는 외환위기 이후에 대학졸업장의 가치는 그야말로 바닥에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음은 누구나 동의하는 사실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중졸, 고졸, 대졸 사이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대학서열화-학벌 문제와 결부되어 나타난다. 특정한 취업수준을 보장해 주던 학벌 동심원(예컨대 스카이, 인서울, 지거국 등등)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으며, 그 원을 점점(아니 급격하게) 작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상당한 경제 자본이 없으면 아예 진출시도조차 할 수없는 해외파들의 증가는 이런 인플레이션과 원인이자 결과다. 그럼에도 (공-사 모두)교육제도는 언제나 과거를 기준으로 학생들에게 미래, 취업의 수준을 약속한다. 그러나 그런 약속에 익숙해져 온 학생들이 취업시장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은 전혀 다르고 배반을 경험한다. '대학가도 ASKY'라는 명제가 드러내는 것은 이성친구의 부재뿐만 아니라, 기대하고 있던 만큼의 취업자격의 부재에도 해당한다고 할까.

희망과 실제적 기회 간의 구조적 괴리에서 '남용된 세대'의 개인들은 혼란을 겪는다. 길고긴 교육제도과정을 통해 자리잡은 사회적 정체성과, 노동시장이 실제로 제공하는 사회적 정체성 간의 괴리는 집단적 환멸감을 낳는다. 그 세대의 개인들이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그들의 윗세대와 교육제도가 과거의 기준에 근거해 그런 기대치를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쉽게 얻을 수 있게 된 학력자본의 가치는 낮아진 난도만큼이나 떨어져 있다. 인간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급락하고 있는 것은 학력(자본)의 가치다.

이런 환멸감과 스트레스는 특히 고학력, 고학벌에 속하는 사람일수록 강한 편인데, 이들의 앞날에 기다리는 가능성들의 격차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들 중 일부는 고시 등을 패스하거나 좋은 일자리를 잡아 부모가족를 비롯한 주변의 기대치, 무엇보다 자기자신의 기대치를 채우겠지만 많은 수는 그렇지 못하며 성공한 주변인들을 물끄러미 쳐다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에 자신과 같은 학력 자격을 갖추고 있던 선배들에 대한 열등감 내지는 동시대의 '운좋은' 녀석들에 대한 열등감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이런 감정은 여러가지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 입에 발린 말로 아무 쓸모도 없는 졸업장을 팔아먹는 교육체계와 사회체계에 의해 자신의 존엄(?)을 훼손당한 젊은이들은, 당연히 그들의 실패를 자신의 한계나 부족함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된다. '속았다'는 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실제로 속았고) 정신차리라고 독촉해 봤자 그들의 기분만 더욱 상하게 하는 일이다. 그들의 자존심이 강한 이유는 단순히 왕자님 공주님처럼 떠받들여져서가 아니라, 자신이 힘들게 학습노동을 해서 얻어낸 자격에는 그 정도 자존심을 가질 만하다고 과거에는 그러했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현실을 자각하라는 말은 논리상 틀린 말은 아닐지 몰라도 설득력 있는 말은 아니다.

이런 배신감, 환멸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기존의 정치투쟁보다도 과격한 방향으로 생각이 나아간다. 전사회적인 거부, 사회가 유지되기 위한 전제들에 대한 부인이다. 궁극적으로는 노동의 숙명을 받아들여야하는가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된다. 예컨대 몇달전 일본에서 수입되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말 '사토리 세대'도 표현방식과 이기성의 정도는 다를지지만, 기본적으로 반사회적인 환멸감, 거부를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다. 이 환멸감은 의무, 책임, 욕망 등 기존에 당연시되었던 가치들조차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런 친구들을 욕하기는 쉽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삶은 '나쁘니까' 정신차리라고 질책한다고 해서 그 말이 먹힐까? 애당초 사회에 대한 허무감과 환멸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에 이런 삶의 태도를 취하는 것인데?

(잉여인간, 등골브레이커, 기생충 등등 뭐라고 어떤 호칭으로 부르든지) '남용된 세대'에 속하는 한 개인을 '재사회화'시키고자 한다면, 결국 그들의 환멸감을 낳은 원인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괴리를 발생시키는 두 축의 문제다. 한 축은 학력자본의 가치를 과거 시점에 근거해 과장광고하고 있는 학벌주의와 그 자체로 거대시장화된 교육체계이며, 다른 한 축은 일자리의 양적질적 하락, 즉 '비정규직' '블랙기업' 등등 각종 형태의 '착취' 문제다.

개인은 사회와 시장의 작은 움직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일방적으로 받지만, 반대로 사회와 시장에 대해 (적어도 가시적으로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렇게 상호작용interaction이 전혀 없는, 선택의 자유가 전혀없어 보이는 게임에도 유일한 자유는 남아 있다. 게임을 꺼버리는 일이다. 독자는 소설의 내용을 바꿀 수 없지만, 소설책을 덮는 순간 이야기는 그 시점에서 정지된다. '남용된 세대'란 그러한 자유를 과감하게 건드리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러한 분서(焚書)의 자유는, 사회와 사회에 속한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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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在江湖
13/08/20 16:09
수정 아이콘
오. 잘 읽었습니다.
사티레브
13/08/20 16:12
수정 아이콘
이글과 밑글에서 발단이 되는 그런 인간상들을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건 그 개인 그리고 그 개인의 가족 을 건너 지적하는 어찌보면 그 개인들이 바라는 합리화가 아닌가 싶네요 등골을 빨아쳐먹는 그런 인간상들 그리고 등골을 내주는 부모들 그들이 제일원인이지 사회의 상황이 일부분의 시정은 가능하겠지만 그것 자체가 근본원인이다 라고 하는건 멀리 나가서 오히려 눈멀게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그럼 그런 인간들이 아닌 자기갈길 개척하고 나아가는 사람들은 무엇이 되는지에 답을 어떻게 내려야 할까요 사회에 영향받지않는 그런 구조를 잘 이용하는 개인들? 이들은 어떻게 그럴수 있을지

이건 뻘글이겟지만 예로 언급한 야구의 일화에서같은 행태를 띄는 팬들이 참 별로에요 야구든 축구든 이스포츠든

그리고 이정도글이 댓글화의 대상이라 생각치는않아요
절름발이이리
13/08/20 16:15
수정 아이콘
좋군요.
13/08/20 16:16
수정 아이콘
전문백수 글에서 타겟은 고학력, 고학벌자가 아닌데요.
저출산 시대를 맞아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고 '머리는 좋은데 안해서 문제'라는 주입을 들어 실제 이뤄낸 것은 하나 없지만 저런 주입때문에 자신이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계층을 타겟으로 한 글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계층을 정신차리게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먼저 현실을 인정하고 정신차려야 한다고 했구요. 본문처럼 경쟁을 이겨낸 그런 부류들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사람들은 정치투쟁과는 거의 무관한 부류가 되죠. 왜냐하면 사회에 문제가 있어서 자신이 취업을 못하는게 아니라, 나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 계층이니까요. 집에서 더이상 지원이 어려워지는 30대 중후반부터는 사회를 원망하기 시작은 하겠지만, 스스로가 열심히 안한 것 또한 잘 알기 때문에 정치투쟁에 뛰어드는 부류는 소수입니다.
사티레브
13/08/20 16:18
수정 아이콘
밑의 글이나 이글에서 느끼는건 전문백수? 라며 설명한 저링크의 글을 입맛에 맞게 변조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절름발이이리
13/08/20 16:21
수정 아이콘
전통적인 기준으론 지방대도 고학력, 고학벌자입니다.
사티레브
13/08/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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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대부분이 대학교를 진학하는 상황에서 전통적기준을 가져오는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위댓글에 이 댓글이 달린 이유도 궁금하네용
절름발이이리
13/08/20 16:25
수정 아이콘
그 괴리에 대한 지적이 본문의 내용인거죠.
사티레브
13/08/20 16:28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다니는 3년동안 충분히 학벌에 대한 현실인식이 되는건 정상적인거같은데 그게 전통적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과거의 사람들인 부모나 사회의 인식에 포획되는게 가정이라면 그게 전제로는 이상하게 받아들여지네요
절름발이이리
13/08/20 16:30
수정 아이콘
현실인식과는 별개로, 대학교를 다니며 쓰는 돈을 생각하면 고졸수준의 직장을 취득할 생각은 못하죠. 그리고 애초에 고졸 정도의 취직을 기대한 사람이 대학을 다니려 할 리도 없구요. 결국 현실파악이 아직 충분히 안 된겁니다. 고등학생들 본인이건, 부모세대건 간에..
사티레브
13/08/20 16:34
수정 아이콘
맞네요 동의하고 공감합니다

그런데 그런 현실인식 현실파악 안된 사람들이 다수다 사회현상이다 라고 하는거는 동의가 되는데 그렇다고 저런 전문백수? 가 되버리는게 사회의 영향이 제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비슷한 환경에서 저런인간이 되는 인간도 있고 아닌인간도 당연히 있으니
13/08/20 16:25
수정 아이콘
고학력, 고학벌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는 희소성을 전제한다고 생각합니다.
희소성은 상대적 개념에서 정의되고요.
과거엔 대학 진학 자체가 희소했기에 4년제 대학 진학 자체가 고학력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죠.
동세대 중 상대적으로 상위에 위치한 개념의 고학력이라는건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본문 내용도 같은 내용이 있다고 보고요.
절름발이이리
13/08/20 16:31
수정 아이콘
물론 실제로 고학력, 고학벌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에 고학력, 고학벌이었던 것을 전제로 한 사회 시스템이 여전히 굴러가고 있고,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그러한 인식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이 본문이 지적하는 문제 상황입니다.
그에 대고 "애초에 고학력, 고학벌이 아니다"고 말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거지요.
13/08/20 16:39
수정 아이콘
제말은 전문백수글과 본문은 서로 연관지어서 쓸 필요가 없다는겁니다.
두 글은 대상이 다른데 본문은 불필요하게 전문백수글에 쓰여진 글귀를 인용하고 있죠. 그래서 지적한거구요.
언급하신 전통적인 기준부분은 본문이 전문백수글과 무관하게 쓰인글이라면 모를까...
그게 아닌이상에는 무의미한 지적으로 보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20 16:43
수정 아이콘
'저출산 시대를 맞아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고 '머리는 좋은데 안해서 문제'라는 주입을 들어 실제 이뤄낸 것은 하나 없지만 저런 주입때문에 자신이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계층"이
본문에 언급된 고학력, 고학벌과 반드시 다르다고 이해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어차피 본문의 내용은 전통적 고학력/고학벌이 학력 인플레로 붕괴하면서 무색해지는 과정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이뤄낸 것 하나 없는" 지방대 다니는 사람도 포함이 될 수가 있습니다.

"희망과 실제적 기회 간의 구조적 괴리에서 '남용된 세대'의 개인들은 혼란을 겪는다. 길고긴 교육제도과정을 통해 자리잡은 사회적 정체성과, 노동시장이 실제로 제공하는 사회적 정체성 간의 괴리는 집단적 환멸감을 낳는다. 그 세대의 개인들이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그들의 윗세대와 교육제도가 과거의 기준에 근거해 그런 기대치를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이게 언급하신 진정한 고학력/고학벌에 해당하는 얘기라고만 해석할 내용은 아니죠.
13/08/20 16:52
수정 아이콘
본문의 고학력 고학벌들은 '속았다'라고 생각하는 대상이니까요.
다시말해 어느정도 경쟁을 이겨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졸업후 현실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계층이지요. 전문백수글이 본문의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게 아니구요.
물론 제대로 된 경쟁없이 이뤄낸것 하나 없는 지잡대생도 현실을 몰라서 포함이 될 수도 있지만 그건 각 글에서 정의하는 보편적인 계층이라기보다는 소수에 해당되겠죠.
절름발이이리
13/08/20 16:56
수정 아이콘
속았다는 걸 깨달았을 때 분노하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도피를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후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13/08/20 17:04
수정 아이콘
적어도 속았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면 뭘 투자했음에도 돌아오는게 없을때 드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지잡대를 나오고 그안에서 경쟁없이 이뤄낸 것도 없는 학생이 취업시장의 현실을 맞이하곤 '속았다'라는 생각을 갖는 계층은 아무리봐도 소수일 것 같은데요.
그나마 언급하신 전통적기준부분에서 속았다라고 할만한 부류는 학부모들정도겠구요.
절름발이이리
13/08/20 17:31
수정 아이콘
음.. 이 정도로 힘들진 몰랐다는 평을 워낙 자주 봐서 체감상으론 적지 않은 것도 같은데, 체감이란 게 정확한 건 아니니 더 말하기가 미묘하네요.
뿌잉뿌잉잉
13/08/20 16:18
수정 아이콘
브루디외하면 문화자본 ㅡ상징적 폭력 ㅡ구별짓기정도
밖에 모르는데 배우고 갑니다
13/08/20 16:19
수정 아이콘
본문에 나와있는 남용된 세대중 한 사람으로... 관심이 글 말미에 있는 것들에 쏠려있는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사실 몇몇분들의 코멘트를 보면서, '당신들은 얼마나 잘났길래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 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드네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걸 보니, 역시 전문백수인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헤헤.
swordfish
13/08/20 16:24
수정 아이콘
진정 그 검사 말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컴퓨터를 끄고 새로운 스펙을 쌓는게 아니고 하나의 정치 세력화 하여 제 목소리를 내는 연대를 모색하는 거죠.
하지만 정말 슬픈 건 우리는 그런 공동체 의식 따위는 없다는 겁니다. 선택지는 계속 침잠하는 것과 재사회화하여 불안한 사회에 순응하는
것 두가지 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그 글이 정말 재수 없었던 이유를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결국 정신론의 발현이군요. 현대 아해들은 정신력이 나약하다.
그리고 사실 이런 문제는 한국뿐만의 문제가 아니죠. 전세계 선진국이 공통을 겪는 문제라는 걸 무시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그시대와 그 문제가 연장되는 지금 세대가 문제가 특출나서 그런 문제를 겪는게 아닌데 말이죠.
사티레브
13/08/20 16:30
수정 아이콘
일전에 스윙스가일베애들한테 한말이 떠오르는데
그냥 모니터끄고 밖에나가 놀고 하고싶은걸 제대로 하고손과 입만 나불거리지마라
아닌가 싶네요
사회적연대까지 모색해야할만큼 대부분이 그런 시궁창의 삶을 사나 싶기도 하구요
swordfish
13/08/20 16:33
수정 아이콘
실업이나 이런 사회적 문제가 단지 개인적 측면의 문제로 치부한다면 필요 없지만 이게 전세계적 문제니 그렇죠.

사실 몇년전 영국 대폭동 같은 문제도 결론적으로 이런 문제의 영국적 특성에서 나온 겁니다.

단지 한국이나 일본 쪽은 그나마 개인으로 침잠해서 인터넷이나 하는 백수 수준에서 문제가 되고 있을 뿐이죠.

불만은 절대적인 삶의 질 하락에 나오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질 하락에서 나오죠.
13/08/20 16:29
수정 아이콘
사실 그 전문백수라는 글을 쓴 글쓴이의 80년대 이후라고 자의적으로 나눠놓은 기준은 그냥 가져다 붙이기식의 논리가 강한데, 개인적으로는 50년 전이라고 해서 그 시대의 사람들이 딱히 다른 성향의 소유자였고 같은 상황에서 다른 행동양식을 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대 한국인들중 상당수가 그 글에서 나오는 행태가 가능한 이유는 그래도 괜찮은(재력이 있는) 부모가 예전보다 많기 때문이겠죠. 그 글은 그렇게 부모에 기생해서 사는 특정 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고 말이죠. 그리고 지금 나오는 일련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들과 그 전문 백수와의 글과는 사실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이 글에서 나오는 문제 제기에는 공감을 합니다만 그 전문백수를 이야기하는 글을 끌어오기에는 애초에 논하고 있는 관점과 주제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그 글의 훈계조와 자기과시적인 거만함에 대한 반발심인지 거부감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동떨어진 주제에 대해 논하면서 반론을 펼치고 있다고 밖에 생각이 안드네요.
사티레브
13/08/20 16:38
수정 아이콘
공감..
13/08/20 16:39
수정 아이콘
그런면도 있겠네요.. 동의합니다. 아마 농경사회라면 그들 중 상당수는 논/밭에 나가 있겠죠. 그 시절 재력이 되는 사람들은 아마 선비인척 하고 책만 펴고 있을테고.
swordfish
13/08/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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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말하면 그 검사도 그 백수들의 부모 재력에 감사해야죠.
만약 그마저 없어서 길거리로 나와 사회 불만 세력이 되어 치안을 하락시키고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이런 소리를 지껄일 수 있을까요?

영국 대폭동 처럼 한번 폭동 나서 자기 집 불타면 컴퓨터 꺼라 이런 소리 못할거 같은데요.
절름발이이리
13/08/20 16:44
수정 아이콘
어떤 상황에서도 그렇게 생각할 사람은 있죠.
사티레브
13/08/20 16:45
수정 아이콘
그런 전문백수들이 폭동안일으키고 가만히있으니 그 부모들에게 감사해라 라는 의미인가요? 제가 난독인가해서..
swordfish
13/08/20 16:47
수정 아이콘
난독 아닙니다.

사실 저 글쓴이가 정말 검사가 아닐길 빕니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지도층이나 있는 쪽에서 이걸 사회탓이라고 여기고 반대쪽에서 개인탓이라고 생각해야 맞습니다.
그러나 죽어가는 사회는 이런 문제를 지도층은 개인탓으로 돌라고 반대쪽에서 사회탓으로 돌리는 거죠.

현재 한국은 지도층이나 반대쪽 모두 대부분 개인탓으로 돌리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거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20 16:53
수정 아이콘
검사에게 너무 많은걸 기대하시는 것 같네요. 검사는 언급하시는 측면에서의 사회 지도층에 부합하는 직위가 아닙니다.
swordfish
13/08/20 16:55
수정 아이콘
뭐 그렇습니다만... 우리나라 엘리트인건 확실하죠. 그래봤자 관료 조직의 말단이지만요.
문제는 운 좋아서 정말 지도층이 되면 저 생각을 가져 간다는게 문제죠.
삼공파일
13/08/20 16:56
수정 아이콘
일단 검사가 아닐듯... 로스쿨 합격생이나 그런 느낌?
13/08/20 16:46
수정 아이콘
그 글에 나오는 백수는 집이 최소한 현상유지는 가능하니까 나올 수 있는 백수입니다.
집이 좀 살면 전세나 월세집 구해서 현실에서 도피하는 거고, 하다못해 현상유지는 되면 자기방에서 현실 도피하는거죠.
다시말해 일을 하고 싶어서 백수가 되는게 아니라, 책보는건 싫고 경쟁도 싫고 마냥 노는게 좋으니까 대학 졸업후 합법적으로 놀기 위하는 백수들에게 던지는 글이죠.
어떻게든 일하고 싶은데 사회가 받쳐주지 못해 놀고 있는 그런 백수들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아닙니다.
13/08/20 16:52
수정 아이콘
이토록 전문백수가 현재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까닭은, 우선 이 시대의 청년층에게 상당히 익숙한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전문백수 예비 후보자일지도 모르겠구요. 원글에서 저 단어가 지칭하는 범위는 사실 매우 한정적이라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겠으나, 저 단어가 주는 공포감을 느낄 계층은 원 글의 작성자가 의도한 바보다 훨씬 넓다고 보입니다. 실제로 아직 부모에게 어느정도 의존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 중에서 전문백수로 지칭될만한 사람은 소수일지 모르지만, 제가 그 소수에 해당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좀 상상 이상으로 와닿네요.
13/08/20 16:37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몽키.D.루피
13/08/20 16:38
수정 아이콘
이 글이 훨씬 공감이 가는군요..
13/08/20 16:41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말하는 '게임을 끄다'와 의미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출산 문제도 결국 답이 없어진 젊은이들이 점점-자의로 혹은 타의로-게임을 끄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3/08/20 16:50
수정 아이콘
80년대생 이하 세대가 유달리 나태하거나 개념이 없어서 백수가 많을리는 없지만, 학력인플레로 인한 인지부조화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 태도를 자기합리화로 연결해 부모 등골빼먹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무리하게 일반화한 자칭 검사의 주장이 불편할 수는 있지만, 어쨌거나 그런 얘기 전체가 전혀 무의미한 지적이라고 보는건 더욱 무리입니다. 전체는 아니어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는 지적이죠.
사티레브
13/08/20 16:54
수정 아이콘
딱 이정도가 맞는듯하네요
삼공파일
13/08/20 16:5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신림동에서 고시 준비한다고 틀어 박혀 있는 사람들 모두가 SKY는 아닐지언정 거의 모두가 고학력자에 속하겠죠. 경제 현상 중 하나로서 매우 도드라지는 것이 신림동 폐인의 급격한 증가인 것이고 또 나름의 다른 현상들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을 겁니다. 이런 이유에서도 고시를 없앤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여튼 보편적 사회 내지 경제 구조가 나타낸 하나의 단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신림동 도인들은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부모 돈 받으면서 쾌적하게 사는 도인들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것이죠.
삼공파일
13/08/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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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는 동의하는데 마지막 부분은 완전 다르게 생각합니다. 게임에서 로그아웃하는 건 결단코 해법이 아닙니다. 시스템에 항거하거나 시스템에 거부하는 선택지는 우리에게 주어져 있지 않죠.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이 게임을 끌 수 있다"는 착각이라고 봅니다. 지젝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가 매트릭스에 있다고 믿는 것이 우리의 매트릭스"이며 "고군분투하는 너의 노력이 헛된 것이라고 충고해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분노하는 너의 눈물이 거짓이라고 일깨워주는 것"이 필요한 일이죠. 우리는 이 게임에서 로그아웃할 수도 없는데 처음부터 게임 속 주인공이나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착취 당하는 현실을 비난하는 우리야말로 가장 현실에 순응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깨달아야 할 사실은 이것 하나 뿐이죠.
절름발이이리
13/08/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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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군요.
그르지마요
13/08/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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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본문에서는 살짝 언급했지만 로그아웃에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인 이상, 어떤 히키코모리짓을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다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그러한 로그아웃적인 삶의 방이 실제적 가능성과 무관하게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고 있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런 '과격한' 행동은 아래에 몽키.D.루피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사회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것이구요. 그 점에서 사회에서 벗어나 있다는, 거부하고 있다는 가치관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13/08/2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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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에 대한 생각은 우선 차치하고

지젝이 하고 싶은 말은 '로그아웃하라'에 가깝습니다. 삼공파일님이 지적하신 부분은 로그아웃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에 분노하고 세상을 뜯어고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예를 들어보자면 한줌도 안되는 진보정당(진보세력이 아니라 진보'정당'말이죠)에 관한 이야기겠죠. 지젝의 해법은 반-사회가 아니라 비-사회 혹은 (자본주의) 사회의 완전한 거부에 가깝습니다. 제가 읽기로는 그렇습니다. 언젠가 지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주체로 하여금 이렇게 양가적이고 분열증적 감정을 낳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의 이중구속을 극복하기 위해 주체가 저항하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지젝은 ‘자기파멸적인 행동’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자기 계발을 강조하는 이 사회에서 지극히 반-계발적으로, 디오니소스적으로 살아버리는 주체의 행위, 모두가 자본을 축적하여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회에서 자발적인 가난을 지향해버리는 주체의 행위, 치열한 경쟁이 당연시 되는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도태를 열망하는 주체의 행위 등을 이 책에서 지젝이 말하는 ‘자기파멸적 저항’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지젝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도착으로 표현되는, 주체의 이러한 맹목적이고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 속에 오히려 체제의 구멍을 환기시키는 어떤 해방적 잠재력이 내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한 블로거의 지젝 리뷰를 부분만 긁어왔습니다. (http://blog.aladin.co.kr/be_resolute/popup/4627940)
삼공파일
13/08/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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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제가 핀트를 어긋나게 얘기했네요. 그런데 말씀해주신 지젝의 '로그아웃'과 이 글에서 '로그아웃'도 맥락상에서는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몽키.D.루피
13/08/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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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표현된 "남용된 세대"가 할 수 있는(그나마 가능성 있는) 가장 적극적인 투쟁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득권과 기득권에 편입된 성공한 인생들은 개인의 정신력 탓을 하며 끊임없이 남용된 세대들을 몰아세우겠죠. 반대로 말하면 그 세대가 남용되고 있는 것 자체가 사회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는 커다란 사회문제라는 겁니다. 일본에서도 그러했듯이 이 세대는 분명 나중에 사회문제가 될텐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나중에 50대가 되었을때 지금의 베이비붐 세대처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이 세대가 바로 2차 베이비 붐 세대입니다. 모바일이라 자세히 논리를 풀기는 어렵지만 어쨋든 남용된 세대가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투쟁은 어쩌면 사회 잉여가 되어서 사회비용을 엄청나게 낭비 시키는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아무것도 안하더라도 투표는 적극적으로 해야겠죠.
13/08/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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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네요....
13/08/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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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질적으로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겠지만 출산율이 바닥을 치고있죠.
켈로그김
13/08/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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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방법에 한 표 던집니다.
Frozenblue
13/08/2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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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의 꼬리칸이 되자는 말처럼 들리는데 그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잉여계층에 대한 사회적 비용의 지출도 그들에게 비용을 지출해서 얻는 이득이 방치했을 때 오는 손해나 위험보다 커야 이루어질 텐데 과연 저 계층을 방치하는 게 그렇게 위험할까요? 단백질블록 정도의 투자로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닐까 싶군요.
실질적으로 무위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문제라면 내수시장의 축소와 불만도 높은 유권자층의 확대 정도가 떠오르는데, 딱히 한국사회에 대한 투쟁이 될 정도로 큰 영향을 줄 만한 문제들 같진 않습니다.
swordfish
13/08/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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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님 말대로 결국 멜서스 인구론을 깬건 저출산과 정말 아무것도 안한 거였죠.
자연스레 공급이 감소되니 기울어진 시장이 바로 잡힌 거구요.
삼공파일
13/08/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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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게 뭐 <88만원 세대>가 유행한 이후로는 아주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정치적 현상이나 문화적 현상이 아니라 거의 순도 99% 정도의 경제적 현상이라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대학 나왔다고 대수냐 당장 공장 가서 일해라 장사해라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공장에서 일하거나 장사하는 것도 공부하는 것만큼 경험도 필요하고 힘든 일인데 어느날 갑자기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죠. 아들은 집에 앉아서 엄마가 피자 배달해서 벌어온 돈으로 피자시켜 먹는 현상이 이제 거의 정점을 찍고 슬슬 끝나가려니(혹은 아예 고착화되려니)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는 것일 겁니다.
swordfish
13/08/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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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경제 문제죠. 솔직히 개인의 도덕성이나 성품에 묻는건 개인적 수준에 한정되고 한개 집단을 설명하는데 적절치 못하다고 봅니다.
13/08/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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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구조가 큰 문제이기는 하죠.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직종이 재벌2세, 연예인, 공무원 입니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어릴때는 연예인, 대학졸업하고는 공무원을 노리죠.
13/08/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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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키보드를 던지고 나가라는 이야기를 해봐야 별 소용은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어떤 것이 될 수 있는지조차 모른채 방황만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몇몇분들을 보면 좀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죠. 너님 잘났네, 정도의 말밖에 안나오긴 합니다.
이 사회에 순응을 하든, 잉여자원이 되어 사회비용을 증가시키든, 뭘 하든 간에, 필요한 것은 선택지입니다. 모 게임마냥 선택지가, "1. XX 2. XX!! 3. XX!!!" 이런것이여서는 안되죠. 그것도 개인이 얻기 어렵지 않은 곳에 있는 선택지여야죠. 10렙짜리 검사에게 근팅몹이 가득한 던전을 뚫으라고 할 수는 없잖습니까.

단순히 개인이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 개인들에 대한 모독이자 욕입니다. 차라리 부모님 안부를 물어보시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레벨 1보고 '너도 마왕 잡을 수 있어! 그니까 가!' 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은 게임이 아니니 더 심각하군요.

제가 그 부류 속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타인의 능력이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가지고 타인을 폄하하거나, 깍아내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grer로써 최소한의 매너는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13/08/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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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회현상중 하나로 '불안한 계층' 문제가 대두되면, 반대되는 입장에서 제기하는 사례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사회과학에서 제기하는 사회문제는 실제 과학에 비해 법칙성 등 정밀도가 떨어질수밖에 없고, 따라서 예외사례는 어디서든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점을 들어 이런 문제를 전부 특정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하거나, 또는 개인의 합리화로 해석하는건 그르지마요님의 본문처럼 공허하고 또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걸 사회의 탓으로 환원하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에 넌더리가 난 탓도 있긴 할겁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이것을 또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만 치부한다면 좀 우스개소리지만 사회과학은 아마 없어져도 되는 학문이 될겁니다. (정말로 사회과학이 사라지길 바라는건 아닙니다.)
저는 이 현상을 어느정도 한국이 견고한 체계를 가지게 되면서 가지는 딜레마로 보고있습니다. 사회의 체계는 만들어지는 과정때와 그리고 만들어진 후에 유지되는 때는 양상이 너무 다르니깐요. 그 간극을 실제로 내다보지 못했던 우리사회의 촌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는건 상당한 오랜시간을 소요하고 또 바뀌어도 그 결과가 나타나는것 또한 상당한 시간을 소비한다고 배웠기에, 지금 제 자신은 이 사회에 순응해 극복하는길만이 적어도 제 부모님의 등골을 적게 빨아먹을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3/08/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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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위용 글이거나 자작용 글로 보였던 '전문백수'글에 대한 내용 및 리플이 의외로 많은것에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론 크게 의미를 부여할 글도 아닌 한번 그냥 보고 넘어갈 가십성 글로 보였습니다만...
그르지마요
13/08/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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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1시간 사이에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너무 많아서 일일이 피드백은 못하지만, 소중한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가나다라마법사
13/08/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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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네요. 백수친구한테 보여줬다가 절교당할뻔 했습니다.
수미산
13/08/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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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대학졸업하면 마땅히 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현재는 그렇지 못하고, 과거에 고졸들이나(?) 하던 일들은 대졸인 나는 하기 싫다.

이런 점도 현실파악이 과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겠지요.
atmosphere
13/08/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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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일각여삼추
13/08/20 17:54
수정 아이콘
결국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것은 과거보다 미래에 더 행복할 것이고 그 행복으로까지 가는 길에서 소모되는 노력보다 그 길 끝에서 얻어지는 행복이 더 크리라 믿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고통을 지탱하며 사는 것이고 결국 이런 믿음이 깨어진다면 그냥 손을 놓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손을 놓는 것이 사토리 세대처럼 모든 욕망을 버리고 그냥 하루하루만 먹고 사는 것이든 아니면 인생을 등지는 것이든 말이죠.

사회적으로는 기성세대들이 그러한 개인들에게 나약함이란 딱지를 붙이며 매도하겠지만 그래 봐야 인생 내내 모욕을 받(았다고 느끼는)은 이들이 이런 모욕에 새삼스레 감화되어 ‘아 내가 잘못했으니 더 열심히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리도 없습니다. 반복되고 학습된 무력감 앞에서 소위 말하는 ‘충고’란 그게 얼마나 지금 당장의 현실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할 지라도 고깝게 들릴 수 없고 서로에게 정답이 될 수도 없습니다. 한 명의 실패는 그 개인 혼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어도 그 수가 수천 수만을 넘어서 인구에서 퍼센테이지로 나타낼 수 있을 정도의 비율이 되면 그것은 이미 사회의 실패, 시장의 실패입니다.

이런 전문백수들이 등골브레이커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모습을 지탄하기는 쉽지만 만약 그렇게 등골브레이커가 되어줄 부모세대의 자본이 없었다면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모골이 송연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수가 눈을 낮춰서 소위 기성세대들이 원하는 ‘그네들에게 걸맞는 자리’로 돌아갈 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밖에서 전전하거나 범죄자로 전락하거나 그냥 모든 짐을 내려놓을 이도 적지 않을 거라 봅니다. 거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보면 이미 사회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이들을 깔아뭉개봐야 돌아올 건 비아냥 뿐이지요.
Tychus Findlay
13/08/2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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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13/08/2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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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되네요.
13/08/21 03:16
수정 아이콘
댓글에 공감합니다
Black_smokE
13/08/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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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브레이커가 되어줄 부모세대의 자본이 없었다면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말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자면, 그들은 등골브레이커가 아닌 우리의 부모 세대처럼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부모 세대가 겪은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이미 부모세대가 이뤄놓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안정감으로 인하여) 등골브레이커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주변에 보면, 어릴 때 어려움을 겪으며 자란 친구들이 일찍 성숙하는 것 같고 그런 친구들이 등골브레이커가 되는 비율은 현저히 낮은 것 같다는 개인적인 경험이 있어서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13/08/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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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정원 조절 실패, 외환위기, 산업 구조 조정 등등등 너무 여러 가지 일이 얽혀있는 문제라서 단시일 내로 풀릴 가능성이 0 에 가까운 이야기네요.

사회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들 해주셨으니 저는 개인의 이야기로 돌아가볼께요. 저 세대에 속하는 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말이라면, '폭풍이 잠잠해 질 때까지 일단 살아남으세요. 살아남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정도입니다. 우리나라가 흥청망청 신나게 돈 쓰던 시절이 겨우 20년 전입니다. 그리고 10년 전에는 자살 폭풍이 몰아쳤었고, 지금은 625때 칼을 맞댔던 중국이 제1교역국입니다. 앞으로 10년 뒤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니, 일단은 눈에 차지 않는 자리라도 차지하고 앉아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13/08/2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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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 글은 딱 이정도 글이었는데 말이죠. 세상은 갈수록 엄혹하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자^^ 잠재적 전문 백수들이 어떻게든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Orbef님과 좀 다를 수 있는 부분은 게임을 끄는 사람도 살아남으려는 생존투쟁 중이라고 생각하는 것 정도입니다. 캐리어를 조금씩 쌓아가든 혹은 모든 사회적 행위를 거부하고 그들만의 네트워킹을 이뤄가든 혹은 다른 어떤 식이든 몸과 맘 잘 추스리면서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13/08/2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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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실상 제 글은 댓글이 오십개가 넘어갈만한 글은 아니었는데 어찌어찌 전문 백수에 관해서 100개가 넘는 리플이 달렸네요. 리플만 읽는 것도 꽤나 흥미롭습니다만 그건 본문과는 다른 이야기가 될테니 혹시 모를 미래를 기약하며 접어두고,

개인의 차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들이 무엇인가와 큰 관계없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문백수가 특정 비율이 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몇몇 현상들은 우리도 목도하고 있구요. 개인과 사회의 경계선은 대개의 경우 관찰자의 자의적 판단이기 쉽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 대개의 경우는 구성원들의 개념 개개와는 물론이고 사고의 총합과도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시와 거시의 구분은 정말 탁월한 판단인 거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13/08/2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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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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