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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08 20:30:25
Name 사직동소뿡이
Subject [일반] [요리] 흔한 토스트가게의 충무김밥
날이 덥습니다.
입맛도 뚝뚝 떨어집니다.
이런 날은 물에 밥 말아서 깻잎이나 매실 짱아찌 하나 걸쳐 먹는 게 짱이긴 합니다만 매일 그렇게 먹고 살 수는 없지요.
시외로 놀러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었던 충무김밥이 생각나서 만들어보았습니다.
라면보다 쉬운 충무김밥. 만들어보아요.

** 지극히 현실적인 "보통 가정집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만 만들었습니다. 전혀 예쁘고 아름다운 요리 포스팅이 아니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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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를 준비합니다.
마트에서 냉동오징어 2마리 사시면 됩니다.
예전에는 1000원이면 샀는데 요새는 2500원 정도 하더라구요. 하아....
오징어를 고르실 때는 껍질이 까만 게 더 싱싱한 거니 참고하세요.
전 시장 가는 길, 생선파는 할머니에게 낚여서 크기만 큰 안 싱싱한 오징어 샀습니다.

오징어는 껍질을 벗기고 입을 떼어내고 기타 내장 불순물들을 씻어내신 후 비스듬히 칼집을 내주시면 됩니다.
칼집 사이로 양념이 쇽쇽 들어가야 더 맛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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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오징어를 찌는 게 맛있다고 하셨지만 그런 거 없어요.
기냥 물붓고 5~10분정도 끓입니다. 너무 딱딱해지지 않게요.
소금을 약간 넣어주시면 좋아요. 이유는 저도 잘 모릅니다.

원래라면 다리와 몸통을 따로 삶는 게 색깔이 더 예쁘게 나오지만 전 제가 먹을거라서 그냥 한번에 넣고 끓였습니다.
버너가 더러워보이는 건 기분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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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양념장을 준비합니다.
고춧가루, 참깨, 물엿, 간장, 식초, 고추장, 참기름, 후추, 다진 마늘.
물엿대신 설탕이 없는 올리고당이라던지 매실엑기스를 넣기도 합니다만...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눈치채셨죠?
그런 거 없습니다. 걍 물엿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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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를 꺼내 고급스런 스텐레스 보울이 아닌 딸기 사먹고 아껴놓은 다라이에 투하!
(가게라서 식기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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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마늘 한 스푼.
간장 두 바퀴.
물엿 두 바퀴.
식초 한 바퀴.
고추장 네 손가락으로 푸욱.
고춧가루 5초간 툭툭.
참깨 참기름 후추는 적당히.

넣고 휘적휘적 비벼줍니다.
보통은 미리 양념장을 만들어놓고 숙성시킨 후 버무리지만 그런 거 없어요.
어차피 섞으면 똑같아요.
그리고 양념장 만들어둘 그릇도 없어요.
중간중간에 맛 보시면서 신맛이 부족하면 식초, 단맛이 부족하면 설탕, 매운맛이 부족하면 고춧가루, 감칠맛이 부족하면 마늘이나 고추장을 더 넣어주시면 됩니다.
물론 여기에 다시다를 넣으면 3배로 맛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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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오징어 무침.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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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밥을 만들 차례입니다.
김밥용 김.... 을 써야 하지만 엄마가 아침에 싸주신 김이 돌김이었네요.
상관없어요. 구멍이 숭숭나있어서 그렇지 이게 더 부드러워요.
적당한 크기로 잘라주세요.
그리고 따끈한 밥을 준비합니다.
그냥 말면 맛이 없으니 약간의 양념을 더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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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식초+설탕+참기름을 넣지만... 전 짭쪼름한 게 좋아요.
MSG가 잔뜩 들어있는 맛소금을 털어넣습니다.
맛소금밥,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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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을 넣어서 퍽퍽 섞어줍니다.
제 요리의 마지막은 늘 참기름입니다.
사랑해요 중국산 참기름찡♡

그리고 아까 잘라놓은 김에 돌돌 말아주시면 됩니다.
양 손으로 마느라 사진이 없네요.
그냥 한 손에 김 얹고 한 손으로 밥 적당량 쥐어서 김 위에 놓은 후 주물주물 해주시면 돼요.

이제 완성이 되었네요.
오뎅과 깍두기는 집 냉장고에서 훔쳐왔으니 이 아이들을 모두 예쁜 접시위에 세팅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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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는 개뿔.
설겆이 하기 귀찮아요.
그냥 먹습니다.
후루룩 짭짭.

남은 오징어 무침으로 저녁까지 배부르게 먹었네요.
마트에서 오징어 2마리만 사오시면 2끼가 행복해집니다.
연속 3번 해먹으면 물론 질리겠지요.


가게때문에 휴가도 못가는데 고속도로 휴게소 분위기나 내며 충무김밥이나 먹어야겠어요.. 으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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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13/07/08 20:31
수정 아이콘
오징어는 투명할수록 신선합겁니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우유빛으로 탁해지죠
dlawlcjswo
13/07/08 20:47
수정 아이콘
냉동오징어 기준입니다
13/07/08 20:42
수정 아이콘
이야....정말 좋은 레시피입니다.
참고해서 꼭 한번 해보겠습니다.
13/07/08 20:47
수정 아이콘
분명 저녁을 먹었는데 배가 고파오는 이유는 뭘까요?
heatherangel
13/07/08 20:50
수정 아이콘
와 제가 본 요리 레시피중 제일 현실감 있는 레시피에요! 종종 글 남겨주세요.
dlawlcjswo
13/07/08 20:57
수정 아이콘
칭찬맞죠? 칭찬으로 들을꺼예요 ㅠㅠ
감사합니다 크크
13/07/08 20:51
수정 아이콘
다시다와 참기름은 정말이지 마법 그 자체
키루신
13/07/08 20:58
수정 아이콘
일단 라면이 훨씬 쉬운것 같네요. - _-a
김첼시
13/07/08 20:58
수정 아이콘
이거보는데 지금 이승탈출넘버원에 <위험한밥상 오징어> 가 나오네요...덜덜덜
13/07/08 21:00
수정 아이콘
으.. 갑자기 먹고싶어져서 재료가 있나 뒤져봤는데
김이 없네요. 에휴 라면이나 먹어야지
도시의미학
13/07/08 21:01
수정 아이콘
다, 다음에 가면 저도 먹을 수 있나요? 토스트 집 가서 충무김밥 주문하면......
아이유
13/07/08 21:02
수정 아이콘
저도 작년 여름 충무김밥이 정말로 먹고싶어서 직접 재료 사다가 해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전 식초와 고추장을 넣지 않고, 멸치액젓을 넣었습니다. 은근히 액젓이 조미료 역활도 해줘서 맛내기 좋아요. ^^ 오징어 삶은 물 넣는 분도 있구요.
그리고 FM은 저 오징어 몸통을 잘라서 데치는게 아니고 통으로 삶은 뒤 비슷썰기로 면적을 넓혀 양념이 잘 배개 하더군요. 저도 귀찮아서 안 했지만요. 크크
거의 2년에 한 번 정도는 통영을 가다가 못가본지 5년 정도 되는 것 같은데 한일김밥과 우짜가 그립네요. ㅠ.ㅠ
dlawlcjswo
13/07/08 21:04
수정 아이콘
저도 통으로 넣고 싶었지만 가게에 하나 있는 양은냄비가 작아서.. 엉엉 ㅠㅠ
Practice
13/07/08 21:03
수정 아이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야 말로 진짜 요리죠! 추천 한 방 쌔리고 갑니다
강아지랑놀자
13/07/08 21:05
수정 아이콘
쪽지 확인해주세요...는 드립. 배고파지네요 ㅠㅠ
은하관제
13/07/08 21:29
수정 아이콘
아... 라면먹고 있다가 이글을 보니 더 배고파지네요 흐흐 ;;;
4월이야기
13/07/08 21:32
수정 아이콘
충무김밥의 포인트는 오징어 무침도 아니고 깍두기도 아닙니다...
바로 저기 위에있는 맛소금과 참기름을 적절히 배합한 밥입니다...?!

추릅츄릅....+ 미역국만 있으면 야심한밤 진수성찬 ㅡㅡb
Go_TheMarine
13/07/08 21:44
수정 아이콘
갑자기 현미밥+김+스팸이 땡기네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는...
감모여재
13/07/08 22:23
수정 아이콘
음식은 심플한게 최고지요!
사상최악
13/07/08 22:45
수정 아이콘
오징어를 김밥에 넣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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