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턴이 폭망하고 저스티스 리그를 접어두었던 DC측에서 어벤저스의 대성공에 자극받아 맨오브스틸을 시작으로
여러 히어로물을 연계하고, 그 후에 저스티스 리그를 제작한다는 설이 공공연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맨오브스틸은 슈퍼맨 자체로 보면 모를까,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으로 쓰기엔 썩 좋은게 아니란 판단입니다.

맨오브스틸에서 슈퍼맨은 지구에서 유일무이한 초인이 되었습니다.  단독으로 대기권을 돌파해 인공위성에 닿는 모습은
핵무기도 무력할 경지입니다. 맨오브스틸의 슈퍼맨은 만약 그가 인간을 몰살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어벤저스 중에서 가장 육체적 스펙이 높은 헐크조차도 군대를 몰고오면 대항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건 머 답이 없죠. 맨오브스틸은 그만큼 강력한 슈퍼맨이 지구의 수호자가 되기를 결심한 내용이기도 했죠.
그런데 저스티스 리그에서 그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란 거죠.

쉬운 사례로 저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에서 슈퍼맨의 강력한 적수인 렉스 루터와 브레아니악이 합체하여
슈퍼맨을 포함한 영웅들을 모조리 쳐바른 순간에 남아있던 플래시가 지구를 일주해 돌아오는 몸통박치기
공격을 난타해 루터+브레아니악을 쓰러뜨립니다. 그리고 너무 가속한 플래시는 스피드에 동화되 소멸할 위기에 처하지만
다른 영웅들의 도움으로 회생하게 되죠.
슈퍼맨2에서 시간돌리기를 보여준 극강한 슈퍼맨이라면 머 상대할 수 없겠지만, 보통 인정되는 설정으로는 슈퍼맨의 총합을
100 이라 가정한 경우, 플래시는 속도만으로 84 정도, 플래시가 목숨 걸고 전력으로 달리면 슈퍼맨을 단시간 동안 제압가능.
맨오브스틸의 슈퍼맨은 양부를 죽게 내버려 두었습니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서였죠.
그러한 슈퍼맨이 인간으로 초인이 된 플래시를 접한다면 과거를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배트맨은 어떻습니까? 브루스 웨인은 초인도 머도 아닌 그냥 인간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인간일 뿐인 배트맨이
고담의 수호자, 악인이 두려워하는 밤의 기사, 그리고 슈퍼맨 자신이 누구보다 신뢰하는 동료입니다. 인간을 초월하지 않고서도
위대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슈퍼맨이 자신있게 메시아를 연상케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까요.
원더우먼은 슈퍼맨 클라크 켄트가 연인 로이스 레인 다음으로 인연이 많은 여성이 됩니다. 그리스 신족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원더우맨은 이전에는 신들이 힘이 깃든 각종 장비를 제외한 맨몸은 그렇게 강력하지 않았으나 최근의 뉴52 시리즈에선 이전에
강력한 장비품이던 팔찌가 오히려 힘을 제한하는 구속구 로 표현되는 등 슈퍼맨과 정면승부가 가능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발매된 대전격투 인저스티스 갓몽 어스의 원더우먼은 조커의 흉계로 로이스 레인이 죽고, 메트로폴리스도 파괴당한 슈퍼맨이
조커를 죽이고 독재를 시작하자, 슈퍼맨을 적극 지지하며 저항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죠.

그 밖에도 그린랜턴으로 대표되는 우주의 수호자들, 마샬맨헌터등의 다른 외계인들의 존재, 또한 슈퍼맨 본 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적수들을 대적해야 하는 것이 저스티스 리그의 슈퍼맨입니다. 슈퍼맨의 가장 강력한 적수인 렉스 루터는 슈퍼맨이 마음만
먹으면 즉시 살해할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그 평범한 인간이란 점을 이용해 슈퍼맨을 압박합니다.
루터가 사회적으로 쌓은 명성과 지위를 슈퍼맨이 무너뜨린다는 것은 곧 인류에게 슈퍼맨이 완벽한 구세주가 아니라 언제라도 마음내키는대로
폭정을 저지르는 폭군이란 것을 알리는 셈입니다. 반대로 각종 초인들이 여럿인 저스티스 리그에서 루터의 그러한 인간적인 힘은 위력을 잃습니다. 슈퍼맨은 유일한 구세주가 아니라 그린랜턴이나 플래시 등 여러 영웅들 중의 한명이며 세계를 위협하는 빌런들 중에선 이미 슈퍼맨을
아득히 초월한 우주괴수급 강적들도 존재합니다.

어벤저스를 개시한 아이언맨은 영웅의 강력함보다는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주로 이끌었고, 어벤저스의 영웅들은 스스로가 주연했던 영화에서보다 더욱 강해졌지만 고전끝에 거둔 승리였습니다. 비해서 슈퍼맨은 어떻습니까?
대도시를 폐허로 만드는 격렬한 전투, 대기권을 넘나드는 초월적인 힘, 메시아를 향해 나가아는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가 영화로 나왔을때, 과연 슈퍼맨은 주연했던 맨오브스틸보다 더욱 강력해졌을까요? 아니면 크립토나이트 등을
통해 약해진 모습일까요? 그리고 초인이 유일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슈퍼맨이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팀으로 행동할까요?
아니면 초인이라 해봤자 자신에게 미치지 못하는 플래시, 인간일 뿐인 배트맨 등 다른 영웅들보다 메시아의 책임감으로 우위에 서려 할까요?

맨오브스틸의 초월적인 강력함이 저스티스 리그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