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3/06/27 00:46:10
Name No.42
Subject [일반] PGR 쉬려고 합니다.
담배는 쉬어본 적이 있어도, 눈팅 시작한 이후로 PGR을 쉬어본 일은 없는데요.
이제 한 번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끊는게 아니라 쉬는거라고들 하셔서 저도 한 번 쉬어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이유는 몇몇 있습니다.
우선, 지금 하고 있는 학업에 열중하고자 시간을 좀 더 아끼는 게 있겠습니다.
이곳의 게시판은 잠깐 들여다볼까...하고 들어와서 2시간, 3시간을 훌쩍 잡아먹는 마성이 있는 지라...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들때문에 더욱 시간이 부족해져서...
많은 스트레스와 꿀꿀한 기분들은 이곳 유게에서 날리곤 했는데, 지금은 아들녀석의 옹알이가
유게보다 훨씬 절 많이, 크게 웃게 해주네요. 집사람도 일을 하고 있으니 집사람을 좀 더 도와주기
위해서 조금이나마 시간을 더 아껴보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이게 PGR 외적인 이유들이고...
PGR에서 서식하는 저 자신의 내면과 행태에 대한 반성이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이 최대한 합리적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키배가 벌어지기도 하고, 의견충돌이 있으며 조롱과 비꼼이 오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곳
이상으로 건전하게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곳은 본 적 없습니다. 저만 해도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보며 생각이 바뀌기도 여러번이고 배운 것도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제 안의 무언가가 지금쯤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관용이나 포용력이라
한다면 무례하고 오만한 표현이 될 것 같습니다만, 그와 비슷한, 무언가 나와 다르고 어딘가 모자라고 옳지
않아보이는 것을 참고 받아들이는 것이 이제 너무 힘듭니다. 그저 나와 다르다는 것만으로 불편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이라 생각합니다만, 지금 절 힘들게 하는 것은 저와 다른 것보다도 제게 너무나도 틀린 것으로 보이는
생각들입니다. 제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절대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제 나름의 기준이 있고, 신념이 있습니다.
그런 제 기준에서 봤을 때, 지금 벌어지는 몇몇 일들, 그리고 그에 대한 몇몇 의견들은 정말 너무나 절대적으로
"글러먹었습니다."

문제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런 의견과 그런 의견을 내는 이들은 '말이 안통하니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이기는
건 바라지도 않고, 뻔히 보이는 사실들의 전달도 힘듭니다. 최근 제가 열심히 타이핑하고 올리지 않은 글, 붙이지
않은 댓글이 과장없이 수십개는 될 듯 합니다. 그 중 상당수는 규정위반을 하기 싫어서 폐기처분했습니다.
대신 제 페이스북에다 상스러운 욕질을 하도 해대서 본의아니게 주변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아직 철딱서니가 없는 자신을 알기에, 지금의 소동들이 바람직하게 정리되지 않고 또 꿀꿀하고 끈적하게 남아있게
되면 느닷없이 이제껏 연이 없던 벌점이나 렙업의 길을 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그로 인해서 좋은 말씀과 생각 나누시는 다른 분들에게 폐를 끼치기도 싫고, 별로 존중해주고 싶지 않은 이들이
흥분해서 내뱉은 제 말들을 빌미삼는 일도 있을 법 해서 그것도 싫기 그지 없고요.

크고작은 뉴스들을 접하는 창구로서도 전 PGR을 즐겨 써왔습니다. 단순한 뉴스보다도 그에 대한 의견교환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정말 밤톨만큼도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기가 싫고, 아예 읽기도 접하기도
지칩니다. 화가 나서요. 그래서 당분간 면벽수련이나 산사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타인의 의견은 죄다 차단해보려
합니다. 가족, 친구, 우리 세 마리 허스키, 하고 있는 공부와 제 명심보감인 MLB 경기에만 집중하며 지내보려합니다.
아... 프야매도...

그간 정말 말로 다하기 힘들 만큼 많은 깨달음과 즐거움, 지식을 얻었습니다. PGR식구 여러분 감사합니다.
다시 돌아오게 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저도 다른 분들께 조금의 즐거움이나 작은 지식이나마 전할 수 있는
그런 피지알러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피지알러 식구여러분, May the force be with you. Live long and prosper.

P.S. 운영진 여러분, 노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최근 신경이 많이 쓰이실 듯 한데,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비록 제가 애타게 운영진을 찾았던 커플염장글들에는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으셨지만요...
       유부남 애아빠도 알콩달콩 연애하는 커플 보면 화가 납디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ool Gray
13/06/27 00:55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과열양상을 띄면서 다들 지친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역시 PGR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 특히 레이더망에 걸리는 시사 문제의 상당수가 PGR에서 입수되는 정보인데, 최근의 계속되는 이슈는 많은 사람들을 지치고 피곤하게 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아요. 짧게는 며칠, 길면 몇 주까지도 조금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말이죠.
13/06/27 01:01
수정 아이콘
최근 저에게 맞지도, 잘하지도 않는 키배란 걸 연일하느라 그 피로감으로 안구건조증 악화와 임파선까지 부었습니다.
집이고 직장이고 눈치는 보이고...할 짓이 못 되네요.
미친건지 해야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이 정국만 지나면 피지알은 물론 당분간은 인터넷도 안하게 될 거 같습니다.
편히 쉬면서 내공 수련, 쌓으셔서 다시 오실땐 감정의 요동이 덜해지기 바랍니다.
가족과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귤이씁니다
13/06/27 01:01
수정 아이콘
조금 쉬시고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시는게 좋겠습니다. 사실 다들 요즘 너무 지쳐가고 있거든요. 여러가지 이유들로요.
닭치고내말들어
13/06/27 01:05
수정 아이콘
방금 자전거타고 25km 뛰고 들어와서 씻지도 않고 키보드 붙잡고 내가 뭐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 찰나였습니다, 사실. 껄껄..
13/06/27 01:06
수정 아이콘
잘하셨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pgr에서 열심히 키배하다가 환멸을 느끼고 흑화해버린 케이스라서요
차라리 디씨처럼 시원하게 욕을 싸지르고 가던가 자기 똥싸고 홀라당 가버리던가 해야 스트레스를 안받는데
pgr에서는 격식차리고 예의지키면서 비꼬는 댓글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분명 말에 논리는 없는데 예의가 있고 문자로 보니까 왠지 그럴싸한 주장이 되죠.
뭐 그게 키보도의 본질이기는 하겠지만.
르웰린견습생
13/06/27 01:07
수정 아이콘
다시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꼭 돌아와 주세요!!

아마 돌아오셨을 때 첫 게시글은 류현진 글이 아닐까요?
조심스레 예언을!! 흐흐~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13/06/27 01:09
수정 아이콘
정치관,종교관,개인신념등을 떠나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뭐 기대는 안하지만요...
옆집백수총각
13/06/27 02:09
수정 아이콘
저도 커플보면 화가납니다
힘내세요
애패는 엄마
13/06/27 03:49
수정 아이콘
쉬고 활기차게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13/06/27 05:1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일찍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저도 정말 자기 생각은 상식이고 남의 생각은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몇분이 쪽지 폭탄을 보내셔서 탈퇴했다가 1년만에 복귀했어요.
Paranoid Android
13/06/27 06:55
수정 아이콘
요즘들어 그냥 댓글도 거의 안달게 되네요.
소모적인 논쟁이나 어그로를 덥석덥석 물게되더라구요.
터치터치
13/06/27 09:42
수정 아이콘
댓글들이 너무진지하네요. 그래도 빠지면 안될것같아 남깁니다.

네~ 저녁에 뵈요...
13/06/27 10:13
수정 아이콘
지쳐 떨어지게 만드는 게 그들이 원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스스로가 방전되는 느낌이 들땐 심호흡 한번 하고 푸시업도 한번 하고 하면서, 길게 끈질기게 버텨볼랍니다. 우리 같이 버텨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822 [일반] 수능강사 이현님이 말하는 언론조작 [28] MDIR.EXE6670 13/06/27 6670 6
44821 [일반] 새누리, '자폭 김무성'에 "언행 조심하라" [12] Lgw8276218 13/06/27 6218 1
44820 [일반] [K리그] 올해 K리그 클래식 대박입니다!!! [18] lovewhiteyou5586 13/06/27 5586 2
44817 [일반] 오늘으 국정원 늬우스 (6/27) [19] 어강됴리6492 13/06/27 6492 2
44816 [일반] 내, 내가 종북이었다니... [49] 보고픈6519 13/06/27 6519 1
44815 [일반] 중국 역사의 공금 횡령 스케일 [14] 신불해9397 13/06/27 9397 5
44814 [일반] 오빠가 초밥 사줄께, 초밥 먹으러 가자. [41] Realise9661 13/06/27 9661 9
44813 [일반] [오피셜] 유벤투스, 카를로스 테베즈 영입 [6] 반니스텔루이4607 13/06/27 4607 1
44812 [일반]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님, 철도 민영화를 막아주세요. [36] 마르키아르7439 13/06/27 7439 23
44811 [일반] 女아이돌 칼군무 모음 [19] Anti-MAGE5752 13/06/27 5752 0
44810 [일반] 나... 나도 괴벨스 얘기할 거야! [16] OrBef8078 13/06/27 8078 16
44809 [일반] [계층] 캐릭터의 취향에 관한 썰. [48] Cool Gray4994 13/06/27 4994 0
44808 [일반] PGR 쉬려고 합니다. [13] No.424840 13/06/27 4840 2
44807 [일반]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이치로 9회말 끝내기 홈런) [10] 김치찌개4849 13/06/27 4849 0
44806 [일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가장 많은 국가 Top10 [7] 김치찌개5122 13/06/26 5122 0
44805 [일반] 그 애 [7] 김치찌개4649 13/06/26 4649 3
44804 [일반] 실제 지식과 자신이 느끼는 지식의 차이 [15] SaiNT4502 13/06/26 4502 0
44803 [일반] <단편> 디링디링-10 (급전개!!입니다.) [5] aura7200 13/06/26 7200 1
44802 [일반] 박근혜는 국정원 개입으로 부정하게 당선된것에 대해 사과 정도는 해야... [262] 마르키아르11066 13/06/26 11066 10
44801 [일반] 3년전 그 날 [3] 반니스텔루이4792 13/06/26 4792 0
44800 [일반] [2013.07.01] Dynamic Duo 7th Album (+Track List) [10] Hsu3851 13/06/26 3851 2
44799 [일반] 국정원과 nll 그리고 민주당 [28] Jay4912 13/06/26 4912 0
44798 [일반] [국대] 축구 국가대표팀, 8월 14일 페루와 친선경기 확정! [7] 광개토태왕4975 13/06/26 497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