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크 영웅전에서 나온 로마로 가기전 피로스와 신하 키네아스와 대화

키네아스 : "전하, 로마인은 대단히 호전적이고 아주 뛰어난 전사라고 합니다. 또 그들은 이탈리아 반도의 용맹한 민족들을 모두 제압했습니다. 만약 그 로마를 물리치게 되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피로스 : "물을 필요도 없지. 일단 로마를 정복하게 되면 그리스 인이건 다른 야만인들이건 우리에게 저항할 수 있는 나라는 더 이상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는 당연히 우리의 차지가 되겠지. 로마가 얼마나 부강한지는 그대도 잘 알고 있지 않는가?"

키네아스 : "그럼 이탈리아를 정복하신 다음에는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피로스 : "이탈리아 옆에는 두 팔을 크게 벌리고 우리를 부르고 있는 부유한 시칠리아가 있지 않은가? 시칠리아는 부유하고 주민도 많지만, 참주 아카토클레스가 죽은 후에는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으니 어렵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있지 않겠는가?"

키네아스 : "맞습니다. 그럼 시칠리아를 정복한 다음에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피로스 : "전쟁에서 승리를 안겨주는 것은 오직 신만이 하시는 일이지만, 내가 지금 이야기한 것들은 단지 서막에 불과할 뿐이야. 시칠리아를 정복하고도 바로 코앞에 있는 카르타고와 리비아를 두고 보는 사람이 있겠어? 시라쿠사에서 도주하여 불과 몇 척의 배를 가지고 바다를 건넌 아가토클레스도 기습 점령한 나라들이 아닌가. 이 나라들을 정복한다면 감히 어느 누구도 나에게 덤비지 못할 것이다."

키네아스 : "그렇겠지요. 그런 큰 힘이 있다면 마케도니아와 그리스 전체를 지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모든 나라들을 정복한 다음에는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피로스 : "그거야 편히 살아야겠지. 하루 종일 마시고 즐거운 이야기나 나누면서 말이야

키네아스: 왕께서는 지금도 편안히 쉬면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살 수 있습니다. 지금의 삶을 얻기 위해 많은 피를 흘렸고, 무던히 애를 썼으며 위험에 부딪쳤으며 왕께서도 피해를 겪었고 남들에게도 피해를 주었는데, 이제 이렇게 얻은 편안한 삶도 마다하며 또 무엇을 계획하여 고생을 하시려 합니까?"

인간의 욕심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대화라고 봅니다. 키네아스의 말은 타당해 보이지만 만약 피로스의 욕심이 없었으면 피로스의 국가 에피로스가 강해 질 일도 없었죠. 그리고 로마와 싸우게 되면서 역사에 크게 이름을 남길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때문에 희생당한 사람을 생각하면 그딴게 무슨 필요인가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