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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4 13:23:32
Name 화잇밀크러버
Subject [일반] 동네 빵집
제가 빵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제법 즐겨먹는 편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5분 거리에는 체인점이 아닌 개인이 하는 동네 빵집이 하나 있었는데
그 빵집은 주변에서 맛 좋기로 꽤 유명한 빵집이기도 했고 실제로 맛도 있었습니다.

4층으로 이루어진 맘모스 빵과 감자가 듬뿍 들어간 고로케 빵, 적당히 달달한 밀크쉐이크는 제가 무척 즐겨먹던 것들이었죠.
특히 고로케는 천원의 가격에 튼실한 속 알맹이, 느끼하지 않은 맛으로 두 개도 먹을 수 있었고
두 개만 먹어도 허기를 지워주는 맛과 가격, 양까지 적절함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빵이었습니다.

바로 맞은 편에 파리바게트가 입점했었지만 그 빵집 때문에 한번 철수까지 했을 정도로 위력이 있는 빵집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그 빵집은 뚜레주르로 바뀌었습니다.
그 곳에서 오랫동안 빵을 만드시던 분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게 된 것이죠…….

어쩔 수 없는 변화입니다만 체인점마저도 누르던 빵집이,
좋은 맛으로 빵을 살때면 언제나 찾아갔던 빵집이 체인점으로 변한 모습에 너무 허탈해졌습니다.
친절하고 친해졌던 주인 아주머니는 뚜레주르로 바뀌었어도 그대로 계셨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느껴지는 배신감과 이미 찾을 수 없는 빵맛에 다시 찾게 되지 않았습니다.
뚜레주르에서는 제가 원하는 맛을 얻을 수 없으니까요.

이렇게 사라져감으로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 하나 늘어났네요.

p.s 다른 곳에서 파는 고로케를 먹고 있으니 문득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추억으로 미화된 맛이겠지만 역시 그 고로케 맛이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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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24 13:36
수정 아이콘
재밌는점은 동네 빵집중에 연명 수준으로 살아남는게 아닌 빵집은 기업화 되어가고 있는거라고 생각됩니다.
00당, 00명과 뭐 이런곳 말이죠.
그리곤 00당 어디점 이런식으로 몇군데 더 늘어나더군요.
차별화된 맛, 하지만 비싼가격;;

어찌 생각하면 낭만시대가 끝나가는거라고 생각되서 저두 많이 서운하네요 ^^;
쎌라비
12/11/24 13:38
수정 아이콘
저희동네에도 그런 빵집이 하나있는데 장사가 안되는지 아니면 사업을 확장한건지 최근에는 담배, 아이스크림까지 팔더라고요... 씁쓸하면서 안쓰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하심군
12/11/24 14:11
수정 아이콘
저희동네 빵집은 아직은 장사가 잘되서 좋더군요. 무엇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한정된재료안에서 요즘 빵집 트랜드를 쫓아가려는 모습이 정말 보기가 좋습니다.(언젠간 마카롱을 만든적이 있어요! 실패작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저희동네 빵집이 다른동네 빵집에서 배워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맨날 크림빵, 팥빵, 피자빵......
12/11/24 15:26
수정 아이콘
동네 빵집이 살기 어려운 세상이죠.
12/11/24 15:28
수정 아이콘
혹시 고양시 능곡아닙니까?
저도 그매장과 인연이 있어서 잘압니다. [m]
배욘세
12/11/24 15:31
수정 아이콘
혹시 고양시 원당아닙니까?
늘푸른솔솔솔솔
12/11/24 16:17
수정 아이콘
포항에도 마인츠돔이라는 잘나가는 빵집이 있는데..
다른 곳보다 맛있는 편이긴 한데 가격이 좀 쎄네요.
국내외 가리지 않고 무슨 제과, 제빵 대회는 그렇게 많은지 툭하면 무슨 대회 1등 플랭카드 걸려있고...
와 정말 맛있다~~~ 할만큼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오랫동안 여기 빵만 먹어서 그런가 봅니다.
가끔씩 다른 도시나 포항 반대편 쪽에 누구 만나러 가게 되면 꼭 그 집 빵 사다 달라는 사람들이 많은걸 보면요.
홍승식
12/11/24 17:17
수정 아이콘
미인츠돔도 프랜차이즈입니다. 가맹점이 많이 없지만 서울에도 몇개 있네요.
바나나배낭
12/11/24 18:10
수정 아이콘
2살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아버지께서 빵집 하셨었네요.(80년대후반~90년대 중반) 종업원은 우리 엄마! (저도 가끔 포장정도는 돕곤 했었습니다 하하;;) 그때 그만두신게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인건비, 재료비는 미친듯이 오르는데 빵값은 거의 그대로..

수작업으로 빵 일일히 하나하나 다 만들어서 구워서 파는건 정말 경쟁력 떨어집니다. 없어질 수 밖에 없어요. 구조적으로 프랜차이즈가 월등히 유리합니다. 일반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맛의 표준화"만 이루어지는데 반해, 빵집 프랜차이즈는 "맛의 표준화" + "대량 생산"까지 더해집니다.

어머니 아버지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빵 만들고 굽고 했었는데, 그시간에 프랜차이즈는 그게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져서 배송되니.. 이거 뭐 경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쭈구리
12/11/24 20:15
수정 아이콘
동네 빵집에 관해서는 이 글(http://killjoys.egloos.com/4671150 )에 대체로 동의하게 됩니다.
대기업 빵집의 대대적인 침투가 그리 달갑지는 않지만,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일본식 빵만을 백화점식으로 파는 동네 빵집이 대기업 빵집에 비해 나은 대안이냐면 그건 아니거든요.
홍대를 위시하여 달콤한 디저트용 빵이 아닌 유럽식 식사빵을 주로 파는 빵집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런 빵의 기본에 충실한 빵집들이 프랜차이즈 빵집들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합니다.
12/11/24 22:48
수정 아이콘
프렌차이즈의 가장 큰 장점은 가맹점 할인 아닐까요. 예전에 한참 파리바게트 SKT VIP 할인액이 어마어마 했죠.
고로케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저희 동네에도 개인이 운영하는 고로케가게가 있는데 개당 1000원에 팔거든요.
맛은 오리지날, 카레 , 해물, 치즈 4가지 있고 하루에 100개만 만드는데 오후 2~3시쯤에 가면 다 팔리고 없더라구요.
기회가 생겨서 몇번 먹어봤는데 괜찮아서 생각나면 자주 가는데 품절되고 없을때가 많아서 아쉽네요
12/11/24 23:16
수정 아이콘
군산 어느빵집이 없어진거에요?
이성당 말고 경쟁력 있던 빵집이 Lee베이커리하고 영국빵집...또 어디있었죠?
나름 이성당의 맛을 느낄 수 있는곳은
이성당의 체인? 2호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나운동의 Lee베이커리가 있고...
이성당 주인할머니의 아드님이 운영하고 있는 앙꼬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빵집도 있습니다 서울 예술의전당 근처에~
히히멘붕이
12/11/25 00:01
수정 아이콘
옛날부터 들어와있던 빵집 바로 건너편에 파리바게트가 생기고 나서 동네 빵집 망하겠구나 생각했는데, 7시 이후 빵값 할인, 무료 시식 행사 등 의욕을 잃지 않으시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퇴근길에 카스테라 하나 사왔습니다.
.....빵에 곰팡이 피어있더군요. 화가 치밀어서 당장 환불하러 갈까 하다가 걍 기부하는 마음으로 참고, 빵은 버렸지요. 그 뒤로는 걍 파리바게트에서 빵 삽니다-_-;;
12/11/25 17:23
수정 아이콘
저도 군산 사는뎅, 이성당은 끝까지 살아있었으면 좋겠네요..
물론 이성당 빵이 정말 맛있기도 하고, 장사 되는거나 소문으로 들리는 이성당 집안 재력을 보면 쉽게 망할것 같진 않지만요 ^^ 흐흐..
주본좌
12/11/25 23:35
수정 아이콘
아.. 빵굽는작은마을 기억나네요. 예전에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가서 빵살때 종류도 괜찮고 좋았는데..

이성당은 망하지 않을겁니다. 예전에도 장사는 잘됬지만 몇달전에 집에 내려갈일이 있어서 가는길에 봤더니 사람들이 줄서있더라구요..-_-

개인적으로 신기했다는~
확고한신념
12/11/26 05:43
수정 아이콘
근데 왠만하면 체인점 빵집이 맛있긴 해요 신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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