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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6 20:46:3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14세기에 자동차를 타고 15세기에 인터넷을 할 수 있었을까?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는 기독교가 공식적인 국교로서 인정되기 전까지는 자유로운 철학적 토론과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탐구가 가능했던 시기였습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이루어졌던 과학적 업적들은 지금으로부터 수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그 세월의 무게에 비했을 때 놀랄만한 것이었지요.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투스(BC 485 – 425)는 이 세상의 모든 물질들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은 입자인 아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으며 유클리드 (BC 325 – 265)는 기하학을 완성했고 아르키메데스(BC 290 - )는 파이(π)를 발견했으며, 에라토스테네스(BC276 – 194)는 지구의 둘레를 1%이내의 오차로 계산해 내었고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들은 태양이 중심이 되는 천문관을 설파했으며 기하학자들은 1년의 길이가 365일과 1/4라고 주장하면서 매 4년마다 “윤년”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모든 성과들은 다 지금으로부터 2천 년도 더 전에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이러한 과학적 성과들 이외에 철학적인 면에서도 고대 그리스나 로마는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상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크로스(BC 341 – 270)는 우주의 모든 물질은 다 기본 입자인 아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아톰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부딪치고 결합하고 해체하면서 만물이 생성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고 보았습니다.

에피크로스는 또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고 인간 역시 이러한 아톰의 활동으로 생성된 존재일 뿐이고 인간이 죽으면 이러한 아톰들이 다시 해체하여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보았으며 따라서 영혼 역시 육신의 해체와 함께 사라지며 사후 세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에게 있어서 인간의 삶의 목표는 즐거움은 최대한으로 추구하고 고통은 최소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사후 세계란 존재하지 않기에 사후에 있을 보상이나 징벌을 두려워하여 현실의 삶에서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거나 일부러 고통을 참고 감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이었지요.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학문적 환경은 매우 자유로웠습니다. 철학자들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었고 토론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우주, 인간에 대한 탐구 역시 아무런 제약이 없었지요. 이집트의 수도였던 알렉산드리아에는 그리스, 바빌로니아, 이집트, 유대인들의 문화들이 집약되어 있는 Museum이라고 불리던 건물이 있었습니다. 막대한 양의 파피루스들이 그곳으로 모였으며 많은 학자들이 알렉산드리아로 와서 서로 토론하고 연구하며 학문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는 기독교가 로마의 공식 종교로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변하게 됩니다. 기독교는 다른 종교들을 인정하지 않았고 알렉산드리아에 있던 타 종교의 신전과 사원들은 파괴되기 시작했으며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많은 고대의 파피루스들은 이교도 문화의 산물이라는 이유로 파괴되거나 소각되었습니다.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절대적 존재인 단 하나의 신을 위한 종교였으며 인간들은 그 분의 뜻에 따라 쓰여지는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오직 신께 헌신하는 삶만이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가 되었으며 인간에 대한 탐구는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습니다.

현세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은 죄악시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겪으셨기에 우리 인간들도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심심찮게 자신의 몸을 스스로 채찍질 하면서 피를 흘리는 것이 그 분을 따르고 기리고자 하는 소중한 의식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신을 위한 삶을 살지 않고 죄악을 저지르는 자는 죽어서 심판대에 오르게 되고 지옥불의 뜨거운 고통을 영원히 겪게 될 거라고 하였습니다. 사후 세계에서의 보상과 징벌, 그리고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공포는 종교를 유지시켜주는 근간이었습니다.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믿지 않고 자연이나 우주를 연구하는 일 역시 금지되었습니다. 우주에는 인간 말고도 다른 외계의 생명체가 있다고 주장했던 이탈리아 사람 지오다노 부르노는 8년 동안의 수감 생활과 종교재판 끝에 1600년 2월 17일 로마의 Campo dei Fiori로 끌려 나와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가 머리가 깎이고 당나귀에 태워져 화형 장으로 끌려 나올 때 종교 당국은 그가 쓸데 없는 요설로 시민들을 동요시킬 까봐 커다란 핀을 그의 한쪽 뺨으로 통과 시키고 혀를 관통시켜서 다른 쪽 뺨으로 찔러 넣었으며 그것도 모자라서 또 다른 핀을 입술 위에서 아래로 관통 시켜서 마치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간과 우주 자연에 대한 탐구는 긴 세월 동안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인간은 주체적인 삶을 사는 존재가 아니라 신을 위한 도구로서의 삶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은 15세기에 여러 인문학자들에 의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전들이 재발견되고 재평가 되면서 시작된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나서야 서서히 부활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만큼 허무한 것도 없다고 하지만 만약 기독교가 중세 유럽을 지배하지 않았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철학적 사변과 인간과 자연 우주에 대한 탐구 정신이 계속 유지되었더라면 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자동차, 컴퓨터, 인터넷 이런 것들이 최소 몇 백 년은 더 일찍 우리에게 그 모습을 선보이지는 않았을까요? 경복궁에 LTE망이 깔리고 세종대왕과 영의정 황희는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겠지요.
만약 그랬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요?


뱀발) Stephen Greenblatt가 쓴 책 The Swerve를 읽고 나서 쓴 허접한 감상문입니다…그래도 책을 읽고 나니 저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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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BBbr
12/10/26 20:51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가 있다면 지금은 이게 더 중요하다 할 정도로 뭔가 할 얘기가 많은데 지금은 못 할 거 같아요 orz;;;;;;;;
jjohny=Kuma
12/10/26 20:54
수정 아이콘
https://pgr21.co.kr/?b=5&n=1771
이미 토게에서 Orbef님의 발제로 관련 주제에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지요. (151플에 육박하는...) 참고하셔요.^^

p.s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아니다' 쪽인 것 같고, 저 토론의 흐름을 보며 그 생각이 좀 더 확고해졌습니다.
jagddoga
12/10/26 21:01
수정 아이콘
근데 이건 조금은 서양 중심적 사고가 아닐까 생각 되기도 합니다.
12/10/26 21:1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란 결국 커다란 흐름에 의해 흘러가는 것이며,
만약 기독교가 전파되지 않았더라도 그와 유사한 무언가가 그 시대를 지배했을 겁니다.

애초에 전제가 좀 잘못되었다 생각하는 게,
기독교가 전파되어 어떠한 결과를 낳은 게 아니라
그 당시의 어떠한 사회적 요구 혹은 목적이 기독교를 불러왔다가 더 정확하지 않나 싶네요.
그렇구만
12/10/26 21:2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이런질문 있었던거 같습니다.
현대의 총이 조선시대에 뚝하고 떨어지면 조선사람들이 그것과 똑같은 성능으로 총을 만들수있을까?
결론은 불가능이었던거 같습니다. 총에 들어가는 스프링도 못만드는 기술력이라고 말이죠..
뭐 이글은 발전이 좀더 빨리되지 않았을까에 초점이 맞춰진거 같지만 개인적으로 발전이라는게 단계가 있다고 봅니다.
어떠한 무엇인가 발견되고 그것을 응용해 상용화되기까지의 단계.. 전 그 단계가 순차적으로 와서 지금의 순간이 왔다고 생각해봅니다.
몽키.D.루피
12/10/26 21:27
수정 아이콘
그리스 사람들은 사실 철저하게 종교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도 사실 유물론의 시작이라기보다는 그 때 당시에는 영혼의 개념이 지금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육체와 영혼이 거의 동일 시 되었죠. 육체와 영혼을 완벽하게 분리하고 생각한 것은 신플라톤주의 플로티노스에 이르러서야 등장합니다. 이전까지는 혼재되어 있는 양상이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의외로 성경에도 육체와 영혼이 동일시 되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신플라톤주의가 기독교내에 들어오면서부터 기독교에서도 영적 존재를 강조하게 됩니다. 그러니깐 그리스 사람들이 완전히 유물론자라는 건 좀 의문이긴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철저히 종교적인 유물론자? 뭐, 이렇게 말하면 되나요?? 근대 과학적인 사고 방식이 그 당시 아이디어에서 차용된 면도 있지만 사실 르네상스의 그리스로마 사상도 그 때 당시의 지식인들이 이해하는 그리스로마였던 것이죠. 당시 천문학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근대 이후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과학적인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무질서의 신과 질서의 신이 싸우는 과정에서 우주는 절대적인 질서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철학자들의 신이 서서히 등장하였고 그게 고대 근동이랑 페니키아의 천문학과 수학과 만나면서 피타고라스 등에게서 철저히 질서정연한 우주론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론은 과학적이라기보단 종교적이고 그 종교적인 이론이 르네상스 시대에 재발견되면서 과학화 된 것이죠.
제 생각에 그리스 로마의 철학적인 사변이 계속 남아있었다면.. 아마 더욱더 철저하게 종교적인 세상이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기독교의 신도 아니고 과학자들의 신도 아니고 어떤 종교의 신도 아닌, 철학자들의 신이었겠죠. 그 철학자들의 신은 세상을 만들었기만하였지 참견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은 필연적으로 흘러갈 뿐이고 우리는 그 운명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토아철학자들은 그 운명에 따라서 사는 게 인간이 신을 초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기기도 했구요. 철저히 금욕적인 생활을 살았죠. 신들은 그런 운명을 겪어보지 못했지만 인간은 견디고 살아냈으니 우리가 신보다 짱 쎄질 수 있다!! 뭐, 이런 겁니다. 물론, 여기서 '운명'이라는 것도 일종의 신적인 의미이고 모든 (하위)신들과 인간들이 다 따라야할 궁극적인 신이 되기도 하구요.
뭐, 결론은 그리스철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과학이 되지는 않습니다. 과학은 근대 서양 사람들의 발명품입니다. 물론 그리스 사람들이 아이디어는 제공했겠죠.(그럼, 동양에는 과학이 없었냐?? 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과학이라는 건 일종의 사고방식이고 그건 서양의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양은 같은 과학적인 결과를 놓고도 전혀 다른 사고방식으로 사고를 했다고 봅니다.)
Neandertal
12/10/26 21:31
수정 아이콘
몽키.D.루피 님// 제가 잘 몰랐던 부분인데 덕분에 또 하나 배워갑니다...결국 과학적 사고를 무엇때문에 하게 되었는가가 문제의 핵심이 되겠군요...
12/10/26 21:33
수정 아이콘
종교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난멸치가싫다
12/10/26 21:35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없다->반달족이 레오 1세의 말을 들어줄 이유 없음->대학살->서로마 및 라틴 문화 완전 소멸->남은 민족 및 국가들은 게르만, 고트, 반달, 훈족, 스키타이 등등등.

기독교가 없다->발전되고 '세련된' 최신 종교였던 이슬람교로 뭉친 중동국가들에 대항할 유럽의 정신적 지주가 없음->717년에 동로마 제국 멸망->분열되어 있던 서유럽 각개격파->세계는 이슬람의 손 안에 들어감.


로마 북쪽과 남쪽에 살던 야만족들이 로마의 잔존 문화를 존중하고 가꾼다거나 이슬람이 기독교보다 과학의 발전에 더 많은 도움을 줬을 거라는 무리수적인 해석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 기독교가 사라졌을 경우 서양 문화는 최소 500년 이상 후퇴했을 겁니다.
12/10/27 00:56
수정 아이콘
본문 글에서 이런 심한 정치적인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했을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기독교가 없었다면 로마의 모양 자체가 역사와 많이 달랐을테고, 동로마 서로마 분열도 없었을테고 기타등등... 진지하게 따져보자면 변수가 너무너무 많아서 말 한다는거 자체가 힘들지 않을까요 ;;

그리고 기독교가 없다면 이슬람교도 없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기독교' 를 정하는 범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와 같은 글에서는 유대교를 비롯한 야훼를 신으로 모시는 모든 종교를 배제한다고 생각이 되는게 저뿐인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절름발이이리
12/10/26 21:37
수정 아이콘
과학이나 사고방식 자체만으론 이론적 토대만이 나올 수 있을 뿐, 그것이 실제로 인간 사회 전반에 자리잡으려면 그 국가나 사회의 수요가 중요하지요. 그리고 그 수요는 사회 구조, 정치적 발전수준과 별개일 수가 없습니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예컨대 인류는 달을 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인류는 달에 거의 가지 않고 있지요.
Neandertal
12/10/26 21:42
수정 아이콘
절름발이이리 님// 제 가정이 지나친 단순화라는 것은 사실 글을 쓰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회원님들 덕분에 확실히 각인이 되었습니다...^^
피자21
12/10/26 21:45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기독교 하나만의 영향만으로 몇백년이나 과학 발전이 차이가 나게 될 수 있었는지 어떤지는 알수 없지만..
그래도 뭔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서 충분히 가능했을법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반대로 몇백년 더 늦어지는것도 가능했을것 같구요.
흰코뿔소
12/10/26 21:45
수정 아이콘
몇 가지...불가능하다는 생각의 근거를 말씀드리자면

1. 과학의 발전과 기술의 발전은 별개 입니다. 과학이 발전한다해도 그것을 이용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술이 발전되어야 합니다.
그 시절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되었는가....를 생각한다면 기하학이나 지구의 반지름, 태양 주기 등 알아내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2. 원자에 대한 기원전의 생각들은 모두 '사상'입니다. 막연한 상상이죠. 근거가 없습니다.
이것이 과학 혹은 현실적인 산업이나 기술에 연결되기까지는 까마득한 거리가 있습니다.

과학적 방법은 근대에 와서 정립된 것입니다. 당시의 것은 과학이라기 보다는 논리학의 시작...정도로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절름발이이리
12/10/26 21:52
수정 아이콘
문득 옛날에 재밌게 봤던 오거스 02가 떠오르는군요. 몇몇 세계가 섞여버리면서, 근대정도의 발전도를 지녔던 세계에 거의 십세기는 후에나 나올까말까한 오버테크놀로지 메카닉들이 드랍됨으로 인해 형성된 스팀펑크 세계관..
12/10/26 22:01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이런 떡밥 하나 던져주시니 재미있고 유익한 리플이 많이 올라오네요. 흐흐
12/10/26 22:07
수정 아이콘
근대의 시작이라는 증기기관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5978

정확한 자료가 없어서 확언은 못하겠지만
기독교가 없었던 동양에서 기술자들이 증기기관을 실용화해서 사회를 바꾸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Colossus
12/10/26 22:41
수정 아이콘
기독교가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건 맞지만 다른 개체에 상관없이 혼자서 역사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서...개인적으로 이런것도 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XX만 아니었으면'은 결과론의 가장 흔한 패턴이죠.
물만난고기
12/10/26 23:07
수정 아이콘
특정한 기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이 대거 쓰일 수 있는 사회적 풍토와 여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기독교가 그런 사회구조를 늦추기는 했으나 기독교가 없었다고 그런 사회가 빨리 도래했을까도 의문입니다.
Neandertal
12/10/26 23:14
수정 아이콘
sungsik 님// 물만난고기 님// 흠...그렇다면 오히려 기독교는 르네상스 이후 과학과 산업의 발전에 본의 아니게 지대한(?) 공헌을 한 셈이 될 수도 있군요...반작용으로 인해...^^
이거 어째 점점 15세기에 인터넷을 할 수 있었을 까가 문제가 아니라 21세기에라도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쪽으로 흘러가는 거 같네요...^^
12/10/27 00:59
수정 아이콘
글의 범위가 너무 넓게 잡아서 이런 저런 얘기가 들리는 거 같은데

"중세 서양의 지식을 대하는 태도가 기독교적 신 중심적 태도가 아니라 그리스 시대의 문화였다면" 이라고 조건을 바꾼다면 가능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400년은 아니더라도 100~200년은 당겨지지 않았을까요.
12/10/27 02:29
수정 아이콘
15세기에 인터넷이 되었다면 우린 지금 메트릭스 안에 갇혀 있을 겁니다.
12/10/27 15:42
수정 아이콘
인간은 과학성과 종교성을 '둘 다'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어느 한 쪽을 가지고 있다고 반대쪽이 없지는 않아요.
종교의 기반은 '신비' 이고, 과학의 기반은 '논리' 입니다. 그리고 신비함을 믿는 사람이라고 해서 논리성이 없는건 아니에요.
간혹가다가 그 '신비'를 마치 '논리'인양 꾸미려 드는 사이비들이 문제를 일으키는거지......

예를 들어보면...
중세 시대에도 연금술은 끊임없이 연구가 됐죠? 그게 동기는 엉뚱할지라도 결론적으로 화학 발전에는 큰 영향을 줬습니다.
중세 시대에 아무리 과학에 대해 터부시했다고 해도, 사람들은 더 나은 농기구와 수레와 무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현재도 그렇듯이,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술 연구는 언제나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을 줍니다.
더 튼튼하고 날카로운 칼, 부드러우면서 질긴 가죽 세공술, 지랫대의 원리를 이용한 공성병기 등등...
또한, 보석 세공이나, 금속 세공 및 순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들이라던지,
건축술이라던지, 염색, 직물, 농경... 등등은 꾸준히 발전해 왔지요.
그런 기반들이 축적돼고 축적돼서 현재에 이른거라 봅니다. 기술발전이라는게 어느 순간 '빵!' 하고 터지는게 아니에요.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했어도, 여전히 사람들은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할때는 배를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진공관으로 컴퓨터를 만들던 시대에만 해도 스마트폰 같은게 나올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을겁니다.
루머성이 있지만, 빌게이츠도 640kb 면 컴퓨터의 용량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시대가 바로 얼마 전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술들이 점점 고도화돼면서 지금의 시대가 이뤄진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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