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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15 18:32:16
Name 제네식
Subject [일반] 외선순환차
지난 토요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신촌역에 정차하고 차 문이 열린 순간,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짐 놓는 선반 위의 물건을 들고 서둘러 나갑니다.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참에, 남자는 역사 벤치에 앉은 여자에게 다가가 물건을 건넵니다.
그림을 가지고 다닐 때 쓰는 검은색 화판입니다.
여자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신촌 다음 역은 홍대입구역. 내가 탄 차는 외선순환차.
아! 그제야 무슨 일이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닫히는 지하철 문 너머, 잃어버린 소중한 작품이 한 바퀴 되돌아올 때까지 기다린 연인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여자친구를 웃으며 달래주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저도 미소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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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04
12/10/15 18:35
수정 아이콘
열차가 올때마다 매번 확인했었겠네요
홍삼먹는남자
12/10/15 18:35
수정 아이콘
아름답네요. 하지만 PGR답지않아...
A Peppermint
12/10/15 18:36
수정 아이콘
뭔가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올법한 이야기 입니다.. :)
내조하는남자
12/10/15 18:38
수정 아이콘
아.. 보기에 정말 훈훈했겠어요...
이럴땐 남친이 있다는게 여자측에서는 안도감과 남친이 듬직해보이죠.
하지만 솔로분들은 시기와 질투의 불꽃이...
설탕가루인형형
12/10/15 18:39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Lainworks
12/10/15 18:44
수정 아이콘
다음부턴 서울메트로에 전화합시다.
대충...몇시쯤 지나갔고, 몇호선이고 어디부터 어디 구간 안에서 잃어버렸다고 전화하면 역무원이 출동해서 찾아 보관해줍니다.
jjohny=Kuma
12/10/15 18:48
수정 아이콘
나도 열차 한 바퀴 도는 동안 기다려줄 수 있는데...
진중권
12/10/15 18:49
수정 아이콘
뭐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멋있네요..
12/10/15 18:50
수정 아이콘
왠지 한 바퀴 돌때까지 그냥 기다리진 않았을 것 같고
순환선이니 반쯤 앞지러가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냥 한 바퀴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김어준
12/10/15 18:53
수정 아이콘
저도 누군가를 위해 기다릴 수 있습니다.
12/10/15 18:57
수정 아이콘
이해를 못하겠네요..

여자가 작품을 잃어버린 건 알겠는데
남자가 어떻게 찾아준거죠..?

설마..
그냥 한바퀴 돌 동안 기다린거에요 -_-?
그랬다가 누가 들코 날르면 어떻게 하려고 '';;
그리메
12/10/15 18:58
수정 아이콘
그 짧은 광경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것에 더 박수를 보냅니다 사실 호선번호나 내린 시간만 알면 금방 상황 파악 가능한데 커플의 경우 고생을 좀 더 한 경우군요
DavidVilla
12/10/15 19:12
수정 아이콘
당연히 역에서 근무하는 안전요원(검은 옷 입으신..)일 줄 알았는데, 남자친구였군요..ㅜ

훈훈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아라리
12/10/15 19:36
수정 아이콘
아 따숩다..
근데 리플은 별로 안따숩네요.. [m]
12/10/15 21:01
수정 아이콘
뭔가.. PGR 인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댓글들이...
저도 동참해 봅니다. ㅠㅠ
12/10/15 23:23
수정 아이콘
추천수에 속았다.. 엉엉!
혹은 그 남자가 요원,직원..일 수는 없는건가요? 후자라면 무척 훈훈한 이야기인 게 맞습니다만...
바나나배낭
12/10/15 23:49
수정 아이콘
역시 리플이 피지알 스타일 크크크
12/10/16 02:49
수정 아이콘
오... 추억이 생각나는군요...
저도 대학교 때 중요한 노트를 놓고 내려서 진짜로 한 바퀴 돌아온 다음에 찾은 적이 있습니다(20년도 넘었네요 -_-).
역무실에 물어보니 본인이 언제 하차했는지만 알고 있으면 그 차가 언제 돌아오는지 가르쳐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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