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자게에 영어에 관한 글이 올라오길래 제가 영어공부한 방법을 써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영어를 그렇게 잘하지는 못합니다. 그냥 해외영업이 주업이라서 해외영업에 지장이 없을 만큼, 제가 하고싶은 말은 다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저는 질풍노도의 고등학교시절과 대학교 2학년까지 따로 영어 공부를 해 본적이 없습니다. 군제대후 앞으로 뭐해먹고 살까 고민하다가 무역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그럼 영어공부를 해야겠군" 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동안 본 영어문법책은 성문종합영어 20페이지까지 보다가 던져번린 것과 맨투맨을 이해도 못하면서 건성으로 본게 다였습니다.
누나가 미국에 있어서 누나에게 부탁해 워싱턴dc에 있는 제일 싼 어학원에 등록하고 대구에서 회화학원 두달다니고 미국으로 갔습니다.
처절한 날들이었습니다. 말을 할줄도 들어도 이해도 못하는 상태에서 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전 어학원 통틀어서 한국사람이 네명정도 있었네요.. 일단 문법도 모르고 어휘도 모르고...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단어를 외우자"를 시작했습니다.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노트에 제가 모르는 모든 단어를 적고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화 상대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단어만 외웠습니다. 노트 좌측에 단어를 적고 우측에 뜻을 적고 우측을 가리고 뜻을 외우고 좌측을 가리고 단어를 외웠습니다. 눈떠있는 동안은 늘 단어장을 들고다니면서 항상 1페이지부터 끝까지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1페이지는 2천번 이상 외운것 같군요..
그러자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확실히 아는 단어는 들리더군요.. 그리고 간단한 문장도 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법도 발음도 엉망이었지만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이해해 주더군요.. 그러나 맨하탄과 맥도날드는 아무도 알아 듣지 못했습니다. 발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죠..
두달후 누나가 있던 뉴욕으로 학원을 옮겼습니다. 옐로페이지에서 어학원마다 전화해 제일 싼곳으로 결정했습니다. I20 발행하는 학원중에 젤 싼곳이었는데 한달에 400불 좀 안된것 같네요.. 시설도 별로였지만 한국학생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학원수업중에 나온 단어는 물론이고 TV에 나오는 단어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시각장애자를 위한 캡션기계를 설치해 모르는 단어를 모두 단어장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무식하게 외웠습니다. 1992년 당시 제일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Married with children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사미 스트리트..
이 무렵에 단어가 외워지는데는 두 단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첫번째 단계는 그 단어를 보면 해석이 가능한 단계
두번째 단계는 그 단어를 내가 떠올려서 말로 할 수 있는 단계
한 단어를 스무번쯤 외우면 첫번째 단계가 되고 백번 이상 외우면 두번째 단계에 들어갑니다. 외웠던 숫자에 비례해서 기억의 기간이 늘어납니다. 첫번째 단계에서 외우기를 중단하면 두세달 후에는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두번째 단계에 들어간 단어는 접촉이 없더라도 10년은 보장합니다. 1992년 당시에 외웠던 단어를 십몇년간 접촉하지 않다가도 바이어와 상담시 필요에 의해 기억해내서 쓸 수 있었습니다.
내가 영어로 말하기 위해서는 두번째 단계의 단어가 필요합니다. 말하기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어로 혼잣말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 내가 보는 모든 물건들을 영어로 말하면서 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버스를 탈때 I am waiting for a bus. The bus is coming. I am getting in the bus. I am grabbing a nob standing in the bus. 등등... 참고로 수잔베가의 tom's diner가 영어 공부하기 좋은 노래입니다.
참고로 문법은 롱맨에서 나온 문법책을 공부했습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어렵던 문법이 정말로 쉽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세권정도 공부했던것 같은데.. 토플이나 토익의 문법정도는 거의 틀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국 도착한지 6개월이 지났을때 모의 토플을 봐서 620점이 나왔습니다. 당시 좋은 점수였다고 합니다. 육개월 후에는 모든 에너지가 소모되어버린 느낌이서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공부를 설렁설렁했습니다. 홈식도 왔구요.. 결국 열달 있다가 유럽 배낭여행 마치고 바로 귀국했습니다. 귀국후 특별히 영어공부를 한적은 없고 졸업후 3년간 호프집을 경영한 관계로 영어와의 접촉은 아예 없었습니다만 1999년 아무 준비없이 토익 시험을 치니 915점이 나오더군요.. 비록 시간은 짧았지만 십개월간 공부했던 내용으로 지금까지 먹고살고 있습니다.
저보다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은 너무나 많으시겠지만 저처럼 효율적으로 하신 분은 별로 없으리라 자부합니다.
영어를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다른 좋은 학습법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