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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7/13 22:00:04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땡깡 부리기의 진수
관련기사

현행법 및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자기 주관적 잣대로 무시하고 어떤 명단을 5일간 불법 공개해 법원으로부터 이행강제금 1억 5천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은 어떤 의원이 오늘 강제이행금의 일부를 납부한답시고 돈을 보따리로 싸들고 찾아왔답니다. 듣기로 그 의원의 재산은 6억 6552만원이라 하길래, 보따리로 돈을 싸들고 왔다길래 한 번에 현금으로 통 크게 납부하시나 했더만, 웬걸, 관련 기사를 읽어 보니 들고 온 돈은 고작 481만원 가량이었고 저금통 몇 개까지 같이 들고 오는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이걸 까서 드려야 하네 어쩌네 하는 소리를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힘 있는 누군가(?)에게 핍박당하는 불쌍한 어린 양(?) 의 모습을 신문에 더 노출시키려고 한 모양입니다만 언제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내세워 법원의 결정과 현행법을 대놓고 무시한 주제에, 지금은 강제집행까지 당하자 가스불 올린 후라이팬 위에서 라틴댄스를 추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 실소만 머금게 됩니다. 뭐, 늘 일에 치여 사는 제가 그 광경을 직접 봤을 리야 없겠습니다만 글로써 전해지는 풍경은 동화에서 탐욕스러운 늑대가 발톱 내밀고 '엄마 왔다 문 열어라' 하는 것보다 백 배는 우스꽝스러웠습니다.


허나 황당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자고로 이런 일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법이죠. 소위 '영포게이트'가 대표이사 아저씨 한 명 바보로 만든 것에서 그치지 않고 벗기면 벗길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사안에서 '배'가 걸인 퍼포먼스였다면, '배꼽'은 강제이행금을 납부한답시고 벌인 걸인 퍼포먼스를 위해 동원한 '저금통'이 - 법원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딩된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저금통으로 납부한 일반 시민의 정치자금을 강제이행금으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이죠.) 더 큰 문제는 이것이 그 의원이 어떤 명단을 불법 공개했을 때인 두 달 전에 이미 내려진 유권해석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언론에 공개된 사실이고요.

한마디로, 법을 위반해서 내야 하는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또 법을 위반했습니다. 이미 국가기관에 의해 확인까지 된 사실인데도 그것을 또 대놓고 무시했습니다. 그런 범죄를 범하고도 그 의원은 '시민들의 정성을 실수로 따져보지 못했다'라고 단순 착오처럼 어물쩡 넘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가증스럽지만, 더 가증스러운 것은 자신의 불법행위에 대해 '명단 공개가 불법이라는 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끝까지 어깃장을 부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자금 통장이 압류당하자 "내가 2억원이 넘는 현금예금을 갖고 있다고 했다는데, 이는 개인과 국회의원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 이라고 말하면서 돈 없어 불쌍한 티를 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참 웃깁니다. 명단 공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한 거잖습니까. 에라 이 양반아.


뭐 이해는 갑니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돈의 몇단계 하위 단계에는 한없이 무감각해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재산이 6억이나 되시는 분이 고작 11만원 가지고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누가 지적했을 때 그게 위반이라고 하는 말이 귓가에 들리기나 할지도 의문인 게 사실이지요. 거기에 자신이 국회의원이라서 갖가지 특권을 가지고 있고, 법도 만들 수 있으니 이미 만들어진 법쯤이야 자기 깜냥대로 무시해도 되는 줄 알고 있었을 거라 봅니다. 마음으로는 그 오만함과 교만함, 그리고 법을 밥먹듯이 무시하는 행동들을 충분히 이해하나, 용서는 안 되는군요.


오늘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이 괜히 교편 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서 저금통 까고 푼돈 던지며 땡깡 부리는 일,

앞으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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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10/07/13 22:09
수정 아이콘
아랫글의 제목이 떠오르는 군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건지, 아니 생각이란걸 하고 사는 건지...
elecviva
10/07/13 22:15
수정 아이콘
전 요즘 이 분 덕분에 뉴스 볼 맛이 납니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편안하게 비난할 수 있어서요.
바나나 셜록셜
10/07/13 22:44
수정 아이콘
저금통이라니..
10/07/13 22:53
수정 아이콘
조전혁 의원 개인재산은 6억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걸로 알고 있고 이런 의원에게 고작 명단 며칠 공개했다고 1억 5천이나 물리는 판결도 이해가 안 가는데 전교조가 대체 무슨 권한으로 국회의원의 정치자금까지 압류하려는지 개인적으로는 안하무인격이라고 봅니다만.. 글이 너무 한쪽 입장에서만 쓰여져서 당황스럽군요.
NULL Pointer
10/07/13 23:06
수정 아이콘
SCV맨님의 글이 오히려 한쪽 입장에서만 쓰여져서 저로서는 더 당황스러운데요;;;

"고작 명단", "대체 무슨 권한", "안하무인" 이런 단어들이 들어가 있다는게 무시 무시하군요.
적울린 네마리
10/07/13 23:13
수정 아이콘
조전혁의원은 법원의 판결을 불복한다는 선언했으면 끝까지 버티지...
기껏 5일동안 판결판사의 지역과 성향등 갖가지 비난하는 기자회견해놓고
이제와서 동전들고나오는건 뭡니까? 찌질하게.....
대한민국 금융계좌에 정치자금계좌라는 것도 있었나요?
코카스
10/07/13 23:16
수정 아이콘
전교조에서 1억 5천 받고 그 돈으로 쿨하게 '조전혁 장학금'을 만들면 재밌겠네요.
허저비
10/07/13 23:17
수정 아이콘
너무도 대놓고 계산된 행동들을 하는게 눈에 보이니까 오히려 비난하기도 뭐합니다. -_-

전교조 명단공개 - 조전혁 콘서트 - 전당대회 대표후보 출마 후 광속 사퇴(내 할말은 다 한 것 같다...운운;;;) - 저금통 퍼포먼스
이것도 신개념 정치라고 해야할지.
10/07/13 23:37
수정 아이콘
뭐 남는 장사였죠..까짓 1억5천이야 물어주면 그만이고..
며칠동안 x선일보에서 1면 기사에, 칼럼, 사설, 인터뷰로 지원사격해줬으니 그 광고효과만 해도 후덜덜-0-;
상식적인 중도 지지층 약간 포기하는 대신 잠재적인 지지자들 한테 이름 알린 값만 해도 몇 배는 남는 장사일듯...
10/07/14 00:28
수정 아이콘
조전혁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 되는 게 코미디;;;
10/07/14 04:50
수정 아이콘
이분 또 총리실 사찰 대상이었다고 pd수첩에 나왔던 분이
노무현 대통령 계파의 비자금 관리인이었다는 드립을 쳤더랬죠.......

비자금 같은 건 최측근에게 맡기는 거지
노사모 잠시 가입했다만 사람에게 맡기겠습니까......
10/07/14 11:44
수정 아이콘
이런 기사 보면 국회의원이 굉장히 한가한 직업 같습니다.
볍에서 하지 말라는 짓 꼭 하고 꺠깽하면서도 꼬장 부리고
이렇게까지 한가한 직업이라면 꼭 300명 가까히 뽑을 이유도 없고
국회의원 급여나 각종 복지혜택이 하는일에 비하면 너무 좋습니다
20세이상 성인들이 몇개월에 걸쳐 돌아가면서 국회의원 해도
이보다는 잘할듯 하고 나라도 잘 굴러갈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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