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조선은 전근대 기준으로는 믿을 수없는 놀라운 행정력을 보여줬습니다.

중앙집권이 확고하여 지방 고을 곳곳까지 정부의 통제가 확실했고,
중앙정부도 법률과 규칙이 완성되어 예상가능한 행정이 이뤄졌죠.

조선정부는 조선의 백성들의 인구와 재산(농지)를 거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죠.
(물론 그에 대해 세금을 징수하는 건 잘 못 했지만)

군대에 대한 문민통제도 확실했고, 그로 인해 사회적 혼란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당히 적었습니다.
(외적의 침입에 대한 대비는 별개)

그에 반해 조선의 세수는 적었고, 조선은 언제나 작은정부를 지향했죠.
세금도 적었고, 관료들의 숫자는 훨씬 더 적었습니다.
중앙관료는 겨우 몇백명 수준이었고, 지방관료는 놀랍게도 단 1명이었습니다.
그 외의 실무는 명목상 자원봉사로 이뤄졌죠.

그런데도 정부의 통제는 유지되었고 효과적이었죠.
통제를 유지하려면 노력과 드는게 당연하고, 그 노력에 정당한 대가가 없으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것도 자명합니다.
그런 손해가 누적되면 사회불안으로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럽구요.

짧은 기간이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조선은 무려 500년이나 지속된 나라인데 그런 모순적인 체제가 오래 유지되는게 신기하죠.
아무리 성리학적인 사회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라고는 해도 어떻게 이게 가능한건지가 놀라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