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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9/23 00:17:59
Name BK_Zju
Subject [일반] 나의 물 생활 이야기~ (스압)
물질러 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물질을 하는 플레이어를 물질러라고 합니다.
여기서 물질이란 물 생활 = 즉 물고기를 키우거나 수초를 키우거나 하는 생활을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어쩌다보니 중증 물질러가 되었습니다.
저의 물 생활 이야기를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때는 작년, 즉 2024년 11월 중순쯤,
어느 날 저희 집 아들과 & 아들의 어머님이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연못에서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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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갓 태어난 물고기 새끼였고, 당시에는 그게 올챙이인지 물고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매우 작았습니다.
당시 저는 아들에게 빨리 물고기를 원래 살던 곳에 돌려놓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잊고 있다가.. 2주가 지난 11월 말쯤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물고기 새끼는 저희 집에 그대로 있었고,,
스타벅스 1회용 투명 컵에 아무도 모르게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물도 안갈고 밥도 안줬는데 죽지도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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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는 정말 물고기가 죽겠다 싶어서 11월 말에 아들과 함께 다시 아파트 단지 내의 연못에 물고기를 풀어주러 갔습니다.
그런데!!
[11월말이 되다보니 날이 추워진 관계로 연못의 물이 다 비워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연못의 물이 얼어버리면 위험해서 그런가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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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로는 물고기 새끼를 고향으로 돌려줘봤자 물도 없이 살지도 못할거고...
어쩔수 없이 물고기를 다시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또 물고기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대략 2주가 또 지나서 12월 중순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물고기 새끼를 데리고 온지 한달이나 되었는데,, 어느 날 스타벅스 컵을 보니 아직도 물고기 새끼가 살아있습니다?]
(저희 집 아들과 & 아들의 어머님은 물고기를 잡와놓고서는 관심이 없었네요)
무려 한달 동안 아무도 이 물고기에게 물도 갈아주지 않았고, 밥도 주지 않았는데
이 물고기는 한달 동안 그 좁고 좁은 스타벅스 컵 안에서 살아있던 겁니다.

순간 이 물고기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이 물고기의 강인한 생명력에 감동해서
앞으로 이 물고기를 대충이라도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물고기에게 밥부터 줘야 하는데..
딱히 뭐 줄게 없어서 일단 집에 있던 식빵 부스러기라도 줬습니다.
이게 이 물고기 새끼가 한달 만에 먹는 첫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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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나는대로 물고기에게 식빵을 줬는데..
그 전에 한달 동안은 애초에 아무것도 주지를 않았으니 스타벅스 컵 안의 물도 더러워지지가 않았는데
식빵을 주다 보니 금방 컵 안의 물이 더러워 지는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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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물질에 대한 지식이 0이였던 제가 보기에도 물의 오염도는 심각해보였고,
따라서 컵의 물을 바꿔주기로 = 물질러 용어로 “환수”를 해주기로 결정합니다.
물론 지식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염소 제거나 몇% 환수 그딴거는 없고
그냥 아래 그림처럼 컵 기울여서 예전 똥물은 버리고, 새로운 수돗물 넣는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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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러들이 보기에는 호러스러운 환수 방법이지만.. 당시 저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이 물고기 새끼는 꿋꿋하게 생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물을 버린다고 컵을 너무 기운다는게, [그만 물고기까지 씽크대에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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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서 다시 컵 안에 넣었지만..
우선 이런식으로 빵 부스러기만 주다가는 물이 너무 빨리 더러워지니 전문 물고기 사료를 사기로 결심합니다.
아무래도 물고기 전문 사료는 물 오염이 덜 할거라는 생각으로요..

그렇게 쿠팡으로 대충 물고기 사료 검색해서 구입했는데 그것이 바로 “베타” 사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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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지금 저희 집에 있는 저 물고기는 “구피”라는 열대어입니다.
구피는 비교적 작은 소형어이고, “베타”라는 물고기 종류도 있는데 이놈은 구피에 비해 훨씬 큽니다.
두 물고기가 필요하는 영양 상태도 다를거고..
무엇보다 지금 이때 저희 집에 있는 구피는 새끼 중에 새끼였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베타 사료를 사줬네요.. (당시에는 베타가 물고기 종류인지도 모르고 그냥 영양소 이름인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물고기 입장에서는 빵 부스러기 보다는 좋았나 봅니다.
그렇게 베타 사료를 먹으며 나름 평화롭게 작년 12월 중순부터 올해 3월초까지 물고기는 사료를 먹으며 조금씩 커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집은 여전히 스타벅스 1회용 컵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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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3월초의 어느 날.. 저희 집 아들이 사고를 치고 맙니다.
평화롭게 있던 물고기에게 자기가 직접 사료를 준다는 것이.. [그만 사료통 안에 있는 사료를 몽땅 컵 안에 부워버린 겁니다.]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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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컵 안의 물은 다 사료에 흡수되어.. 물고기는 사료에 질식해 죽을 뻔한 위기에서 급하게 또 “손으로” 물고기를 건져서 다른 컵에 긴급히 수돗물을 담았고, 그곳에 물고기를 넣어서 살렸습니다.
그리고 물고기는 이 모든 일을 겪으면서도 결국 살아있었고,
어느덧 새끼를 지나 색이 올라오면서 예쁜 구피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제 이 물고기에게 정이 많이 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물고기를 위한 정식 집을 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쿠팡을 통해 아래 어항을 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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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는 아직 이 물고기를 정식으로 키운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그 흔한 사진 한 장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는 정식으로 물고기를 키웠기 때문에 사진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물고기의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제 성이 “전” 씨입니다.
따라서 저희 집안에 있는 강아지의 이름은 까미이고, 전씨 집안의 까미이기 때문에 풀 네임은 “전까미”입니다.
이 물고기는 전씨 집안의 물고기입니다.
[따라서 물고기 “어漁”를 사용해서, 이 물고기의 이름을 앞으로 “전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드디어 좁은 스타벅스 컵을 떠나 전어의 첫 집이 생겼습니다.
10cm x 10cm x 높이 25cm, 물 양 약 2.2L의 초소형 어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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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소형 어항의 조명이 배터리로 작동하는 거였는데.. 배터리가 금방 다 되었습니다.
따라서 전기선으로 작동하는 조명을 달아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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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분위기가 잘 나는 어항이 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여과기도 없는 초 열악한 어항입니다... 물론 이쯤에 염소 제거의 개념을 알게 되어, 환수할 물은 하루 전에 받아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위기가 나다보니.. 뭔가 전어 혼자인게 외롭게 보였습니다.
그 동안 힘든 환경에서도 살아온 전어를 위해 예쁜 아내와 새끼들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아들과 함께 동네 수족관을 가서 구피 암컷을 구해옵니다.
[애초에 아들이 전어를 잡아왔으니, 전어의 짝도 아들이 고르게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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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전어의 짝은 구해왔는데..
저는 이때 몰랐습니다.
구피는 원래 수컷이 비교적 작고, 화려하게 예쁘며
암컷은 크기가 매우 크고, 조금 못생기고.. 뚱뚱합니다.

문제는 저는 이러한 지식을 몰랐고
하필 전어는 어릴 때 워낙 굶어서.. 성장이 너무 느린 비실한 상태였고
새로 가져온 암컷은 아주 거대한… 함선과도 같은 물고기였습니다..
수족관에서 처음에 암컷을 가져왔을때는 이렇게 큰줄 몰랐는데
전어 옆에 합사시키니 순간 크기가 비교가 되면서
“이러다가 나의 전어가 이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것 아닌가!!” 라는 두려움에
급히 암컷을 빼내서 옆에 통에 수돗물을 또 긴급으로 받아서.. 격리를 시켰네요. (이때는 시간이 없어 염소 제거도 없이 그냥 바로 넣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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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급히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원래 구피 암컷은 그렇게 큰 것이 정상이고,
수컷이 절대로 잡아먹히지 않는다는 정보를 듣고는..
약간 불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합사는 시켜보리고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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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에게 처음으로 친구이나 애인이 생겼습니다!!
이 암컷의 이름은 “덕순” 이라고 지었습니다.
이유는 별것 없었습니다.
[그냥 덕순이처럼 생긴 것 같아서요...]


그렇게 전어와 덕순이가 성경의 아담과 하와처럼 많은 자손의 아버지&어머니가 되는 큰 꿈을 꾸었는데...
덕순이가 저희 집 어항에 온지 이틀 뒤에 바로 새끼를 낳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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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전어의 새끼가 아닌.. 남의 새끼를 밴 임신 말기 상태로 저희 어항에 온거였네요..
전어의 자손을 간절히 바랬던 저로서는.. 뭔가 배신감이 든 느낌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틀 전에 임신 말기였던 덕순이를 괜히 무지한 제가 겁 먹어서 염소 제거도 안된 수돗물에 격리시켰던게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덕순이가 출산을 코 앞에두고 그 염소 가득한 수돗물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결국 덕순이의 남의 자식 새끼도 키우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구피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새끼라도 그냥 먹습니다,,
물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전어 + 덕순 + 새끼까지 같이 보기에는 이 어항이 너무 좁아보이네요..
따라서 조금 더 큰 어항으로 업그레이드를 결심했습니다.
마침 쿠팡을 보니 아래와 같은 멋진 어항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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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처음으로 여과기의 개념도 알게되고, 온도계 등등 물질의 기본 개념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전어와 덕순이와 새끼를 위한 새로운 어항을 설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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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인공수초의 어항이지만..
50cm x 27cm x 높이 26cm의 물 용량 약 35L의 비교적 큰 어항에 전어와 덕순이는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새우와 나중에는 네온테트라까지 몇 마리 넣으며 평화로운 물질을 하던 중!!


물질 생활의 가장 큰 난관 2개가 다가옵니다.

[첫째는 덕순이가 새끼를 너무 많이 낳는다는 겁니다..]
구피는 한달에 한번씩 출산을 하는데.. 덕순이는 막구피입니다.
막구피는 튼튼합니다.
새끼도 많이 낳습니다.
한번에 거의 30~40마리를 낳는 것 같습니다.
거기서 약 10마리만 생존을 해도..
3월에 출산
4월에 출산
5월에 출산
3개월이 지나니 구피만 무려 30~40마리에 네온테트라 10마리의
어찌보면 35L의 어항이 감당하기에는 조금 많은 물고기 양이 되어버렸습니다.
(구피의 번식력이 워낙 무섭다보니.. 사람들이 구피를 무책임하게 집 근처 연못에 많이 방생하는 듯 합니다. 사실 애초에 전어도 그런식으로 버려진걸 저희가 주워온 듯 합니다)

[두번째는 이사가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어항의 이사는.. 매우 힘듭니다.
지금의 이 어항도 물 무게만 35kg이고, 어항의 유리 무게 등등하면 최소 40~50kg는 될텐데..
이거를 깨지지 않게 조심히 이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여러 이사 방법을 알아보다가..

이참에 어차피 물고기도 과밀 상태이니, 아예 제대로된 어항을 사보기로 결심합니다.
처음에는 3자 광폭 어항을 목표했지만 (90cm x 45cm x 높이 45cm = 물 용량 약 162L)
xx 그돈이면 4자 광폭을... 이라는 생각으로 결국 4자 광폭 (120mc x 45cm x 높이 45cm = 물 용량 216L)를 준비하기로 결심합니다.

기존의 35L 어항보다 무려 6배가 큰 어항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대로된 수초도 심고, 제대로된 물질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디시 아피스토그라마 갤러리도 자주 방문하며 지식을 배웁니다.

그렇게 저의 아내가 이사를 준비할 동안..
저는 어항의 셋팅을 준비하며... 초보자인 만큼 초호화 장비를 준비합니다.

아쿠아가든 만자니타 유목 L사이즈 A등급!!
메탈라이트 라인플랜츠 4세대!!
에하임 익스프리언스 350 (2426)
페리하 HC-300W 히터
물꽃놀이 철제+하이그로시 하이브리드 받침대
새틀 프리미엄 청룡석 + 새틀 흑사
4000w 6구 멀티탭
그리고 각종 음성수초들...

이렇게 이삿날이 다가오고, 아내는 열심히 집의 짐을 정리하고
저는 열심히 어항 셋팅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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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소에 받침대를 설치하고, 드디어 모든 셋팅을 끝내고 전어와 덕순이 + 기타 등등을 이사시킵니다.
[이게 전어와 덕순이는 처음 2평의 작은 집에서 -> 35평의 집으로 이사했다가 -> 216평의 대궐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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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손인 제가 이정도의 어항을 셋팅하다니..
다 완성하고 약간의 감동이 왔습니다. (아내는 열심히 짐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돌 사이에 있는 음성수초들은 모두 똥 손은 제가 순간접착제로 돌에 붙이면서 레이아웃 한것입니다.


수초에는 음성수초가 있고, 유경수초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음성수초는 별다른 조건 없이도 어느정도 자라고, 유경수초는 반드시 양분의 흙(소일이라고 부릅니다) + 이산화탄소 (이탄이라고 부릅니다) + 강한 조명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본인 저는 음성수초들을 고른것인데...
아무래도 이탄이 없다보니 수초들이 좀 비실합니다. (그리고 처음에 초보인 제가 멋모르고 메탈라인트 라인플랜츠라는 고급모델로 100% 광량으로 하루 12시간을 몇일동안 튼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초들을 위해 이탄을 설치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이탄으로 인해 산소가 부족해질수도 있으니 콩돌도 설치합니다.
그리고 새우들이 놀 놀이터도 추가해서 아래와 같이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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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추가로 유목을 더 사서 왼쪽에 배치하고.. 왼쪽에 있던 돌을 중앙으로 조금 옮기고하다보니
그리고 너무 구피들이 전어와 덕순이의 자손들만 있으면 근친의 유전적인 문제가 생길까봐 혈섞음 의도로 다른 구피 암수 2쌍도 데려왔습니다.
또한 하스타, 안시, 오토싱도 넣었습니다.
이렇게 어항은 완성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안정되어가던 8월말때쯤...
[모든 구피들의 어미였던 덕순이의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덕순이는 엄청 큰 상태로 저희 집에 왔었고,
구피의 수명은 2년 정도이기 때문에.. 수명이 다한건지.. 무슨 문제가 있는건지..
하루 15~20% 잊지않고 환수를 하는 덕분에 다른 물고기들의 탈락은 거의 없었는데
갑자기 덕순이의 상태가 확 안좋아지면서.. 처음에는 단순 수초사이로 몸을 숨기더만..



어느날 부터는 몸을 수직으로 거꾸로 세우고 있었습니다.
배에 약간의 상처도 있는 듯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물고기 동물병원이라는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관계로
우선 민간요법 중에 하나인 소금욕을 시도해봤습니다.



소금욕 후에 덕순이는 조금 상태가 좋아지나 싶었지만.. 본 어항에 넣으면 다시 상태가 안좋아지는 것이 반복되었습니다.
[덕순이는 이 어항의 여왕이나 다름 없는... 현재 이 어항에 구피가 약 60~70마리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의 거의 90% 이상이 모두 덕순이의 자녀입니다.]
이 덕순이가 세상을 뜨기 전에 어항을 조금 더 아름답게 완성시켜보기로 했습니다.

이 어항에 현재 부족한게.. 너무 색감이 부족한 것 같아서, 붉은 수초를 넣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붉은 수초는 모두 유경수초인데,, 유경수초는 앞에 설명했듯이 소일(흙)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흑사로 모두 셋팅을 한 상태이고,, 소일은 주기적으로 어항을 리셋하면서 소일을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미니 토분에 소일을 넣고 붉은 수초를 심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해서 어제 2025년 9월 21일 드디어 아래와 같은 화려한 어항이 탄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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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1일의 어항은 모두 평화로웠습니다.

빨간 수초들은 제대로 빨간 색을 내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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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항의 첫 시작이었던 전어는 여전히 비실대지만 잘 살아있었고..]
(사진을 보시면 어릴 때 워낙 고생을 해서인지 지느러미가 살아나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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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 테트라들도 군영을 이루며 잘 살아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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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물고기들은 어떻게든 여과기의 수류를 이겨보겠다며 여과기와 수영 대결을 펼치고 잇었고,



새우과 안시도 평화롭게 바닥에서 인사하며 잘 살아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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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타들도 군영을 이루며 잘 살아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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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싱들도 벽에 붙어서 귀엽게 쪽쪽 빨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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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과 콩돌도 잘 돌아가며 수초와 물고기들에게 영양분을 주고 있었고



이 어항의 여왕 = 덕순이도 비록 몸이 조금 야위어보였지만.. 그래도 몇일 전처럼 수직으로 내리 찍은 모습으 없이 힘들게나마 이 어항을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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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이룬 2025년 9월 21일 저녁.
그날도 빠짐없이 15~20% 정도의 환수를 끝내고나니
이 어항의 모든 장면들이 너무 예쁘고 뿌듯한 겁니다..

참 이 물질이란게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내가 셋팅을 하고, 내가 셋팅하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옵니다.
마치 제가 창조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어제 이 모든 것을 보고나니 정말 성경에 적혀있듯이 “보기에 좋았더라”는 말이 실감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것을 이루고나서
[하루가 지난 2025년 9월 22일 월요일 오전 덕순이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뭐 예상은 하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 특히 처음에 덕순이에게 모질게 대했던 것이 또 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덕순이가 마지막 어항의 피날래를 지켜주고 간것이 고맙네요.. (어제 그 뿌듯한 장면에 덕순이가 없었다면 많이 섭섭했을것 같습니다)]

마침 붉은 수초가 하나 물 뒤에 둥둥 떠다니길래, 붉은 수초를 한 줄기를 배경삼아 장례를 치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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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감정이 격해져서 덕순이를 생각하며 이런 글을 적게 되었네요~
덕분에 지금은 시간이 너무 늦어 오늘 물생활 하고나서 처음으로 하루 15~20% 환수를 빼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덕순이는 떠났지만 덕순이가 남기고간 후손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이 물질 생활은 끝나지 않고 내일부터 다시 활기차게 시작할 예정입니다.
(당장 이 음성수초 + 유경수초의 적절한 광량 조합 + 액상 비료 양 조합을 조절해야할텐데.. 골치아프겠네요)


여러분들도 물질 생활 한번 시작해보시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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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들어라
25/09/23 00:35
수정 아이콘
어...두번째 사진까지는 저랑 비슷한 루트구나...했는데 (유치원에서 구피 받아옴)
갑자기 초대형 어항이 등장하는군요? 1세대인 전어와 덕순이가 정말 오래 살았네요. 저희 집은 한 마리씩 죽더니 1년 정도 시점에서 어항을 정리했습니다.
알파센타우리
25/09/23 00:42
수정 아이콘
작은 생명이라도 소중히 생각하시는 마음에 추천드립니다
트라팔가 로우
25/09/23 01:21
수정 아이콘
매일 환수라니... 대단하십니다
이른취침
25/09/23 02:00
수정 아이콘
저는 게을러서 무환수쪽으로 공부해서 수초를 엄청 길렀더니
물고기들이 다 끼어서 비실거리다 죽어버렸어요 ㅠㅠ
첨엔 자고나면 죽어있어서 왜 그런지도 몰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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