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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9/20 11:23:25
Name 無欲則剛
Subject [일반] 2군은 괴로워(일본 프로야구 토크쇼) (수정됨)
일본의 스포츠 토크쇼 정크스포츠에서 프로야구선수들의 2군생활을 테마로 한 편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세파 양리그에서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으나 1군에 정착하기까지 10년이 걸린 야마자키 타케시
파이터즈 부동의 에이스였으나 1군 첫 승까지 6년간 2군에 있었던 이와모토 츠토무
원투 130미터의 수비장인이나 5년간 2군에서 썩었던 히데노리
한신타이거즈의 만능선수였으나 6년차에 겨우 첫 안타를 친 세키모토 켄타로
투수로 입단했으나 3년간 2군에 있다가 야수로 전향하고 대박친 이토이 요시오
야쿠르트의 수비와 주루 스페셜리스트였으나 6년차에 겨우 1군에 정착한 우에다 츠요시
파터이즈의 분위기메이커, 1군과 2군을 왔다갔다 한 스기야 켄시

사회자: 겨우 1군에 콜업했더니 아무것도 못하고 다시 내려가는 경우도 많나요?
세키모토: 뭐 허다하죠. 그러고 2군 돌아가면 2군 선수들이 오카에리(집에 돌아왔을때 하는 인사)라고 해요. 그러면 1군 갔다 온 선수는 아 역시 1군 물이 안맞는거같아 이러면서...
사회자: 파이터즈는 1군은 북해도고 2군은 치바잖아요.
세키야: 그렇죠. 한번은 1군에 콜업해서 라커 다 비우고 짐 다 싸고, 이제부터 나는 1군에 정착해서 스타가 된다! 다시는 안 돌아올거다 하고 갔는데 한 경기도 못 뛰고 다시 2군에 강등됐거든요. 마지막 날 저녁을 먹는데 1군 식당은 밥이 잘 나오거든요. 카이센동을 먹으면서 아 이게 와사비 맛인지 눈물 맛인지.......
우에다: 처음 1군에 올라갔을때 1군은 연습전에도 미팅을 한다는걸 모르고 있었던겁니다. 시부야에서 한창 쇼핑하고 있는데 매니저님한테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미팅 시작했는데 너 어디 있는거냐? 급히 돌아갔는데 당연히 엄청 지각을 했고 감독실에 불려가서 당장 벌금 100만엔 가져와라고....그래서 또 뛰어가서 100만엔 인출해서 가져다 매니저님한테 드렸더니 매니저님이 얌마 이거 이대로 내밀거야? 봉투에 넣어야지 봉투! 하셔서 또 편의점 뛰어가서 봉투를 사왔는데 그게 하필이면 축의금 봉투여서 이새키가 장난하냐?라고 혼난적이 있습니다......
일동: 조문금 봉투가 아닌게 어디야.....
사회자: 지명도가 없을때 서운한 적도 많았다고
우에다: 당시 저하고 스타선수인 야마다 테츠토선수하고 여성분들과 소개팅을 했거든요. 담날 구단 관계자한테서 야 니네 사진 찍혔다더라 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전 당시 여친도 없고 결혼도 안 했을땐데 끝내 이제 전국구가 되는거구나라고 기뻐서 고향친구들 친척들한테 다 연락했죠. 프라이데이 스쿠프 당했으니 확인해라. 그러다가 잡지 나오고 사서 봤더니 야마다 테츠토 여성과 소개팅이라고 나왔는데 사진에 제 얼굴은 눈에 검은 선 쭉 치고 야마다선수의 지인 남성으로 나왔더라구요.....

사회자: 이와모토상도 놀러 다니다가 큰 일 난적이 있다고.
이와모토: 그렇죠. 마에바시에 가서 경기를 했는데 호텔 지하에 디스코가 있었어요. 호텔 주변에 암것도 없어서 선배가 디스콘가 뭔가 하는거 좀 구경이나 하자 해서 같이 갔거든요.  폴댄스를 하더라구요. 술이 잘 돼서 제가 나가서 함 춰보겠슴다하고 나갔죠. 확 당기는데 힘이 너무 세서 폴이 무너지고 저는 발목을 삐쳐서 담날 아침 이만큼 부었더라구요. 아 이제 코치한테 들키면 그냥 짤리겠구나 하고 절망했죠. 그때 저는 보더라인게 걸친 선수였으니까요. 그런데! 하느님이 도와주셔서 그날 큰비가 왔지 뭡니까. 경기 중지 그 담날 다담날 다 휴식이고. 이와모토 부활! 그래서 제가 여기서 토크를 할수 있는겁니다. 쵝오!!

2군의 왕:
이토이: 2군 기숙사에 왕노릇하는 선배가 한명쯤 꼭 있죠. 여러분들은 없었나요?
일동: 있어. 있어.
이토이: 젊은 선수들 사이에 섞여서 30대정도의 베테랑선수가 줄곳 눌러붙어있는 그런 선수죠.
사회자: 그럼 그분이 권력이 크겠네
이토이: 그렇죠. 식당에서도 티비 독점하고, 밥 먹고 1층 로비에서 티비 볼때도 항상 채널권을 가지고 맨날 경마 보트레이스 이딴거만 보시는.
사회자: 아니 저기 1군 경기하고 있는데 경기 좀 보시죠? 이렇게 말하면 안되나요?
이토이: 그랬다간 큰일납니다.

사회자: 2군 기숙사는 몇년 정도 있을수 있나요?
세키모토: 보통 고졸로 들어오면 4년간 있는데 5년차 되면 이제 슬슬 전력도 아닌게 계속 눌러있냐? 이러면서 내 쫒아요. 저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야마자키: 저도 5년차까지 기숙사에 있다가 쫒겨났거든요. 그때 계속 2군이라 돈도 별로 없고, 제가 고향이 아치현이라 집이 가까웠거든요. 그래서 집세도 아깝고 그냥 부모님 집에 들어갔습니다.
사회자: !!! 프로야구선수가 부모님댁에서 통근을 한다고? 이런 케이스 들어본적 있나요?
일동: 없습니다.....

2군 강등 통보 방식
야마자키: 도쿄돔에서 경기 끝나고 돌아왔더니 호시노감독이 부르더라구요.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하면서 갔더니 세키카와, 그리고 타츠나미가 있더라구요. 사실 누가 가장 부진하고 있었냐하면 타츠나미였거든요. 감독님이 네놈들 상판대기를 보기도 싫다! 내일부터 2군으로 꺼져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예 알겠슴다하고 나왔죠. 이튿날 아침 짐 싸가지고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세키카와가 내려오고 한참 지나도 타츠나미가 안 보이는겁니다. 매니저님이 오시길래 타츠나미가 아직 안 왔는데요 했더니, 타츠나미는 말이다......음..... 여기 남는다 하시더라구요. 뭐? 가장 부진한 놈이 타츠나민데.... 그 뒤로 타츠나미하고 저하고 인간관계가 꼬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 감독하면서 절 코치로 안 부르잖아요.
세키모토: 한신의 경우, 감독한테 통보받는 선수는 엄청 기대받는 선수고, 매니저한테 통보받는 선수는 그래도 살짝 기대를 하고있는 선수구요. 전혀 기대를 안 하는 선수는 그냥 담당코치가 얘기합니다.
사회자: 세키모토 당신으?
세키모토: 전 코치한테서......
히데노리: 저같은 겨우에는 코치도 아니고 트레이너한테서 들었습니다. 트레이너분들도 이런 정보를 사전에 알게 되잖아요. 히데노리 너 임마 내일부터 2군에 열심히 좀 해라 하시길래 예? 전 2군으로 내려가나요? 아, 아직 모르고 있었어? 그럼 못 들었던걸로 해 라고.... 코치한테서 통지를 받기까지 모르는척 하는 그 연기가 엄청 괴로웠습니다.

2군은 멋 부리기 금지
세키모토: 제가 2군때 한창 울프컷이라고 해서 뒷머리를 길게 기르는 스타일이 유행했거든요. 근데 2군에선 금지였죠. 그래도 하고 싶어서 울프까지는 아니고 멧돼지컷 정도? 살짝 길렀습니다. 언제든지 1군에 올라갈 준비를 했죠.
야마자키: 저 2군데 벤츠를 샀거든요. 제 오야붕이 코마츠상이였는데 그 분한테 들켜서 당장 바꿔라고. 심지어 결혼식장도 선배의 허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모두들 나고야성앞에 있는 캐슬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면 프로야구선수로서 인정받는거였는데, 제가 캐슬호텔에서 결혼식 올릴려고 합니다 했더니, 십년도 이르다라고 하시더라구요. 결국 힐튼호텔로 바꿨는데 사실 제 입장에선 캐슬이나 힐튼이나 딱히 다를게 없었거든요.

히데노리: 어느 팀이나 다 비슷할거같은데 2군에서 1군으로 첨 올라오면 스텝, 코치, 감독 이런 관계자들한테 한 바퀴 인사를 돌거든요. 제 후배에 시미즈라는 투수가 있는데 처음 1군에 올라와서 경기당일 아침에 모든 관계자들한테 한 바퀴 인사를 했죠. 그러다가 경기가 시작되고 벤치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다가 모니터에 비칭 오치아이감독님 얼굴을 보고 아 감독님한테 인사하는거 까먹었구나 깨닳은거죠..... 그렇게 전전긍긍하다고 결국 등판했는데 뭐 잘 될리가 없죠. 첫 등판 첫 보크 첫 실점 얻어맞다가 내려와서 감독님한테 오늘부터 잘 부탁드림다!하고 인사를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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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20 12:12
수정 아이콘
오 이런거 재미있네요 크크
일본 특유의 문화인지 인권무시인지 알수는 없네요 크크
포도씨
+ 25/09/20 12:42
수정 아이콘
아니 1군 콜업선수한테 벌금 100만엔 실화입니까?
차라리 빠따를 치지(아님)
마지막 에피소드 짠하네요. 크크 투수가 얼마나 예민한 존재인지 드러나는
사일런트힐
+ 25/09/20 12:56
수정 아이콘
100만엔 진짜 받은거에요?? 우에다 츠요시는 한국국적 유지하고 있는 자이니치 선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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