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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6 09:53
논리의 비약이 너무 심해요.
자폐적 특성이 규칙적인 패턴을 인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과 극단적으로 정교한 도구를 만드는 능력이 [반드시] 자폐와 결부되어야 한다는 건 층위가 달라도 너무 다른데요. 최소 수년, 때때로는 10년 이상 프로젝트 진행하는 연구자들이 죄다 자폐가 있는 건 아니잖아요?
25/09/16 09:57
결국 이 글은 요즘 유행하는 신경다양성적 관점에서 서술한 것 같은데...
자폐든 뭐든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의사소통 능력은 부족하지만 다른 장점도 있다. 뭐 말이야 그럴듯하지만 그렇다고 자폐가 장애가 아니다? 이건 주류 학계 의견도 아니고 딱히 납득도 잘 안 갑니다.
25/09/16 10:07
자폐가 스팩트럼이라는 명칭이 괜히 있는게 아니죠
그리고 반드시 자폐라서 이런 도구들을 만들었다보단 자폐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정도의 주장인것 같고 그림같은 경우는 충분히 새로운 시각이고 가능성있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실제 자폐 중 그림에 천재성을 띄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엔 altas님의 논리비약이 더 심한것 같습니다
25/09/16 11:46
그림이야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 하더라도(그것도 어디까지나 그런 가설도 상정해볼 수 있겠다 수준입니다만)
주먹도끼, 항해술, 천문학, 조각, 예술, 건축 이런 학문들에 자폐인들이 [기여했을 수도 있다]는 명백하게 글쓴 분의 상상에 불과하죠. 멀리 갈 것 없이 현대 수학자, 물리학자, 건축가, 예술인들이 죄다 자폐인들은 아니잖아요.
25/09/16 11:55
뭐 예술가나 과학자들 중에 자폐가 있는 사람들이 있기야 있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성공한 이유가 자폐적 특징 때문인지, 혹은 다른 특징 때문인지, 혹은 자폐에도 불구하고 순수하게 지능이 높기 때문에 성과를 낸 것인지 뭐 이런 여러 가설들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 없이 [아무튼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하시니 비약이라는 겁니다.
25/09/16 11:57
가설이니 당연히 상상에 불과하죠. 가설검정이 되어야 팩트인지 가리는거고요
다만 그 가설이 설득력이 전혀없다는 아니라는 겁니다 현대에 족적이 뛰어난 분들의 경우에도 자폐성을 띄는 경우는 상당히 흔한 편입니다. 그리고 현대와 고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저는 비약이라 보는데요. 근현대와 달리 선사시대에는 완벽한 좌우대칭, 섬세한 조각 및 그림이 더더욱 생존과 관련성이 떨어지기에 그렇게 행동할 동인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론 보통 섬세한 조각품이나 무언가가 나오면 종교적인 목적 또는 권력자의 존재라고 해석하는데 이것 역시 완변한 증거로 해석을 내는건가요? 하지만 자폐성을 가진 누군가의 작품일 수 있다라는게 충분히 타당해보인다는겁니다
25/09/16 12:10
말씀하신 고고학적 증거들이 종교적 상징물로 해석되는 이유는 고고학자들이 '상상'한 결과물이 아니고, 제물과 같은 제의 의식의 흔적 등이 결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본문은 [아무튼 정교하니 자폐임] 수준의 논리를 이제 예술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문으로도 확장시키니까 문제구요. 그리고 현대의 대부분의 연구자들도 명백히 장애로 판정될 수준의 자폐인이 더 드물어요... 애초에 연구라는 게 골방에 틀어박혀서 현미경만 보면 땡이 아니라 다른 연구자들과의 소통도 그만큼 중요하고요.
25/09/16 10:54
원래 모든 연구는 이런 가능성 제시에서 시작합니다.
식별님도 글 쓰실 때 '할지도 모릅니다'라고 했지, 단정지으며 쓰시진 않았고요. 제미나이 딥리서치로, 본문 내용의 주제를 탐구해 보자 하니, 여러 학계의 흥미로운 의견이 나옵니다. 자폐가 패턴화하고 새로운 발달을 하는데 유리했을 수 있다 자폐가 홀로 고독하게 사냥할때 유리했을 수 있다 자폐는 단순히 지능이 높아지면서 생긴 부산물이다
25/09/16 11:51
[이 세상을 떠다니는 온갖 패턴의 흐름을 그 누구보다 기민하게 알아차리는 이들은 호모 사피엔스 집단이 어떠한 인지적 한계에 부딪혔을 때, 가장 독창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체계화'하는 철학자들이었을 겁니다.]
상상을 하는 건 자유지만, 본문 서술에는 군데군데 다소 단정적 서술이 보여서요. 그리고 자폐인들이 일반인들보다 세상의 패턴을 잘 인식한다는 것도 비약이 심해요. 자폐는 그들만의 패턴, 세계관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이 우연찮게도 현실계와 유사할 수도 있겠지만은 대체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자폐가 있는 사람들이 일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거겠죠.
25/09/16 10:20
역으로 미술양식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보이는대로 그릴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폭우 쏟아지거나 할땐 다들 시간 빌게이츠가 되니 아주 섬세하게 그렸을수도 있고....
25/09/16 10:29
실연 후 좋은 곡을 작곡한다거나 돈이 없을 때 예술가들이 전성기를 보낸다거나 하는 사례처럼 빙하기의 극한 상황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 봅니다.
25/09/16 10:30
예전에 봤던 미학 오디세이에서는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추상화라는 개념이 없어서 보이는 대로 그림을 그려서 더 사실적인 그림이 나올수 있었을 거라고 설명했는데 말씀하신 내용이긴 하죠.
25/09/16 11:04
자폐 유전자는 후손에게 어떻게 계속 전달되는지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폐의 성향 자체가 인류의 발전에서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5/09/16 12:24
재미있는 글이지만 이런 글들이 퍼지면서 많은 자폐아 부모들이 '그럼 얘는 뭘 잘해요?'라는 질문을 받게되는 불상사가.....
+ 25/09/16 15:04
비슷한(?) 생각을 INTP에 대해서 하곤 하는데,
intp는 삶의 직접적인 필요(경제적 실리, 감정의 교류, 반복적 일상)에 약합니다. 그들의 머릿속은 패턴, 원리, 구조의 발견을 지향하죠. 이 불일치 속에서 INTP는 개인적으로는 종종 고립되고 무기력하기도 합니다. 비주류이고, 기괴해보이기도 하지요. 사회적 관계에서의 거리감, 일상의 관리 불능, 실행보다 머리 속 모형에 갇히는 경향... 이런 것들은 사실 외부 자극과 상호작용에 지속적으로 불만족을 느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바로 그 불만이 새로운 구조와 대안을 모색하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집단 전체가 의존하던 '현재의 답변' 이상의 것을 찾게 합니다. 그런 개인적 불편, 불행이 공동체 진화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거죠. 그런 개인들의 불행을 딛고 인류문명이 진화해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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