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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9/15 13:40:14
Name 철판닭갈비
Link #1 https://www.nytimes.com/2025/09/13/world/asia/nepal-government-politics-election-protest.html
Subject [일반] [NYT] 네팔 새 정부, 국회 해산 및 조기총선 예정 (수정됨)
안녕하세요.
네팔 시위가 연일 뉴스에 나오고 있는데 피지알에는 소식이 없(는거 맞나요?;)어서 올립니다. 현재 다행히 시위대가 추대한 대법원장이 과도기 리더가 되면서 사태를 수습하면서 진정국면입니다.

https://www.nytimes.com/2025/09/13/world/asia/nepal-government-politics-election-prote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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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저도 자세히 아는건 아니지만, 네팔은 2008년 이전까진 왕국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지속적인 민주화 요구와 시위 이후 민주주의 국가로 되었는데, 이제 17년된거니까 우리로 치면 박정희 때;;인거죠. 물론 군사쿠데타는 없었습니다만. (*노예제도 2008년까지 존속하다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충공깽;;) 오랜시간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에 동조하는 많은 네팔 국민들이 있었기에 이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왕정을 깨부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자던 그 혁명가들이 나이가 들고 그 2세, 3세가 태어났겠죠? 근데 그 혁명가들이 권력을 나눠먹으면서 소위 카르텔을 형성하고 부와 권력을 서로 대물림하더라는거죠. 소위 '네포키즈'라고 해서 네포티즘(=족벌주의)+키즈의 합성어인데, 이러한 혁명가들의 2세, 3세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이 왜 문제가 되냐면 SNS를 통해 자신들의 부를 자랑하더라는거죠. 명품가방이나 외제차나 고풍스러운 집이나...

네팔인구가 3000만명인데 1인당 GDP가 200만원이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한달 월급도 안되는 돈으로 1년을 사는건데, 저런 꼬라지를 보니 얼마나 속이 뒤틀렸을까요? 그러한 불만이 계속 쌓이던 도중, 2025년 8월 25일 정부에서 SNS를 금지하게 됩니다. 이유는 자신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SNS를 통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 막겠다는거죠. SNS 금지를 풀어설명하면, 2023년도에 글로벌 SNS가 네팔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정식 등록을 해야한단 법이 생겼습니다. 근데 2년 동안 특별히 제재를 가하진 않았는데, 갑자기 일주일 안에 등록하지 않으면 다 차단시켜버리겠다 라고 한거죠. 등록하려면 법인도 내야하고 세금신고도 해야하고 그러는데 행정처리가 그렇게 빠른 나라가 아니다 보니 대부분 실패했죠. 그와중에 살아남은게 카카오톡(!), 틱톡, 바이버랍니다. 카카오톡은 워낙 사용인구가 미미해서 크크 틱톡은 법대로 정식등록을 해놔서 바이버는 제가 이유를 못 찾았습니다;

권력층 자제들은 맨날 SNS로 지들 부나 자랑하고 있는데 나머지 대다수 국민들은 삶이 너무 팍팍한데 거기에 불을 부은 격이 된거죠. 꼭 SNS만 차단해서 시위하는거야 라고 잘못 알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간 쌓여오던 여러 불만들에 도화선을 당긴 정도인거죠. 그래서 시위의 처음 9/8 카트만두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에서의 구호도 "소셜미디어가 아닌 부패를 척결하라" 였습니다. 근데 왜 많은 이유 중에 SNS 금지 때문에 촉발되었느냐? 네팔의 해외 노동자가 약 350만명쯤 되는데, 이 노동자들의 네팔 전체 GDP의 24%를 담당;; 한다고 합니다. 네팔 전체 인구의 1/10이 GDP의 1/4를 책임지는거죠. 근데 네팔이 행정시스템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보니 연락, 송금 등 SNS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더랍니다. 그리고 많은 네팔 청년들도 해외 취업을 꿈꾸는데 해외면접을 보는 것도 SNS를 통해 이뤄지는데 그러한 길도 막히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러한 SNS를 막아버렸으니, 우리가 생각하는 SNS 금지보다 훨씬 의미가 있는 사건인거죠 네팔 국민들에겐.  

2. 경과

2025.09.08. - 카트만두 수만명 시위 "소셜미디어가 아닌 부패를 척결하라"

2025.09.09. -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 총리 포함 다수 각료 사임 / 대통령 관저, 총리 공관, 국회의사당, 대법원, 검찰청, 경찰청 등 국가기관들 시위대의 습격으로 화재 / 비슈누 프라사드 바우델 부총리 겸 재무장관 시위대에 폭행 당함 / 그외 여러 전현직 정치인들 봉변 / 트리부반 국제공항이 9월 12일까지 전면 폐쇄 및 운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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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네팔 의회 (출처: https://www.mbn.co.kr/news/world/5140839)

2025.09.10. - 대법원 건물 전소, 대법원 모든 심리 무기한 중단 / 람 찬드라 파우델 대통령 "사태가 격화되는 것을 멈추고 평화적으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동참해달라" 호소 / 힐튼 호텔 시위대에 의해 전소 / 네팔 육군, 전국 통행금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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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힐튼호텔 (출처: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9/12/4ZL65ILMC5DMDDBIBWTMLDIMV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2025.09.11. - 사망자 34명 / 교도소 수감자 13,572명 탈옥 / 시위대 대표, 임시내각 수장으로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 지지 의사 표명, 수실라 카르키 CNN 인터뷰 통해 수락의사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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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실라 카르키 네팔 임시총리 (출처: https://www.yna.co.kr/view/AKR20250914039951084?input=1195m)

2025.09.12. - 사망자 51명 / 시위대 "디스코드" 투표를 통해 수실라 카르키 임시 총리로 선출 / 람 찬드라 파우델 대통령 - 수실라 카르키 임시정부의 총리로 임명 결정

2025.09.13. - 사망자 72명 / 네팔 대통령실, 하원 해산 및 2026년 3월 5일 총선 실시 예정 발표

3. 결과
- 사태 수습을 위해 전 대법원장인 수실라 카르키가 임시총리직 수행
- 지난주 토요일(9/13) 현재 국회는 해산하고 내년 조기총선(2026-03-05) 실시하겠다고 선언

다행히 시위는 일단락되었고,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놀라운 부분은 1) 시위가 끝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시 대청소 중 2) 군은 본 소요사태에 대해 일절 무력 사용하지 않고 철저하게 시민 안전 및 국가 기간시설 지키는데만 몰두 입니다. 사태가 수습되어감에도 흥분한 시민들이 더 큰 소요사태를 일으키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군에서 개입하여 쿠데타를 일으킨다거나 무력을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랬다면 네팔은 자칫 내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우리나라 역사 생각하면 참 다행인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https://www.wikitree.co.kr/articles/1081104
디스코드로 총리를 뽑다... 반정부 시위만큼 놀라웠던 네팔의 '디지털 혁명'

사망자가 72명이나 발생하여 마음이 아프고 발생하지 말았어야 하지만, 네팔의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해 알다 보니 한 번은 터져도 터졌어야 할 곪은 상처가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아무쪼록 잘 수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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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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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비틱질 하지 말자는 게 최근 좌우명이었는데
계속 써야겠네요 크크크
철판닭갈비
25/09/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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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비틱질하면 쳐맞아야죠...
25/09/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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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일어나는 게 당연해 보이던.. 정치인 자녀들은 왜 그리 생각 없이 자랑질을
철판닭갈비
25/09/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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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씨눈;;인가 싶더라고요
하루 떼꺼리 걱정하는 인구가 대다수인데 누구는 벤츠 몰고 레스토랑 가는거 SNS 올리고...
한사영우
25/09/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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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랑질이 시작이긴 한데..
그 자랑질을 막는 방법이.. 우리 자식들은 아무 잘못 없어 하고 싶은거 그대로 해 ~~
이런 걸 보는 너희들이 잘못이야 sns를 막아!! 진짜 국민을 개 돼지로 본거..라서 저 사단이 난거죠.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냥 자식놈들 몇몇 본보기로 혼냈으면 쉽게 끝났을것 같기도 한데.
자식들 일이라고 앞뒤 제대로 못 가린것 같기도 하네요.
국수말은나라
25/09/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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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있는데 정치인 자녀들의 sns 및 자랑
다만 우린 선진국이다보니 그려러니 하는거죠

상대적 박탈감 심한 나라에서는 무위도식으로 비춰질수 있어보이긴 합니다
임전즉퇴
25/09/1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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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질을 금지한다고 하면 반쯤 SNS 금지일듯
아이군
25/09/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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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난히 해결 된다는 게 놀랍네요. 군부 나올 때 부터 큰일 나겠다 걱정했는데...
철판닭갈비
25/09/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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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게 제일 놀랍더라고요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 역사 생각하면...
국수말은나라
25/09/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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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보니 군부가 경험도 없고 화력도 없다하더라구요
주 수입원이 해외근로자 플러스 등반 쉐르파이다보니 그들 목소리가 가장 크고 이 시위의 주동이라고 분석했더라구요

아무래도 선진국 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해외 인들 많이 상대하는 쉐르파들이 불합리한걸 가장 현장에서 접할수 있다보니 깨어있을 확률이 높죠
스핔스핔
25/09/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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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이 중요하네요...
철판닭갈비
25/09/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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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을 해야하는 부모세대부터 부와 권력 노나먹고 호의호식 하더라는...고대로 대물림해주고요
나라만 민주공화국 표방하는거지 인식은 아직 왕정인건가 싶었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raindraw
25/09/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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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 없이 진행되면 좋겠네요.
철판닭갈비
25/09/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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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마무리되어서 다행입니다ㅠ
25/09/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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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네요.
철판닭갈비
25/09/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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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연적인가봅니다
우리나라도 뭐 소위 후불제민주주의라고는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았고요
Far Niente
25/09/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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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혁명가란 높은 확률로 타락하는 것인가 봅니다.
철판닭갈비
25/09/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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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몇십년을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혁명하던 사람들이;;
25/09/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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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네팔 정권이 친중 공산당 정권인데, 중국이 개입하고 싶어도 요즘 인도와의 관계 개선 시도 중이라 쉽지 않았을거라 하네요
철판닭갈비
25/09/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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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구성이 좀 신기하더군요
3당이 유력정치집단 같던데, 네팔의회-네팔공산당(마오쩌뚱)-네팔공산당(마르크스-레닌) 이더라고요?
덕분에 마오쩌뚱이랑 마르크스-레닌이 뭐가 다른지 검색해봤네요 크크
율리우스 카이사르
25/09/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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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으로야 뭐 다른점이 있겠지만.. 걍 친중공산당과 친러공산당인거 아닙니까.. 흠.
철판닭갈비
25/09/15 14:32
수정 아이콘
아 그런건가요 크크킄 저도 자세히는 몰라서...
네팔 내부적으로 친중-친러 가 있나 보군요!
동년배
25/09/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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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정치인들은 네팔 왕정 시대 산속에 숨어 마오주의 반군 하던 사람들이라 군부와 친한 편은 아니고 또 바로 옆 남아시아의 맹주인 인도가 제3세계 국가치고 특이하게 군부쿠테타 경험도 하나 없고 민주주의가 잘유지된지라 네팔 군부가 쉽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던게 그나마 잘 풀리게 된 한 원인인 것 같습니다
철판닭갈비
25/09/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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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런 뒷배경이 있었군요 몰랐네요 호오...
인도 군부쿠데타가 없었군요 겁나 많았을거 같은데...이래서 편견이 무섭;
후추통
25/09/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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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도가 군부 쿠데타 막는다고 한게
1. 인도군 모병시 지역 쿼터 도입. 단일 주 출신이 인도군 전체의 13%를 넘지 않도록 제한함
2. 장교단의 급여를 중산층 급여 수준정도로 만들어 엘리트화 방지
3. 고위장교단의 정치중립을 강하게 준수하도록하고 공식 연설도 할 수 없음
4. 사관생도들은 거주지에서 먼 지역의 사관학교에서 교육함
5. 군을 파편화 시켜 상호 견제케 함
6. 군에 버금가는 준군사 조직이 굉장히 많아서 쿠데타가 일어나면 이들을 동원할수 있게 함
7. 전역 고위간부들은 무조건 외교관으로 외국 파견해 힘을 빼버림
뭐 일단 이런 방식으로 쿠데타를 못하게 막긴했는데...군의 체질이나 수준이 상당부분 낮다는게...
국힙원탑뉴진스
25/09/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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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는 못하는데 전투도 못함인가요? 크크크
후추통
25/09/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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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칭 "자국민을 잘 때려잡는 군대"는 외부의 적과의 전쟁은 필패라는 말은 항상 진리였죠. 그런데 인도는 비슷한게 과거 북송-명과 좀 비슷한면이 많습니다. 군의 발호를 경계하기 위해서 많은 부분에서의 군 조직의 힘을 빼고 상호견제책을 마련했는데 정작 이게 필요 이상으로 군의 지휘능력이나 전투력을 갉아먹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나마 인도군은 워낙에 모병시 신청자들이 많아서(안정적 급여를 보장하는 일자리가 적은 인도 특성상 군인이라는 직종은 인기직종입니다)군이 유지는 되는거죠.
쵸젠뇽밍
25/09/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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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쿠데타가 많은 이유가 독립전쟁과 2차세계대전 과정에서 피식민국가의 그나마 교육받은 계층이 군부로 몰리는 경향이 있고, 독립 후 안정화되면 군부 내에서 이들을 감당하기 힘들어 쿠데타로 번지는 경향이 크죠.
모링가
25/09/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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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세습이란 독과 같죠
철판닭갈비
25/09/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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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단순히 권력층 자제에게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의미를 넘어서 사회 전체가 크게 흔들리고 잘못했으면 망할뻔했습니다 허허...
25/09/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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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뭔가를 세습해주고 싶은 마음이 또 개인의 욕망이기도 하죠.
Liberalist
25/09/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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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능력적으로 딱히 잘난 구석도 없는 주제에 호의호식하는 특권층으로 있으면서 비틱질해대는거만큼 머저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전근대야 계급 의식이 뚜렷하니까 특권층이 뭔 짓을 하든 비틱질인지 인지조차 못했겠습니다만, 민주주의는 비틱질 당하는 측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특권층들 본인들이 갖고 있던 많은 것들이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가버리는데요.

제가 만약 저기 네포키즈였으면 SNS든 뭐든 최대한 안 하고 쥐죽은 듯이 살았을 것 같고, 지금의 상황에 처했다면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격언을 몸소 실천한 애들한테 쌍욕을 퍼부었을 듯 합니다 크크크
철판닭갈비
25/09/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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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요 크크 사실 정치인 자녀들 뭐 특별한 경우 아닌한 알려지지 않을텐데, 그냥 평생 조용히 즐겁게 살면 될텐데 굳이 SNS에 자랑질을 해대는건 뭔지-_-;;
후추통
25/09/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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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남아시아 지역에 관해서 착각이 있는게, 이쪽은 정치구조를 남미쪽으로 바라보는게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그 이유는 동남-남아시아 지역들이 대부분 토지분배 문제를 도외시하거나 기존 지역 유력자들 중심으로 실패했고, 따라서 이 지역 유력자들이 대부분 지역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죠. 문제는 여기에 네팔 같은 경우는 과거 왕정부터 내려온 유력가문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유력가문들은 현재 네팔의 고위층 중에 하나이고 여기에 끼어든게 과거 이들과 충돌해왔던 마오이즘을 비롯한 무장투쟁노선의 인사들이죠.

이러한 고위층 자녀들의 뇌를 빼놓은 듯한 일은 단순히 네팔이 아닌 동남-남아시아-서아시아-마그레브-남미-아프리카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왤까요? 간단합니다. 이래도 자기들은 영원히 이 부와 힘을 누릴수 있으니까요. 그들의 기반이 되는 혼맥/정치적 권력/군부권력/경제력 장악이 공고한 이상 1억 쓸거 당분간 눈치보며 5천만원 쓰자로 숨 죽이고 있다가 좀 잠잠하다 싶으면 다시 외국 나가서 돈 펑펑 써댈겁니다.

당장 국가라고 보기 힘든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지도층 자녀들은 미국과 유럽 가서 이슬람 율법으로 금지된, 그것도 병당 어마어마한 금액의 초고급 주류를 매일 병 단위로 심하면 오크통 단위로 까고, 야간에 온갖 스포츠카를 굴리는데 이미 지역 유력자들 자녀들은 그거보다 더하겠죠. 국력에 따라서 조금 더쓰고 덜쓰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솔로몬의악몽
25/09/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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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받을만한 이야기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길거리나 집에서 봉변(혹은 살해) 당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해외에서 흥청망청하는 자녀들은 그 영상을 봤을까, 봤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솔직히 약간의 고소(苦笑)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평생 주체하지 못할 부의 혜택을, 단지 잘 태어났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받아왔는데, 그걸 제가 막을 수는 당연히 없겠지만 그래도 그들의 삶에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받았다 생각하니 조금 기분이 낫더군요. 이제 그들은 앞으로 누릴 자신의 부가, 잘 태어남 + 살해당한 부모 목숨의 대가일테니까요...

작게 이야기하면 샤덴프로이데라 할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악취미의 그 무언가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수메르인
25/09/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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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체제를 만드는 건 끌어내리는 것보다 몇 배는 어려운 일인데 과연 어찌될런지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좋은 사례로 남았으면 합니다.
안군시대
25/09/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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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은 그나마 다른 후진국들에 비해서는 평화적으로 수습된 편이네요. 저런 사회혼란 상황에선 보통 군부가 나서서 독재를 하는게 수순인데 말이죠. 우리나라도 겪어봤고요.
수리검
25/09/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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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이 비교적 평화적으로 된 것이 놀랍네요

보통 저렇게 터지면
둘 중 하나는 아주 개박살나고 점점 흑화 테크 타던데 ..
미드웨이
+ 25/09/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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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이니까 일당독재였을거같은데 실제로는 민주주의 절차로 다당제로 굴러가는 나라였더군요.
말만 공산당이지 우리가 생각하는 소련,중국식이 아니라 사회주의 정당들로 의회가 돌아간 느낌이라 가능했던거 같아요.
VictoryFood
25/09/1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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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 성공하면 혼란하다가 독재로 빠지는게 일반적(?)인 수순이죠.
네팔은 독재로 빠지지 말고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네요.
쵸젠뇽밍
25/09/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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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네팔은 두 번이나 독재로 빠졌죠.

처음엔 입헌군주제로 만들어서 그나마 유지되다가 새 왕이 왕권강화하려 했고,
그 다음은 왕권강화하려던 왕 몰아내고 공화국 만들었는데 1인 독재까지는 아니어도 카르텔은 형성됐으니까요.
쵸젠뇽밍
25/09/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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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90년대 입헌군주제가 된 후 왕당파, 의회파, 공산당(친러)의 3각구도에 마오주의 반군이 내전을 일으킨 구도에서,
새 왕이 입헌군주제를 폐지하고 왕권강화를 하려다가 의회파와 친러공산당이 마오주의 반군과 힘을 합쳐 몰아내고 공화국한 구도더군요.
왕정시절부터 꾸준히 군부는 통제된 터라, 권력욕이 있는 사람이라면 군대를 가지 않았을 거라서(권력에서 멀어지는 거라) 군부에 의한 쿠데타는 걱정이 없다는 의견들이 보이더라고요. 사실, 쿠데타를 할 거였다면 늦어도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주요 시설들을 장악하고 기존 정치인들을 구금했어야했죠. 지금은 상황이 다 끝나서. 이미 혁명 성공했는데 군부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죠. 물론, 박정희 마냥 타이밍 놓친 상황에서 1년 기다렸다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긴 하지만요.
신성로마제국
25/09/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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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표준(?)은 수습하러 나온 군부가 독재하거나 내전인데 그래도 잘 마무리되었군요.
저도 좀 알아봤는데 친중 독재 공산당 정권이 붕괴했다 이런 씩의 프레임이 많은데, 사실 그런 문제는 아니긴 하더군요. 애초에 왕정 무너진 게 공산 반군들 덕이 커서 기본 정치 지형 좌체가 좌편향이어서 지금 정권도 어쨌든 선거로 정당하게 집권하였고, 인도-중국에 둘러쌓여있다 보니 둘 중 하나 택하는 외교방향일 수 밖에 없어서 지난 정권은 친인도였고 이번정권은 친중인 경우인데 제목 뽑기 좋아서 친중이란 걸 유독 부각시키는 거라고.
쵸젠뇽밍
25/09/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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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느끼는 공산당 독재 느낌보다는, 계급사회시절의 느낌이 강하죠. 어찌되었건 권력 독점이 문제가 된 거고, 그 권력을 독점한 게 공산당의 비중이 높기도 하고.
신성로마제국
25/09/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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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부패한 특권계층에 대한 저항인데 그거를 친중,공산당,독재 등으로 어거지로 치환한 것 같아요.
후추통
25/09/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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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나 가문으로 대표되는 특권계층이 계속 존재했고 이 특권 계층에 민주화 이후 당선된 정치인들이 가세했을 뿐, 그 구조는 변하지 않았죠.
25/09/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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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말씀하신 '글로벌 표준'대로 일이 진행 될 줄 알았습니다. 부패한 기득권층을 장악하고 있는 사회시스템을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데는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민주주의를 향해 한발 한발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kejrhw34
25/09/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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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쿠테타 혹은 내전/학살 엔딩이 아니라 다행이네요
율리우스 카이사르
25/09/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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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이라는게 결국 생산수단 - 토지,자본,공장의 사유화를 금지하는 이념인데, 공산주의가 집권하면 결국 그 토지/자본/공장의 배분을 집권자가 결정하게 되고 이것은 자연스레 부패로 갈 수밖에 없는거 같아요.. 다만 1당독재가 굳건한 국가에서는 이 부패를 뒤집을 방법이 없지만, 여튼 민주주의하에 선거로 집권한 원오브뎀 공산당은 군부와 연결이 강하지 않아서 네팔은 이렇게 되는걸까요? 여튼 흥미롭습니다. 싱가폴이나 (유신전 박정희?처럼), 혹은 등소평체제 중국처럼 다시 집권한 세력이 잘 정책을 세워서 우선 경제가 잘 발전해서 살기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기쥐
25/09/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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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옹의 명언이 생각나네요 sns로 괜히 도발을 해가지고서는..
신천지는누구꺼
25/09/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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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중국이 파벌정치가 잘작동해서 잘된케이스
25/09/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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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그거는 그거대로 잘 작동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시징핑 집권 후 그 시스템이 무너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시진핑 실각설이 떠도는거 보니 그 시스템이 다시 작동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레토스
25/09/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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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실각설은 국내 언론만 진지하게 받은 찌라시입니다... 전세계 메이저 언론 어디서도 진지하게 안 다뤄요.
10빠정
25/09/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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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공부좀하자..
솔로몬의악몽
25/09/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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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초가치'라는 책을 읽었는데,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가, 세상에서 가장 비싼 네 마디가 This time is different(이번에는 다르다)라고 하더군요. (댓글 쓰기 전에 찾아보니 원작자는 다른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사실 역사는 많이들 알텐데...그게 나에게 해당될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크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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