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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08/15 23:02
(수정됨) 엄.. 솔직히 지방, 특히 시골 아니면 노동력 부족이 뭔지 체감을 못해본 사람들이 즐비해서 저출산이 왜 무서운지 한국인들은 잘 모릅니다.
아마 한 20년쯤 지나야 빡시게 체감이 올걸요. 기실 일본도 저출산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가 된건 2010년대 와서죠. 근데 하필 저는 30대라 제가 죽을때까지 딱 제 세대까지만 인구가 많을거라서 노동력 부족이 혜택으로 돌아올 일은 아마 평생 없지 싶구요. 때문에 말씀하신 대책은 아마 10~20년, 골든타임 지나간 후에야 실행될겁니다. 효과는 없을거고요.
+ 25/08/15 23:05
-주의가 균형있게 자리잡아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는 자연적 발생을 넘어 인간보다 자본을 우선시하고 정당화하는 사상이 되었고, 능력주의는 능력에 따른 역할의 배분을 넘어 업무의 존엄성보다 능력에 따른 보상을 정당화하는 체제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돈과 능력은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닌, 대부분 운에서 기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천박한 생존 본성은 나와 타인을 가르고 온전히 내 노력의 결실인 것으로 둔갑시키기 바쁩니다. 실력은 부풀리고 재산은 숨기며 치부는 감추기 바쁩니다. 어느새 우리에겐 우리가 사라지고 겸손과 공동선, 자성이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선 안 됩니다. 능력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선 안 됩니다. 그러한 선언이 우리 인식을 지배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의 삶일 뿐이란 점을 망각시켜 -주의를 따르는 자동화 기계로 만듭니다. 특정 -주의에 지나치게 쏠린 사회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지닙니다. 우리 사회는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지나치게 벌어진 출발선을 정당화하며 어린 나이부터 지나칠 정도의 노력 경쟁 생존 압박을 부여합니다. 패자의 낙오는 무시당하고 승자 역시 획일화된 사고에 갖히고 철학의 부재를 겪으며 정신질환을 겪습니다. 우리는 균형점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친 낭만주의는 현실도피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우리에겐 낭만이 지나치게 메말라 있습니다. 오늘 안동에서의 10년 전 약속이 지켜지길 바랬던 사람들이 모여든 것은 자신들 속에도 얼마든지 그러한 낭만이 자리하고 있음을 망각한 결과입니다. 모두가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끝없는 신분상승의 사다리에서 좀 내려와서 이제껏 올라온 경치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25/08/15 23:52
우리나라는 능력주의가 아닌 것 같아요. 임금을 연공제로 받는데, 그건 경력주의이지 능력주의는 아니겠지요. 그리고 주입식 교육 즉 시험성적과 진정한 실력간에 괴리가 있는데, 그건 성적주의이지 능력주의가 아니겠지요.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인품이 훌륭한 것도 아닌데, 부자가 대우받는다고 할 때, 이는 물질주의이지 능력주의가 아니겠지요. 연줄에 따라서 채용된다고 할 때, 이는 연줄주의이지 능력주의가 아니겠지요. 정치는 능력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죠. 니편내편 갈라서 집단주의인 것이지, 능력주의는 아니겠지요. 자본시장도 공정하면 그건 투자능력에 따른 능력주의이지만, 재벌에 유리한 제도를 고집한다면 그건 특혜주의이지 능력주의가 아니겠지요.
능력주의는 미국이지 한국은 아닌 것 같아요. 거꾸로 현 대통령은 능력주의인 것 같아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공개주의에 의해, 간접적으로 사람들 실력 키워주려고 하는 점도 좋게 보이고요.
+ 25/08/15 23:59
(수정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진정한 능력으로서의 능력주의는 사실 능력주의가 아닙니다. 능력주의라는 용어는 메리토크라시의 번역으로서 의미를 선점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과거부터 수많은 불필요한 논쟁들이 있어왔지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로 각자가 생각하는 의미의 차이에 의해 비슷한 양상을 띱니다.
또한 진정한 실력을 평가하는 어떠한 체제가 있다해도, 그 능력의 취득이 온전히 개인의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보상을 온전히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고, 이것이 능력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 25/08/16 00:09
언어를 바로 세우고, 능력주의가 아닌 건, 능력주의가 아니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능력주의가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절대적인 건 아니겠지요. 이를테면 친구 사이에 능력에 따라 차별한다는게 말이 안 되겠지요. 그런 건 잘못된 거라 봐요. 능력은 그 능력과 관련된 곳에서, 이야기되어야 하는 거죠. 요리를 한다. 그러면 요리 잘하는 친구 의견대로 하는게 좋겠죠. 제 의견보다는요. 그리고 의사나 변호사처럼 고소득에 사회적 인정을 받는 직업이라고, 남을 깔보고 무시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러나 환자 치료에 있어서는 능력대로 해야죠. 소송을 더 잘하는 변호사가 돈을 더 많이 버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고요. 능력과 무관한 곳에서 능력에 따라 대우받으려는 건, 억제되어야 한다고 봐요. 그러나 국가대표팀을 선발한다, 그러면 능력에 따라 선발해야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능력주의보다는 실력주의란 말을 선호해요. 실력이 가장 뛰어난 축구선수들을 대표팀으로 모아야지, 선후배 따지면서 뽑고 있거나, 출신학교 따지면서 뽑고 있거나, 혹은 국가대표팀 그거 공평하게 제비뽑기로 하자거나, 저번에는 너가 했으니 이번에는 내가 하자면서 즉 돌아가면서 하자고 하면 곤란하죠.
+ 25/08/16 00:24
논의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용어에 대한 논의는 지난번에 글로 쓰신 적도 있으니 굳이 하지 않는게 좋아보입니다.
능력이 과도하게 요구되고 있고 그것이 가속화되고 있는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모든 -주의가 갖는 숙명이나 마찬가지인 것이기도 하지요. 능력주의의 허상 중 하나는 최고를 뽑아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최고를 뽑을 방법이 명확한 분야가 많지 않고, 최고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할 수 없는 분야가 더 많습니다. 때문에 적정 수준 이상의 지원자들을 제비뽑기해서 선발하는 입시제도의 필요성을 마이클 샌델이 주장한 바 있죠.
+ 25/08/15 23:07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213_0002625062
미혼남녀 57% 연애경험 없어…"연애세포 죽은 청년들" 결혼의 첫 걸음이 될 연애부터 많이 안하는 것 같습니다. 인플레 부동산 양육비 경제력감소 sns 가치관 변화 등 이유가 복합적이라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연애나 결혼 안하는 것들의 정서적 경제적 단점들 부각되기 시작하면 나아지는 사이클 오리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없어도 연애랑 결혼 잘 했었잖아요?
+ 25/08/16 00:31
연애 안 하는 이유가 사실 따지고 보면 상당히 미시적이고, 천박하고 개인적인 이유가 많을텐데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되게 거시적으로 이야기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개인에게 사실 와닿지 않을 겁니다.
+ 25/08/15 23:16
전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이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60년대 전후해서 너무 많이 태어났던 것. 다른 하나는 여성들을 일터로 불러들였으면서, 육아의 책임을 너무 부부에게만 맡겼던 것.
우리나라가 70년대까지 가난했던 이유 중 하나는 애가 너무 많았다는 겁니다. 일 할 사람은 부족하고, 그 중 대학 공부를 한 사람은 더 부족한데, 애들 키울 사람, 가르칠 사람은 많이 필요했죠. 그렇게 키워낸 애들이 사회에 진입하고 본격적으로 강대국이 됐는데, 그 애들이 너무 많아서 사회에 진입할 자리가 부족합니다. 일단 일자리가 부족하고, 살 집도 부족하죠. 항상 일자리가 부족하다부족하다 말했지만, 우리나라는 코로나 전까지 계속해서 일자리가 늘어왔습니다. 구직자가 너무 많아서 계속 늘려도 부족했던 거죠. 주택문제도 비슷합니다. 지속적으로 공급했는데, 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부족했던 거죠. 본문에서 언급한 원인들의 근본 원인이 여기 있습니다. 60년대 전후해서 20년간 2천만명이 태어났다는 거죠. 다른 하나는 육아를 부부에게만 맡겼다는 겁니다. 과거엔 전업주부가 많았으니 어떻게든 애들이 여럿이어도 감당이 됐는데, 지금은 택도 없죠. 애들이 여럿이려면 수익이 많아야하니 맞벌이를 해야하는데, 맞벌이를 하면 애 여럿 키우기 어렵습니다. 사회가 여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보조했어야했지만, 부부에게만 맡겼고, 다수의 부부들은 그 어려운 일을 실제로 해냈고, 지속적으로 해내지 못한 사람들만 탓하며 수십년을 보내버렸죠. 첫번째 원인은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이 될테고, 그 대신 저게 문제로 다가오겠죠. 그래서 일단 출산율 자체는 상승할 거라 생각합니다. 두번째 이유 때문에 그래봐야 만족스러울 정도로 상승하지는 않겠지만요. 그보다 지금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책은, 이미 수십년간 저출산이 이어진 상황에서 버티는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정년을 늘리고, 노동시간을 구분하고, 최대한 노인들을 일하게 하는 게 '대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가차원에서도 그렇게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 개개인의 입장에서도 그럴 수 밖에 없을 거고요. 저출산이 우리만 심각한 건 아니어서, 우리가 어떤 해답을 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유독 심한 건 우리가 유독 가파르게 발전한 것과 주요원인이 같다고 생각하고요. 다른 나라들도 마땅한 답이 없었는데 우리가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네요.
+ 25/08/15 23:3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여성경제학자 골딘의
대표저서인 Career and family 를 보면 현대의 저출생은 주기를 타고오며 부모세대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육아만 집중한 부모세대를 반면교사 삼은 젊은 여성들의 선택이라 보고 있습니다. 더 시대가 지나면 미혼으로 남겨진 외로운 세대를 보면서 커리어와 가정을 둘다 챙기는 쪽으로 인식이 변한다는데 저는 현재시점이 그 분기점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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