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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14 19:44:20
Name 오징어개임
Subject [일반] 일본 여행중 지갑 잃어버렸다 찾은 썰.ssul

네 제목 그대로 입니다.
연휴에 나가사키에 놀러갔다가 지갑을 잃어 버리고 다시 찾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찾게되어 기분이 좋아서겠지만, 찾는 과정이 나름 신기해서 글로 한번 남겨 봅니다

참고로 저의 일본어 실력은 형편없지만 여행으로는 충분합니다
일본 이곳저곳 25회로 만들어진 서바이벌 여행 일본어입니다.
- 숫자 방향 음식이름 날찌 시간 기본적인 형용사들 여행에 필요한 단어들을 명사만 알고있음
- 동사 변화 모름 / 와까루(알아들었을때) 와까리마셍(모를때) 아루(있을때) 아리마셍(없을때) 네개로 승부봄
- 장점 : 하고싶은 말 80%는 (외래어를 대충 일본식 단어로 뭉개기 스킬 (마그도나르도) 포함) 할수있음
- 단점 : 그렇게 말하고나서 상대가 말하는걸 못알아들음. 대화 사실상 불가. 눈치에 의존해야함
   ☞ 예 아니오를 선택하는 문장을 잘 만들어 질문하면 의사소통 가능

자 이제 지갑 잃어버리는 이야기로 갑니다.

이날의 일정은 일종의 휴식 일정으로 아침에 간단히 여기저기를 다니고 이른점심을 11시에 먹었습니다
이후의 일정은,  
- 16시 늦점 or 이른저녁 가볍게 하고
- 18-19시 가벼운 식전주를 한잔 하고
- (호텔에서 사우나 한판 때리고)
- 20시 호텔앞 유명 이자카야 혼술을 하며 저녁먹고 취하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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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시 이 피자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전날 만난 미국인이 개맛있다고 추천해서 간 피자집인데 정말 개맛있어요)

17시경 아래정도 생긴 곳에서 새로산 테리아 한발 땡겼습니다
일본에만 있는 장미맛인데 디올 향수 같더군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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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8시  이자카야에에서 일단 술을 마십니다
세잔 마십니다 (혼술온 옆사람이랑 떠들면서 먹는 분위기라 유쾌하게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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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잔째 술을 마시려고하는데 어라 지갑이 없는걸 발견합니다
사정을 설명하고 카드내려는데 아뿔사 현금/페이페이만 된답니다. 그건 또 제가 없지요..
그래서 졸지에 무전취식을 하고는 정말 미안한데 지갑 찾으면 돌아오겠다고하며 가게를 나갑니다.

피자집을 갔더니 피자집엔 없답니다.
피자집 주인장이 외국인에 영어를 좀하는데 고반에 가서 신고하면 일본인들 심성이
유실물 잘 경찰서에 맡긴다 이런얘길 합니다
(속으로는 야 제아무리 일본 시민의식이 어쩌고 해도 그걸 가져다 맡기겠냐? 싶었지만 고맙다고 하고 나옵니다 ㅠㅠ)
그러고 담배존으로 갑니다. 거기서 떨어뜨린거 같은데 지갑이 있을리가 없지요..
망했어요... 아 망했어요...

하.. 그래도 지갑은 잃어버려도 아깝지않도록 + 도난되어도 아깝지 않도록 후진거였으나
현금이 3-4만엔쯤 들어있었기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추적추적 눈에 불을켜고 걸어다니지만
그 지갑이 보일리가 없지요.

그리고 피자집 아저씨가 경찰서얘길 했지만 그걸 내가 찾아간다고 열심히 가는게 맞나? 하는 의심과 함께
검색도 완전 포기한 상태에서 호텔로 의기소침해서 걷고있는데
아케이드에 고반이라는게 내눈에 그냥 우연히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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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뭘 찾은것도 아닌데 저게 담배존 100미터 내외에 호텔바로앞에 뙇 있다?
심지어 뭐야 영어로 되어있잖아 공공기관이?
이건 갑자기 킹능성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들어갔더니 속은 이런모양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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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롤 나갔고... 전화가 있으니.. 음 전화하란 뜻이구나!
근데 나의 일본어 실력으로 전화는 너무 어려운 미션인데 이런
하면서 번역기를 켜서 일단 빨간색 지갑이라는 단어를 외우고 앵무새처럼 빨간색지갑 분실!! 이라고만 외쳤더니
기다리랍니다 (xxx.... 마떼....  라길래 '마떼? 기다리라는거잖아 죠또마떼 와까루 다이죠부' 하고 기다렸어요)

분실 등록을 하고 일단 술을깨면서 호텔에 사우나를 때립니다
분실 등록하면서 호텔 명함을 주고 혹시 찾으면 연락달라고 했더니 알겠답디다.
호텔로비에도 내가 지갑이 없어졌는데 혹시 연락올수도 있는데 그러면 전화해달라고 남겨놨습니다

사우나 때리고 15분정도 절망하면서 술이나 더먹으러 가야지 하고있는데
전화가왔어요. 헐. 고반에서 나를 찾는대요.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반으로 날라갔더니
현금 3.5만엔 그대로 + 신용카드 그대로 있더라구요.

지갑묘사 + 현금 + 카드 및 무엇이 들었나 설명하고 신분증 제공하고 (여권) 지갑을 받았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축제의 식사를 하였고.. 그렇게 별거 아닌 이야기는 끝납니다

모든 일본이 이렇지야 않겠지만 이러다 일뽕이 되나?싶게 놀라운 경험이라 글한번 남겨봅니다.
사실상 꽁돈이 생긴듯한 3만엔으로 무전취식한곳에 가서 믿음에 감사드린다고 하면서 시원하게 쏘고
손님들한테 골든벨도 울리고 (왜그랬지) 축제의 식사를 했습니다.
다음날 점심도 스시 시원하게 먹었습니다. 맛있는 일본 넘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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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 일본에서 지갑 잃어버렸다가 찾았는데 신기하게 누가 파출소에 가져다 줬고 꽤많은 현금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 나가사키 음식 맛있음. 스시 맛있음.
- 근데 사실 저 피자집 진짜 개존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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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14 20:07
수정 아이콘
보통 분실물을 파출소(본문에도 있습니다만 현지단어로는 코반)에 맡기면, 접수하는 경찰양반이 어느정도 가치가 있는 물건같으면 주인이 찾아갈 시 댓가 원하시냐고 묻기는 묻습니다. 여기서 원한다고 답하면 자기 연락처랑 인적사항 대충 남기고 가면 나중에 주인에게 돌려줄때도 이 부분 설명해주고 중재를 해 주죠.

말이 잘 안통하는 외국인이라 안물었을수도 있긴 한데 하다못해 영어할 줄 아는 경찰관이야 보통 있을 것 같아서 아마 습득한 분이 댓가 안원한다고 얘기했지 않나 싶습니다 크크크 저도 길거리에 뭐 중요해보이는 것 있으면 무조건 맡기긴 해요. 작년에는 자동차 열쇠같은거 코방에 주워가기도 했네요.
오징어개임
25/05/14 21:13
수정 아이콘
아 아마도 뭔가 서명하라고 한 서류 (일본어라 모르겠음) 에 그와 비슷한 내용이 적혀 있을수도 있겠네요.
나중에 내용 읽어보려고 사진찍으려고 했더니 그건 안된다고 해서 찍지는 못했습니다
파다완
25/05/14 20:10
수정 아이콘
뭐 중요한거 잃어버렸다 찾으면 그렇게 기쁠수가 없죠. 꽁돈 생긴 기분에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고 아 세상 아직 살만한 기분이죠.
25/05/14 20:11
수정 아이콘
나가사키에 맛집이라니 귀한 내용이네요...그리고 지갑은 축하드립니다 :)
오징어개임
25/05/14 21:14
수정 아이콘
사실 이글쓰면서 제일 생각난게 피자였습니다 크크
용자마스터
25/05/14 20:23
수정 아이콘
딱히 일뽕이나 이런거 상관 없이 물건 잃어버렸다 찾으면 그게 감사한거죠.
장소가 일본이었던것 뿐이니까요.
축하드립니다.
25/05/14 20:39
수정 아이콘
골든벨 크크크
유쾌한 성격이신 듯 합니다
지갑 찾으셔서 다행이예요
오징어개임
25/05/14 21:1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그 술집을 안가도 그만? 이었는데.. 하는 생각도 했지만 너무 양아치 같은생각이고 크크
나를 무전취식 시켜준 믿음 + 어쨌든 누군가가 내지갑을 찾아준 믿음에 나도 믿음으로 보답해야지 하고 들어갔더니 다들 너무 따뜻하게 응원해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골든벨을 읍읍
25/05/14 20:57
수정 아이콘
저도 해외여행 중에 에어팟 프로 잃어버렸다가 나의 찾기로 찾은 기억이 있는데, 여행기간 중 가장 강렬한 기억이었네요 크크크

글쓴이님도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무용담이 되실 듯 합니다
하쿠쿠
25/05/14 21:01
수정 아이콘
저도 지하철에 핸드폰 떨구고 나서 한참 나중에 알았어요. 친구가 대신 전화해주니 다행히 한분이 받아주셔서 도쿄역에 맡겨주신 덕분에 찾았어요.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오징어개임
25/05/14 21:17
수정 아이콘
마드리드에서 폰 잃어버려봤는데 (10년전쯤) 진짜 흔적도 찾을수 없었습니다 ㅠㅠ
다행이었던건 스페인이 당시에 보조금 천국이라 모토로라 휴대폰이 30유로 요금제정도를 하니 공짜폰으로 하나 생겼다는거.. 오히려 좋아?!
조메론
25/05/14 21:24
수정 아이콘
피자집 바로 저장해뒀습니다 정보 감사드립니당

저도 얼마전에 지갑 두개 들은 가방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가 찾아서.. 어떤 기분인지 너무 잘 알 거 같아요
김유라
+ 25/05/15 00:19
수정 아이콘
저도 삿포로갔다가 버스에서 가방을 두고 내렸는데, 그 가방 안에 아이패드, 현금, 여권이 모두 있었단 말이죠
멘탈 터진 채로 분실센터가니까 놀랍게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잠깐이지만 일뽕이 한가득 올라왔었습니다
핸드레이크
+ 25/05/15 00:25
수정 아이콘
전 좀 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결국은 지갑은 못 찾았습니다)
영사관 통해서, 신속해외송금으로 돈 빌렸습니다.
혼자 여행오고 지갑도 없고 카드도 없으면, 유용한 제도더라구요..
물론 환율 대비 좀 비싸긴 했지만..
1. 영사관 연락
2. 방문해서 각종 서류쓰고 가상계좌로 입금
3. 그 자리에서 현금 지급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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