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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5/03 13:44:46
Name 흰둥
Subject [일반] 사법고시 최연소+김앤장 -> 통역사
한번씩 기사나 영상 등으로 보신분 많겠죠. 얼마전에 화제가 된 박지원씨 얘깁니다.

<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03070?sid=102
<영상>


주요내용은...



2012년 사법시험 최연소 20세 생동차 합격, 김앤장 입사.

“엄마·아빠가 서울대 가라고 해서 갔고, 사시 보라고 해서 봤어요”

“공부, 공부, 공부만이 살길이다, 어려서부터 완전히 세뇌가 됐어요. 위치·서열·인정에 대한 강박이 대단하셨죠.”
딸의 고교 생활기록부 장래 희망 란에 부모는 ‘판사’를 써넣었다.

“두 분의 목표가 곧 제 목표였어요. ‘공부 로봇’으로 살았죠. 추억이 없어요. 집, 학교, 집, 학교…”

“저는 공부가 정말 싫었어요. 곧 제도가 폐지된다니 빨리 붙어야 했는데, 과장이 아니라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 인터뷰에서 “많이 외롭고 힘들었다”면서도 “‘벤츠 여검사’ 사건을 보면서 청렴한 법조인을 꿈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부모님이 시켜서 고시 준비했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그냥 그때 별생각없이 신문에서 본 게 생각나서 그럴싸하게 대답했어요.”

"1차 시험 막판에는 대구 할머니 댁에 머물렀는데요, 아파트 난간에서 매일 울었어요."

"이 끔찍한 생활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었어요. 엄마 면전에서 얘기했어요. 시험 떨어지면 뛰어내리겠다고.”

판사가 될 수는 없었다. “사법연수원 시절 두 달간 법원 시보를 했어요. 원고 말 들으면 원고 말이 맞는 것 같고, 피고 말 들으면 피고 말이 맞는 것 같고…. 섣불리 판단을 못 하겠더라고요. 검사는 체질상 안 맞았고요. 일단 변호사를 택했죠. 경험부터 쌓자, 돈도 많이 준다 하니.”

"힘든 기억이 더 많아요. 매번 백지(白紙) 앞에서 막막했어요. 사실관계를 빠삭히 파악해서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 게 내 숙명인데, 어떻게 다 알겠어요. 사람인데.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이게 내 꿈이었다면 극복했겠지만, 아니잖아요. 점점 지쳤죠. 이제는 내 인생 찾고 싶다.”

"돈과 명예로 보상되지 않던가요?" "내적 충족이 안 되면 오래 못 가는 것 같아요.”

"제가 행복해야 애들한테 보상받으려는 마음이 안 생길 것 같거든요."

누군가는 그의 선택을 염려할 것이다. 짧은 방황에 그칠 수도 있다. 그 실패가 부모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는, 오래된 교훈에 힘을 실어줄지도 모를 일. 그러나 그는 “좋아하는 게 생겼다면 일단 해봐야 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아무튼 마이웨이, 길이 어떻게 끝날지 알려면 일단 가보는 수밖에.

...


굳이 글을 올리는건,
(세속적 관점에서) '비범'한 성공을 거뒀지만, 언행은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하구나 싶어서입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공하고 싶고, 약자를 돕는 법조인이 되고 싶고 뭐 그런 가공된? 너무 뻔한 얘기만 듣다 이렇게 솔직한 얘기를 들으니 오히려 신선하네요.
나는 엄마아빠가 시켜서 억지로 공부했다, 시험도 너무 치기 싫었고 회사생활도 적성에 안맞았다, 판사도 결정장애라 못할거 같다, 고객 사정도 궁금하지도 않아서 하기싫었다, 김앤장 그만둘때 엄마아빠랑 무지 싸웠다 뭐 그런 크크크
보통 같으면 부모님이 나의 선택을 응원해주셨다 뭐 그랬을거 같고 너무 식상했을거 같은데 말이지요.
사시 합격자 인터뷰도, "부모님이 고시공부 시켜서 공부했다고 말하긴 좀 그렇잖아요" 라고 솔직히 말하고...

저도 통번역 지겨울정도로 해봤지만, 확실히 통역은 여자들의 영역이긴 한거 같습디다. 말의 '섬세한' 표현, '수다'로 단련된 말의 양, 주역이 아닌 보조의 성격이 강한 특성, 언어와 외국어 감각과 실력 등등... 외국어는 여자한테 배우라는 말이 있고 저도 동의하네요.

저정도 실력 경력이면 뭐 어차피 통역사 하다가 또 법조인 영역으로 돌아가기도 어렵지 않을거 같고,
본인 말마따나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게 제일 중요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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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크모나크
25/05/03 13:51
수정 아이콘
능력도 의지도 대단하십니다. AI시대에 통역사를 선택하신 게 괜찮을까 싶긴 한데;; 저 능력이면 뭘 하느냐는 크게 문제가 안 될 듯요.
김삼관
25/05/03 13:58
수정 아이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통역은 오히려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점에서 AI보다 더 중요한 순간 주로 인간을 선택할거라 생각합니다.
기계에 오류가 있어서 '존경'을 '경멸'이라고 입력해서 (만에 하나) 해킹이 가능할 수도 있고, 어쨌거나 회화한 내용이 데이터에 남기 때문에 어딘가로 백도어 업로드 된다면 치명적일 수 있죠..

그것도 100년 200년 후면 달라질 지도 모르지만요.
Quantumwk
25/05/03 14:20
수정 아이콘
법조계도 AI 영향에 자유롭지는 않으니깐요.
하이퍼나이프
25/05/03 14:26
수정 아이콘
법조인도 AI가 대체하기는 마찬가지겠지요
분야를 막론하고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고급 인력은 길게 살아남을 겁니다. 통번역도 다 같은 통번역이 아니니 매우 중요한 자리나 회의에서는 최고의 전문가가 항상 필요하겠죠
No.99 AaronJudge
25/05/03 14:36
수정 아이콘
통역도 탑을 찍으면(ex:정상회의에서의 통역) 절실히 필요하고 대체 힘든 사람이 될 텐데

저 분은 충분히 탑을 찍으실 수 있을것같아요 크크
나이스후니
25/05/03 17:45
수정 아이콘
애매한 통역사는 사라지겠지만 최상위 통역사는 가치가 유지되겠죠. 중요한 일의 통역은 AI에게 맡길수 없으니까요. 전화가 있고, 이메일에 해외어느 나라와도 화상회의가 가능하지만, 지금도 중요한 일은 직접 비행기타고 가서 얘기하는 것처럼 의전 수준의 통역이나 보안이 필요한 부분은 사람이 할거라 봅니다.
손금불산입
25/05/03 13:59
수정 아이콘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뭔가 성격 유형이 함축된 한마디 같아서 빵 터졌네요.
하이퍼나이프
25/05/03 14:19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솔직담백해서 인상깊었는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나보네요 크크
카케티르
25/05/03 14:04
수정 아이콘
저런 분들 보면 부러운 측면이 많습니다.

저는 저렇게 하질 못했었거든요 먼가 두려움도 컸고 IMF가 터질 당시의 시기라서....

저런분들 보면서 조금은 반성해 보게 됩니다.
25/05/03 14:06
수정 아이콘
가끔 저런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부모 기대를 충족 못 시켰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안 일어났지만,
어쩌다 잘못되어 충족해버리면 더 심각한 일이 생기더라구요.
우스타
25/05/03 15:31
수정 아이콘
정확히는
영원히 충족시키지 못하더라고요.
스스즈
25/05/03 14:31
수정 아이콘
시켜서 된다는게 참 대단하네요. 1년 정도면 모를까 도저히 못 버티겠던데...
그것또한 성격과 재능의 차이겠죠?
25/05/03 14:36
수정 아이콘
저 포함해서 누가 시켜도 안되고, 본인이 열심히 해도 안되는 평범한 사람이 더 많고 그런건 기사가 안되니까요.
식물영양제
25/05/03 14:32
수정 아이콘
탑을 한번 찍어본사람은 여유가 있죠. 내가 선택해서 한것이냐 어쩔수 없이 끌려가느냐의 차이도 있는것이고.
하이퍼나이프
25/05/03 14:34
수정 아이콘
이 와중에 아들 둘 낳고 키우시고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 탓 안할것 같다고 운동하며 자기관리까지 하시는 부분이 더 대단해보였습니다
No.99 AaronJudge
25/05/03 14:35
수정 아이콘
뭘 해도 탑을 찍으실 분 같아서 신기하고 대단하네요
25/05/03 16:22
수정 아이콘
응원하고싶네요
럭키비키
25/05/03 16:25
수정 아이콘
자식의 진로에 대해 부모님의 성향은 두가지로 나뉘는거같은데 최대한 맞춰주는 부모와 아바타개념으로 본인들의 꿈을 대신 이뤄달라는 부모입니다. 전자도 후자도 방법이 다를뿐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지요.

본문에서 말하듯 주인공은 순수하며 솔직해보이죠. 실제로 본인도 인터뷰에서 자살을 언급한건 한국의 oecd자살률 1위의 큰 원인중 하나가 학업스트레스임을 증명합니다. 전자의 부모라면 더 행복했지만 공부를 소홀히하여 결과는 나빴을수도 있을겁니다.

어떤 부모가 자식을 위해 좋을지 저는 판단이 잘안서는데 위 사례는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다행이군요.축하해줄일인데 의도와 달리 부정적으로 쓰게됬네요.
25/05/03 16:32
수정 아이콘
서열화 되있는 대학입시에서 점수를 남겨가며 하향지원하는게 쉽게 않죠. 제 친구도 점수 맞춰 적성에 안 맞는 과 가서 방황많이 했어요. 
스카야
25/05/03 16:48
수정 아이콘
서울대이 사시까지 해봤으니까 아 진짜 그럴 수 있겠구나, 꿈을 찾았구나..하는거죠

저같은 사람들이 저말하면 뭣도 아닌놈이 헛소리 지껄이네 하는거고 크크
호비브라운
25/05/03 17:09
수정 아이콘
우리 사회가 원하는 건 졸업장이 아니라 입학장이긴 하죠.
역설적이겠지만, 저런 분들이 조명받지 않는 당연한 사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25/05/03 18:04
수정 아이콘
현명하네요. 무엇보다 고장나기 전에 방향을 바꿨다는 부분에서요.
그 닉네임
25/05/03 18:54
수정 아이콘
탑 특목고라 고등학교 동창들중에 저런친구들이 꽤 있는데
대부분 심각할정도로 망가지더라고요.
이미 세상을 떠난 친구도 한명 있구요...
25/05/03 19:20
수정 아이콘
멋있네요...
25/05/03 21:16
수정 아이콘
저정도면 일반 변호사랑은, 혹은 일반 대형펌 변호사랑은 또 다른 자질을 가지신 분이죠. 뭐든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 해내실 것이라고 봅니다.
wish buRn
25/05/03 23:11
수정 아이콘
면허증이 있어서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죠.
재능이 넘쳐서 뭘해도 성공하겠네요.
티타늄
25/05/04 00:57
수정 아이콘
덕분에 어마어마한 분을 알게되네요.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25/05/04 02:17
수정 아이콘
시킨다고 되는 저런 사례가 있으니 부모들이 아직도 갈아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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