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빛이라 착각하는 것들.
영화의 오프닝은 뭄바이 시내의 모습과, 뭄바이의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온 계기와 그 안에서의 이야기를 나레이션으로 말해줍니다. 우리는 도시의 불빛을 보며,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이 대다수지만, 당장 우리의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는 그러한 마을을 떠나와 도시로 오신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시는 무엇을 약속해주는 걸까요.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 돈,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더 나은 삶'이 아닐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는 그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모든 인물들은 도시로 왔지만, 다시 떠나게 됩니다. 그게 정서적이든, 경제적이든 혹은 다른 이유든 간에요. 우리는 현혹되어 왔지만, 결국은 떠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2. 우리가 빛으로 믿는 것들.
중반까지의 배경이 도시라면, 후반의 배경은 바닷가입니다. 어찌보면, 두 장소는 끝없이 광대하고 공허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광활한 공허 속에서 우리는 길을 찾아야합니다. 당연히 불안하고, 헤메며, 어디서 왔고,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우정으로 서로를 신뢰하며, 서로를 믿으며 우리는 광대한 공허 속을 항해하게 됩니다.
#3. 우리가 빛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들.
도시의 빛을 우리는 때때로 등대라고 말하게 됩니다. 등대는 빛으로 저 멀리에서 오는 것들이 여기를 이해하게 해줍니다. 무리지은 도시의 빛에서 이해할 수 없던 것들, 혹은 알아볼 수 없던 것들은, 개별의 이야기에 빛을 비춤으로써 이해하게 됩니다. 마지막의 빛은, 그래서 개별적이지만, 알아볼 수 있는, 이해할 수 있는 빛이 되게 됩니다.
#4. 그렇게 빛의 바다를 건너.
독일에서 갑자기 날아온 전기 밥솥 하나와, 도저히 좁힐 수 없어 보이는 종교의 문제와, 고달픈 삶의 문제의 이야기는 파도가 치는 바다와 같습니다. 원래 그런 것이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또 동시에 너무나도 아픈 문제인 셈이니까요. 그 바다를 건너기 위해선 우리는 빛을 상상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다 위 하늘에 떠있는 별들의 빛이 그려내는 어떤 그림일 수도 있고, 혹은 저 멀리서 우리를 향해 비추는 등대의 불빛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두운 바다를 빛에 의지해 건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