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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0/12/10 20:03:28 |
Name |
아보카도피자 |
Subject |
[PC] 간식 같은 게임 6선 (수정됨) |
친구가 뭘 하나 하고 싶은데, 막상 시작하려니 손이 가지 않아서 결국 블서나 킨다며 푸념하더군요. 다들 스팀에 게임을 쌓아두고(이건 꼭 사야만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산) 게임들을 막상 부담스러워서 방치한 경험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요즘 코로나 관련으로 점점 암울해지는데, 거리두기에 게임만한게 없죠. 플레이한 게임 중에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아 부담이 되지 않는 게임, 가격대도 적당한 게임을 적당히 추려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최대한 중요시한 기준은, 친구의 문제(선뜻 손이 안간다)에서 자유로운 게임입니다. 플탐이 너무 길지 않은, 가능하면 토요일 밤에 저녁 먹고 앉아서, 술 한잔 홀짝이면서 플레이해서, 당일 자정까지 클리어하고(혹은 일요일까지 두번에 나눠서), 새벽에 여운에 잠겨 리뷰나 뒷 이야기를 뒤적거릴 만한 게임으로 준비했습니다.
이미 유명한 저니, 슬레이 더 스파이어, 발할라, 언더테일, 오리와 눈먼숲 등은 고민하다 제외했습니다.
1. What Remains of Edith Finch
-플레이타임 : 3시간
-장르 : 스토리, 워킹 시뮬
-유사한 작품 :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평점 : 4개 반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2017 BAFTA 고티를 차지하며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주요 게임시상식 5관왕을 저지한 게임으로, 특이하게도 워킹 시뮬레이터입니다. 저도 이 소식에 끌려서 해봤는데, 플레이한 감상은 그럴만 했다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수준 높은 연출, 흡입력 있는 분위기입니다. 스토리 자체는 별 다를게 없는 워킹 시뮬인 에디스 핀치는 연출의 영역에 이르러 다른 게임과 격을 달리하는 명작이 됩니다. 스토리 자체는 크게 새롭거나 특이하지 않지만, 이 연출력 하나로 승부를 봅니다.
간식 같다기에는 장르가 꽤 손이 안가는 편인데, 그럼에도 3시간의 짧은 플탐, 깔끔한 이야기, 나지막한 여운까지 토요일 저녁에 마음이 동한다면 강력하게 추천할만한 게임입니다.
유사한 작품으로 LIS를 놓긴 했지만, 선택지도, 볼륨도, 엔딩 숫자도 차별점이 많네요. 워킹 시뮬이란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다 싶기도 하고....
+스토리 겜을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민트초코 같은 호불호 간식
2. 포레이저
-플레이타임 : 17시간
-장르 : 크래프팅, 방치형
-유사한 작품 : 스타 듀 밸리
-평점 : 4개
플레이 타임이 훅 뛰었네요. 하루만으로는 어림도 없겠어요. 하지만 진입장벽은 굉장히 낮으면서도, 구조가 흡입력 있어서 정신 차리고 보면 플탐을 쪽쪽 빨려 있습니다. 할거 다 하고 빠요엔으로 돌아다니는 시간까지 뻥튀기된 감이 있으니 염려 마세요.
이 게임이 또 특이한 게임인데요, 처음 시작하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파밍하고 재료를 조합하며 장비와 건물을 올려야 하는 크래프팅 게임입니다. 처음 할 때는 스타 듀 밸리가 떠올랐어요.
이게 왜 방치형이냐고요? 스타듀밸리를 한 분이라면 매일 아침 자동으로 물뿌려주는 기계를 알고 있을텐데요. 그 기계가 돌도 캐고, 나무도 캐고, 열매도 줍고, 몬스터도 잡고, 아이템도 주워온다고 생가해보세요. 그 기계를 어떻게 만드냐고요? 돌을 캐고, 나무도 캐고, 열매도 줍고, 몬스터도 잡아서 재료를 모아야죠. ???
게임은 방치형 게임의 시스템을 손수 쌓아나가는 느낌을 줍니다. 적당히 얕은 수준의 던전과 사냥을 곁들어서 게임이 쉴새없이 굴러가게 만드는 조절이 또 절묘합니다. 던전이 좀 더 깊었다면 하고 아쉬우면서도, 적절하게 간식처럼 꺼내먹기 좋아 보이는 것도 사실.
이런 류의 아기자기한 크래프팅을 좋아한다면 추천.
3. 레플리카
-플레이타임 : 2시간 30분
-장르 : 스토리, 디스토피아, 스릴러
-유사한 작품 : 페이퍼 플리즈
-평점 : 3개 반
페이퍼 플리즈의 여권을 스마트폰의 개인정보, 문자내역으로 놓고, 조금 더 긴 스토리를 붙여넣은 느낌입니다. 1984 느낌의 디스토피아 맛이 개성적이고 독특한 인터페이스와 배경 설정으로 호평 받은 작품입니다.
위험요소로 찍힌 인물의 핸드폰을 뒤지며 단서를 쫓습니다. 전화로 지령을 받으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개인정보-연락처, 문자내역, 사진-등을 뒤지는건 당시에는 꽤 신선했지만 요즘에는 그렇게 새로울 것도 아니고, 볼륨도 짧은 편이에요.
이야기의 완결성 측면에서는 아쉬움도 남지만, 이렇게 짧고 간결한 게임 중 이렇게 독재, 시사 문제를 잘 살린 작품은 몇 없을거라고 생각해서, 지금해도 충분히 재밌게 할만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4. 하데스
-플레이타임 : ?
-장르 : 로그라이트, 핵 앤 슬래시
-유사한 작품 : 디아블로, 데드셀
-평점 : 4개
이 게임의 플탐은 "질리지 않을 때"까지입니다.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 수 있고, 평균을 내도 십수시간은 가뿐히 넘길거 같아요. 심지어 장르도 로그라이트입니다. 라이트고 나발이고, 뒤지면 진행상황이 리셋된다는건 까마득한 장벽이에요.
그런데 간식 같은 게임 리스트에 넣어둔 이유는, [로그라이트치고] 굉장히 만만한 겜이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핵앤슬래시의 경쾌한 리듬을 따라가면서, 몬스터를 잔뜩 풀어넣고, 스킬의 해금과 강화를 다양하게 준비해 적과 아군 모두 인플레이션을 허락합니다. 여타 로그라이트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강화와 조합이 존재하기 때문에 판마다 리스크가 크지 않고, 죽을 때 마다 "다음에는 이 조합을 해봐야지"하는 여지를 남겨둡니다.
피지컬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조금 힘들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조금만 팁을 알아보면 난이도가 확 낮아져요.
5. 카타나 제로
-플레이타임 : 4시간
-장르 : 핵 앤 슬래시
-유사한 작품 : 핫 라인 마이애미
-평점 : 3개 반
핫 라인 마이애미를 재밌게 했다면 추천해볼만한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핫라인마이애미가 처음 나왔을때 선사한 충격에 비할만 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클리셰를 따라가는 전형적인 스토리에 호쾌한 액션과 개성있는 시스템을 덧붙여 짧게 시도해보기에 썩 괜찮습니다.
플레이 하다보면 옛날 오락실 게임 같은 느낌도 듭니다. 메탈 슬러그? 반복해서 도전하기 편하다는 점에서는 차별점이 있네요.
이야기가 전형적이고 액션도 어디서 볼법하지만, 개성적인 시스템과 화려한 연출만 보고 해도 나쁠 것 없는 게임입니다. 여유 시간은 짧고 인상 깊은 경험을 원한다면 한번 추천해볼법한 게임이 아닐까 싶어요.
볼륨도 짧고, 피지컬이 떨어져도 반복적으로 도전할 수 있으니 시도해서 나쁠 것 없는 느낌.
6. 셀레스트
-플레이타임 : 8시간
-장르 : 플랫포머
-유사한 작품 : 록맨, 오리와 눈먼 숲
-평점 : 4개
먼저 고백합니다. 저는 플랫포머 경력이 좀 있습니다. 휙휙 스토리와 만만한 딸기만 노리는데 필요한 플탐 8시간은 플랫포머가 낯선 사람에게는 먼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중급/고급의 구분이 잘 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진행에 필요 없는 딸기(업적)를 노리는 순간 난이도가 떡상하지만, 포기하면 순식간에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딸기에 집착하게 되면 저 플탐이 몇배로 치솟을지는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엔딩 자체만을 목표로 한다면 충분히 하루만에-혹은 주말만에- 끝낼 수 있는 명작 플랫포머라는 점에서 반길만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마리오, 록맨, 오리 등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한번쯤 찍어 먹어볼만한 겜!
+플랫포머 경험이 적으시면 매운 닭발 같은 고수용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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