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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12 20:46:57
Name ipa
Subject [LOL] 쉽게 쓰여진 프리뷰(2018 lck 스프링 결승전 kingzone v. afreeca) (수정됨)


미디어에서는 킹존의 우승을 점치는 예상들이 속살거려, 결승전 장소는 남의 도시.
우리 팀은 야카다는데
프리뷰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현직 브론즈, 킹존팬이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결승 프리뷰입니다.
지금 겜게에 필요한 건 결승전에 대한 관심의 질보다 양이니까요.


1. 버프된 버프효과, 쉬워진 공성, 중요해진 이니시

스프링 시즌 초반, 코인 열풍과 함께 리그에는 존버 메타가 상륙했습니다. 라이엇은 칼을 꺼내들었죠. 거래소 폐쇄... 아니, 후반 에픽몬스터의 버프 강화. 거기에 지휘관의 깃발 패치가 더해지자 공성은 더 쉬워지고 수성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호재인가요? 결승전 두 팀 다 존버세력은 아니었던 터라 나름 반길 요소가 있었다고 봅니다.


버프의 중요성이 커졌다, 는 건 여러가지 면에 영향을 미치겠습니다만, 우선 떠오르는 건 사이드라인 관리의 중요성입니다. 바론은 탑에 살고 용은 봇에 사니까요.후반 공성이 쉬워지고 수성이 어려워진만큼 미리미리 타워를 밀어두는 것도 중요하겠구요.

팀에서 사이드라인 관리, 즉 스플릿의 주역은 보통 탑입니다. 몸이 가지 않아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갱플랭크, 탱킹보다는 라인전에 유리한 트포 말파, 스플릿 최적화 챔프들인 카밀과 피오라. 탑에서의 이런 선택들은 현 메타에서 다시금 탑에게 스플릿의 역할이 주어졌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인을 터뜨리고 먼저 합류하여 한타에서 미쳐날뛰던, 그 싸움에서 진 탑솔이 할 거 없을 때나 스플릿을 돌던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탑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강한 탑은 현 스플릿 메타에 있어서도 든든한 자산일 수밖에 없습니다. 역발상으로 기량 좋은 탑솔이라면 오히려 초반 갱에 말리더라도 스스로 복구하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메타이기도 하니까요. 탑의 기량이라는 자산평가에서 킹존에 앞설 수 있는 팀은 아마 없을 겁니다. 호재입니다.


존버가 어려워졌다, 는 건 곧 불리한 상황에서 버텨서 역전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뜻입니다. 네. 1+1은 하나 더하기 하나죠.
버텨서 역전하기 어렵다면 남은 역전 방법은 싸워서 이기는 겁니다. 버프 강화 전에도 우리는 이런 해설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죠. 어느 한 팀이 억제기 부근까지 밀린 상황이라면요.
“Xx팀! 지금 싸워야 해요. 타워 깨지기 전에! 지금 싸워서 이기는 것 밖에 답이 없어요!”
가끔은 같은 흐름에서 이런 탄식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근데 xx팀 이니시가 너무 없어요. 싸워야 되는데 싸움을 걸 사람이 없습니다!”

강한 이니시는 게임의 두 가지 양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공격과 방어. 제가 못하는 딱 두 가지이기도 하죠. 어쨌든 이니시가 강한 조합은 한타 주도권을 통해 그 중요한 오브젝트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도 있고, 그 불리한 수성 상황에서 그나마 역전각을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쉔 갈리오, 스카너 쓰레쉬, 자크, 알리, 라칸 등등... 최근 나오는 조합 중에는 이니시에 강한 픽들이 자주 보입니다.
현 메타에서는 라인별 기량이 다소 열세인 팀일수록 이니시가 중요할 듯 합니다. 이 경우 라인전 단계에서의 수세는 사실상 상수로 둬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브젝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여 승기를 잡기 위한 방법, 그것마저 안 되어 중후반 수세에 몰리게 되더라도 역전을 노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확실한 이니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 유독 서포터의 mvp 점수가 높은 것도 상대적으로 이니시의 중요성이 커진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전적상 열세인 다른 도전자들에 비해 아프리카의 업셋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고 봅니다. 가히 lck 최고의 이니시에이터, 투신이 있기 때문이죠. 물론 킹존은 야캅니다만.


2. 어려워진 시야 싸움, 치열해진 정글 싸움


초록강타의 삭제로 정글 싸움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선 시야/시야를 바탕으로 한 정글싸움 이라는 클래식 전략은 다소 힘을 잃었습니다. Sk 정글러들이 잘하는 정글의 정석이죠.

정글도 하나의 라인이라고 보면, 라인 지원을 통해 우리 라이너들을 키우는 것 이상으로 내가 상대 정글보다 잘 성장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시야 없이도 상대 정글과의 격차를 가장 잘 벌렸던 정글. 개인적으로는 락스 시절의 피넛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초록강타를 즐겨 들 때도 트레이드마크인양 빨강강타를 들고 적 정글을 사정없이 약탈했죠.
당시의 일반적인 정글들이 첫 카정 동선에서 우선 거점 와드로 시야를 먹고, 그 시야를 바탕으로 정글링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그렇게 이뤄낸 성장을 바탕으로 우리 라이너를 지원하거나 상대 정글을 괴롭혔다면, 피넛은 좀 달랐습니다. 첫 카정에서도 와딩보다는 냅다 정글몹을 사냥합니다. 그러다 상대랑 마주치면요? 강타싸움으로 뺏거나 딜교환을 해버립니다. 아니면 형들을 불러서 아예 죽여버려요. 눈치보고 계산하는 시야 싸움이 아니라 걍 본능적인 몸싸움으로 이겨버리는 겁니다. 이러면 이제 시야가 상관이 없어지죠. 어차피 정글에서 만나면 눈 깔아야되는 건 상대 정글러니까요. 당시 피넛이 즐겨하던 정글러가 니달리, 리신, 그브, 킨드레드, 올라프... 정글링이 빠른 챔프들입니다. 상대와 성장 격차를 빠르게 벌리기 아주 딱 좋죠.
자, 메타가 다시 돌았습니다.


3. 양 팀의 밴픽과 전략 예상


그 밖에도 여러가지 달라진 점이 많을 겁니다. 메타와 상관없이 op인 챔도 있을거고, 한 두 가지 장단점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미묘한 셈들이 엄청나게 많겠지요. 하지만 그런 건 브론즈의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그냥 제 눈에도 보일만한 메타 변화 위주로 막 한 번 갈겨볼게요. 이건 쉽게 쓰여진 프리뷰니까요. 쉽게 쓰여진 프리뷰는 원래 부끄러운 수준인 겁니다. 부끄러움은 우리 모두의 몫이구요.


탑은 역시나 스플릿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피오라 카밀 갱플... 탱커보다는 브루져. 한타 위주보다는 1대1과 공성에 유리한 챔프. 제이스야 칸이 있는 이상 언제든 나올 수 있는 픽이겠고, 기대되는 깜짝픽을 꼽자면 트포 지휘관 잭스...?

정글에서 내심 기대하고 있는 픽은 니달리입니다. 나온다면 아마도 피넛이 아닐까요. 모글리나 스피릿이라면 스카너나 올라프가 유용할 것 같습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입니다. 첨탑 효과가 있고, 조합에 따라 이니시도 되고, 반대로 억지 효과도 있으니 정글러인 피넛을 억제하기도 킹존의 다른 라이너를 위협하기도 괜찮은 픽 같아서요. 올라프는 그냥 정글 1대1이 쎄고요.
주목할 점은 양팀의 미드라이너들입니다. 쿠로와 비디디 모두 정글 지원에 능한 미드잖아요. 정글 싸움은 순수 1대1이 되기보다 미드 정글의 패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형을 부른 동생과 동생을 부른 형 중 누가 승자가 될지 무지 기대됩니다. 끼힛!

미드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새는 미드가 캐리라인이라기보다 지원 라인 같아요. 로밍형 챔프가 판을 치질 않나, 초반 템으로 지휘관을 들질 않나... 근데 또 그러다가 야스오가 튀어나오질 않나. 여튼 미드는 쥐쥐입니다.

제일 치열할 것 같은 라인은 역시나 바텀입니다.
이니시의 핵심인 투신이 있고 완성형 밸런스를 보여주는 고릴라가 있는 라인. 챔프면 챔프, 넥서스면 넥서스, 쳐야 할 데를 알고 치는 원딜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크레이머와, 유틸이면 유틸, 캐리면 캐리, 원딜로서의 모든 역할을 다 잘하는 편인 프레이가 있는 라인.

이니시가 중요하고 이니시 서폿이 중요한 만큼 라칸, 알리 같은 1급 이니시에이터들이 밴픽의 핵심이 되겠지만, 역으로 그런 이니시에이터를 카운터치는 모르가나, 잔나 같은 서포터가 덩달아 중요해지기도 했죠. 투신은 모르가나가, 고릴라는 잔나가 좀 더 어울려보이네요. 어쩌면 케틀 나미 같은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물론 정글러의 시야 지원이 어려워진 지금, 불리한 게임에선 속절없이 잉여가 되는 픽들이기도 합니다. 깜짝 픽이랄 것까진 없지만 레오나도 기대되는 픽입니다. 이니시도 되니까요. 발상을 뒤집어 원딜이 이니시를 여는 애쉬 미포 조합...? 정도면 깜짝픽이겠네요. 확실한 건 럭포터는 안 나옵니다. 제발요....


어쨌든 많이는 썼네요. 결승전에 못 가는 게 한입니다. 제 본진인 킹존 첫 결승인데요. 그래서 한 많은 여인네 넋두리하듯 프리뷰나 한 번 풀어봤습니다.
제가 진입장벽 훅 낮춰두었으니 저 같은 브실골 롤알못 여러분들들도 자신있게 결승전 관련 글들 많이많이 올려주세요. 이제 겨우 이틀 남았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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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2 20:54
수정 아이콘
굉장히 좋은글 잘 봤습니다. 메타의 흐름도 어느정도 꿰고 있는 글이고요.

피넛에 대해 좀 얘기를 보태자면 피넛은 요즘 시야도 잘 먹는 정말 부족함이 없는 정글러가 되어가고 있지요. 또한 애쉬 진 같은 픽은 프레이가 충분히 꺼내볼만한 픽이라 생각합니다.
티모대위
18/04/12 21:13
수정 아이콘
아니 생각보다 글이 너무 찰져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제 생각과도 상당히 비슷하구요. 지금 메타는 확실히 미드가 정글을 중심으로 전 라인을 받쳐주는 느낌이고, 정글이 적극적으로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죠. 이걸 잘하는 미드가 딱 비디디와 쿠로고, 두 팀이 강한 이유기도 한 것 같아요.
1등급 저지방 우유
18/04/12 21:17
수정 아이콘
[우리 팀은 야카다는데.. ]
정말 야칸가요?크크 독보적인 승률 1위에 8팀 감독들이 전부 킹존을 찍었거늘...
이런이런..이러다가 킹어강 등장한다면 어쩌시려구..

[확실한 건 럭포터는 안 나옵니다. 제발요....]
이건 저두 한표 드립니다. 럭포터는 나오면 안되요. 미포터 나오고 엄청 고생했는데..
가뜩이나 지금도 제가 사는 구간에선 럭포터를 자주 보는데, 결승전에 나온다면 럭포터 세상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티모대위
18/04/12 21:22
수정 아이콘
럭포터... 고릴라 괴담 추가하나요
응~아니야
18/04/12 21:25
수정 아이콘
바다드래곤도 버프좀 패줬으면..
18/04/13 09:18
수정 아이콘
요즘은 바다용도 선호도가 괜찮더라구요
라인전페이즈 유지력이 좋아서 초반에도 쏠쏠하다합니다
켈로그김
18/04/13 12:14
수정 아이콘
서폿 브랜드가 출격할 차례입니다..
18/04/13 13:24
수정 아이콘
물론 킹존은 야캅니만(2)...
아프리카 잘해서 쫄리지만 명경기 기대합니다!
사다하루
18/04/14 03:41
수정 아이콘
야칸 킹존이 이길꺼라고 자꾸들 그래서 불안함미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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