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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1/25 04:27:54 |
Name |
산화 |
Subject |
현 저그의 대테란전 양대축-박명수와 이제동 |
(편의상 선수호칭은 생략하겠습니다. 분석이라기 보다는 재미위주로 쓴 글이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박명수
암담한 전장속으로 마치 미친 눈을 하며 걸어 들어가는 자가 있다. 물론 그러한 무모한 전장에서 질때도있지만 놀라울정도의 힘으로 종종 이기는 자가 있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은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듯하며... 가장 투박하고 승률에 대한 공식을 제대로 교육받지못한 가장 무식한 저그..
이하 내가 박명수라는 저그 프로게이머에게 붙이고싶은 수식어이다.
홍진호를 가장 좋아했다는 프로게이머... 필자가 볼때 대테란전에서 가장 투박하며 거친 형태를 띤다고 생각되는 프로게이머.. 그는 바로 저그 프로게이머 박명수이다. 4강에도 종종올라가는 박찬수와 다르게 동생 박명수는 사실 이렇다 할 수식어가 없는 저그이다. 그는 지금까지 개인리그 4강이상까지 올라간 적도 없을뿐더러 프로리그에서도 그리 높은 승률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다. 그의 프로토스전은 그리 강한 편이 아니며 대저그전역시 이제동처럼 극도의 높은 승률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심지어 이번 글에서 다루는 소재인 대테란전조차도 그리 높은 승률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현 저그중 대테란전 트렌드 세터 양대 축중 하나로 지명하는 이유는 그의 플레이스타일의 독특함과 거침없음에 있다.
사실 본인이 보기에 박명수의 대테란전에 그리 세련다움이란 없다. 그의 대테란전을 보면 현 저그중 최강자라는 이제동과는 다르게 가끔 초반에 마린메딕병력의 난입을 허용하기도하고, 거기서 그냥 질때도 있으며, 때로는 기어코 버틸때도있다. 그리고 기어코 버틴후에 그대로 죽어버릴때도 있지만, 때로는 미칠정도의 파괴력으로 vs이영호 전처럼 뮤짤의 극한 운용하나만으로 이기기도한다. 그리고 때론 대개의 다른 저그들처럼 하이브이후의 운영에 치중하는것과는 다르게 레어상태에서의 무지막지한 병력만으로 이길때도있다. 컨트롤이면 컨트롤, 물량이면 단지 물량적인 면만 보여주는... 비교적 큰 생각이없는 즉흥적인 저그가 바로 박명수이다. 박명수의 러커는 이제동처럼 세련다운 형태로 걸어가지못해 탱크에 앞머리 한두기가 손쉽게 터져나가기도 하지만, 오히려 숫자는 더 많아보인다. 그게 박명수이다.
사실 필자는 저그의팬이기는 하지만, 뮤탈리스크컨트롤에서 큰 감동을 받은 사례는 별로 많지가않다. 굳이있다면 한상봉 vs 고인규의 블루스톰전에서의 한상봉의 극한의 뮤탈리스크 컨트롤정도... 그러나 블루스톰은 본진 앞마당이 저그에게 뮤짤을 하라는 맵퍼의 의도가 들어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볼때 그 곳은 분명 승률이 아주 높은 전장이다. 그리고 승률이 별로 없어보이는, 아니 승률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보이는 전장에서 뮤탈리스크 컨트롤로 당대 최강의 테란이라는 이영호를 박명수가 꺾어버린 경기에서 뮤짤이상의 감동을 느낀적이있다. 바로 저번 MSL 클럽데이 온라인 32강 최종전에서의 박명수 vs 이영호 전이다.
박명수는 뮤탈리스크로 상대방을 이기기위한 매우 가난한 빌드를 준비해왔고, 이영호는 당시 더블커멘드로 단지 앞마당만 지키면되는 상황이었다. 박명수는 뮤탈이 마련되자마자 이영호의 진영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터렛이 대량으로 지어지기 시작했고 들어갈 구멍은 도저히 보이지가 않았다. 해설자들은 여기서 박명수가 암울하다고했고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명수는 미사일터렛과 마린메딕 병력으로 빈틈없이 철저하게 방어되어있던 이영호의 본진으로 단지 뮤탈 한부대즈음을 갖춰 마치 덤불속으로 들어가듯 공격을 감행한다. 여기서 박명수는 시청자들을 모두 놀라게하며 도저히 믿어지지않을듯한 뮤탈컨트롤로 미사일터렛을 하나씩 부숴버리고 마린메딕병력을 하나씩 잡아먹으면서 결국은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며 그 경기를 승리한다.
사실 박명수의 대테란전 스타일을 쭉 보고있으면 허점도 꽤 많이보이며 테란의 날빌에 더러 당하기도 하며 패배하는 형태의 경기도 많이보이는 편이다. 그러나 박명수가 테란을 이기는 경기들을 보면 뭐라고 말로 형용할수없는 저그만의 개성을 보여주며 승리하는 경기가 많다. 얼마전 위너스 프로리그에서 vs민찬기전처럼 레어상태에서 생산되는 무지막지한 러커의 숫자로 이겨버린것처럼 말이다. 박명수의 진정한 힘은 견제와같은 외부상황으로 인해 매끄럽지못한 체제전환에서 오히려 그만이 가진 엄청난 근성을 보여줄때가 많다. 대테란전에서 반드시 당할수밖에 없는 견제로 인해 물량과 컨트롤을 둘다 보여줄수 없는 상황에서 이 중 한가지만을 선택해 밀어붙일때에 박명수의 진가는 발휘되고 시청자들은 경악한다. 이것은 단점이 될수도 있지만 박명수만이 가지고있는 장점이라고도 볼수 있는것이다.
최근들어 박명수는 이번시즌 양대리그본선에 모두 진출하며 한편으로는 테란의 메카닉을 전혀 두려워하지않으며 그렇다고 바이오닉도 전혀 두려워하지않는 적어도 대테란전에서만큼은 현존 저그중 가장 강력한 급의 포스를 뽐내고있다. 박명수가 컨트롤에 올인을 하면 그 컨트롤은 인간이 표현할수있는 저그 유닛 컨트롤의 극한을 보여주며, 때로 물량에 올인을 하면 레어상태에서 무지막지한 물량을 보여주며 상대방 테란을 아주 먹어버린다. 종합적인 승부보다는 무언가 한가지에의 집중 스타일로 상대방 테란을 이겨버리는 자... 이것이 바로 내가 바라보는 박명수의 테란전이다.
박명수의 대테란전 스타일은 마치 길들여지지않은 한 마리의 늑대와 같다. 매우 거칠고 공격적이다. 한편으로는 굉장히 파멸적이며 도박적인 면도 보인다. 때로는 무지막지한 물량의 힘을 보여주기도 하며, 때로는 타죽을듯한 덤불속으로 걸어들어가기도한다. 나의 죽음이던 상대방의 죽음이던 바로 '죽음'그 자체를 가장 사랑하는 플레이... 홍진호를 좋아해서 아이디까지 옐로우로 지었다는 가장 정열적인 저그... 그것이 바로 은연중에 박명수가 지니고있는 대테란전 마인드가 아닐까.
2. 이제동
빈틈만 보이면 바로 파고 들어가는 저그가있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다 알고있다.
23일 바투 스타리그 36강 경기 vs이재호전 3경기처럼 빈틈 찰나에 순식간에 경기를 끝내버리는자..
매우 사악하고 어찌보면 매우 교활하며.. 무섭고 잔인하며 자비란 눈뜨고 찾아볼수가 없는자..
악의 화신과도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고있지만 섬세한 유닛의 움직임과 물흐르듯한 깔끔한 운영으로 극도의 세련됨과 정숙함을 보여주는 저그..
이것이 바로 현존 저그의 원탑인 이제동이라는 매우 영악하며 행동이 민첩한 저그 프로게이머에게 붙여주고 싶은 수식어이다.
현존 최강의 저그라는 이제동은 06년 프로리그에서의 높은 성적으로 첫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름을 서서히 알리기 시작한 이제동은 차차 더욱 유명세를 얻어갔고 07년도 들어서는 개인리그에서도 높은 성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당시 이제동에게 기억나는 것은 무지막지한 대테란전이다. 이제동의 대테란전은 과거 상대방보다 훨씬 뛰어난 피지컬을 기반으로 하여 붙었다하면 거의 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거의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듯한 뮤탈리스크 컨트롤, 물흐르듯한 유연한 운영... 상대방 마린메딕보다 많아보이는 러커의 숫자.. 엄청난 확장의 수... 레어이던, 하이브이던 어떤 상황에서건 테란에 대한 단 한치의 주도권도 주지않는 그 강력함... 바로 07년 시기 이제동이라는 엄청난 괴물 저그가 대테란전에서 보였던 위력이다.
이제동은 08년 초반까지 대테란전에 대해 엄청난 강력함을 유지하였다. 이때만해도 이제동은 vs신희승전에서 두군데 동시 뮤짤이라는 말도안되는 묘기를 보여준다거나 msl 곰tv 시즌4 8강 vs이영호전 로키2의 혈투에서 말그대로 괴물같은, 압도적인 피지컬로 장기전끝에 이겨버린 명경기를 보여주기도했다. 당시 거칠것없던 공포의 테란신예 이영호는 땀을 질질흘리며 '뭐 이런 경우가 다있지?'하며 혀를 내둘렀던 것이 생각난다. 이제동이 이영호에게 안겨준 엄청난 대저그전에 대한 공포감 그 이후 이영호의 대저그전 막강포스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예만보더라도 이제동이 테란유저들에게 안겨준 공포감과 절망감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이제동 전성기의 테란전은 말그대로 사기적인 뮤짤의 위력, 그리고 물흐르듯한 운영, 전체적으로 볼때 깔끔하고 세련된 유닛 컨트롤의 향연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동은 정말 그 어느 테란에게도 질 것같지가 않았으며 07년이후 확고한 저그의 원탑이었다. 그러한 그도 플레이스타일이 확실히 노출되며 대테란전 하락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것이 바로 08년 상반기에서의 눈에띄는 대테란전의 하락이었다. 당시 이제동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상대가 안될정도로 쉽게 이겼던 박성균에게 프로리그에서 연패하면서 서서히 대테란전에서의 구멍을 갖기 시작하더니, 진영수에게 연전연패.. 그리고 다른 테란들에게도 연패를 거듭하며 대테란전 최강저그로서의 면모를 구기게 된다. 그 이후 진영수를 어떻게 아레나 msl8강에서 이기긴했지만 결승에서 박지수에게 3:0으로 완패한다. 이것은 바로 현실이었고 별 슬럼프도없이 승승장구하던 이제동은 더더욱 나락으로 떨어진다.
급기야 프로리그에서 vs이성은 1차전에서 베틀크루저 수모를 당하며 패배했고, 2차전에서는 초반 벙커링에 허무하게 패배하며 승리를 내줬다. 이제동의 테란전은 무너졌다고 모든 사람들이 말했고 수많은 저그의 팬들이 스타관련 커뮤니티에서 슬픔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세련되며 화려한 플레이를 보유한 저그의 신사 이제동은 비참하게 무너졌고 그는 드디어 자제력을 잃고 분을 이기지못해 자신의 키보드마저 박살내게 된다. 사람들은 이제 이제동도 하락세라고했으며 저그도 그와 함께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테란전중심으로 연승하기 시작하더니, 프로리그 vs티원전에서 정명훈을 이겨버리며 다시금 부활한다. 한동안 유약해보이고 패배주의적이었던 그의 테란전이 오랜만에 다시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는 순간이었다. 테란에게 밀리던 그 이전 시점과 비교해볼때 다시금 이제동은 테란보다 한 수 앞서가는 플레이, 그리고 퀸이라는 유닛까지 들고나와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록 메카닉 테란상대로는 아직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바이오닉 테란 상대로는 예전과같은, 아니 예전보다 훨씬 깔끔하며 더욱 사악해진 컨트롤과 운영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다시 예전처럼 상대 테란의 견제를 모두 잘 막아내던 모습도 돌아왔다. 바투 스타리그 36강에서 이재호를 상대로한 플레이를 보면 이제동의 테란전이 어느수준까지 와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달의눈물에서 이재호는 엄청나게 잘싸워줬다. 근데 그 엄청난 견제플레이와 드랍쉽센스를 이제동은 모두 무난하게 잘 막아주었다. 최종경기인 왕의귀환에서 벌어진 경기는 이재호가 딱히 뭘 잘못한 것도없다. 그냥 무난하게 언덕올라왔는데 경기가 순식간에 끝났다. 어어? 하는데 끝난것이다. 그게 바로 이제동의 테란전이다. 단 한순간의 아주 작은 틈새를 이제동은 파고들며 순식간에 상대 테란을 굴복시킨다. 이제동에게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여주는 바이오닉 테란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일이었다.
이제동의 대테란전의 역사를 쭉 돌이켜보자면 한동안 슬럼프도 있었지만 이 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순간은 느낌으로 보자면 완벽함... 유닛의 컨트롤을 평가하자면 세련되며 기계적일정도의 철저함. 운영능력으로 보자면 물흐르듯한 저그 최고의 운영능력이라고 표현할수있다. 초중후반 견제 컨트롤 운영 그리고 극한 전투를 하면서도 새롭게 확장하며 드론 채워넣는 능력, 멀티태스킹,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능력, 상대방의 숱한 견제를 막아내는 능력, 상대방의 견제가 통하여 결국 본진과 멀티가 어느정도 파괴되면 다시 드론을 채워넣고 어떻게든 승부를 유리하게 다시 끌고 오려는 능력, 최후가 될수도있는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판단능력등 말 그대로 모든 면에서 저그 최고의 엘리트라고 보면된다. 이제동의 테란전중 유일한 단점은 유리한 상황에서 너무 압도적으로 상대방을 이겨버리려는 방심및 너무 자신을 믿음에서 오는 약간의 교만에서 비롯되는 간헐적인 패배뿐이다. 그의 테란전은 늘 공포스러웠고 때로는 가장 불안했던 08년당시 아레나 msl 8강전때 진영수를 상대로 심리전으로 이겨버리는 모습까지도 보여주었다. 이제동은 자신의 불리함을 때로는 인정하고 어떨때는 심리전으로 상대방을 극복해버리는 저그 최고의 선수다운 면모도 보여주었다. 말 그대로 이기기위해 최고로 승률높은 전략을 채택하는 이제동은 테란들을 상대로 여전히 공포스러운 모습을 띠고있다.
이제동은 가장 승률이 높은 전략을 채택한다. 과격함이 필요한 악마가 될때에는 미칠듯한 과격함으로 상대방을 공포에 떨게하며, 테란을 안심시키며 '나는 니가 생각하는대로 플레이하고있다'라는 점을 보여주고자할때는 섬세한 신사가 되어 아리따운 숙녀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듯한 모습으로 철저히 본심을 숨기며 테란을 안심시킨다. 상대 테란이 안심하여 이 차갑고 섬세한 신사의 손을 잡았을때는 바로 얼마전 msl 서바이벌 최종전에서 조병세 vs 이제동전의 멀티바로앞 스탑러커앞에 전멸하는 마메병력처럼 순식간에 자신의 가장 중요한것을 잃어버린다. 속내를 전혀 알수없는 이제동의 플레이는 테란에게 공포, 그 자체일수 밖에 없다.
이제동은 매우 미적감각이 훌룡한 저그이다. 그의 유닛들은 매우 잘 정돈되어있고 그의 운영능력은 너무나 깔끔하며 그가 내놓는 전략들은 너무나 정확하게 잘 들어맞는다. 너무 아름답기에, 너무 중독적이다. 이것은 바로 이제동의 플레이가 비인간적일정도로 놀랍다는 것을 말해준다. 최근 대테란전을 이끌어가는 다른 한 명의 축인 박명수가 테란보다 더 무서운 모습을 하여 기를 눌리고 짓눌러버리는 과격한 모습을 띠고있다면, 다른 한 축인 이제동은 테란이라는 물고기를 즐기는 여유로운 낚시꾼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다. 단 한 순간 테란이 미끼를 물을때 이제동은 멋지게 낚시대를 잡아당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그물망으로 단숨에 낚아챈다. 비록 메카닉 테란까지는 아니지만 바이오닉 테란쯤은 맛있는 과자쯤으로 여기는 저그... 이제동의 대테란전은 그만큼 위력적이며 공포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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