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상적이었던 경기라 한번 간단히 후기 써보겠습니다.
이 경기가 유난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데스티네이션에서 예상되었던 흔한 메카닉vs저그의 구도도 아니었고,
또한 물량대 물량의 처절한 힘싸움도 아니고, 피지컬 싸움도 아니었던
순수한 심리전과 전략으로 상대를 완전히 낚아 챈 경기였기 때문이죠.
임요환 선수팬이라면, 임요환선수가 wcg에서 정글스토리에서 많이 선보였던, 언덕을 이용한 경기들이 연상되었을 거이며,
이윤열 선수팬이라면, 이윤열선수가 프리미어리그등을 통해 선보인 프리스타일류 경기들이 연상되었을 겁니다.
어제 신상문 선수의 주제는 데스티네이션에서 상대가 준비할 대메카닉 대응 체제에 대해서 완전히 맞춤빌드를
준비한거 같습니다.
어제 신상문선수가 구사했던 전략은 사실 보통 상황이었으면 전혀 안통할 전략이었습니다.
박찬수선수 머릿속에 메카닉등이 꽉차있었기 때문에 통했고, 이를 신상문선수가 스나이핑한것이었겠죠.
안티캐리어가 머릿속에 꽉찬 송병구 선수를 이영호선수가 스나이핑했듯이..
일단 병력의 힘 자체에서, 신상문선수가 박찬수선수를 앞서는 타이밍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어찌어찌해서 박찬수선수가 화력이 더 강했음에도 신상문선수와 싸울수 없었죠. 걍 제대로 싸워보지 못한채 게임은 기웁니다.
첫번째는 심리전에 의해, 두번째는 앞마당 뒷벽에 막혀, 세번째는 본진언덕 건물에 막혀, 네번째는 클록킹에 의해....
신상문선수의 운영을 보면..
* 선엔베, 후배럭 -> 노마린(1마린?), 전진팩토리 -> 팩토리에서는 1벌쳐 이후, 오버로드한테 들킨후, 걍 애드온하고 탱크3뽑음. -> 별처뽑을때쯤 마린3까지 뽑고 걍 앞으로 보내기,레이쓰 1뽑기 -> 상대가 본진 빈집왔을때, 마린2 더 뽑고 벙커지음 레이쓰 한마리 더 나옴.-> 뮤탈로 마지막 한타할때쯤 클로킹 완성
* 총 뽑은 유닛 -> 마린5, 벌쳐1, 탱크3, 레이쓰2
마린도 안뽑고, 아니면 한마리 정도 뽑고 전진팻을 짓습니다.
별쳐의 경우, 한 대만 뽑고 업그레이드를 전혀 안했습니다. 별쳐는 사실 낚시용 미끼같았습니다. 그냥 보여주기 위해 뽑은거죠.
박찬수선수에게 속업별쳐 경계해라 마인 경계해라.. 해서 움츠리게 한다음.. 유유히 오버로드가 보던 말던, 팩토리 시즈업하면서 탱크 뽑고, 마린과 함께 유유히 상대 앞마당 뒤쪽 벽까지 가서 조이기.
시즈모드하는 것을 보고, 박찬수선수가 속았다는걸 깨닫고, 저글링으로 역러쉬를 하지만, 리페어와 마린으로 방어를 해내고.
다시 히드라까지 섞어보내지만 벙커 완성.
다시 뮤탈까지 섞어보내지만.. .레이쓰가 클로킹...
그것도 첨부터 클로킹한게 아니라. 첨에는 클럭킹 안된척 그냥 싸워서 상대에게 희망을 주어서 뮤탈 안도망가게 한다음 스컬지 올때 클럭킹해서 상대의 희망을 송두리째 꺽는 모습
어제 경기의 1등 공신은.....죽을때 저글링 1킬말고는 아무것도 못한채 그냥 죽어버린 노업그레이드 1벌쳐였다고 생각하네요.
컨도 전혀 안해주고, 상대 빈집에도 해집어 들어가지도 않고, 아무것도 못하고 죽어버린 무력한 1벌쳐..
하지만 박찬수 선수는 그 벌쳐를 확인하고, 탱크가 시즈모드 하는것을 볼때까지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요?
그 동안 속업벌쳐에 드론을 찢기던 저그의 광경, 또 속업벌쳐앞에 무력하게 잡히던 저글링들, 또한 벌쳐의 마인에
하염없이 날아가던 히드라들이 아닐까요?
많은 분들이 최연성과의 경기에서, 무한 탱크러쉬를 디파일러 스웜+ 럴커로 방어해내는 모습을 장판파라고 말하지만.
어제의 그 벌쳐야 말로, ,허허실실의 핵심유닛이자, 장판파의 진미를 보여준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