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9/22 09:29:19
Name theo
Subject 아카디아에서의 테저전을 즐겁게 지켜보며..
이윤열 선수의 어제 승리가 아카디아에서의 첫승은 아니지만 이재호 선수의 승리보다 그 의미는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부터 테란의 더블은 정석이 되었고, 거기에 호되게 고생하던 저그가 내성이 생깁니다.

흐름 자체는 여태까지의 테저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테란은 한방을 모아서 나올려고 하고 저그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아카디아는 그런면에서 볼때 저그에게 좋은 맵인건 확실합니다.

마재윤식 3해처리를 했을때 덤으로 미네랄 멀티 까지 먹을수 있었고, 테란이 더블 하는건 뻔하기 때문에 드론을 여태까지완 비교도 안되게 많은 숫자 채워넣을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향상된 뮤탈 콘트롤과 3해처리 빌드의 특성상 많은 뮤탈로 테란의 앞마당-본진을 오가면서 지독하게 괴롭히며 테란의 진출을 늦춥니다. 아카디아엔 가스가 있는 기지가 12개입니다(스타팅 모두 포함) 테란이 저그의 멀티를 빠르게 발견하기도 견제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더욱이 미네랄 까지 초반에 확보해놓은 저그는 해처리르 여기저기 필수도 있었고요. 테란이 뮤탈 견제를 뿌리치고 어떻게 나올땐 이미 하이브-디파일러 체재가 갖추어져 있고 3가스 4가스 이상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태반이였습니다. 저그의 디파일러 활용은 극에 달했고 하이브 체재의 저그를 상대로 테란이 승리를 거두는건 요원해 보이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테란이 최근 몇년간 그런적이 없을만큼 일방적으로 몰립니다. 이재호 선수가 첫승을 거두긴 했지만 "더블"이라는 테란의 여태까지의 정석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참 잘했기에 승리를 했지만 그 의미는 제 개인적으론 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테저전의 트렌드에 더 큰 의미를 가지는건, 이윤열 선수의 경기이고 이성은 선수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테란이 여태 당연시 해오던 "더블"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경기의 승패 자체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이기면 더 좋은게 당연하지만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테란이 더블만 하는건 아니다" 라는 생각을 저그에게 심어주는겁니다.



다시 한번 예전 저테전으로 돌아가봅시다. 테란은 할수 있는게 참 많습니다. 정통적인 투배럭 상태에서 팩토리-스타포트-베슬까지 한방 병력을 모을수도 있고, 벙커링을 할수도 있고, 더블을 할수도 있고, 빠른 드랍쉽을 할수도 있고, 투스타 레이스를 할수도 있고, 쓰리배럭 불꽃을 할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전략적 카드가 있고 테란은 전략의 종족일수 있습니다.

반면에 저그는 전략적 카드가 많지가 않습니다. 기껏해야 스포닝풀 타이밍, 해처리 숫자, 드론 숫자.. 인데 이건 전략이라기 보다는 운영에 가까운 부분이 더 많습니다. 테란의 눈치를 봐가면서 거기에 맞춰가며 플레이 하는게 저그였습니다.


그런데 테란이 거의 모든 카드를 다 버리고 더블"만" 합니다.

대놓고 하는 더블도 못막아서 저그가 쩔쩔 맸었지만 소위 마재윤식 3해처리라 불리는 빌드로 더블은 거의 극복해 냈습니다.  특히 아카디아라는 맵에서는요.



많은 얘기가 있었습니다. 아카디아가 저그맵이라서 테란이 못이긴다는 말도 있었고, 테란의 여러 다른 운영을 이야기 하기도, 유닛의 기술, 잘 안쓰이는 유닛의 활용을 이야기 한것도 있었습니다. 전 그 중 본진 플레이를 얘기했습니다. 저그의 3해처리 빌드가 더블하는 테란을 잡아먹는 건 -뮤탈콘트롤이라던가 디파일러 활용의 극대화 같은 이유도 물론 있지만- 저그가 "어차피 더블이잖아?" 하며 드론 마음껏 째고 해처리 팍팍 늘려가는 시작 부터가 저그가 몇할.. 적어도 몇푼은 먹고 들어가는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저그가 드론 못 째고 저글링 누르도록, 해처리 지을 자원으로 성큰 늘리게 만들수 있는 본진 플레이로의 회귀가 그 잘못된 시작점을 되돌릴수 있는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겐 이윤열 선수의 선팩토리 조이기가, 이성은 선수의 2스타 레이스가 더 의미가 있습니다.  



본진플레이만 해야한다고, 그게 답이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더블 하지 말라는것도 아닙니다. 다시 예전처럼 저그가 "테란이 이번엔 뭐할까?" 고민하게 하는것, 전략적 카드의 다변화가 테란의 답이 될수 있습니다.

아카디아라는 맵에 한정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최근 테저전 트렌드에 이윤열 선수의 승리는 전환점이 될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성은 선수가, 차재욱 선수가, 원종서 선수가 더블을 하지 않을때 부터 그 전환은 시작되었고 이윤열 선수의 승리가 그 전환에 더 가속을 붙인것일수 있겠죠.



=======================================================================================


저그 유저들의 대응도 재미있습니다. 조용호 선수는 이성은 선수를 상대로 3해처리 빌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꾸역꾸역 잘 막았지만 피해는 제법 봐야만 했습니다. 만약 이성은 선수의 운영이 좀 더 세련된것이였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경기였었죠. 이윤열 선수를 상대로도 역시 3해처리를 그대로 가져가고 하던데로 하다가 선팩토리 빌드를 들고 나온 이윤열 선수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었고요.  

반면에 마재윤 선수는 투해처리 상태에서 빠른 테크를 통해 원종서 선수의 무리한 메카닉을 잡아먹고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테란 게이머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저그 유저들에게도 똑같이 돌려줄수 있습니다.

그냥 하던대로 하면, 잡아먹힐지도 모릅니다.





이래서 스타는 재미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모십사
06/09/22 09:51
수정 아이콘
슬램덩크 정우성 vs 서태웅이 생각나는 글이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담배피는씨
06/09/22 09:57
수정 아이콘
무적의 카드는 없는듯.. 잘읽었습니다.
o에코o
06/09/22 10:08
수정 아이콘
역시나 마재윤선수의 능력은 '맵핵' 수준의 상대방을 알고있는 플레이가 다시한번 느껴졌습니다.
o에코o
06/09/22 10:15
수정 아이콘
그리고 이윤열선수 경기보니 scv를 잠시 쉬더군요. 앞으로 이런 임요환식 타이밍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네요^^;
Garyryry
06/09/22 10:23
수정 아이콘
역시 전략은 돌고 도는군요 그리고 이윤열 선수가 장육선수를 상대로 한 빠른 드랍쉽도 요즘엔 별로 못보던거였는데.. 이윤열선수의 다음경기가 기대되네요
헤르세
06/09/22 12:04
수정 아이콘
어제의 아카디아 테저전 두 경기는 요새 아카디아의 대세와 많이 달라서 재미있고 의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테란-더블, 저그-3해처리 이후 뮤탈견제 후 러커 전환 이 정석에서 테란 한 선수는 메카닉을 했고 한 선수는 선팩 조이기를 했습니다. 저그 한 선수는 투 해처리 뮤탈을 갔고 한 선수는 뮤탈을 생략하고 러커로 바로 갔습니다. 경기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저런 양상 또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3해처리 뮤탈 견제 후 러커라는 저그의 필승 공식을 노리고 나오는 테란의 노림수가 돋보였고, 하던 대로 하면 질 수도 있다는 저그의 위기 의식(이라면 오버일까요;)도 보였달까요. 아카디아 저테전 밸런스 때문에 논란이 많지만 테란의 압살이 오히려 테저전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가 많이 됩니다. :)
제이스트
06/09/22 20:15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 완젼 올인이였습니다. 저그가 선팩조이기라고 예측을 하지 않는이상 못막는 빌드였죠.
scv생산도 거의 멈추고 2시즈 뽑고는 가스도 거의 캐지 않았고 컨트롤과 마린에 집중한 모습이였습니다.
만약 뮤탈을 갔으면 그냥 밀었을테고 말이죠.
러커 테크 탄김에 저글링과 히드라가 밖으로 나와있지 않은이상 절대 못막는 경기였죠..
[couple]-bada
06/09/22 20:49
수정 아이콘
저그는 맞춰나갈뿐이지만.. 적절히 대응하면 가장 강한 종족이죠. 그동안은 그걸 못해왔지만, 요즘 저그의 운영능력은.. 그런게 가능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5850 내일 벌어지는 프로리그 기대되는 매치....... 한빛 VS MBCgame! [24] SKY924055 06/09/23 4055 0
25848 짤막한 에이스결정전 5경기 리뷰 [6] Ace of Base4626 06/09/23 4626 0
25847 미스테리한 그녀는 스타크 고수 <다섯번째 이야기> [12] 창이♡4081 06/09/23 4081 0
25846 나의 생각이 옳다 [11] 그래서그대는3949 06/09/23 3949 0
25845 오늘의 2탄 팬택 EX VS 삼성 Khan 엔트리! [365] SKY926950 06/09/23 6950 0
25843 울산은 e-sports의 '소외지'인가? [69] paramita5432 06/09/23 5432 0
25842 CJ VS 스파키즈 엔트리 나왔네요. [681] 호시8033 06/09/23 8033 0
25841 캐리어 뭉치기 팁 [36] 니가가라하와7229 06/09/23 7229 0
25836 [격투기 이야기] 현대의 거인 설화.. Tales of Titan [3] Copy Cat5755 06/09/22 5755 0
25835 어려운맵의 승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은 어떨지~ 특히 오늘 순위 추첨 아쉽네요 [17] jjune4195 06/09/22 4195 0
25834 엠비시게임 스타리그의 우승자는 어디서부터 따져야할까? [65] SEIJI7174 06/09/22 7174 0
25832 [축구] 이번주는 어떤 경기가?! [15] 초스피드리버4397 06/09/22 4397 0
25831 16강 토너먼트 조지명식 시작되었습니다! [408] SKY926971 06/09/22 6971 0
25830 boxer와의 기억들... [13] sliderxx4588 06/09/22 4588 0
25829 천재의 마지막 벌쳐 [20] 마술사얀6257 06/09/22 6257 0
25828 OSL 와일드 카드전 A조 경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64] herocsi4922 06/09/22 4922 0
25827 이용훈 대법원장, 당신 말이 맞습니다! [39] malicious5284 06/09/22 5284 0
25826 '황제'란 자리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10] 가루비4958 06/09/22 4958 0
25825 나는 그의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습니다. [9] 리니짐3851 06/09/22 3851 0
25822 아카디아에서의 테저전을 즐겁게 지켜보며.. [8] theo4247 06/09/22 4247 0
25821 팝송 추천 좀 해주세요... [25] 케케케나다4682 06/09/22 4682 0
25820 또다시 마재윤인가.. [47] 사라진넥서스8445 06/09/21 8445 0
25819 4드론 이벤트 정답입니다. [10] homy3978 06/09/21 397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