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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12 01:40:31
Name 넨네론도
Subject 박지호
프로게이머중에, 가장 인간답고, 가장 동네 친구같은 사람은 누구인가.



PusanSG, 아이디에 떡 하니 새겨저 있는 Pusan 이라는 지명은
억지로 E-sports 지역연고제를 들먹이지 않아도,
나에게 롯데 자이언츠 이후의 또 하나의 로망을 안겨주었으며


멋지게 '꼬라박' 는 그만의 스타일,
항상 마인을 폭죽삼아 럴커를 사뿐히 고이 밟아 즈려 밟으며 달리는 그의 질럿은
친구녀석의 현란한 컨트롤에 의해 항상 뭐 하나 해보지도 못하고 관광당하던 나에게
엄청난 만족이자 카타르시스였으며


신인시절, 자신이 랭킹에 없을 때 자신이 캐스파 랭킹 31위라는 말을 하며
후배 서경종(100위라고 주장)을 괴롭히며 장난치는 모습은
낮은 곳에 있어도 좌절하지 않는 낙천적인 성격과 함께 자신감을 느끼게 했으며


모 프로그램에서
"박지호 선수는 후배들에게 컨트롤을 어떻게 알려줍니까"
라는 질문에, 무표정한 얼굴로 살짝 웃음을 참으며
"저는 컨트롤을 손으로 하라고 가르쳐요"
라고 대답하는 것에,
이후의 각종 세레머니와 조지명식에서의 자신감과 유머넘치던 모습에
장진남 이후의 스타리그를 보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면서 박지호는
무서운 기세로 상대를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는 그렇게 케스파 31위에서 4위까지 올라갔다.
임요환에게 3대2 분패, 하지만 2연속 스타리그 4강.

가정환경이 어려운 그의 배경이 오버랩되면서,
이제 그의 황금기가 시작되는구나. 그렇게 느꼈다.
나는 기뻤다. 그도 기뻤을 것이다.

.
.
.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의 자신없는 모습.
원인을 알 수 없는 그 답지 않은 플레이. 잇다른 패배.
각종 조 지명식에서의 필요 이상의 겸손함. 우울한 모습.
그에게서 갑자기 명랑함이 사라진 것 같았다.

"박지호 선수가 요즘 젊은이들이라면 한번쯤 겪을 만한 안좋은 일을 겪고 있어요."
"예 그렇죠. 젊은 날의 아픔이죠. 박지호 선수, 이겨 내야 합니다."


해설진의 방송중의 멘트, 순간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박지호 선수 관련 짤방과 치어풀, gif등을 퍼 오곤 했던
박지호 선수의 팬까페 회장이자 여자친구의 홈페이지에를 들어갔다.
사진첩에 따로 마련되어 있던 박지호 선수 관련 폴더가 없어져 있었다.

마침 당시 여자친구와 헤어져 이별의 아픔을 참고 지내던 찰나,
나는 또다시 그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더 악착같이 그의 경기를 지켜봤다.  자신감을 회복해라!
마음 속으로 , 박지호에게, 그리고 나에게
'이겨라!' 라기보다는 '이겨내라!' 라고 외치는 나를 보았다.

"Kespa31" 이라는 그의 아이디는
초심으로 돌아가고픈 그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

스카이 프로리그 전기리그 결승전,
경기 시작 전, MBC히어로즈의 주장으로서 그가 한 말,
"내가 이기면... 돌아와라..."


순간 정적이 감도는 분위기,

...잊지 못하고 있구나.
나는 다시한번 예전의 그 링크를 타고
박지호 선수의 옛 그분의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그분은 이미 다른 분과 행복한 것 같았다.

잊으세요. 박지호 선수-
나는 이미 잊었답니다.



결국엔 준우승.

하지만, MBC가 우승했더라도,
과연 그분은 -
박지호선수에게로 돌아갔을까?


.
.
.

MBC게임 스타리그, 패자전.
안경을 벗고 나온 그의 모습.
마치 데뷔 초의 그의 모습 같았다.
아이디는 역시 Kespa31.



강민의 셔틀리버와 다크견제에 gg.



양대 메이저리거에서 양대 마이너리거로 떨어진 그.



.
.
.
프로게이머중에, 가장 인간답고, 가장 동네 친구같은 사람은 누구인가.

항상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아닌,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그의 모습.

술 한잔 하면서 '힘내라 친구야' 한마디 해 주고 싶은 그의 모습

그러면 금새 명랑해 질 것만 같은, 고향 친구같은 사람.



박지호.


=============

ps. 지금 그 싸이..를 다시 가 보니,
여자친구 분이랑 다시 커플 미니미 하고 계시는군요...!!
자, 이제 다시 스피릿을 볼 수 있는거겠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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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12 01:45
수정 아이콘
전태규 선수와 박지호선수. 스타일은 다르지면 성격적인 면에서 매우 비슷하고 전성기때 "정말 잘한다" 라는 생각을 들게한 선수들이죠. 성격적으로도 상당히 비슷하면서 슬럼프를겪으며 자신감을 잃은것까지 비슷하네요
고만하자
06/09/12 01:45
수정 아이콘
아..박지호선수ㅠㅠ
플토 선수 중 제가 개인적으로 젤 좋아하는 선수인데..
진짜,요즘 그 옛날 조지명식이나 경기서 보여주는 패기나 당당함이안보여서 많이 속상합니다..어여 날아오르기를...
프로브마신녹
06/09/12 01:47
수정 아이콘
gg후토크에서 성준모 기자가 박지호 선수가 여친때문에 아직 방황하고 있다는 투로 말씀하셨는데 빨리 잊었으면 좋겠네요
성준모기자가 히어로를 약팀으로 분류한 이유를 말하다가 나왔죠~^^
검은용
06/09/12 01:51
수정 아이콘
박지호선수의 그 무식(?)할정도의 어택땅을 다시 보고싶습니다
김영대
06/09/12 01:51
수정 아이콘
이런 젠장 왜 내가 다 눈물이 나지. 쥘쥘쥘 ㅠㅠ
박지호 선수 진짜 힘내세요.
으앙 ㅠㅠ
06/09/12 01:55
수정 아이콘
영웅의등짝
06/09/12 01:59
수정 아이콘
2회연속 스타리그 4강에 올라갔을때 결승을 한번은 갔어야했는데..
그점이 너무 아쉽네요.. 박경락 나도현선수처럼 오랜 슬럼프를 겪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게레로
06/09/12 02:21
수정 아이콘
힘내라 박지호....

정말미친듯이응원합니다. 화이팅!!
mr.sponge
06/09/12 02:50
수정 아이콘
스타리그에 관심없던 저를 스타리그라는 곳으로 끌리게 만든 장본인인데;그의 부흥과 몰락시기를 다 보고있으니 아쉽네요;여자친구분이랑 다시 잘 된거같던데;;(싸이가니 다시;ㅋ)이제 다시 부활하시려나;물량으로 전성기괴물을 때려잡는건 ㄷㄷ
넨네론도
06/09/12 03:02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잽싸게 글 수정해야겟습니다 ~
06/09/12 07:04
수정 아이콘
박지호 선수의 '스피릿' 이 말만 들어도 기분 좋습니다. 아으~진짜 시원하게 이기는 경기 보고 싶네요. 우승 함 해야죠~
06/09/12 08:16
수정 아이콘
박지호님은 질럿이 럴커를 꼬라박지호~ 꼬라박아도 이기지호~ 제발 예전 포쓰좀 회복하시길... 여자친구랑 헤어지면 다들 저렇게되니.. 겁나서 여자친구 사귀겠어요-_ㅜ;
06/09/12 08:17
수정 아이콘
좋네요 ^^;; 이런 글.

박지호 선수 라섹도 하고 했으니 쪼오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한시간 게임하면 눈 뜨기가 힘들다고 하니 말이죠.
극렬진
06/09/12 09:00
수정 아이콘
박지호만의 원조 스피릿을 다시 보고싶네요~~
저를 히어로빠로 만든 장본인..이제 돌아와야죠!!!
[군][임]
06/09/12 09:20
수정 아이콘
제 기억에 아마 박지호 선수 3위까지 올라갔을걸요.

지호야 사랑한다~
안파랑
06/09/12 10:09
수정 아이콘
양대 마이너는 아직 멀었죠.

MSL 진출전이 남아 있습니다.(예선, 마이너, 메이저의 갈림길)
타조알
06/09/12 10:42
수정 아이콘
...그랬군요 +_+ 박지호 선수의 부진에 이런 이유가...
Peppermint
06/09/12 11:02
수정 아이콘
찡하네요. 박지호 선수 화이팅!!!!!!!!!!!!
Rational_Rose
06/09/12 13:46
수정 아이콘
리플 개수가 18개라 한개 더 추가합니다...
06/09/12 20:03
수정 아이콘
리플 개수가 19개라 한개 더 추가합니다...
무너진다아
06/09/12 23:19
수정 아이콘
이 글엔 리플이 31개 달려야겠네요^^
박죠 화이팅!!
아케미
06/09/12 23:50
수정 아이콘
박지호 파이팅!
06/09/13 01:07
수정 아이콘
박지호화이팅!!! 다시부활하세요!1\
양정현
06/09/13 01:10
수정 아이콘
31개에 동참합니다.
대인배백작
06/09/13 16:30
수정 아이콘
정말 담백한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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