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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19 16:06:36
Name DEICIDE
Subject 스타크래프트소설 - '그들이 오다' 32~33화 (31화는 없습니다)
2005년 5월 8일 밤 0시 15분
서울 여의도 본사, MBC 경기장


  ‘긴장하지 말자. 상대가 잘 할수도 있고, 못 할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상대이건, 나는 이길수 있다. 긴장하지 말자.’

  윤열은 속으로 계속해서 되뇌었다. 윤열은 먼저 대기실에 조인해서, 상대방 선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우스를 돌리며 기다리다 보니 초조한 마음이 들었지만,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며 불안감을 떨쳤다. 수많은 큰 무대경기를 해 왔던 경험이, 다행히도 그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지금 이윤열 선수는 조인해 있고, 상대방 외계인 선수의 조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경기장에는 정일훈 캐스터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방송되었다. 물론 윤열은 외계인들의 특수한 헤드셋을 쓰고 있어서 중계를 들을 수 없었지만, 다른 선수들은 해설진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또, 아까 윤열의 옆에 떠 있던 커다란 화면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선수석 앞에 작은 화면을 띄워 놓아서 그들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로템에서의 윤열이야. 정말 다행이야.”
  “어. 무엇보다 첫경기라서 많이 긴장될 텐데, 가장 익숙한 맵인 로템이 나오다니. 진짜 다행이다.”

  선수들은 각자 안도하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긴장감은, 상대의 실력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타크래프트를 종목으로 내세운 만큼, 꽤나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그게 어느 정도인지 전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제발, 우리보다 못했으면 좋겠다……”

  진호가 한숨쉬듯 이야기했다. 자신의 목숨과, 인류의 운명이 걸린 대결. 상대방이 초보 수준이라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지만 상대가 고수라면……? 엄청난 부담감과 긴장감을 안고 있는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은, 두 배, 세 배로 어려운 상대로 느껴질 것이었다.

  “하던 대로만 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거야.”

  요환이 긴장을 떨쳐내듯 말했다. 그리고 바로 그 때, 외계인 선수가 대기실에 조인하였다. 외계인 선수의 ID는 숫자 '1' 이었다. 그리고, 종족 선택도 곧 'Protoss' 로 끝마쳤다.

  < 1 : 시작?>

  채팅창에 메시지가 올라왔다. 윤열은 잠시 손을 만지작거리며, 손을 풀었다. 그리고, 다시 두 손을 키보드 위에 올렸다.

  <[ReD]NaDa : 시작>

  그리고 윤열은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잡았다. 지금 이 순간 윤열의 분신이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마우스였다. 비록 친해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윤열은 마우스에게 마음 속으로 말을 걸었다.

  ‘나를 도와줘. 같이 꼭 이기자. 우리가 같이 보여 주는 거다.’

  이윽고, ‘뚜’ 소리와 함께 게임 시작 카운트다운이 들어갔다.

  <starting in : 5 seconds>

  윤열은 짧게 심호흡을 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도망갈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살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바로 내가 맞서 싸워야 한다. 마우스를 드래그하고, 키보드를 누를 내 손을, 그리고 그 지체들에게 명령을 내릴 내 두뇌를 믿자. 윤열은 줄어드는 카운트를 노려보며, 그런 생각을 하였다.

  <4, 3, 2, 1, 0 seconds>

  “슈웅-”

  화면이 바뀌고, 미션 브리핑 화면이 나왔다. 윤열은 익숙하게 스페이스 바를 누르고, 마우스 포인터는 화면 가운데, 왼손 손가락은 키보드 ‘s' 위에 올려두었다. 침착을 되뇌이며, 4기의 SCV 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몇천 번을 해 왔던 일꾼 나누기이다. 긴장하지 말고 잘 해내자.

  그리고, 마침내 화면이 열렸다.

  “슈웅-”



2005년 5월 8일 밤 0시 20분
서울 여의도 본사, MBC 경기장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양 선수의 위치는 2시와 6시입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해설진의 역할이 바빠졌다. 먼저 옵저버 화면이 이윤열의 진영을 비추었다.

  “먼저 테란, 이윤열 선수의 진영은 6시입니다. 다음에, 외계인 선수의 프로토스의 진영은 2시입니다.”

  윤열은 침착하게 SCV를 찍고, SCV 4기를 미네랄에 잘 나누었다. 치익 소리를 내면서 미네랄을 캐던 SCV 4기가, 동시에 미네랄을 커맨드 센터로 나르고 있었다. 일단 처음 시작은 기분좋게 시작한 것이었다. 윤열은 익숙하게 5번째 SCV를 미네랄로 붙였다.

  “이윤열 선수, 위치가 여섯시로 나왔는데요. 로스트템플에서 6시가 나온다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로스트템플에서 천 게임도 넘게 해 보았을 이윤열 선수이니, 위치 운 같은 것 생각하지 말고, 착실하게 자기 플레이를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동수 해설이 조금은 아쉽다는 듯,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떨쳐 내버리려는 듯 말했다. 옵저버 화면은 이윽고 프로토스의 화면을 비추었다.

  “치이이-”

  프로토스는 진영에서는 프로브 한 기가 나오더니, 파일런을 건설하고, 프로브가 정찰을 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선수석에 있던 선수들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7.5파일런이었던 것이다.

  “프로토스의 프로브가 정찰을 나갑니다. 일단 12시 쪽으로 갑니다.”

  초반의 움직임으로 볼 때, 상대방 프로토스는 완전 초보는 아니었다. 이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외계인은 적어도 초보는 아니다라는 사실에, 선수들은 마음에 무거운 쇳덩이를 몇 개 더 얹어놓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윤열 선수는 입구를 막고 있습니다.”

  SCV가 한기가 입구에 서플라이를 건설하고 있었고, 뒤이어 따라나온 SCV 한 기가 배럭스를 그 옆에 건설했다. 이윽고 서플라이 건설을 마친 SCV는 정찰을 나가기 시작했다. 2시 방향이었다. 정일훈 캐스터가 상황을 중계했다.

  “자, 이윤열 선수의 SCV는 2시쪽으로 제대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프로토스의 프로브는 지금 8시지역을 가고 있는데요. 이윤열 선수, 본진쪽의 정찰을 허용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예. 이왕이면 정찰 허용을 하지 않는게 좋죠. 특히나 지금같이 긴장되는 때에는, 초반의 실질적인 이득보다는 기 싸움. 이를테면 처음 일꾼을 잘 나누는 것, 또는 지금처럼 나는 상대방 진영을 정찰하고, 상대 정찰을 허용하지 않는 것 등, 기 싸움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이윤열 선수, 초반 상황 하던대로 매끄럽게 잘 이어가고 있어요.”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하던 대로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로스트템플에서의 이윤열 선수, 얼마나 강력합니까. 자, 이윤열 선수의 SCV가 2시 프로토스의 진영으로 올라 갑니다.”

  윤열은 워프되고 있는 게이트웨이를 확인하였다. 여기에 있었구나. 프로토스의 진영을 정찰하고 윤열이 느끼고 있는 것은, 자신감이었다. 물론, 게이트웨이나 어시밀레이터 타이밍 등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상대방이 초보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느껴지는 부담감보다, 상대방이 ‘프로토스’ 라는 사실이 윤열에게 낯익게 느껴졌다. 다를 것 없다. 이제껏 상대해 온 프로토스와 같다. 하던 대로 하자. 윤열은 이제 막 배럭스를 완성시킨 SCV를 입구 쪽에 세워두고, 마린을 한 기 뽑았다. 정찰을 귀찮게 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뒤이어 팩토리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윤열선수, 차분하게 잘 하고 있어요. 상대 프로브, 6시 지역에 도착하지만 입구의 마린으로 인해 정찰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윤열의 SCV는 지속적으로 프로토스의 진영을 정찰했다. 상대방은 일단 무난한 옵저버 드라군 빌드가 깔끔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외계인들이 준비해 온, 테란을 상대로 한 가장 강력한 전략이 옵저버 드라군 빌드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진도 그와 동일한 생각을 하였다.

  “프로토스의 전략은 현재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요, 정석적인 옵저버 드라군 체제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는 이윤열 선수는 현재 추가되는 팩토리나 스타포트가 없는 것으로 보아서, 더블커맨드를 시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 그렇습니다. 현재 상황으로 보아서는 원팩토리 더블커맨드를 시도할 것이 거의 확실하고요, 이윤열선수 또한 이런 상황에서 가장 자신있는, 가장 확실하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전략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드라군 한기가 테란의 입구까지 와서 서플라이 디팟을 때립니다. 수리를 하러 나오는 이윤열 선수의 SCV!”

  드라군 한 기가 윤열의 입구를 두드렸다. SCV가 번갈아가며 서플라이를 수리하는 동안, 시즈탱크가 나와서 드라군을 밀어냈다. 잠시동안 시즈탱크와 실랑이를 하던 드라군은 실드가 깎이고 체력이 떨어지자 언덕 아래쪽으로 사라졌다.

  “파파팡!”

  그러던 바로 그 때, 언덕 아래쪽에서 갑자기 드라군 3기가 올라왔다. 그리고 한꺼번에 시즈탱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3개의 푸른색 포탄이 시즈탱크에 작렬하자, 순식간에 시즈탱크의 체력은 노란색으로 깎여버렸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던 윤열은 순간 깜짝 놀라서 시즈탱크를 후퇴시켰다. 그런데 하필이면 탱크를 수리하러 나온 SCV에 뒷길이 막혀버렸다.

  “파팡!”

  다시 2기의 포탄이 시즈탱크에게 날아들었다. 시즈탱크의 체력은 붉은색으로 떨어졌다. 윤열은 필사적으로 탱크를 후퇴시켰다. 마지막 한 발의 포탄이 시즈탱크에게 날아왔으나, 간신히 탱크가 파괴되는 것을 모면했다. 그리고 때마침 후속 탱크 1기가 생산되었다.

  “휴……”

  가슴이 철렁했던 윤열은 체력이 떨어진 시즈탱크를 뒤쪽에 시즈모드 시키고, 새로 생산된 탱크를 어클라이트 모드로 전진시켰다. 그리고, 서플라이를 때리던 드라군 3기 중 체력이 떨어져 있던 처음 드라군을 일점사했다.

  “끼이익-끼잉…… 퍼펑!”

  시즈탱크의 포탄이 작렬하고, 입구를 두드리던 드라군 한기가 푸른 잔해를 남기며 박살났다. 그 순간, 경기를 보고 있던 많은 지구인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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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8일 밤 0시 28분
서울 여의도 본사, MBC 경기장


  윤열은 무사히 앞마당 멀티를 가져갔다. 이에 맞서는 프로토스도 윤열과 거의 비슷한 타이밍에, 윤열보다 약간 빨리 앞마당 멀티를 돌리기 시작했다. ‘앞마당 먹은 이윤열’ 임을 과시하듯, 잠시 후 윤열은 팩토리 4개를 동시에 늘리기 시작했다.

  “현재 프로토스는 일단 테란의 타이밍 좋은 한방 러시와 벌쳐 게릴라를 막겠다는 생각으로, 앞마당 말고는 추가멀티를 가져가지 않고, 물량을 모으는 데 일단은 주력하고 있습니다.”

  김동수 해설의 설명과 같이, 프로토스는 제 2멀티를 아직까지 가져가지는 않고 있었다. 테란의 벌쳐를 막기 위해 프로토스의 드라군들이 6시 지역에 진치고 있었고, 그 드라군의 장벽을 뚫기 위해 한 부대 가량의 벌쳐들이 송곳처럼 달려 나아갔다.

  “자, 이윤열 선수 벌쳐 한부대가 중앙으로 진출을 시도합니다!”

  윤열의 첫 공격적인 움직임이었다. 틈새를 찾으려는 벌쳐와, 빈틈을 주지 않으려는 드라군의 육박전이 시작되었다.

  “슈슈슝- 퍼펑! 퍼펑!”

  두어 기가 드라군의 포탄에 맞아 폭발했지만, 벌쳐 부대는 비교적 수월하게 드라군의 틈새를 비집고 로스트 템플의 넓은 지역으로 진출했다. 초반에 미리 스파이더 마인을 심어둔 8시 지역을 놓아두고, 벌쳐 부대는 12시 스타팅과 앞마당 지역으로 미끄러지듯 달려갔다. 아직까지 멀티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윤열은 12시 스타팅과 앞마당, 12시 미네랄 멀티까지 꼼꼼하게 스파이더 마인을 설치하였다.

  “예, 지금 5시쪽으로 프로토스의 유닛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옵저버인가요? 아, 셔틀입니다.”

  5시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은 셔틀이었다. 프로토스의 본진에서는 템플러 아카이브가 지금 막 소환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하이템플러같은 게릴라 유닛이 탑승했다기보다는 5시지역 섬멀티를 가져가려는 움직임이었다. 예상대로 셔틀은 프로브 한 기를 내려놓고 도로 귀환했다. 프로브는 넥서스와 파일런을 동시에 소환했다.

  “지금 테란에게 가까운 5시지역 섬 멀티는 일종의 ‘등잔 밑이 어두운’ 것을 이용하는 것이고요, 이윤열선수 입장에서는 스캔을 통해서라든지, 아니면 배럭스나 엔지니어링 베이를 날려서 빨리 저 지역을 정찰해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 말씀드리는 순간 진출했던 벌쳐 한 부대가 2시 지역 프로토스의 입구 앞에 스파이더 마인을 매설하고 있습니다.”

  윤열의 벌쳐가 2시지역에서 나오는 길목 마인을 매설하자, 프로토스 본진에 있던 드라군들이 옵저버를 대동하며 마인 제거작업을 시작하였다. 바로 그 때, 밖에 나와 있던 벌쳐 부대와 본진에서 갓 생산된 벌쳐 부대가 동시에 6시 지역에 일렬로 진치고 있던 드라군 부대를 샌드위치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예! 지금 드라군의 앞뒤로 벌쳐가 샌드위치 공격을 하고 있는데요!”

  두 부대 가량의 벌쳐가 순식간에 산개하며, 드라군의 양 쪽으로 스파이더 마인을 순간적으로 매설하기 시작했다. 양쪽에서 감행되는 공격이었기에 프로토스는 마인밭에서 피할 방도가 없었다. 해설자들이 윤열의 컨트롤에 감탄했다.

  “이야! 이윤열선수 컨트롤!”

  ‘파각’ 소리를 내며 스파이더 마인이 매설되고 있는 바로 그 순간, 드라군 부대에서 위쪽으로 한 기, 아래로 두 기의 드라군들이 스파이더 마인의 틈새를 비집고 부대에서 튀어 나갔다.

  “삐비비빅-! 퍼퍼퍼퍼펑!!!”
  “키리릭!”

  스파이더 마인이 미끼가 된 드라군에게 한꺼번에 달려들면서, 마인 제거용 드라군 3기가 폭사했다. 하지만 나머지 드라군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벌쳐들이 마인을 많이 소모해서 비교적 마인 매설이 적었던 위쪽으로 후퇴해 나가기 시작했다. 정일훈 캐스터와 김동수 해설이 아쉬워했다.

  “아아, 프로토스가 그 마인밭을 뚫고 나갑니다!”
  "아, 이윤열 선수! 수평으로 배치되어있던 드라군들에게, 순간적으로 벌쳐들이 위, 아래에서 마인을 매설하는 컨트롤, 정말 눈부신 컨트롤이었는데요, 프로토스도 컨트롤이 너무 좋았어요. 당황하지 않고 드라군 부대가 심겨지는 마인을 제거했고, 또 마인의 매설량에 따라 적절하게 드라군들을 희생시켜 주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프로토스. 컨트롤이 좋아요. 저희로서는 아쉬운 장면이네요.“

  그 사이, 2시지역 진출로에 있던 마인밭을 모두 제거하고 나온 프로토스는 발업 질럿과 드라군 병력이 중앙으로 진출했다. 윤열도 벌쳐 작전이 큰 실효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도합 9개의 팩토리에 모두 애드온을 달고, 탱크를 생산중이었다.

  “지금 프로토스가 잘 해주고 있는 것이, 지속적으로 발업질럿들을 이용해서 멀티 지역에 심겨져 있는 마인들을 제거해 주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이윤열 선수는 지속적으로 지상멀티 견제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정일훈 캐스터의 말처럼 프로토스는 질럿을 이용해서 12시 지역에 심겨진 마인들을 제거해주고 있었다. 그러면 밖에 나와있던 벌쳐 소수부대가 그 지역으로 진격했고, 프로토스는 아직 그 쪽에는 멀티를 건설할 의도가 없었다. 그리고 드라군들이 와서 그 벌쳐 소수부대와 숨바꼭질을 벌이는 동안, 5시지역 섬멀티는 셔틀로 프로브를 몇 차례 실어 날랐기 때문에 벌써 활성화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이윤열 선수도 직감적으로 섬멀티를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테란의 한방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지금 혹시라도 그것이 막혀버리면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윤열 선수! 안정적으로 미네랄 멀티까지 확장하는게 좋아요! 5시 섬멀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프로토스의 물량이 지금 이윤열 선수가 계산하는것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거든요? 지금 최대한 이윤열 선수는 안정적인, 가장 확실하게 승리를 가져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윤열은 꾸준히 10개의 팩토리에서 탱크와 벌쳐를 쏟아내고 있었다. 모여있는 탱크의 물량이 어마어마했다. 옵저버가 우글거리는 탱크 부대를 비추자, 경기를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야……!”
  “우우우……”

  MBC 스튜디오 앞에 몰려든 외계인들도 윤열의 탱크 부대가 화면이 비치자 약간은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개스로 양껏 탱크를 생산해 낸 다음, 생산속도가 빠른 벌쳐를 후속으로 만들면서 프로토스 병력을 쓸어버리는, 이윤열 특유의 ‘토네이도 러쉬’ 였다.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기 직전에 끼는 검고 짙은 적란운같이, 로템 6시 지역은 농도짙은 긴장감으로 휩싸여 있었다. 김동수 해설이 탱크의 움직임을 보고 외쳤다.

  “이윤열 선수, 치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탱크 언덕 아래로 내려오죠? 프로토스도 옵저버로 테란의 진출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중앙 지역에서 진영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 프로토스의 병력 규모도 만만하게 볼 병력은 아니에요! 이윤열 선수의 견제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프로토스도 양껏 물량을 모았거든요?”

  정일훈 캐스터도 흥분하는 동시에 긴장되는 목소리로, 전투의 느낌을 표현했다.

  “예, 앞으로 적어도 1분 후면 대회전이 펼쳐지겠습니다! 전 세계의 시청자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면, 인류 역사상 펼쳐졌던 모든 전쟁과 전투를 통틀어서, 지금 펼쳐질 싸움만큼 중요하고 또 긴장되는 싸움이 또 있었을까요. 비록 스타크래프트라는 컴퓨터 게임 속에서 이루어지는 전투이지만,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싸우는 지금 상황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인류 전사(戰史)에 남아도 될 만큼 중요한 전투일 것입니다!”

  6시 앞마당까지 내려온 2부대가 넘는 규모의 탱크부대를 10여기씩 생산되는 벌쳐가 뒤따랐다. 그 장면을 보고, 김동수 캐스터가 긴박하게 외쳤다.

  “긴장되는 상황입니다! 지금 업그레이드의 상태는 어떻게 되어 있지요? 프로토스의 병력은…… 공격력 1단계, 방어력 1단계 업그레이드! 테란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옵저버가 테란의 메카닉 유닛을 클릭하자, 아직까지 테란의 유닛은 업그레이드가 노업 상태였다. 김동수 해설은 조금 전 아머리 두 개에서 동시에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므로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말하려는 찰나, 화면에 메카닉 유닛의 공격력이 1, 바로 뒤이어 방어력이 1로 숫자가 바뀌었다. 그리고 그 순간, 테란의 병력이 물밀 듯이 진군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 방금 공방 1씩 업그레이드된 이윤열의 병력! 출발합니다!”
  “예, 올라 가죠!”

  이윤열이 지휘하는 대규모 기갑사단이 전진했다. ‘머신’ 이라고 불리우며 토네이도처럼 로스트템플을 휩쓸고 지나다녔던 이윤열의 전차부대. 그 부대가 다시 한 번 진군을 시작했다.

  “이윤열 선수의 병력! 먼저 벌쳐가 깊숙이 파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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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미
05/08/19 16:08
수정 아이콘
31화… 저는 원래 있는데 제가 못 찾은 건 줄 알고 한참 동안 고생했더랬지요^^;;
05/08/19 17:13
수정 아이콘
31화는 DEICIDE님이 낚시에 걸리는 바람에..
05/08/19 17:14
수정 아이콘
못참고 48화까지 봐버린 센스후

또봐도 잼있다 ㅠ
이현규
05/08/19 17:36
수정 아이콘
추게로 고!
05/08/19 18:05
수정 아이콘
31화 낚시당했다는 소린 들었는데 어떻게 된건가요? 읽는 사람은 몰라도 쓰는 사람이 낚시 당하는 경우가 상상이 안되요.. 재밌는 사연이 있을듯한데
05/08/19 18:48
수정 아이콘
31화를 빼먹은 게 아닌가요? ㅡ,ㅡ;
폭풍속고양이
05/08/19 19:43
수정 아이콘
디싸이드님이 낚시가 너무 많아서 쓰신 줄 알고 빼먹으셨습니다...ㅡㅡ
☆FlyingMarine☆
05/08/19 20:22
수정 아이콘
그들이 오다는 대표적인 미끼중에 하나죠-_ - ; 워낙 재밌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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