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11/14 02:04:51
Name 황무지
Subject 원칙, 모순,
(고시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공동 휴게실에 pc 한대가 있어서 메일확인, 문서작성, 웹서핑 등에 이용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 pc를 게임기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서 짜증이 납니다. 타이핑을 하려고 pc를 찾아 휴게실로 갔는데 '포트리스'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비켜달라고 했는데, 앉은지 10분도 안됐으니 기다리라는 겁니다. pc 모니터 하단에 "메일확인과 정보검색에 사용해 주세요 ; 오락은 금합니다. 타 원생을 위해서 개인이 30분 이상 사용하는 것은 피해주세요" 라고 써 있답니다. 그런데 문자 해독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30분 이내'는 읽는데 '오락은 금합니다'는 못 읽는다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한게임 고스톱, 포커, 포트리스... 다양하게 즐기데요. 한번은 pc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고시원직원(총무)에게 가서 했다는 말이 "게임 할건데 컴퓨터 빨리 수리좀 해 달라"
공용 pc는 게임기가 아니다, 휴게실은 게임방이 아니다... 고시원 이곳 저곳에서 유형무형의 압력이 있어도 꿈쩍도 안하는 그 아저씨... )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받아들이는
자신이 당장 편할 대로 움직이고 다른 입장이 되었을 때는 고려하지 않는


건널목을 건널 때, 보행자 진행신호가 떨어지면, 아니, 그 신호가 떨어지기 전에 건널목 하얀 선 앞에 차량은 멈추어야 하는데, 신호가 바뀌면 그제서야 멈출 생각을 하는 자동차들, 혹은 신호가 바뀌어도 일단 달리고 보는 자동차들...
그런데, 그 차량들의 운전자들도 항상 차를 타고 다니지는 않겠지요? 언젠가는 그도 보행자일겁니다. 보행자로서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기를 기다리고 서 있다가... 그리고 신호를 무시하고 건널목을 가로지르는 차들에 짜증을 내겠죠. 삿대질을 하고 욕을 할지도 모르죠.

그리고,

"우리 고향 출신이니까 그사람 밀어줘야지"
"젊으니까" "나이가 많으니 경륜에서도 앞서니까"
"세력이 튼튼하니까" "똑똑해보이니까"

뭔가 허전하다 싶은 것이... '정책'과 '노선'은 어디에 있을까요?
세력과 이미지와 혈연, 지연, 학연, 종교적인 연,... 등등을 기준삼아 투표하고 나서... 결국엔 나중에 한다는 소리가 "투표 하나마나 아니냐", "달라지는 것이 뭐 있느냐"...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껏 그래오지 않았습니까?

연일 탈당이, 그리고 새로이 입당이 이어지고,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국민을 위한 선택 운운하기도 하고, 과거 군사독재 시절, 밀실에서 고문하는 쪽과 고문당하는 쪽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지금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마주잡는 거의 초현실적인 풍경이 보이기도 하고... '정치판'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그림들이죠. 그러나 그런 회의들은 어쩌면 저들이 노리는 바인지도 모릅니다. 이래도 저래도 관심 없으니 그들 뭐 하든지 신경 안쓴다... 그런 반응들을 바라고 그런 황당한 짓거리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해법은 간단합니다.
'원칙'을 생각한다면, '원칙'과 '순리'를 잊지 않고, 잃지 않고 행동한다면 말입니다. 짧은 순간의 편함에 속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의 행동을 경계한다면 말입니다.
생활 속의 이런저런 부분들에서 '원칙'을 생각하고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한다면, 그리고 원칙을 잊지 않고 잃지 않는 것이 당연한 사고(思考)방식이 된다면 상당히 살기 편한 사회가 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선거에서 유권자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살펴야 할 부분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정당의 노선과 정책, 후보자의 노선과 정책이 아닙니까?
지금, 바로 지금 그 '정책과 노선'이 이슈가 되어 그것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 아닐까요?
나중에 "투표 하나마나 아니냐"라는 소리를 또 뱉고 싶지 않거든,
이제 이미지와 세력과 혈연 지연 학연 등등에 좌우되는 구태의연한 판단을 버리고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혹은, '다 포기했어'라고 말하며 '대세론'에 휩쓸리거나 그것을 방조한다면...그는 우리나라 정치판을 불평할 자격조차 없을겁니다. 지역구도로 몰아가고, 대세론을 유포하고, 정책검증보다는 정치인의 '이미지'와 '세력의 유무'로 투표성향을 좌우하려 드는...그런 악당들, 그런 악당들을 존재하게 만든 것도 국민들이니까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안돼'라는 투덜거림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모순을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나아지게 할 수 있다'라는 전제를 만들면 정말로 나아지게 할 수 있죠.
그러나 '글렀어'라는 말을 뱉는 순간, 정말로 글러버리게 되는 가능성은 더 높아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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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14 03:00
수정 아이콘
정말 우리 사회에 자기의 행동에 책임질줄 아는 지성은 얼마나 있을까요?
반칙과 편법이 만연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인것 같습니다.
정치인을 제대로 뽑아놓지도 않고 그들에게 욕만하는 국민들 ......
정말 무책임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전공은 수학이지만 한국 현대사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면
쩝 정말 이민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한국현대사에서 이승만과 박정희를 잊지 못할것 같군요.
이승만이 초치고 박정희가 다 말아먹어버린 우리나라....
아직도 박정희 향수에 젖어있는 노예근성을 못버리는 우리국민들.....
박정희와 전두환 하수인으로 수많은 양심있는 지성들을 살인한 자들이
아직도 정치판을 휘젓고 다니는 것을 보면 젠장 그들은 도대체 누가 뽑은 거야?
80년대 지미 카터 미국 전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했더군요 .
한국인에게는 민주화가 필요하지 않다.(번역이 잘 되었는지 ....)
정말 우리나라가 카터가 말한 그런 나라로 다시 후진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수 없군요.
정말 우리나라가 후진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짐 싸서 이민가야겠군요.
원칙이 인정받는 정정당당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촌졸라맨
02/11/14 09:2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김민석씨가 정몽준씨에게 갔을때 충격 많이 먹었습니다. 욕
도 했지요(지금도 욕합니다) 그는 80년대 학생운동의 선봉에 섰던 사람
이면서 여기저기 잘도 옮겨 다니더군요. 원칙과 신념을 지키는 것이 어
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데몬헌터가 데몬변신하듯 그런 마법만은 보여주
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에서 PoliticsCraft 의 전쟁을 구경하는 것
만은 사양입니다.
02/11/14 11:19
수정 아이콘
저는 김민석씨가 당 쇄신운동 때 구동교동계 라인에 섰을때부터 믿음이 산산히 깨지더군요.
저 사람 역시도 양지 지향형 기회주의 인물이 아닌가하고 말입니다.

도대체 이모 대통령 후보랑 다를게 없지요.
젊은날의 정의에 대한 뜨거운 희구(希求)가 한낱 치기어린 열정으로 매도 당하는 것 같아 씁쓸할 따름입니다.
물빛노을
02/11/14 12:08
수정 아이콘
아직도 구 운동권을 믿으십니까? "일지매" 임종석과 김민석을요?
운동권 분들 중에 박수경이라는 분이 있지요. 그 분이 예전에 올렸던 글이 있지요. 5.18 특별법 제정하는 날 그들이 한 행태를...
5.18 묘지에서 재야인사들과 술이라도 하고 오열을 해도 개운치 않을 텐데...가서 절만 하고 요정 가서 여자들이랑 놀았답니다. 박수경씨는 화가 나서 뛰쳐나왔다지요. 구 운동권요? 그냥 정치인일 뿐입니다.
수시아
02/11/14 12:25
수정 아이콘
물빛노을님 박수경이 아니라 임수경씨입니다.....
불꽃남자
02/11/14 19:51
수정 아이콘
더 문제는 정치에 대해 불신만 갖는 사람들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이 정치인들 욕하면서 막상 선거날일대는
투표도 안 하거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치(인)들에 대해 욕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또 박정희 무지 좋아하거든요.
뭣도 모르면서..
02/11/15 12:49
수정 아이콘
^^;; 그런 사람들이 꼭 박정희 좋아한다라...쩝 그말 자체도 편견이 아닐지.. 전 투표하지만 박정희 좋아하는데여... 그건 개인의 사상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정희 대통령이 원칙과 절차를 무시 했다고 생각하고 그것까지 잘했다고 생각하는건 아닙니다만 ....그는 자신이 믿는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간 사람이져.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이라고 말해도 어쩔수 없지만 김민석과 같이 그냥 막살고 행동하진 않았습니다.
황무지
김민석은 그 누구의 생명도 배앗지 않았지만,
박정희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은...
단지 그 이유만으로도 박정희는 '악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김민석같은 어리버리가 아니라, 진짜 악당이죠.
신념은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毒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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