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9/10 21:08:22 |
Name |
고로록⌒⌒ |
Subject |
[잡담] 김대호선수 인터뷰 후기. |
오늘은 제가 집에 안가려나 봅니다-_-
내일 오전에 PT가 하나 있어서 준비를 해야 되는데...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컴에 스타라도 깔아둘껄 쳇-_-
어차피 안되는 일, 과감히 제껴두고 글이나 쓰렵니다. 이름하야 프로게이머 인터뷰 후기 연재-_-!!
(바로 밑에 당분간 글 열심히 읽겠다고 해놓고;; 그러나 오늘 9시간동안 열심히 읽었습니다 ㅎㅎ)
글을 쓴다는 건, 특히 남에게 보이는 글을 쓴다는 건
대상과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일입니다.
대상이 뭐든 간에요.
예전에 모 신문에 게임이야기를 연재할 때는
겜 엔딩 보는건 물론이고 개발자 인터뷰까지 열심히 챙겼죠.
사람에 관한 얘기를 쓸 때는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겨우 원고지 6장 정도의 기사를 쓰면서도
늘 인터뷰하는데 한두시간씩 잡아먹습니다.(인터뷰한 시간에 비해 기사가 너무 짧아 다들 허탈해 하더군요 ㅎㅎ)
어젠 김대호선수와 얘기를 나눴습니다.
김대호선수와는 지난 6월, 월드컵 첫경기가 열리던 날 대학로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친구를 따라왔더군요. 실제로 본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키가 너무 커서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 메가웹에서 쥬라기원시전2 리그 생방이 있었습니다.
회사랑도 가깝고 해서 아예 거기서 보기로 했죠.
프로게이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경기 전에 뭐 안 먹는다는 겁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호선수의 경우엔 졸린답니다-_-)
전 배가 무척 고팠는데-_- 덕분에 케이크 쪼가리;; 로 저녁을 때워버렸죠.
제가 인터뷰에서 초점을 두는 건,
성격이 어떤지.
그리고 그 성격이 경기에 어떻게 나타나는지입니다.
아주 간단한데,
진짜 어려워요 ㅡ_ㅡ;
더군다나 원래 알던 사람들도 아니고 말이죠.
대호선수는 다행히도 '외향적'이었습니다. 정말 눈물나게 고맙더군요 ㅜ_ㅜ;;;
그동안 만났던 선수들은 낯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서 무지 힘들었거든요.
대호선수는 김정민선수와 가장 크게 비교가 됐습니다.
김정민선수는 낯을 가린다기 보단...자신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 성격이었죠.
그리고 자신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라는 것에 대한 자각이 대단히 강한 선수였습니다.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대호선수는 다른 의미로 상당히 멋있더군요.
"이거 아세요? 제가 프로게이머들중에 입상경력 제일 많고, 상금도 제일 많이 벌어요"
금시초문입니다-_-
그런데 진짜 그렇더군요. 대호선수는 쥬라기원시전, 임진록, 코헨, 거울전쟁 등
게임방송사들이 여는 이런 저런 대회들을 모조리 쓸고 다니니까요.
임진록을 왜 해요?
"재밌잖아요"
워3는 어쩌다?
"재미있어요^_^"
이쯤에서, 왜 스타를 하지 않느냐는 바보같은 질문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_- 음햐.
어쨌든 그는 2000년 당시 수많은 스타 대회를 석권했던 실력파가 아니겠습니까-_-+
소속사를 옮기면서 한 번 스타를 쉬었고, 복귀할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복귀해도 스타가 더이상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다는군요.
음, 그렇군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생기게 한건 스타가 맞습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는 남들보다 게임을 잘 해서 돈을 버는 직업.
어쩌면 그가 보여주는 모습이 지금 답을 찾지 못하는 수많은 마이너 스타게이머들에게
하나의 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호동 회원은 2천명쯤 됩니다. 보통 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너무 고맙죠. 힘이 많이 돼요...라고 답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팬이 어딨어요 제가. 뭐 잘났다고 팬을 거느리겠어요. 그사람들은 다 제 친구예요.
저랑 친한 사람들이 2천명이나 있는거죠. 디게 많죠?"
너무나 그다운 대답이어서 막 웃었답니다.
"게임은 무조건 재밌어야 돼요.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게임 즐겁게 하기 좋아하는 그가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그렇게 웃으며 지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ps...써놓고 보니까 너무 재미가 없네요-_- 연재는 포기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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