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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8/22 15:07:33
Name 로베르트
Subject 시대를 타고난 그들...프로게이머.
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임요환선수나 프로게이머들을 보면 이런말씀을 하십니다.
"임요환은 정말 시대를 타고난 사람이다.
다른시대였다면 이런부류의 천재들에게 이만큼의 명예와 부가 주어지긴 하겠냐?"(아버지께선 자주 프로게임리그의 스포트라이트와 유명세에 비해서 상금이 쥐꼬리같다면서 평하십니다.-_-; 결승전 관중석을 보시고 우승상금5000만원이 적정가라는..)
아버지가 제가 온게임넷스타리그를 시청할때 꺼낸 말씀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들은 변화해가는 시대가 필요해서 탄생시킨 영웅,우리세대를 대표하는 직업들중 하나입니다.  
만약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그저그런 패키지게임으로 파묻히거나 프로게이머라는 직종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면 임요환선수외 여타프로게이머의 이러한 타고난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감각은 그다지 쓸모없는 기능으로 추락하고 맙니다.
그러나 시대는 스타크래프트를 한국최고의 인기&최장수게임으로 만들었고 프로게이머들은 청소년 20대라는 인터넷세대의 주류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결과 임요환,홍진호,이윤열같은 선수는 연간 억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고 프로게임단들은 기업들과 스폰서쉽을 맺으면서 훈련환경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팬클럽회원수가 몇만명씩 되는 거대팬클럽이 있는 프로게이머들도 있습니다.(임요환 선수의 30만명이란 수치는 정말 굉장한거죠.)
하지만 이러한 시대가 빛으로만 이루어져 있는것은 아닙니다.
많은 승부를 거쳐나가면서 좌절한 패자들의 눈물,헝그리정신을 외치면서 지금도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자신의 젊음을 불사르고 있는 예비프로선수,자신의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군대로 가버린 많은 프로게이머 혹은 준프로게이머들....동시에 여러가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빛과 어둠이 존재하는것이 모든 세상의 이치이지만 이것 하나만은 꼭 다른시대와 달랐으면 합니다.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과거에 대하여 말하길 자신의 인생을 우회하게 되었지만 자신이 하고 싶었던것을 할수 있어서 자신들에게 후회가 없었던 청춘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그들의 팬들에게도 소중한 기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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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상
03/08/22 15:12
수정 아이콘
아버지와 같이 스타를 보신다니.......정말 부럽습니다ㅡㅡ; 저희 아버지는 잔소리만....ㅡㅜ
몽땅패하는랜
03/08/22 15:13
수정 아이콘
로베르트님/ 멋진 아버님을 두셨군요. 그정도 연배 되시는 분이 그런 마인드를 갖고 계시다는 것이 힘드신데. 정말 와~~소리가 나옵니다.
저 역시 우승상금 5천만원에 강력 올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 좋은 경기 즐기시길 바랍니다^^
ArtOfToss
03/08/22 15:17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합니다. 스포트라이트나 유명세는 일반 연예인을 뛰어넘는데, 너무 상금이 적습니다. 나중에, 우승 상금이 5000만원, 아니 억대를 뛰어
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나도 플토할래~
03/08/22 15:19
수정 아이콘
ㅋㅋ 저희 아버지도 정말 온게임넷 스타리그 좋아하시는데...
스타크래프트란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시겠다네요..
(뭐가 이해 안가신다는 건지..)
로베르트
03/08/22 15:20
수정 아이콘
아버님이 시청하신다기 보다는 컴터가 티비랑 붙어있어서 보기 싫어도 보게 되고 듣기 싫어도 듣게 되시죠.^^;(그 시간에 인터넷으로 바둑 두셔요.)
곁눈질로 스타리그를 자주 보셔서 올드프로게이머인 국기봉,봉준구같은 선수들의 이름과 얼굴도 기억하신다는...(이름이 특이 하잖아요.)
어떤면에서 저희 아버지는 상당히 시대에 대한 유연성이 뛰어나신 분인것 같습니다.
인터넷시대를 아무런 거부도 없이 받아들이시고 적절히 이용하실줄 아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03/08/22 15:25
수정 아이콘
저희 집에서는 대학생이나 되서 그런거나 본다고 구박을.. T_T
ChRh열혈팬
03/08/22 15:29
수정 아이콘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선수가 거의 독보적인 승리를 거둘때 패배의 눈물을 머금어야했던 선수들이 있었죠.. 세상에 채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사라져버린..
03/08/22 15:34
수정 아이콘
저희 집에서는 지구인, 외계인, 괴물의 3대 세력이 삼국지 하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_-;;;
게임 화면... 특히 저글링 때를 보시면, 이 잡는 게 생각난다고 하시더군요... -_-;;;
Madjulia
03/08/22 15:46
수정 아이콘
사장된 철권계와 버파계가 생각나는군요.. 시대를 잘 타고나서.. 국민게임 철권과 버파가 될수있었다면..-_-;; 아키라꼬마 신의욱군이 저런 아크
삼총사보다 더욱더 멋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것이고
카즈야꼬마 김호욱군은.. 해놓은일 없이 군대간다고 저렇게 상심하지않을것을..-_- 사람은 역시 시대를 ..
안인기
03/08/22 16:14
수정 아이콘
저는 절대로 그들이 시대를 타고 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오히려 'e-sports의 시대' 라는 한 시대가 그들의 도움으로 태어났다고 해야하지않을까요?
전 그들이 이 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브메드
03/08/22 16:18
수정 아이콘
저희 집에서는 마눌님과 애들이 못 보게 막는뎁쇼..
MastaOfMyself
03/08/22 16:37
수정 아이콘
저희집서는 제가 스타 보면 아부지가 일케 말씀하십니다.."또 벌레잡냐?"
요새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종영되었음 ㅠㅠ)보는 거 보더니 "쟤가 나이 먹더니 벌레도 모자라서 만화까지 보네"하더군요... ㅠㅠ
03/08/22 18:00
수정 아이콘
안인기님 말씀 공감가네요..^^
그런 의미에서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재밌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데 똑같은 게임만 붙들고 있나 싶어 그만뒀던 그 게임의..보는 재미를 톡톡히 알게 해줬으니까요..
MoreThanWords
03/08/22 18:11
수정 아이콘
벌레-_-
그나마 저희 집은 지방이라 그나마 벌가지-_-;;;라고...
저희 아버지께서는 저런거 시험에 나오냐고 항상 면박을...
03/08/22 18:29
수정 아이콘
모동 운영자 중 한 분도 아버지와 함께 스타리그를 본다고 하더군요. 연예인들은 잘 몰라도 게이머들은 잘 아신다는데....
한 번은 그런 일이 있었다네요.
지상파 모 음악 프로그램을 보시던 아버지께서 '비'를 보시고 하시는 말씀이...
"나경보, 음악 프로그램(공중파였나?)에서도 나오냐?"라고 하셨다더군요.^^;;;
사고뭉치
03/08/22 18:45
수정 아이콘
미니님의 지구인, 외계인, 괴물....
어제밤에 했던 술먹기 게임의 벌칙이 생각나는군요... 훈민정음... 한글만 쓰기였습니다.. 그 상태서 스타크래프트를 설명하려니.... ^^;;;
박지완
03/08/22 18:58
수정 아이콘
부러워용 ㅠ_ㅠ 전 무지 구박만.. "이런거 봐서 머에 써먹을라고??" 니가 머리가 좋아서 저애들같이 저런거 할수 있을것 같냐??" ㅠ_ㅠ
03/08/22 22:16
수정 아이콘
앗.저희 어머니도 또 벌레기어가는거 보냐.라고 잔소리하시는데. 의외로 그런표현쓰시는 분들이 많군요.왠지모를 반가움이;;; 저번주 금요일엔 친구의 강요에 못이겨서 밖에 놀러갔는데, 중간에 들렀던 가게 두곳에서 모두 온게임넷을 시청하고 있어서 너무 신기했더랬습니다.(제주위엔 아무도 없어서.ㅠ.ㅜ) 정말 인기가 좋긴 한가봐요.
김재준
03/08/23 01:05
수정 아이콘
음와하하하하
아직도 스타리그를 보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구박을 받다니 시청자로써 자세가 안되어 있군요

전 딸아이(6살)가 혼내는데요 ㅠ.ㅠ
"아빠 또 게임 봐!"
아내는 조용히 TV 끔.
러블리제로스
03/08/23 02:10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은 마냥 이상하신 가봐요. 악센트까지 주며 '저 이상한걸' 또보고 있네라고 하시죠 ㅠ.ㅠ

치과에 갔더니 치료받는 의자 마다 앞에 액정 티비를 달아놨더군요 (돈도많지..) 그래서 65번 틀어 임요환 선수대 도진광 선수 경기를 보고 있는데, 간호사 언니가 와서 리모콘으로 딴데를 틀어주면서 제 손에 쥐어주더라구요. 제가 그걸 일부러 틀어서 보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할만큼 재미없어 보였을까요-_-;; 그 언니가 간뒤에 다시 온게임넷을 틀면서, '역시 이상한걸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러블리제로스
03/08/23 02:11
수정 아이콘
코멘트를 달고난뒤 생각해보니 '그 언니'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군요! 이제는 웬만한 간호사들은 저보다 어리다죠 ㅠ.ㅠ
03/08/23 09:39
수정 아이콘
어머니 : 저게 재밌나?
나(방바닥에 최대한 편한자세로 누워있음, 한손에 리모콘 들고) : 어
--
아버지 : 저게 뭐냐?
03/08/26 16:53
수정 아이콘
저희 엄마도 저희 자매때문에 본의아니게 애청자가 되셨지만, 막 날아다니고 기어다니고..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홍진호 선수, 임요환 선수는 잘생기고 귀엽다고(!) 좋아하세요. 오호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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