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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새로운 맵을 내놓을 때마다 썼으니까 이번에도 의무감에 글을 쓰려니 참 난감하네요. 어떤 말부터 써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맵을 만들 때 세세한 부분에 전략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하는 편은 아닙니다. 포르테, 815, 알카노이드, 히치하이커 모두 그렇습니다. 하나의 거대한(그리고 특이한) 컨셉이 있고, 정작 전체적인 판을 짜는 운영까지는 무난하게 만듭니다.
포르테 : 이중본진이라는 테마가 있고 나머지는 무난합니다.
815 : 반지상이라는 테마가 있고 그거에 맞춰서 가스는 모두 섬에 있지만 나머지는 무난한 섬맵입니다.
알카노이드 : 중립건물로 모든곳을 막아 놓았지만 가스멀티가 본진 내에 2개나 있어 기본적으로 자원을 가져가는 데는 무난합니다.
히치하이커 : 협곡이라는 컨셉이 있지만 역시 트리플, 혹은 3가스정도까지 자원 가져가는건 어렵지 않습니다.
진태형은 좀 다른 스타일입니다. 맵 한곳한곳에 부여된 의미들이 있습니다. 비프로스트나 백두대간 시리즈같은 것이 그런 편인데, 11시와 5시 멀티의 의미, 2시/8시의 언덕멀티의 의미, 소로의 위치, 어느 계단은 넓고좁고 등등이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두 스타일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제 스타일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부자스럽게 자원을 주면서 꽤 많은 부분을 선수들에게 맡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밸런스가 안정적입니다. (부분적으로 무너지는 경우는 있지만 적어도 역사에 길이 남는 xx압살맵 이렇게는 쉽게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태형 스타일은 자원의 위치같은 것이 철저히 맵의 컨셉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이 의도하는 재미있는 경기양상이 나오기 쉽습니다. 자유시장주의 경제와 사회주의 경제의 차이랄까요..
#1 컨셉맵
페르소나는 제가 처음으로 이런 스타일을 버린 맵입니다. 그리고 그 첨병에 있는 것은 무려 2년동안 계속된 테란의 더블커맨드와 그에 뒤따라서 생긴 트렌드인 저그의 3해처리에 '이번 한번만' 노골적으로 칼을 대겠다는 의미입니다.
맵이(혹은 맵퍼가, 더 크게 보면 방송국이) 게임양상에 칼을 대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매니아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니아들이(pgr, 혹은 스갤까지 찾아서 올만한 사람은 보통 매니아 정도가 아닙니다. 스타리그 시청인구중에서도 상위 1% 이하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머지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스타를 하지도 않거나, 술먹다가 '필받아서' PC방에서 헌터로 공방 3:3을 하는 수준의 유저, 케이블방송을 잠깐잠깐 왔다갔다 하면서 틀다가 스타 나오면 가끔 보고 하는 사람입니다.
역설적으로, 무난한 맵들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매니아들을 위한 맵입니다. 일반 대중은 저그가 3해처리를 한 후에 7뮤탈을 찍는지 9뮤탈을 찍는지 모릅니다. 그냥 3해처리일 뿐입니다. 테란 역시 더블커맨드를 하고 나서 2배럭 테크를 타는지, 4배럭 힘으로 가는지 등등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저그가 방업을 통해 강력한 힘으로 뚫으려 하는지, 이에 맞서 테란이 빠른 엔베를 올리는지 아니면 다르게 대응하는지 이런 것들은 프로게이머들의 대단한 연구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모릅니다. 물론 매니아들은 이런 수싸움과 세세한 컨트롤과 센스들이 재미있습니다. 저도 재미있으니까요. 하지만 회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차가운 맥주 한캔을 들고 쇼파에 앉아 온게임넷을 트는 배나온 30대 직장인에게는 3해처리는 3해처리일 뿐이고 더블컴은 더블컴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흔들어야 합니다. 적어도 같은 시기에 쓰이는 10개의 맵중에 한두개는 뭔가 달라야 합니다. 중립건물을 깨거나, 협곡에서 싸우거나, 수송선을 쓰거나 하는 장면이 나와야 합니다. 지금의 무난한 맵(파이썬이라고 치죠)에서 테저전을 이름을 가리고 하나 보여주면 그 것이 어느 대회의 어느 경기인지 구분해낼 수 있을까요?
그런데, 프로리그에서 이런 모험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리그의 호흡이 긴 프로리그에서 도박을 했다가 잘못되면 그 맵은 아예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개인리그에서는 다릅니다. 초반에 밸런스가 흔들리더라도 상위라운드로 가면서 더 능력있는 선수가 살아남게 되고, 누구도 생각 못했던 해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셉맵은 개인리그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항상 그래왔듯이, 개인리그가 책임을 집니다. 언제나 진보는 개인리그에서 일어났고 그 것을 단단하게 담금질하는 것은 단체전의 몫이었으니까요.
#2 밸런스의 예측모델
기존의 매체나 인터뷰같은 데서도 언급한 일이 있지만, '맵테스트'라는 것의 역사를 한번 다시 생각해 봅니다.
2004년까지는 제대로 된 맵테스트라는게 없었습니다. 맵제작자가 아는 프로게이머나 아마추어 고수 몇명이 비공개로 테스트를 하고, 그렇게 해서 맵을 내놓습니다.
2005년 05에버배를 준비하면서 온게임넷 맵제작팀이 생깁니다. 이 때 최초로 (주로 신인급) 프로게이머들이 맵테스트를 도와줍니다. 송병구선수, 김남기선수, 안상원선수, 이현승선수 정도가 기억나네요. 그와 함께 개막 어느정도 전에 공식맵의 베타버전을 공개하고, 많은 사람들이 맵테스트를 도와줍니다.
문제는 맵테스트의 밀도입니다. 하루 할애해서 몇 시간 한다고 해서 맵의 밸런스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마추어들의 평가 역시 밸런스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호응도도 너무나 낮았습니다. 다운받아간건 몇천명이지만, 실제로 게임을 하고 버그를 찾아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냥 눈으로 쓰윽 보고 '테란맵이네' 한마디 날릴 뿐..)
그러다가 2006년에 협회 산하에 맵TF팀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맵제작자+방송국+각 게임단 코치의 연합체입니다. 그리고 그 골격이 지금까지 유지되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일정을 생각해 봅시다. 프로리그 기준입니다.
개막 3개월전~2개월전 : 러프한 수준으로 차기시즌맵을 준비합니다. 대충 3~4배수정도의 후보맵이 나옵니다. 이 과정은 맵제작자가 주도합니다.
개막 2개월전~1개월전 : 3~4배수의 후보맵에서, 필요한 맵+2~3개 정도의 최종후보맵을 정하고 집중테스트를 하기로 합니다. 선정권한은 100% 게임단에 있습니다.
개막 4주전~1주전 : 최종후보맵을 테스트 하면서 게임단이 찾아낸 버그에 대한 수정사항을 내놓고, 밸런스에 대한 논의도 합니다. 역시 모든 수정권한은 100% 게임단에 있습니다. (일부 애매한, 혹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몇 가지 사항만을 맵제작자가 선택합니다.) 게임단들이 한번씩 맵제작자를 초청하여 연습생(과 가끔 있는 주전급)을 중심으로 맵테스트를 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게임단의 투표로 최종 공식맵이 정해집니다.
개막 7일전~4일전 : 맵제작자들이 최종적으로 맵을 점검하고 릴리즈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100% 게임단의 의견으로 선정했는데 지오메트리가 나옵니다. 100% 게임단의 의견으로 선정했는데 구백두대간이 나옵니다. 롱기-리템은 공통맵으로까지 선정됩니다. 데저트폭스 데스페라도같은 맵도 나옵니다. (근데 욕은 100% 맵퍼가 먹습니다. 으하하)
게임단이 발로 테스트한건가? 잘 모르겠습니다. 게임단이 100% 결정권을 갖는 맵테스트 모델이 나왔을 때, 저는 이런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11개 게임단 중 테란이 주력인 팀이 6팀 이상이면 그 시즌의 모든 맵은 테란맵으로 도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해당사자가 결정권을 갖게 되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문제입니다. 2006년 시즌3, 테란맵이 많음. 2007년 시즌1, 플토맵이 많음. 2007년 시즌2, 저그맵이 많음. 이 것이 정말 게임단들의 담합으로 인한 것은 아닐까요?
일단 저는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저런 담합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맵밸런스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예측력은 많이 부족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추어대회를 통해 맵을 미리 검증하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에서 맵을 검증하는 것은 부정확합니다. 암울한 맵에서 S급선수가 해법을 내놓고 그 밸런스가 맞춰지거나 뒤집어 지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러자 많은 분들이 또 'S급선수들의 이벤트대회를 통해 맵을 미리 검증하자. 상금 빵빵하게 주고'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나는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S급선수'와 '이벤트대회'와 '상금 빵빵'이라는 3가지를 충족시키는 것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 3가지가 충족된 적이 딱 한번 있습니다. 종족대항전으로 열린 제 5회 슈퍼파이트. 신규 베타맵을 가지고 S급선수들이 대회를 치뤘었죠.
일단 익숙하지 않은 맵이다 보니 반응이 안좋았던건 둘째 치더라도, 각 종족이 신규맵에 대해 내린 평가가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지오메트리 : 저그맵
몬티홀 : 테란맵
팔진도 : 토스맵
저 중에 실제에 근접하게라도 간 것은 팔진도 토스맵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토스가 실제 전적은 크게 밀리지만 프로리그에서 많이 나와서 그냥 토스맵이라고 쳐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실제 게임단의 판단 역시 그랬습니다. 지오메트리의 최초 10전은 저그가 9번, 테란 10번, 토스 1번 이렇게 나왔습니다. (최초 5전은 오히려 6:4로 저그가 테란보다 많이 나왔습니다.) 결국 시즌이 시작하고 연습을 3주 이상 충분히 해 보기 전에는 누구도(S급선수도) 맵밸런스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3 맵퍼, 초시계를 들다
보통 개인리그와 프로리그가 같이 들어가는 시즌에는 프로리그맵을 중심으로 테스트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개인리그맵은 주로 방송사팀을 중심으로 테스트가 되고, 수정사항이나 공식맵 결정 등도 게임단의 투표는 '추천'일 뿐이고 최종 판단은 방송사가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테스트 해야 좋은 맵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또 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번 시즌이 또 다른 맵테스트 모델을 적용해 볼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정성적인 모델에서 정량적인 모델로의 이동입니다.
기존의 맵테스트는 모두 정성적인 모델입니다. '미네랄이 너무 많아서 저그가 힘들어요'라던가, '가스멀티를 좀 줄이면 테란이 할만할거에요'라던가.. 맵에 이런 수정을 가하면 이렇게 밸런스가 이동하고, 이런 컨셉이면 기본적으로 어느 종족이 좋고 하는 정성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놓치는 부분이 발생합니다. 지오메트리.. 앞마당 진입로가 넓고 2개나 돼서 테란이 더블커맨드 힘듭니다. 울퉁불퉁한 구릉지에서는 테란이 싸우기 힘듭니다. 정성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량적인 테스트는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테란이 할 수 있을만한 여러 가지 정석과 저그가 할 수 있을만한 여러 가지 정석을 쫙 늘어놓고 타이밍을 잽니다. 그 다음에 그 정석들간의 상성관계를 생각해 봅니다. 게임이론적으로 따져보게 되면 결국 초반 그 맵의 밸런스가 나오게 됩니다.
물론 중후반 이후의 밸런스는 이렇게 측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맵의 밸런스라는 것이 초반빌드에서 60% 이상 먹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만으로도 새로운 방법론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페르소나'의 경우에는 테저전에 한해서 매우 정량적인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테저전만인 이유는 프저와 프테의 경우에는 기존의 문법에서(달라지기는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무엇보다 프저와 프테전은 테스트 과정에서는 일단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시즌이 특히 시간이 촉박했던 면도 있습니다.)
#4 테저전-타이밍
아무튼간에, 서론이 길었습니다. 사실 하고싶은 얘기는 서론에 다 있는지도 모릅니다. 본론에서는 일단 가장 논란이 되는 테저전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맵을 내놓으면 거의 모든 게임은 3해처리vs더블커맨드 구도로 흘러갑니다. 이게 이렇게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그는 2해처리로는 더블커맨드 상대로 힘들기 때문에 3해처리를 하고, 테란은 본진플레이로는 3해처리 상대로 힘들기 때문에 더블커맨드를 하는 것이죠. 결국 3햇과 더블컴은 맵을 잘 타지 않는 범용성과 상대의 거의 모든 체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담보된 '사기빌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맵의 가장 큰 기본가정은 '더블커맨드가 불가능해야한다'입니다. 실제로, 이 맵에서 더블커맨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일단 앞마당-본진간의 거리가 먼 편이고, 더블을 한다고 해도 수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다크스웜의 위협 때문에 저글링 수비도 만만치 않고, 빠르게 럴커를 띄우는 플레이를 상대로 역시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자기 앞마당 스웜에 럴커가 버로우를 하게 되면 베슬이 뜰 때까지 테란은 묶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 만약 저그의 3해처리 플레이가 가능하게 된다면 이 맵은 완벽한 저그맵이 될 것입니다. 저그는 충분한 부자상태에서 테란은 가난하게 몰아치다가 게임이 끝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러쉬거리의 조정이나 다크스웜의 구체적 위치들은 테스트를 통해 조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설하고, 테저전에서 양쪽의 타이밍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그의 경우 - 수비를 하는 입장으로 가정한 타이밍입니다. 드론수는 적절하게 맞추었습니다.
2햇럴커 : 5분 50초 리서치, 6분 20초 버로우
2햇뮤탈 : 5분 50초 스파이어, 6분 20초 첫뮤탈
3햇럴커 : 6분 25초 리서치, 6분 55초 버로우
3햇뮤탈 : 6분 25초 스파이어, 6분 55초 첫뮤탈
3땡 : 5분 30초경 히드라 5기 확보
테란의 경우 - 공격을 하는 입장으로, 상대방측 스웜에 진입을 시도한다고 가정한 타이밍입니다.
정석 아카 : 5M2F2C : 5분 10초(가로세로), 5분 25초(대각)
선팩토리 : 6마린 2메딕 4파뱃 2탱 : 6분 10초(가로세로), 6분 25초(대각)
아카 3탱더블 : 5분 너머에 마메파 상대스웜 진입(가까울때), 9분경 커맨드 완성
마인업 더블 : 6분 30초 6마인, 7분 10초 12마인, 8분경 앞마당 활성화, 8분 30초경 4배럭 활성화와 함께 1베슬 확보
결론
1) 3해처리 계열은 선팩토리 빌드에 거의 무조건 밀리거나 성큰을 처음부터 매우 많이 지어야 해서 가난해진다. 스웜 때문에 성큰을 앞에서부터 지을 수 없고, 앞마당이 밀리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2) 선뮤탈은 어느쪽이든 밀린다. 테란이 더블커맨드를 하면 할만하다.
3) 고로 저그는 기존 운영중에서는 가난한 2햇럴커를 반강제당한다.
이 빌드싸움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다크스웜의 위치입니다. 제가 만들었던 '다크스웜 위치'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크스웜 안에서 상대 앞마당을 타격 가능해야 한다.
2. 럴커(사거리6)는 상대 앞마당 타격이 불가능해야 한다.
3. 앞마당이 상당히 노출된 형태여야 한다.
4.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이 100% 가능하지도 불가능하지도 않은 애매한 정도의 위치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바로 저러한 앞마당 형태입니다. 만일 성큰수비를 한다고 가정할 때, 성큰을 좋은 위치에 지으면 다크스웜에 의해 공격자가 보호받고, 성큰을 약간 멀리 짓게 되면 난입 등의 부담이 어느 정도 있는 형태이며, 그런 애매한 정도일 경우에만 저그의 3해처리 플레이가 무력화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각각의 빌드의 타이밍을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망설여지는 일이었습니다. 기존의 맵에서도 이런 타이밍재기를 간략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만 이 결과를 공개할 경우 게임단들이 전략노출로 해석하고 반발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타이밍 관련해서는 아무 도움도 받지 않았고(스파키즈가 테스트를 해주긴 했습니다만 리플레이도 받지 않았습니다.) 맵제작자와 (주로) 그 지인 몇명이 연구하고 제시한 타이밍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프로게이머들이 쓰는 빌드와 타이밍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갭을 좁혀나가는 것이 맵제작자의 할 일이겠지요.
#5 테저전-운영
테란은 본진플레이로 크게 두가지, 더블컴계열로 크게 두가지 정도의 분기가 있습니다.
본진플레이 계열은 당연히도, 투배럭 아카데미와 선팩토리의 분기로 나누어 집니다.
선팩토리의 경우..
6마린 2메딕 4파벳 1탱 : 5분20초
+1탱 앞마당 도착 : 6분10초(가로세로), 6분25초(대각)
병력이 스웜 안에 있기 때문에 저그가 선뮤탈을 하게 되면 짤없이 지게 됩니다. 하지만 진출타이밍에 따라 땡히드라에 밀릴 수가 있습니다.
팩토리 가격을 감안해 보면, 2배럭 병력이 탱크를 기다리는 동안에 2햇 히드라가 테란 앞마당에 먼저 자리잡을 수 있는 경우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빠른 히드라를 의식해서 2배럭 병력이 먼저 진출할 경우 길목에서 소수 저글링 히드라에게 기습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진팩토리는 어떨까.. 이 때는 3해처리 땡히드라에 크게 당할 수 있습니다. 다크스웜은 초반에도 저그편이기 때문에.. 선팩토리 빌드는 상성상 히드라덴을 빨리 올리는 빌드에 취약하게 됩니다.
정석(투배럭 아카데미)의 경우..
5마린 2메딕 진출 : 4분20초
+2파벳 앞마당 도착 : 5분10초(가로세로), 5분25초(대각)
대각이라면 아카데미를 좀 더 빨리 짓고 메딕이 먼저 달려가는 식으로 타이밍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마린 수가 적을 경우에는, 성큰을 아예 다크스웜에 붙여 지어서 난입을 기본적으로 차단하는 방법도 있게 됩니다.
결국 정석 상대로도.. 2햇이던 3햇이던 레어 안간 땡히드라를 하면 난입같은게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드론도 줄이고 레어도 안간채로 한 것이기 때문에 테란이 불리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듯 합니다.
그렇다면.. 땡히드라가 아닌데도 2배럭이 별 성과를 못거둘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어떨까요?
당연히 매우 불리해 집니다. 테란이 그때부터 미래를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타임테이블이 이렇게 그려집니다.
본진 3탱크 -> 꾸준히 생산하지를 못함
1탱 : 6분30초
2탱 : 7분20초
3탱 : 8분30초
1베슬 : 8분30초
2베슬 : 9분20초
앞마당 활성화 : 8분30초
4배럭 활성화 : 9분
결론 : 타이밍상 짤없음. 3탱크 씩이나 뽑았는데 앞마당을 깨느니 마느니는 커녕 앞마당에 다가가지도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고전적인 운영일 때입니다. 그 대안으로 탱크대신 마인을 쓴다면..(어차피 저그는 가난하므로 뮤탈을 뿜어낼 수는 없습니다.)
마인업 완료 : 6분30초 (6마인)
12마인 : 7분10초
1베슬 : 8분30초
2베슬 : 9분20초
앞마당 활성화 : 8분
4배럭 활성화 : 8분30초
훨씬 빨라집니다. 초반압박이 거세기 때문에 뮤탈을 띄워도 타맵보다 상당히 늦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뮤탈이다 싶으면(이건 테란의 감각에 가깝습니다만 프로게이머 테란들의 감각은 상상을 초월하죠.) 벌처를 아예 생략하고 베슬을 띄우는걸로 할만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또 저그가 이걸 눈치채면 드론 펑펑 찍거나 갑자기 9뮤탈대신 9럴커를 찍는걸로 대응하면 테란이 다시 힘들어지게 됩니다. 어쨌거나 테란이 약간 불리한 가위바위보 싸움인건 맞습니다.
결국..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테란이 아무것도 못하고 발리는 일은 생각만큼 많이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실제 리그에서는 테란의 빌드가 개량되는 정도가 저그의 빌드가 개량되는 정도보다 더 클테니까요.
#6 테저전-정석의 정립
기본적으로 이 맵의 의도 자체도 그렇고 테란의 본진플레이 vs 저그의 가난한 2햇 구도를 강요(유도?) 하는 맵입니다. 그리고 실체를 보니..
테란이 본진플레이를 강요당하는건 거의 확실해 보이고,
저그는 3햇도 할수는 있지만 레어를 늦추고 히드라를 빨리 뽑아야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그의 정석(상대의 어떤 빌드에도 그렇게 취약하지는 않은 빌드)으로 자리잡을 것 같은 플레이는 덴 먼저 가는 3햇입니다. 굉장한 배째빌드를 마련해 본다면..
13햇
12풀
13가스 (늦어도 이쯤에 정찰되서 "본진플레이" 라는거까지 확인, 치즈러쉬면 급수비-_-;)
14덴 (테란이 빠른더블이면 뭐 이런거 필요없음)
15~16햇 (어차피 저글링 넷만 뽑는거라 3햇이 빠를 이유가 없음. 본진테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자)
18레어 (덴가격 만큼 레어를 늦춰야 부자3햇인데, 드론 좀 줄이고 3오버를 늦춰야 이후에 뮤탈이 빨리 뜰듯)
이후 일단 사업 또는 속업을 눌러놨다가, 패팩이면 레어를 취소하고 히드라를 모으고...
패팩이 아니다 싶으면 히드라 업글을 취소하고 그돈으로 성큰공사. 막으면 할만하게 됨.
그리고 레어 완성되면 스파이어와 럴커업.
위에서의 정석이면 럴커업 취소한다음 뮤탈 띄우고,
(4배럭 활성화 타이밍과 거의 맞아떨어질듯)
아카더블이면 럴커뽑고 타스타팅 먹는 운영.
(아카더블이어도 뮤탈 띄워도 되긴 하지만, 덴짓느라 레어를 늦췄기 때문에 비등비등한 컨트롤싸움일듯)
물론 이건 치즈러쉬에 취약한 면이 있습니다. (스웜때문에, 드론으로 비벼서 마린 먼저 잡으면서 벙커링 막고 그런게 힘듭니다. 물론 마린도 드론일점사 이런건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외의 대충 정석적인 플레이는 대부분 적절히 방어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치즈러쉬가 무서워서 저기서 가난하게 가면 타이밍적으로 좀 접고들어가는 것이고, 선풀을 한다면 더더욱이 그렇겠지요.
테란의 입장에서는.. 저그가 자기 체제를 제대로 파악 못하게 하는 것이 역시나 가장 중요할 듯 합니다. 뭔지 알면 적절한 운영으로 막히니까요.
#7 테저전-중후반
이 맵을 만들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허무한 게임'입니다. 맵 자체가 기본적으로 초반지향형 맵이기 때문에, 초반 전략과 빌드에 게임이 바로 사실상 기울어 버리는 일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후반은 게이머들이 상당히 편하게 멀티를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입구를 나오면 바로 수비 가능한 3번째 가스멀티와, 언덕쪽에서 바로 수비가 가능한 미네랄멀티 등은 중후반 물량전을 위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초반 공방전 이후 게임이 급속하게 소강상태에 빠져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게릴라를 위한 요소인 다크스웜이 미네랄필드쪽에 존재합니다.
이 맵은 탱크가 별 의미가 없고 상대가 빈집을 털었을 때의 피해도 막심하기 때문에 기동력이 중요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사라진 SK테란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SK가 요즘 살얼음 운영이 되었기 때문에 타스타팅을 저그가 먹을 때 테란이 실수를 좀 한다면 게임은 약간 급격히 기울어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SK의 천적인 디파일러-플래그 체제가 확립되는 타이밍이 일반 맵에 비해 크게 느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2004년정도의 고전적인 테저전(당골왕-프리미어-아이옵스로 이어지는, 양박과 이윤열의 트로이카 시대)을 많이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스타팅 스웜에 럴커 2~3기 박는 플레이를 생각해 보죠. 파이썬같은 일반 맵이랑 비교해본다면..
1)
파이썬 : 타스타팅에 럴커 2~3기 빼기는 좀 여유있으면 가능하다.
페르소나 : 타스타팅에 럴커 2~3기 빼기는 많이 여유있어야 가능하다.
2)
파이썬 : 보통 테란이 투팩체제에서 베슬을 찔끔찔끔 꾸준히 모으려고 노력한다.
페르소나 : 대놓고 SK
3)
파이썬 : 저그는 보통 본진-앞마당에 드론수가 많은 부자상태
페르소나 : 저그가 꽤 가난하고 디파일러도 늦게 나온다.
4)
파이썬 : 타스타팅을 차지하면 원가스
페르소나 : 타스타팅을 차지하면 투가스
타스타팅 플레이에 있어서 페르소나가 유리한점은 4) 하나인데요, 이 점이 1)2)3)과 어느 정도 상쇄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크게 유리한 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보통 파이썬에서도 타스타팅에 럴커 2~3기를 박았을 경우에는 보통 차라리 드랍쉽으로 치는걸 선택하기 때문이죠.
#8 저프전과 프테전
저프전과 프테전은 상대적으로 테저전만큼의 연구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크스웜이라는 존재를 제거하면 페르소나는 상당히 무난한 편인 맵이고, 다크스웜이라는 존재는 저프전과 프테전에서는 양쪽 모두에게 장단점이 될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테저전에서야 거의 모든 유닛이 레인지유닛인 테란에게 다크스웜은 짜증나는 존재에 불과하지만, 프테전에서는 질럿과 마인이, 저프전에서는 리버와 저글링러커가 스웜의 특성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유닛일 것입니다.
맵의 기본적인 형태를 살펴보면 저프전은 일견 저그에게 유리해 보입니다. 앞마당 더블넥 심시티가 만만찮아 보이고, 캐논으로 방어한다고 해도 스웜이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프로토스에게도 강점은 있습니다. 언제나 어느 맵에서나 더블넥서스를 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저그의 땡히드라러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죠. 이 것은 정보력이 부족한 토스에게 저그의 한 가지 카드를 없애주는 것이고, 장기전으로 갈 때 좀 더 수월하게 넘어가게 해 주는 촉매제가 됩니다.
물론 저그도 여러 가지 방법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앞마당 심시티가 쉽지 않은 점을 이용하여 저글링으로 덮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본진-앞마당간 거리가 긴 점을 이용하여 뮤탈로 흔들 수도 있습니다. 스웜을 이용하여 용감하게 저글링-러커로 입구를 돌파하는 방법도 있고, 땡히드라가 없어진 대신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이 많습니다.
하지만 토스 역시 좋습니다. 앞마당 이후, 멀티마다 깔려 있는 다크스웜 덕분에 리버를 이용한 손쉬운 수비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이브테크를 상대하는 토스의 영원한 딜레마는 기동력의 차이입니다.
토스는 항상 저그가 하이브 가면 짜증이 납니다. 멀티를 하려고 하면 어디선가 달려와서 3초만에 넥서스를 부수는 저글링떼. 그렇다고 리버를 갖다놓자니 왠지 비쌉니다. 비싼걸 감수하고서라도 갖다 놓으니, 이번에는 히드라와 뮤탈이 와서 리버만 잡습니다.
하지만 페르소나는 다릅니다. 토스는 다크스웜속 리버를 통해 기동성차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저그는 이제 하이브 이후에 유리해졌다는 판단을 하더라도 항상 하던 대로 기동성으로 넥서스부수기만을 일삼는 플레이는 버려야겠지요.
-저프전에서의 양쪽의 장점-
저그 : 저글링, 저글링+러커, 뮤탈 등의 강력한 해처리-레어테크 공략
토스 : 땡히드라에 대한 완벽한 수비, 장기전시 스웜속 리버를 이용한 손쉬운 수비
프테전은 사실 무난한 편입니다. 다만 앞마당이 개방적이고 넓어 테란이 빠른 더블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센터에 건물이 지어지고, 테란이 멀티를 먹어가는 동선이 좋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끌고 갔을 때는 분명히 답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테전에서의 다크스웜의 역할은, 질럿과 마인의 활용입니다. 프로토스는 다크스웜을 이용하여 시간을 끈다는 생각으로 아예 투게이트 질럿의 강력한 압박으로 게임을 시작해 버릴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테란 역시 FD를 기본으로 한 마인더블과 빠른 마인을 통한 투팩 벌처놀이의 부활도 예상됩니다.
-프테전에서의 양쪽의 장점-
토스 : 테란의 무난한 원팩더블은 힘듬, 초반 질럿압박이나 스웜속 프로브를 이용한 정찰 등이 강력
테란 : 스웜속 마인 제거를 위해서는 질럿의 몸빵밖에 없음, 멀티먹는 동선이 전반적으로 좋음
#9 요약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초반지향적인 맵은 초반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중후반 물량싸움을 보기 힘들어 허무한 맵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후반지향적인 맵은 거대한 물량전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 물량전을 보기 전까지 지루한 초반을 겪어야 합니다.
페르소나는 두 가지의 장점을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