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신문 배달을 하다 겪은 무서운 이야기이다.
내 배달 구역 중에는 8층짜리 현관 자동 잠금 장치가 달린 건물이 하나 있다.
언제나 휴대폰 시계로 4시 32분이면 문이 열리기 때문에 그 때 안에 신문을 배달하고 나오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문이 열리는 시간 전인 4시 19분에 다른 구역 배달을 다 끝낸 것이다.
그래서 조금 이른 시간에 그 건물 배달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문 앞에 서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문득 정신을 차리니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복도에서 울려퍼지고 있었다.
문 너머에서 목소리가 나와 복도에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제법 목소리가 큰 것으로 보아 아마 문에서 가장 가까운 방인 듯 했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귀를 기울여 보았다.
그러자
[반성해. 네가 나쁜거야.] 라는 사내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뒤를 이어 여자 아이의
[없어지는 것은 싫어.] 라는 말이 들렸다.
여자 아이는 계속 그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시간이 시간이다보니 조금 이상하다 싶어진 나는 문 앞에서 조금 물러서서 1층에 불이 켜진 방이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어느 방에도 불은 켜 있지 않았다.
문에서 멀어지자 목소리 역시 들리지 않았다.
시간은 어느새 4시 29분.
슬슬 문이 열릴 때가 가까워져 문으로 다가가는 순간, 아무도 없는 안 쪽에서 자동문이 스르륵 열렸다.
자동문까지의 거리는 5걸음 정도 떨어져 있어서 평소라면 결코 반응하지 않을 거리였다.
깜짝 놀란 나는 몸이 굳어서 가만히 서 있다 자동문이 닫히고 나서야 다가갔다.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잠시 시간이 지난 후 그대로 배달을 마치고 지금 막 돌아왔다.
정말로 그 건물에는 무엇인가 있었던 것일까?
마지막에 건물을 나설 때도 여자 아이의 목소리는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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