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5/12 11:14:52
Name The xian
Subject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그들만의 조지명식
* 이 칼럼은 2011년 4월 8일에 스타크래프트 2 협의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지난 번 GSL Mar.에 처음 치러졌던 조지명식이 GSL May.의 개막을 맞이하여 어제 또다시 치러졌습니다. 우승자 다큐멘터리로부터 시작한 조지명식은 지난 번보다 생방송 시간대도 적당해졌고, 진행도 꽤 매끄러워졌습니다. 레전드급 선수들, 입담이 좋은 선수들, 그간 코드 S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경륜이 어느 정도 쌓인 선수들의 입담은 이전보다 나아진 편이었고 그런 분위기에서 나오는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여러 발언들은 조지명식 행사를 볼 맛이 나게 만들었지요.


하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아쉽고 유감스러운 행사였습니다. 과거 제가 쓴 TIG 칼럼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이번 조지명식 역시 '관중이 함께 하지 않은 중계진과 선수들간의 조지명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 다른 종목에서 있었던 조지명식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1 종목의 MSL 조지명식이지요. 물론 내용이나 구성 등에 있어서는 두 조지명식 간에 일장일단이 있고, 선수의 드래프트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를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요. 다만 비교가 가능한 유일한 부분이 있습니다. '리그의 시작을 관중과 함께 하는 스포츠'라는 점이지요.

그리고 그 점에서는 다른 종목의 조지명식이 분명히 우위였습니다.


이 일을 직업으로 삼고 계시는 선수 여러분과 코칭스태프 여러분들께서 더더욱 잘 아시겠지만, 관심 가는 대진이 짜여지고 선수들의 입에서 한 마디, 두 마디 선택의 말들과 인터뷰 등이 나올 때마다 관중들의 호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보는 사람에게나, 참여하는 사람에게나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왜일까요? '프로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프로 스포츠는 관중이 있어야 힘을 받습니다.

지난 조지명식 때에도 그랬습니다만, 조지명식을 보는 내내 선수 뒤편으로 보통 있어야 할 관중들 대신 카메라나 비어 있는 스튜디오의 모습, 그리고 관계자 분들이 왔다갔다하는 모습 등은 시청하는 데 정신을 분산시키게 했고 조지명식의 기분을 반감되게 만들었습니다. 혹시 편집기술을 지적한다고 오해하실까봐, 직언을 하겠습니다. 지금의 GSL의 조지명식은 '함께 하는 조지명식'이라는 기분이 들지 않고 '그들만의 조지명식'이라는 기분이 들 만큼 닫힌 기분이 드는 행사입니다.


GSL이 인터넷에서만 볼 수 있고 인터넷에서만 그럭저럭 조회수가 나와도 되는 콘텐츠라면 굳이 제가 이런 비판을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에는 오프라인의 관중 참여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GSL은 이제 더 이상 인터넷만의 콘텐츠가 아닙니다. 대한민국만의 콘텐츠도 아닙니다. 이젠 케이블 방송으로도 진출했고, GSL은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크래프트 2 리그입니다. 한 번, 두 번 열고 말 이벤트전도 아니고 앞으로 역사를 써 나가야 하는 리그입니다.

그런데 그 리그의 중심이 되는 코드 S 정규 투어의 시작을 알리면서 여전히 인터넷만으로 리그가 방송되던 시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어제의 'GSL May. 조지명식' 이었습니다. 물론 지난 조지명식이 월요일 오후 3시라는 상식 밖의 시간대에 개최된 것에 비해 시간대 선택은 훨씬 나았습니다만. 저에게는 여전히 지금의 조지명식의 모습은 GSL이라는 콘텐츠가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음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보입니다.

누가 뭐래도, GSL을 위시한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에게 필요한 것은 발전과 변화입니다.

그리고 발전과 변화를 위해서는 e스포츠 팬들과 게임 팬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역사적으로 e스포츠 리그의 '조지명식'은 e스포츠 팬들, 게임 팬들에게 리그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고, 게이머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행사로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콘텐츠인 '조지명식'을 언제까지 인터넷 환경에서 더 발전하지 못한 행사로, 선수와 관계자들만의 행사로 놓아두실 것인가 하는 마음에, 새벽 다섯 시가 다 되도록 답답하여 잠들지 못했습니다.

다음 조지명식 때에는 관중들의 자리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인터넷과 케이블 모두를 이용한 시청자 참여형 콘텐츠 개발도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GSL의 조지명식이 더 이상 '그들만의 조지명식'이 아니라 '같이 웃고 즐기고 환호하고 박수치는 조지명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The xian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2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같이 가자 [1] VKRKO 8016 11/08/05 8016
22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미소 [5] VKRKO 7104 11/08/04 7104
21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신님 [8] VKRKO 7827 11/08/03 7827
217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자살한 자의 영혼 [2] VKRKO 8331 11/08/02 8331
216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오스트레일리아 [8] VKRKO 9460 11/07/30 9460
21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you [12] The xian7578 11/07/22 7578
213 [스타2 협의회 칼럼] 건강이 최고의 재산입니다 The xian5574 11/07/22 5574
212 [스타2 협의회 칼럼] 프로의 가치가 위협받는 시대 The xian4735 11/07/22 4735
211 GSL 후기 만화 - July. 32강 4일차 [3] 코코슈7700 11/07/08 7700
210 GSL 후기 만화 - July. 조 지명식 <사랑의 스튜디오♡> [8] 코코슈9063 11/06/22 9063
209 백수의 배낭여행 #3-2 [7] T7647 11/06/20 7647
208 백수의 배낭여행 #3-1 [5] T6938 11/06/17 6938
207 백수의 배낭여행 #2 [10] T8310 11/06/14 8310
206 [스타2 협의회 칼럼] 리그 브레이커(League Breaker)가 되십시오. [5] The xian6787 11/06/13 6787
205 백수의 배낭여행 #1 [12] T8257 11/06/10 8257
20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Good, The Bad, The Weird The xian5901 11/05/30 5901
203 [스타2 협의회 칼럼] Next Brand, New Brand [3] The xian5851 11/05/24 5851
202 [스타2 협의회 칼럼] 30시간의 Battle.net 점검 [9] The xian7704 11/05/13 7704
201 [스타2 협의회 칼럼] 안고 갈 것, 떨쳐 낼 것(하) The xian5911 11/05/13 5911
200 [스타2 협의회 칼럼] 안고 갈 것, 떨쳐 낼 것(상) The xian6105 11/05/12 6105
199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그들만의 조지명식 The xian6212 11/05/12 6212
198 [스타2 협의회 칼럼] GSTL의 성장을 기원합니다. The xian5578 11/05/11 5578
197 [스타2 협의회 칼럼] 낮은 경쟁률이 주는 두려움과 가혹한 긴장감. 승격강등전 The xian4998 11/05/11 499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