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5/12/13 15:29:56 |
Name |
김성재 |
Subject |
[단편,공모]old and blues 와 겨울바다 를 만나다 |
***
그렇게 전화를 끊어 버리고 나서.
밀려오는 후회에 잠을 잘수가 없었다.
기억의 거미줄에서 끊어 질듯 말듯 하며
걸려 있던 이름이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서.지.수"
'하필 이름이 같을게 뭐야'
***
같은 피시방에서 일을 하면서 친해 졌던
영미라는 애의 전화번호를 성냥갑뒤에 적어 뒀다가
다피운 담배와 함께 버렸을때 만큼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전화번호를 적어둔 서지수가. 내가 아는 서지수
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프로게이머와 단란주점 사이에는 다리가 없다.
다리가 없으니 연결 될수도 없다.
대체 뭘까?
담배에 불을 붙이며 생각 했다.
'하긴 .인생은 전혀 다른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으니깐..'
***
휴가를 나와서 그 단란주점 을 찾아 갔다.
그리고 앞에서 무작정 기다렸다.
몇시간이나 흘렀을까. 닫혔던 문이 열리고 안에서
술취한 남자를 부축하고 나오는 여자들의 무리가 보인다.
여자들의 무리. 내눈을 의심 하지 않을수 가 없었다.
화장이 진하긴 했지만 분명히 "서.지.수"였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대체 내가 이상황에서 무슨말을 할수가 있을까.
***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평행선이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을 계기로 그 평행선은
아래로 내려가기도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격차는 계속 벌어져만 간다.
하지만 "대체 왜?"
"왜?" 라는 의문부호가 등뒤에 얇게
들러 붙어서 나를 짖눌렀다.
대체 왜 일까.
나는 호기심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
"여보세요? 혹시 서지수 세요?"
"네 누구시죠?"
"저기억 나시겠어요? 케이 에스 제이 월드요 (ksjworld)
이전에 부산에서 만났었는데"
"아.그래 누군지 알겠어. 이름이 뭐였더라?"
"성재요. 김성재.누나 정말 반가워요."
"근데 번호는 어떻게 안거야? 한동안 연락도 못했는데.."
"네? 우연찮게 지폐에 적힌 번호를 발견 했어요"
"하지만 난줄은 몰랐을것 아냐."
"그냥 아까 바다간거 물어 보고 아니라고 했으면
끊을려고 했었어요."
"그래? 참 묘하네. 정말 놀랐어."
"누나 뭐하고 지내세요?"
"나? 프로게임머 하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학교 다니구 있어.
그리고 학교 마치고 일도 하고.넌 뭐하고 지내는데?"
"저 지금 군인에요. 참 우울한 군인요. 저 지금 서울 친척 집인데
누나 내일 뭐하세요?."
"그래? 내일? 내일 토욜이라 학교는 안가고 일 해야지"
일하기 너무 싫지만.."
"그럼 일마치고 저녁에 볼수 있을까요?"
"응? 아니 저녁엔 안되고 낮에 보기로 하자.
밥이라도 먹여야지. 그럼 12시에 신촌 현대 백화점 앞으로 와"
"네. 누나 낼 봐요"
***
누나를 만났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얘기를 하다가.
누나가 갈 시간이 되었다고 편지를 보낼테니
주소를 가르켜 달라고 했다.
"아네요 괜찮아요. 근데 저..
누나 왜 단란주점에서 일하는거에요?"
대체 저말이 왜 튀어 나온걸까.
몇분간의 정적이 흐르고, 누나의 눈에서 눈물이 맺힌다.
성모마리아의 눈물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주 반짝이는 눈물이.
누나는 아무말도 없이 주소가 적힌 메모지를 찢어 버리고
계산서를 들고 나가버렸다.
주위의 이상한 시선을 맞이하면서
그저 점점 사라져가는 누나의 뒷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
중고자동차 처럼 고장난 어느 부분을 고쳐버리면
다른 한부분이 또 고장나 버리는 것처럼 나란놈은
어찌 할수가 없었다.
이렇게 실수 투성이로 살아가다간 누군가가
뒤에서 포크처럼 날카로운걸로 쑤신다 해도
받아들여야 할 지경이다.
아주 간결하게 이것으로 누나와는 완전히
끝이 나버렸다.
'차라리 만나지 않았으면
멋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할수 있었겠지...'
우울한 군인이, 우울한 휴가를 보내고
우울한 생각을 하다가 우울하게 부대로 복귀를 했다.
p.s:겨울바다---->old and blues--->그리고 뒤에 이 이야기.
이런식의 전개에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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