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스포츠/연예 관련글을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8/05/05 21:37:35
Name MrOfficer
File #1 12화_엔딩_동훈.png (265.1 KB), Download : 32
Link #1 내 컴퓨터
Subject [연예] [나의 아저씨]리뷰 : 동훈의 내력 (수정됨)


나의 아저씨 8화에서 주인공 박동훈은 인생을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라고 한다. 외력이 인생에서 찾아오기 마련인 고난과 역경이라면 내력은 그걸 이겨내는 데 필요한 힘, 자존감 또는 자존감을 줄 수 있는 무엇이다. 작중 박동훈의 직업인 구조기술사다운 비유다.

직후 내력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지안에게 동훈은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내력이 흔들림 없던 1화의 동훈이라면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훈이 내력이라고 믿었던 것들은 사실은 그의 내력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그는 내력이 무엇인지 대답하지 못한다.


동훈은 현금서비스를 받아 형 상훈에게 양복을 사주고 용돈을 준다. 벌레 한 마리 쉽게 죽이지 않으며 부하직원을 시키지 않고 직접 높은 건물을 올라가 안전진단을 하고 수십 년만에 싸우고 나서 몸이 부서질 듯 아파도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한다. 그의 내력은 가족과 바보같다는 소리를 듣는 성실하고 착한 본인의 삶의 태도 두 가지였다.

작중에서 동훈에게 찾아오는 첫 외력은 뇌물 5천만 원이다. 돈을 지안에게 도둑맞고 회사에서 궁지에 몰렸을 때 그는 가장 먼저 윤희와 동생들을 찾는다. 외력이 가해지자 내력의 도움을 받고자 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형과 동생보다 윤희에게 먼저 -변호사라는 이유도 있겠으나- 전화하고 찾아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윤희는 힘이 되어주지 않고 그제서야 형과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사건이 진행되며 쓰레기통에서 돈이 발견되고 회사 사람들은 놀라지만 이내 납득한다. 바보같이 성실하고 고지식한 동훈이라면 버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성실하고 착한 삶의 태도, 동훈의 내력은 지안과의 스캔들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박동운 상무는 손쉽게 처리했던 지안이다. 하지만 동훈에게는 작전이 통하지 않았다. 이후 광일과의 싸우기 전 허세를 부릴 때도 그는 굳이 삼형제, 가족을 언급한다. 평범한 40대 중년이 젊고 무서운 사채업자와 싸우기 전에 힘을 얻기 위함이다.


도준영은 욕망에 충실하며 이기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캐릭터로 동훈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졌다. 동훈에게 준영은 자신의 내력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적이다. 윤희의 외도, 그리고 외도상대가 도준영임을 알았을 때 동훈은 그가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내력이었던 윤희가 역시 자신의 내력인 삶의 태도를 부정하고 정반대의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내력의 완전한 붕괴다.


10화에서 동훈은 지안에게 모든 일은 항상 니가 먼저이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너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니가 결정할 수 있다고. 11화에서 겸덕은 동훈을 위로하며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다’. 10화와 11화에서 같은 대사가 두 번 나온다. 모두 외력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외력의 크기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으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력이 완전히 붕괴한 동훈은 어떻게 해야할까. 외력과 싸울 내력 자체가 없는데.




12화 엔딩에서 지안은 동훈에게 말해준다. 동훈의 내력을 부활시킬 위로.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
  

나의 아저씨를 처음 알게 된 건 저번 주 월요일쯤 직장에서 아는 형이 말해줘서였습니다. 이선균이랑 아이유가 나온다길래 로맨틱 코미딘 줄 알았는데 로맨스는 커녕 분위기가 엄청 어둡다길래 봤다가 다음날 출근 못 할 뻔했습니다.... 그리고 7년 만에 뭔가 끄적여보네요. .pgr의 글쓰기 버튼 엄청 무거운데 조금이나마 나의 아저씨란 드라마 알리고 싶어서 글 쓰게 됐네요... 졸필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뱀발 1. 다른 사이트에 먼저 올린 리뷰라 반말로 썼는데 문제 되면 수정하겠습니다.
뱀발 2. 어…. 사진 삽입 위치 어떻게 정하나요???
뱀발 3. 드라마 안 보신 분도 이해할 수 있는 리뷰 쓰고 싶었는데 어렵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차라리꽉눌러붙을
18/05/05 21:56
수정 아이콘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파일 위치는 에디터랑 html왔다갔다 하시면서 조정해보심이......
18/05/05 22:12
수정 아이콘
우울한 맛에 보는 드라마죠. 지난 주 결방해서 넘나 슬픈 것..
MrOfficer
18/05/05 23:50
수정 아이콘
그래도 비하인드가 재밌어서 좋았어요 저는. 12.5화 본 느낌?
그대지킴이
18/05/05 23:31
수정 아이콘
12화 엔딩의 지안의 말은 아마 이렇게 표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 좋은 사람이에요, 엄청."

<,>와 <.>의 위치 만으로 더 위로가 되는 말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MrOfficer
18/05/05 23:51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소리감투
18/05/06 02:06
수정 아이콘
이 드라마는 리뷰도 참 멋진 게 많네요.
잘 보았습니다.^^
MrOfficer
18/05/06 02:42
수정 아이콘
졸필인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름꾼
18/05/06 04:58
수정 아이콘
이제 4화 남았는데 어떻게 마무리될지 감도 안잡히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609 [스포츠] (해축)(데이터) 10년만에 강등당한 스토크시티 [31] 라플비6143 18/05/05 6143 0
18608 [연예] 옥탑방 박초롱.jpg [11] pioren6616 18/05/05 6616 0
18607 [연예] [나의 아저씨]리뷰 : 동훈의 내력 [8] MrOfficer5660 18/05/05 5660 0
18606 [연예] 딸기 가지고 여자랑 장난치는 법.gif (데이터) [39] 손금불산입6395 18/05/05 6395 0
18605 [연예] (여자)아이들 LATATA 데뷔 무대 [8] pioren4400 18/05/05 4400 0
18604 [스포츠] 어제경기 전 사인요청에 양해구하는 이대호 [29] style8489 18/05/05 8489 0
18603 [스포츠] NBA 시대의 변화.jpg 김치찌개3113 18/05/05 3113 0
18602 [스포츠] 5/5 어린이날 슈퍼매치 결과 [16] AeonBlast4594 18/05/05 4594 0
18601 [스포츠] NBA 2017-18시즌 르브론이 1위에 오른 개인기록.jpg [7] 김치찌개2761 18/05/05 2761 0
18600 [스포츠] NBA 르브론, 커리어 최초 시즌 전경기 출장.jpg [4] 김치찌개2874 18/05/05 2874 0
18599 [스포츠] NBA 2017-18 미네소타 + 전성기 가넷 [17] 김치찌개2492 18/05/05 2492 0
18598 [연예] 차은우한테 두유노 시전하는 이탈리아 남자들 [21] 길가메시11863 18/05/05 11863 0
18597 [연예] 모모랜드의 유튜브 추이가 폭발적인 이유.. [22] TWICE쯔위10553 18/05/05 10553 0
18596 [스포츠] 올시즌 맨유의 이색적인 기록 [15] 비공개5569 18/05/05 5569 0
18595 [스포츠] 영화같은 일본 女컬링 대표팀의 스토리.txt(약스압) [14] 삭제됨6291 18/05/05 6291 0
18594 [스포츠] 2019년 코파 아메리카 참가팀 발표 [19] 及時雨4407 18/05/05 4407 0
18593 [스포츠] 2019 AFC 아시안컵 본선 추첨 결과 [17] 삭제됨4024 18/05/05 4024 0
18592 [연예] 섹시가수 직캠 [17] 좋아요8337 18/05/05 8337 0
18591 [연예] [에이핑크] 뽐뽐뽐 뽀미입니다! 인사 (움짤 5개) [6] 삭제됨4516 18/05/05 4516 0
18589 [스포츠] 월드클래스급 커리어를 가진 현역풀백.jpg [10] 살인자들의섬7494 18/05/05 7494 0
18588 [연예] 타고난 예능인 방송잘알 김세정.jpgif [9] 살인자들의섬6820 18/05/05 6820 0
18587 [스포츠] [아이스하키] 막 오른 월드챔피언십 탑 디비전(Feat. 대한민국의 운명은?) [4] 카밋2904 18/05/05 2904 0
18586 [연예] 이재용의 위엄 [9] 좋아요9638 18/05/05 963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