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2/03/23 21:43:33
Name VKRKO
Subject [청구야담]산신이 지키려고 한 길지(假封塋山神護吉地) - VKRKO의 오늘의 괴담
옛날 전의 이씨의 선조가 부모의 상을 당해 시체를 안치할 장소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선산 옆에 있는 한 산이 밝고 모습이 수려하였으니 그 곳에 안장하기로 했다.

그런데 풍수가가 말했다.



[이 땅이 매우 좋은 길지이나, 아직까지 무덤이 없는 것은 그 땅을 팔 때마다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흉한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씨는 그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것이라 생각해 무시하고 시체를 그 곳에 묻기로 했다.

그런데 상여가 그 곳에 도착해 보니 시체를 묻으려고 한 곳에 이미 무덤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것을 본 손님들이 말했다.

[어떤 나쁜 놈이 하룻밤 사이에 장지를 훔쳐 장사를 치뤘나봅니다! 이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이씨는 한참 동안 속으로 깊게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이것은 분명 사람의 술수가 아닐 것이오. 한 번 무덤을 파봅시다.]

주위의 모든 사람이 천륜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이씨를 말렸지만, 이씨는 고집을 피우며 말을 듣지 않았다.


무덤을 헐어보니 관이 하나 있었는데, 옻을 칠한 것이 마치 거울처럼 빛났다.



관 위에 놓인 깃발에는 [학생 고령 신공의 관] 이라고 붉은 글씨로 써 있었다.

이씨가 말했다.

[과연 내가 짐작한 대로구나!]



이씨는 관을 들어 무덤 밖으로 꺼내고 그것을 도끼로 부쉈다.

안에는 사기 그릇 조각만 가득 차 있었는데, 햇빛을 받자마자 가루가 되어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다.

사람들이 축하하면서도 이상하게 여겨 질문을 하니, 이씨가 말했다.



[내가 옛날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있소. 산신이 땅을 너무 아끼면 사람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일부러 이런 장난을 친다고 하더군요. 내가 어찌 그런 속임수에 넘어가겠습니까?]

말을 마치고 이씨는 아무런 근심 없이 장사를 지냈다.

지금도 전의 이씨 가문은 대대로 벼슬길에 올라 집안이 매우 융성하다.



원문 및 번역본 : http://koreandb.nate.com/life/yadam/detail?sn=44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 http://vkepitaph.tistory.com )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 http://cafe.naver.com/theepitaph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herry Blossom
12/03/25 12:58
수정 아이콘
산신령도 훼이크를 치는 세상이군요...
아! 얼마나 무섭습니까.
12/03/26 19:01
수정 아이콘
작은 산신령을 건들면 아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418 [번역괴담][2ch괴담]봉제인형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486 12/04/10 7486
417 [번역괴담][2ch괴담]서바이벌 게임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254 12/04/09 7254
416 [번역괴담][2ch괴담]침입 금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537 12/04/06 7537
415 [번역괴담][2ch괴담]점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168 12/04/05 7168
414 [청구야담]모인(餉山果渭城逢毛仙)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027 12/04/03 7027
413 [실화괴담][한국괴담]검은 문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753 12/04/02 7753
412 [번역괴담][2ch괴담]백미러에 비친 것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240 12/03/31 7240
411 [번역괴담][2ch괴담]공원의 여자아이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149 12/03/30 7149
410 [번역괴담][2ch괴담]수해를 떠도는 사람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6865 12/03/29 6865
409 [번역괴담][2ch괴담]불행을 부르는 중고차 - VKRKO의 오늘의 괴담 [4] VKRKO 6966 12/03/28 6966
408 [번역괴담][2ch괴담]사이버 드러그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6918 12/03/27 6918
407 [번역괴담][2ch괴담]상자 속의 여자아이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6928 12/03/26 6928
405 [청구야담]산신이 지키려고 한 길지(假封塋山神護吉地)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193 12/03/23 7193
404 [번역괴담][2ch괴담]방콕, 2003년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514 12/03/22 7514
402 [번역괴담][2ch괴담]사고가 많은 역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7030 12/03/21 7030
401 [번역괴담][2ch괴담]작은 덩어리 - VKRKO의 오늘의 괴담 [8] VKRKO 7856 12/03/20 7856
399 [번역괴담][2ch괴담]유리구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048 12/03/19 7048
396 [번역괴담][2ch괴담]정당방위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7099 12/03/17 7099
395 [번역괴담][2ch괴담]가위녀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180 12/03/16 7180
394 [청구야담]김역관과 천하일색(報重恩雲南致美娥)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7292 12/03/14 7292
385 [번역괴담][2ch괴담]노목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7318 12/03/13 7318
384 [번역괴담][2ch괴담]죽지마!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991 12/03/12 6991
380 [번역괴담][2ch괴담]분재 - VKRKO의 오늘의 괴담 [3] VKRKO 7436 12/03/10 743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