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망사고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중앙선을 이용해 통근하고 있다.
지난 주에도 내가 열차를 타는 역에서 투신 자살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난 나는 홈에 잠시 멈춰 서서 무심코 반대쪽 홈을 보고 있었다.
아직 아침이라 전철 자체가 그다지 많이 다니지 않아서, 하행선인 반대편은 사람이 드문드문 있을 뿐이었다.
[중앙선 XX방면 하행 전철이 들어옵니다.]
전철의 안내 방송이 울려퍼진다.
문득 반대편 홈을 보자 나의 정면에 여자가 서 있다.
26살 정도 되어 보이는 매우 평범한 여자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이상하다...
여자의 얼굴이 공포로 굳어 있다.
게다가 전철이 홈에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무언가에 끌려가는 것처럼 한걸음 한걸음 홈 안 쪽으로 가까워진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면서도 공포로 인해 입술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날카로운 금속음과 비명이 울리고, 전철이 멈추었다.
나의 눈 앞에 대량의 피와 붉은 고기 파편이 흩날렸다.
너무나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토악질이 나왔지만, 회사에 가야만 하는 나는 서둘러 버스를 타기 위해 역을 떠났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던 위화감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버스에서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버스는 신주쿠에 가까워져, 고층 빌딩 사이를 지나가기 시작한다.
햇빛이 고층 빌딩의 유리에 비쳐 매우 눈이 부시다.
[눈부시네... 눈부셔...? 설마 그건가!]
나는 마침내 그 이유를 알아내고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내가 이용하는 역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즉, 아침 해는 떠올라서 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향해 가는 것이다.
홈의 지붕을 지탱하는 기둥도, 역의 매점도, 사람들도 모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고 길게 그림자를 만들 것이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의 나쁜 기분이 가슴에서 끓어오른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내가 마침내 찾아낸 것은 8년 전 이 역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났을 때 홈의 사진이었다.
사고의 발생시간은 오늘 아침과 거의 같았다.
그리고 나는 홈의 사진을 보며 공포를 견딜 수가 없었다.
검은 팔 같은 그림자들이, 선로에서 홈으로 무수히 뻗쳐서 사고를 당한 사람 발 밑에 닿아 있었다.
Illust by dog_f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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