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윤석열 당선자가 '120시간을 해야 한다' 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이 120시간 워딩이 자꾸 회자되는 것은 (물론 반대진영에서 공격하기 좋은 소스이기도 하지만) 윤석열 당선자가 지속적으로 보여왔던
시장과 노동에 대한 견해를 엿볼 수 있는 워딩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대선 토론회 때 윤 당선자가 심상정 후보의 공격에 대해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제의 폐지를 얘기 한적도 없다' 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이 워딩에대해 서울대학교 언론정보 연구소가 팩트 체크한 내용이 있으니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팩트체크 를 요약 하자면, 윤후보의 과거 발언을 볼 때 문정부가 추진해 온 노동정책에 대한 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해 온 윤 당선인이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에대한 산업계의 의견을 앞으로 경청하겠다는 발언을 했고 맥락상 이는 양 제도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내용입니다.
명시적으로 '주52시간'을 폐지 하고 '120시간 근무'를 하게끔 하겠다 는 오바에 날조라고 할 수 있지만
최소한 주 52시간제도에 대한 변경을 시사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보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수정됨) 위에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1년으로 늘리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1년을 놓고 보면, 휴가철도 있고 비수기도 있어서 연장 근로 수요가 없는 시기는 분명히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1년 단위로 주는 휴가와 연차가 있으니 휴가쓰고 연차 강제 소진시키면 그시간도 1년 근무시간에서 빠질거니까요.
예를 들어 어떤 업종이 6개월 성수기, 6개월 비수기라고 하면 6개월은 64시간, 6개월은 40시간 근무도 가능한거고,
최악의 경우에는 6개월 104시간, 6개월 0시간 근무도 할 수 있겠지요. (물론 안전장치가 있겠지만...)
이렇게되면 기존보다 총 근무시간은 늘어나는거고, 예전과 동일하게 성수기, 혹은 크런치 모드 시기에 몸이 갈려 나가는 건 예전하고 동일해질겁니다.
위의 예로 든 64시간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아침 9시 출근 밤 10시 퇴근하면 13시간 근무에 휴게시간 2시간 빠지면 근무시간 11시간이라 평일 55시간 + 주말 중 하루 아침 9시 출근 밤 8시 퇴근하면 64시간이 채워지죠.
출퇴근 시간 1시간 잡으면 집에서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11시에 들어오는 생활을 주말 하루 반납하고 6일을 해야 가능한 시간인데, 선택적 근로시간제 기간 1년으로 늘리는 순간 회사는 위의 시나리오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일정과 시간 배분을 할겁니다.
뭐 솔직히 몇년 전까지는 그렇게 살았었으니까요. 크크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죠. 당선인이나 기업쪽에서 기존 정산기간 1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자는 것도 다 이런 계산 하에 주장하는거라고 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52시간제 지키는 것처럼 보여도 단어 하나로 실질적 무력화가 가능하거든요.
다만, 당선 첫날부터 들고 나올 정도로 당선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인데다가, 취임 초기에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는다는 프레임 & 얼마 남지 않은 지선까지 생각하면 민주당이 버티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1,2번 같은 건 전제 조항 한두개 바꾸는 것처럼 보여서 언론을 통해 프레이밍 하기도 좋고요.
그러니까요. 52시간 이든 120시간이든 중요한 건 기본 근로시간 외에 추가 근로에 대한 수당 지급 여부 입니다.
사람들이 야근 많다고 토로 하는 건, 단순히 야근이 많아서가 아니라 수당이 붙지 않기 때문이죠.
적절하게 수당이 붙고 일한 만큼 가져가면 근로 시간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52시간제도 정부가 기업에게 노 수당으로 이만큼만 부려먹어~ 라고 해준 제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