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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8/05 14:04:50
Name 혼돈
Subject [분석] [야구] 역레발이 되길 바라는 감독 비판글 (수정됨)
저는 리그 운용 하는 것은 감독에 역할이 크지만 리그의 한경기 한경기는 감독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경기는 결국 선수가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이런 이벤트성 단기전은 감독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 우선 감독이 전적으로 선수 선발을 했습니다. 물론 국내리그라는 풀이 제한되긴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 풀안에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선수를 구성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역할이죠. 국가대표 감독은 일시적으로 단장 + 감독 역할이 부임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봐도 잘하고 있고 활용도가 높은 강재민을 안데려갔고 그로 인해 투수 운용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감독 책임입니다.

2. 양의지는 이승엽이 아니다. 양의지는 물론 리그 정상급 타자고 리그 최정상 포수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타자로써 양의지를 본다면 이승엽과 비교 불가한 존재입니다. 거기에 수비에서 역할을 생각한다면 지금 타격 부진한 양의지를 4번에 놓고 살아나라는 건 너무 힘든 일입니다. 베이징때 이승엽이랑 비교하자면 결과론 적으로 성공한걸 떠나서 이승엽은 타자로써 보여준게 매우 많은 레전드 선수이고 그가 터지지 않고서는 도저히 방법이 없었기에 저는 그때도 심정적으로 감독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했습니다. 당시 결과가 나오기 전에 모두가 욕을 했을때도 쉴드의 댓글을 썼었습니다. 하지만 양의지는 이승엽이 아닙니다. 타자로써 가치도 차이가 나지만 기본적으로 역할이 다릅니다. 저는 양의지가 타격감이 좋더라도 수비에서 중요성과 체력을 생각하면 타순은 뒷번호로 미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전에 양의지는 공수 모두에서 흔들렸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전에서 선수들은 매우 분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 하나하나를 놓고 생각해보면 자기역할을 잘 했기에 코앞까지 따라갈 수 있었죠. 물론 실책이 나왔고 그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지만 그정도의 실책은 경기의 일부분이고 냉정히 보자면 실력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단기전에서 감독의 역할은 그 실책이 나왔을때 대응을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그에서야 그 실책을 통해 선수가 배워 나가고 그 실수를 극복하게 기회를 주는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리그에서는 아닙니다. 그런 상태에서 최선의 대응을 하라고 감독이 있는 것이죠. 그 대응이 최악이었고 사실 대응이라고 뭐고 한게 없습니다. 좋게 표현하면 선수를 믿고 맡긴거고 나쁘게 얘기하자면 그냥 방임을 한거죠.

4. 대응의 타이밍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한발빠르게, 적시에, 뒤늦게라도... 하지만 어제는 이 세가지에 속하지도 못했습니다.
첫번째로 병살에서 그 실책이 일어났을때 투수를 교체하는게 빠른 방법이었고 양의지가 포구를 못해 공이 빠져 2루를 내주고 어쩔 수 없이 주자를 채웠을때가 정시 교체 타이밍이었으며 투수가 멘탈이 나가서 제구가 안되고 만루를 채웠을때가 마지노선이었습니다.
결과는 이미 다 터지고 나서야 교체했는데 이는 대응이 아니죠. 그냥 일이 다 끝나고 뒷처리였을 뿐입니다. 고우석 말고 믿을 선수가 더 없었다면 그것 또한 감독의 책임이죠. 선수 선발부터 운용까지 감독이 다 했는데요.

5. 사회생활을 하면서 높은 곳 까지 올라가신 분들을 종종 보는데 그런 분들 중 간혹 본인의 방식을 지나치게 고수하다가 무너지는 경우를 봅니다. 분면 그 위치까지 올라갈 정도면 능력이 없는게 아닐텐데 이상할 정도로 말이 안통하고 작은 것에 집착하다가 일을 그르치곤 합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은 본인의 방식으로 그 자리에 올라갈 만큼 확실한 성공을 했다는 것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더군요. 그래서 시대가 변화했고 본인도 변화해야 한다는 걸 끝까지 인정 못하는 분들이 있는데 김경문 감독을 보면 딱 그런 경우와 비슷하단걸 느낍니다.

아직 경기가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이런 글을 적는 것은 아직도 이 글이 흑역사가 되고 역레발이 되서 선수들이 무사히 어떤 색의 메달이라도 따오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당분간 KBO를 보지 않을 생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지에서 나라를 대표하여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은 그에 맞는 유종의미를 거뒀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들이 잘 지나가고 훗날 다시 제가 마음 편히 다시 국내야구 팬으로 돌아가고 싶어 참다참다 사족을 붙였습니다. 제발 이 글이 망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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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센스
21/08/05 14:17
수정 아이콘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죠...

크보 중단되고 나서, 야구 없어도 살아갈만하더라고요...
아지매
21/08/05 14:18
수정 아이콘
박민우 나가리 되고 대체선수를 2루수를 안뽑은게 패착.
강제로 황재균을 2루에서 써야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1루에 오재일 고정해야하는 사태 발생.
오늘하루맑음
21/08/05 14:35
수정 아이콘
1루 오재일은 강백호 영향이 더 커요
지니팅커벨여행
21/08/05 19:25
수정 아이콘
황재균이 1루 볼 수 있는데 2루 고정되니 선수 활용폭이 좁아졌다는 뜻 같아요
위르겐클롭
21/08/05 14:28
수정 아이콘
객관적 전력이 뒤지는거야 누구나 다 알지만 그래도 그걸 뒤집으려면 감독의 용병술이 꼭 필요하죠.. 06 09 WBC때 반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재미봤었는데 오히려 늦은 교체로 게임을 터트려버리니.. 양의지도 계속 쓰더라도 저기 하위타순에 오재일이랑 같이 두명 박아버리고 이정후 김현수만 붙여놔도 훨씬 득점 효율이 좋아질거같은데 그 감독이 하루만에 정신을 차릴런지...
무도사
21/08/05 14:28
수정 아이콘
김경문 감독 나이쯤 되면 스타일 바꾸는게 쉽지는 않죠
그리고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뽑힌 이유가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때문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존 자신의 방식에 대한 신뢰도 강할겁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베이징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리그에선 줄곧 준우승에 그쳤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한번쯤 반성을 해야겠죠
그나마 어제 경기가 결승이 아닌 준결승이었다는 것이 다행이고 아직 어제의 실패를 교훈 삼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오늘 그리고 모레 경기(결승전일지 3-4위전일지 모르겠지만)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실패한다면 이번 대회가 김경문 감독 커리어 마지막이 될겁니다
더치커피
21/08/05 14:37
수정 아이콘
최근 몇년간 리그성적을 보면 양의지도 대체불가급 최정상급 타자가 맞긴하죠.. 이승엽같은 불가사의한 국제전 클러치능력만 검증이 안됬을뿐이죠
게다가 상위 및 중심타선에 넣을 우타자가 별로 없으니 양의지 4번을 고집하는건 이해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2017wbc 미국팀도 4번에 아레나도를 타격부진에도 불구하고 고정해서 결국 우승을 했으니 타순에 대한 평가는 결국 결과론이라 봅니다

차라리 우타부족에 대해서는 왜 진작 최정을 안뽑아갔냐..가 비판의 핵심이 되어야겠죠
태연­
21/08/05 17:51
수정 아이콘
강민호는요..?!
더치커피
21/08/05 18:50
수정 아이콘
18년 이후 기준이면 양의지가 강민호의 상위호환이죠.. 올해 강민호가 반등했음에도 타격 기록은 양의지가 한수 위고요
그런데 오늘은 대신 강민호를 쓸지도 모르겠네요
차라리꽉눌러붙을
21/08/05 14:39
수정 아이콘
어제는 글쓴이 분이 쓰신 항목의 4번에 제일 동의합니다...
Davi4ever
21/08/05 14:40
수정 아이콘
2루수가 없고, 우타빅뱃이 없고 (양의지가 잘 치는 타자는 맞지만
이런 큰 경기에서 포수의 투수케어+수비부담은 크죠. 되도록 하위타선에 놓고 타격부담을 줄여줘야 했습니다)
전문 불펜이라 할 수 있는 선수가 세 명(조상우-오승환-고우석)뿐이죠.
자신의 말대로 선발을 길게 가져가는 전략이라면, 이 세 명은 어떻게든 8회부터 나와야 하는데
박세웅이나 김진욱 등은 그 전략과 맞지 않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회마다 컨디션 난조 또는 불운으로 무너지는 불펜이 한 명씩은 나와요.
베이징 올림픽 때 한국은 한기주가, 일본은 이와세가 그랬죠.
6회부터 벌떼야구를 하는 느낌으로 운용하려 했다면 전문 불펜 1~2명은 더 데려가야 했습니다.

우타빅뱃(최정)-전문 불펜(강재민)-2루수(정은원 또는 안치홍)를 보강할 기회는 분명 있었고, 의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자신의 소신대로 선택을 했고, 이 선택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특히 그 차이가 결정적인 순간 어제처럼 계속 드러난다면 꽤 대가가 클 것 같습니다.

p.s 부진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따로 원망하거나 하지 않겠습니다. 대부분 선수기용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다리기
21/08/05 14:48
수정 아이콘
최정 없는 건 어떤 상황에도 변명이 안된다고 봅니다 으으
회색추리닝
21/08/05 14:55
수정 아이콘
그냥 양의지 오재일이 국내용이란걸 감독이 파악못한거죠.
클로에
21/08/05 14:58
수정 아이콘
오늘 이기기만 하면 최소 은이니 지금까지의 논란은 헤프닝이고 결과적 명장이 되긴합니다.
덱스터모건
21/08/05 15:00
수정 아이콘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저 역시 그들이 메달은 따고 오면 좋겠어요.
공항아저씨
21/08/05 15:06
수정 아이콘
한국야구 인재풀이.. 10년전선수들 그대로..
Davi4ever
21/08/05 15:09
수정 아이콘
인재풀 이야기가 나올 건 아닙니다. 류현진-김광현이 메이저 진출해 있어서 못 나온 건 커보이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더 좋은(정확히는 정상적인) 라인업을 충분히 구성할 수 있었다는 의견은 많았어요.
티모대위
21/08/05 15:08
수정 아이콘
한국야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진짜.. 4번 항목 너무 공감합니다
새벽두시
21/08/05 15:18
수정 아이콘
투수 셋은 쓰지도 않고, 그중에 둘은 본인 고집으로 뽑음
3루수 2루에 세우는 촌극.
감독 디퍼프 받고도 선수들이 잘해줘서 버티고 있는데
끝까지 잘 버텨주기를 기대 하는 수 밖에 없죠.
손금불산입
21/08/05 15:25
수정 아이콘
글을 굉장히 깔끔하게 잘 써주셨군요.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태정태세비욘세
21/08/05 16:09
수정 아이콘
국내 야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노메달을 바랍니다
개털려서 정신좀 차려야해요
고란고란해
21/08/05 16:18
수정 아이콘
선수 선발에 있어 잡음이 없던 적이 있었던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이번의 선수 선발은 아집을 넘어 유치 그 자체였습니다. 강재민? 안 뽑을 수 있어요. 정은원? 안치홍? 안 뽑을 수 있죠. 그런데 그에 대한 대안은 있었나요? 국대에 뽑힐 일은 다신 없을 거라던 오지환-박해민 승선에(이 둘 없었으면 이미 노메달 확정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것 또한 유머라면 유머..) 선수가 빠질 때마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후보군으로 뽑아놨다던 이야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주전 2루수와 전천후 사이드암 투수가 빠졌는데 그 자리를 왼손 불펜 / 마무리 투수 로 바꾼 건 참...
이제 메달을 못 따기가 더 힘든 곳에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노메달로 끝낫으면 합니다. 한일전에서 일본을 응원하는 날이 올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어제는 진심으로 일본 응원했습니다.
여기에텍스트입력
21/08/05 16:32
수정 아이콘
선수 선발 때부터 말이 많았어서 저는 결정난 그 순간부터 어차피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질 테니 알아서 하십시오~ 하고 손 놓고 보고 있던 차입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처참한 결과가 나올 줄 예상은 못했지만요.
늅늅이
21/08/05 16:42
수정 아이콘
양의지는 후순위로 돌리면 좋겠어요
아니면 주전포수를 바꾸던가 .. 너무 부담 주는거죠 아직 부상 회복중이지 않나요?
태연­
21/08/05 17:52
수정 아이콘
강민호 뽑아가놓고 왜 안쓰는지..
아기공룡씽씽카
21/08/05 18:58
수정 아이콘
요즘 야구 관심이 크게 떨어져서 어제 생각없이 대표팀 명단을 봤는데 최정을 안뽑았네요..?
올시즌 홈런도 많이 치고 여전히 잘하는 걸고 알고 있는데 혹시 최정 선수 부상이나 뭔가 다른 이슈가 있어서 안뽑힌건가요?
수비도 괜찮은 편이고 그 정도 타격이면 지명으로 써도 될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선발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냥 감독픽 (예를 들면 최정같은 거포보다는 컨택 좋은 허경민을 선호한다거나)일까요...
Lovesick Girls
21/08/05 19:16
수정 아이콘
김경문이 안뽑았습니다. 이유는 김경문 마음에 들지 않았던거 같아요.
21/08/05 21:58
수정 아이콘
선동렬이었으면 바로 빠른타이밍에 교체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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