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3/10 20:02:59
Name 김아무개
Subject [일반] 철분뽕에 취한 사람의 철분주사 찬양글
안녕하세요 김 아무개 입니다.

일전 그녀 이야기 이후로 뭐 그녀이야기 추가 에피소드를 쓸까 했다가
번번히 일이 바쁘고 일신상의 이유로 때려치고... 여전히 일상에 치여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철분주사 찬양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자판을 잡았습니다.

뭐 제 예전글을 읽고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수도 있지만...
저는 전형적인 철결핍성 빈혈 환자입니다.

어릴땐 병원을 가지 못하고 그저 맹장이 터졌을때나 겨우 진단을 받았지만, 기억하기론 그 이전부터 지나가던 사람들이 애기 안색이 왜이렇냐... 라던가.. 학교나 건물안에서 밖을 보면 파랗고 맑은 하늘이 나가면 노랗게 떠서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을 국딩 저학년때 이미 품어왔던걸로 보면 아마 이건 아주 어렸을때 부터 있어온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고 한참이 지나니.... 뭘 좀 덜 먹었다 치면 바로바로 떨어지는 헤모글로빈 수치 관리에 진저리가 나던 차에..
늘상 그렇듯 건강검진에서 또 헤모글로빈 수치로 인한 재검이 떳고 동네 종합병원을 방문한 저는 작정을 하고 의사샘께 갑상선 검사도 같이 해달라며 저의 만성적인 수치 저하의 이유를 찾고싶다고 했고 한참 추가 검사 항목을 넣고 피검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뭐 ... 이조차도 이미 너무 늦은거지많요...

늘 느끼는 거지만 병원 가야 할때 찾아가고 이유 찾는것도 어릴때부터 학습이 되어야 커서도 잘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빈혈 + 추위를 매우 심하게 탐 + 살이 너무나 쉽게 붙음 + 단기간에 너무 금방 부음 (2일동안 체중5kg 상승될 만큼 부음) + 잦은 피로함 예민함 등등의 문제를 같이 상담했었습니다.

친가쪽 사람들이 죄다 당뇨를 앓고 당뇨로 돌아가셨던 터라 차라리 당뇨라도 왔다면 납득이라도 할텐데 아무리 검사를 해도 당뇨는 커녕 당뇨 전단계나 당뇨 주의조차 받은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검사를 하고 나니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적다 + 그냥 단순히 전형적인 철결핍성 빈혈 의 판정을 받았습니다.

속이 너무 자주 아리고 위경련도 자주오는 편인데 이미 철분약은 십수년에 걸쳐 다각도로 시도해도 실패했으니 다른방법을 물어보니 철분주사라는게 있다고 합니다.
보험처리 안되어서 비싸고 이건 피검사 결과 나와야 가능하지만 치료 방법 시도의 순서가 있다며 일단은 액상형 경구 철분제 부터 시도하고 나서 하자고 하더군요.
2주 먹고 피검사 2주먹고 피검사 이 패턴....

그뒤 2주간 정말 역한 비린내를 참으며 오기로라도 그 액상철분제를 꾸역꾸역 먹으며 지냈던거 같습니다.

그치만.. 제가 비건도 아니고... 줄여봐야 당분이나 정제탄수화물을 줄였으면 줄였지 단백질과 고기나 야채를 덜먹은게 아닌지라... 섭식으로 해결될거라면 진작 해결이 되었겠죠..
이미 알고 꾸준히 철분 사수를 중점으로 계속 식이를 조절해 왔는걸요..

결국 그렇게 역한 인공적인 비린내의 철분약 4주를 완주 하고서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선듯 호전되지 않았고.... 저의 강한의지(비보험 고비용부담 해서라도 속이 편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철분주사 투여를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병원에서 투여받은 철분은 페린젝트라고 했습니다.

투여방법은 해당 철을 식염수인지 포도당인지 모를 액체에 희석 하여 30분이상 정맥투여 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투여 받은 뒤엔 헤모글로빈 수치가 1이상 빠르게 올라가서 2주마다 투여하니 금방 정상 수준까지 올라오더군요..
어느정도 정상범위에 올라온 뒤엔 1달에 한번 검사뒤 투여하는 방향으로 하자고 하였습니다.



투여한뒤..

더이상 기존처럼 지독한 추위.. 아니 추위와 함께 오던 메스꺼움을 더이상 격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추울때 추운것도 힘든거지만 속이 얼마나 뒤집히던지...

치료 받기전에는 매해 겨울이 너무도 고되었고..
작년 여름 저는 집에 에어컨이 있음에도 손님이 온 날을 제외하곤 에어컨을 자발적으로 키지 않았었습니다.
오죽하면 동남아 지역 여행시엔 그곳의 습하고 더운공기와 기후가 너무나 살만하여 그냥 거기 눌러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치료받은 다음 맞이한 작년 겨울은 그렇게 혹독하게 춥지 않았습니다.
통상적인 방한대책으로도 충분히 살만 했습니다.

처음 투여시엔 익일 가볍게 몸살이 오곤 했으나 그조차도 점점 덜해졌고..
그후 1주일 컨디션이 정말 놀랍도록 좋았습니다.

이 편한것을 왜! 나는 그 고생을 하며 그렇게 힘들게 살았던가..!!!!
속이 역겹지도 역한 냄새에 시달리지도 않았습니다.
평소에 이미 변비가 있어서 힘들었는데 철분 약제 섭취 중엔 그 변비가 너댓곱절은 더 심해졌기에 너무나 고통스러웠는데 그럴 걱정도 없어졌습니다.

물론 같이 처방받은 갑상선 호르몬도 전반적인 컨디션 호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매일 먹는 호르몬제와 달리 한달에 한번 투여받는 철분 주사는 맞기 전과 후의 컨디션 비교가 더 극단적으로 되었기에 그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진것 같습니다.

일단 추위를 덜탄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너무 살것 같았습니다.




진짜 이렇게 까지 컨디션이 좋아지는걸 왜 나는 더 일찍 시도하지 않았던가....
그냥 좀더 일찍 했어야 했는데...


저는 여전히 현대의학을 찬양하지만..
철분주사 투여받은 이후로는 더더욱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현대의학 최고 만세 만세 만만세 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디쿠아스점안액
23/03/10 20:31
수정 아이콘
건강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찬공기
23/03/10 20:39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엄청 비싸네요.. 그래도 효과가 좋으셨다면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고도 남음이 있어보입니다!!
글에서 김아무개님의 행복함이 마구마구 전해져서 좋네요 ^^
캐러거
23/03/10 20:40
수정 아이콘
전 정반대로 수혈을 많이 받아 철분이 엄청 많아서ㅠ
아침마다 철분제거제를 먹고 한 달에 한 번 철분제거주사인 데페록사민을 맞고 있네요 크크
현대의학 최고 만세 만만세는 동감합니다
김아무개
23/03/10 20:55
수정 아이콘
헉... 수혈을 왜 많이...?
그게 과할때까지 맞는경우도 있었나요?
심지어 철분제거제가 있다는것두 처음 알았습니다..
세상에나 맙소사!! 그런 경우도 있는거구나..

맨날 헤모글로빈 수치 떨어지는것만 공부해서 그런가 그런게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피가 많으면 좋은거 아닌가...? 이런 근시안적 생각만 했었네요 후덜덜
캐러거
23/03/10 21:07
수정 아이콘
크크크 건강해지자구요 건강이 최곱니다!
23/03/10 21:28
수정 아이콘
어쩔 수 없이 수혈을 많이 받아야 하는 질환이 있으신분도 있습니다. 혈종돌때 소아암환자들 특히 전 데페록사민이 막 우리나라 들어와서 보험적용 되기 시작할때 트레이닝 받았는데 기적의 약이죠. 현대 의학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23/03/10 20:45
수정 아이콘
화이팅입니다-!
23/03/10 21:31
수정 아이콘
물론 다니시던 병원에서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드물게 하지만 만만찮은 부작용이 간혹가다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는 해야되겠죠. 전 그게 무서워서 다른데 가서 맞으라고 안내드립니다...
자취방
23/03/10 22:26
수정 아이콘
iv iron 부작용 한번 겪으면 맞는 환자 있을 때 옆에 앉아있고 싶어지죠...
김아무개
23/03/11 01: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 맞습니다.
매번 진료비가 보험처리 되도 꽤 가격이 나가기에 혹여나 소견서 받아다 동네 내과 가면 안되나 하고 전화를 돌려보니..
동내 내과는 아예 정맥투여용 철을 취급하지 않았고..
종합병원급 에서만 가능했습니다.... 물론 해당 이상증상 대비한 의료진이 있는곳에서 한시간 좀 덜되게 천~~천히...투여했죠
저희 동네 제가 간 종합병원에서는 응급실에 붙어있는 주사실에서 링거 걸고 침대 앉을래? 의자 앉을래? 택하라 해서 휴식용 의자에 앉아서 투여 받았었습니다.
VictoryFood
23/03/10 21:57
수정 아이콘
증상이 저희 어머님이랑 상당히 비슷한데 노인분도 철분주사 맞아도 되는지 궁금해 지네요.
김아무개
23/03/11 01: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노인분인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을거 같습니다. (어차피 검사뒤 의사의 판단이 들어가야 해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특정 수치 이하 넘어간게 확실해야 하는데..
그리고 해당 약품은 동네 내과에서 안되고 종합병원급 이상 가야 정맥투여용 철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피검사 뒤 의사 소견하에서만 투여 가능하고 내가 투여하고 싶다 해도 특정기간 치료를 위한 우선순위가(경구투입) 효과가 없는게 맞을때 의사 판단하에 넘어갈수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저의 강한 의지가 경구철분제 6주 갈꺼 4주로 단축시킨 정도 였구요....

때문에 해당 증상이 비슷하고 원하신다면 바로 종합병원 내과 가서 문의하시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참고로 철분주사가 저는 가벼운 몸살1일 정도로 끝났지만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몸살이 일주일 가거나 꽤 넓은영역으로 색소침착이 일어나거나 낮은확률로 쇼크가 오는경우도 있고 해서 제법 치명적일수 있는 치료제 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꼭 의료진이 있는곳에서 30분 넘게 천천히 투여하면서 경과를 지켜본뒤 귀가 가능했습니다.
제 경우엔 의사 선생님은 무조건 30분이 최저 마지노선 무조건 30분이상 1시간 넘을 필요는 없다 했습니다.
통상 45분 정도를 응급실에 있던 주사실에서 투여받은것 같습니다.
은신혜평
23/03/10 22:48
수정 아이콘
페린젝트가 그나마 아나필락시스가 적은 제품이죠. 간호사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주사 잘못 꽂으면 착색이 문제가 됩니다. 비싼거 빼고는 제일 나은 제품인데 역시 가격이 문제죠....
23/03/11 00:12
수정 아이콘
한방으로 빈혈 좋게해준다는 얘기가 많죠. 원인이 불분명하고 난치성일수록 한방에서 해줄게 많나봅니다...
이민들레
23/03/11 09:08
수정 아이콘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신 분들 상대로 그런건 아닐까요
남한인
23/03/11 07:37
수정 아이콘
RDW, iron, TIBC, ferritin, transferrin saturation 검사 정도 하면 적응증 여부가 담박에 확인될 터인데, 경구제 투여를 선행한다니 의외로군요.
지하생활자
23/03/11 22:37
수정 아이콘
페린젝트가 철이고농도긴하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154 [일반] 자녀, 감성(?)을 위해 경제적 손해(?)를 감수할 만한가? [인생 확장팩 29개월 플레이 후기] [74] Hammuzzi11974 23/03/13 11974 77
98153 [일반] (스포) 더 글로리 주관적으로 아쉬웠던 점 [96] Polkadot11789 23/03/13 11789 6
98152 [일반]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 [20] 리니시아7771 23/03/13 7771 1
98151 [일반] <노스맨> - 묵직하고 긴 영화가 보여주는 힘.(약스포) [6] aDayInTheLife7000 23/03/13 7000 2
98150 [일반] 스즈메의 문단속 재밌게 본 후기 (스포) [7] 칼슈마이8399 23/03/13 8399 7
98149 [정치] 국힘 수석최고 김재원, 전라도 5.18 립서비스, 조중동 안 보고 전광훈 신문 구독 논란 [82] 터드프17226 23/03/13 17226 0
98148 [일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간단 감상평 [19] 트럭8336 23/03/13 8336 1
98147 [일반] 뉴욕타임스 3. 4. 일자 기사 번역(테슬라에 실망한 자동차 칼럼니스트) [38] 오후2시13185 23/03/12 13185 5
98146 [일반] (스포)연애혁명 10년만에 대망의 완결 ​ ​ [8] 그때가언제라도9945 23/03/12 9945 0
98145 [정치] 전 비서실장 부검영장 신청 및 기각 / 이재명 부모 산소 훼손 [89] 동훈16973 23/03/12 16973 0
98144 [일반]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가 선택한 노래들 [11] 라쇼11038 23/03/12 11038 4
98143 [일반] 완결웹툰 추천-지옥급식 [17] lasd24111107 23/03/12 11107 3
98142 [일반] [스포표시줄있음] 스즈메의 문단속 보고왔습니다. [15] 징버거7019 23/03/12 7019 3
98141 [일반] 겨울 한 남자가 텅 빈 거리를 걷고 있었다 [1] 닉언급금지7312 23/03/12 7312 2
98140 [일반] [팝송] SG 루이스 새 앨범 "AudioLust & HigherLove" 김치찌개6494 23/03/12 6494 1
98139 [정치] 베트남 정부, 한국 국방부 항소에 "진실 부인, 깊이 유감 [60] 기찻길16921 23/03/11 16921 0
98138 [일반] 샤말란 감독의 신작 똑똑똑 간단평 [16] 인민 프로듀서10316 23/03/11 10316 1
98136 [정치] 사우디-이란 7년 만에 재수교, 관계 정상화 [60] 크레토스13975 23/03/11 13975 0
98135 [일반] 꼰대가 사라져가는 세상 그리고 아쉬움 [59] 한사영우12064 23/03/11 12064 11
98134 [일반] 심심해서 쓰는 무협 뻘글 8 [4] 具臣6519 23/03/11 6519 1
98133 [정치] 요즘 뭔가 야당의 존재감이 희박한거 같습니다. [128] 김은동13362 23/03/11 13362 0
98132 [일반] 어찌보면 야구의 질적 하락은 '필연' [137] AGRS13379 23/03/11 13379 2
98131 [일반]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KBO를 사랑하는 팬이다. [263] 송파사랑16621 23/03/11 16621 2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