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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19 00:39:34
Name 오후2시
Subject [일반] 정직함이 희귀해진 시대 (말장난이 범람하는 시대) (수정됨)
“독수리는 나이를 먹어 부리가 닳으면 사냥이 힘든 시기가 온다.
이때 바위에 스스로 내리쳐 부리를 깨지.
비록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해 하는 거야.”

오래 전, 밤 9시 사무실에서 교훈적인 일화를 듣습니다.
이 이야기의 의도는 간단합니다.
불평하지말고 야근하라는 거죠.

옆에 들으면서 뭔가 불쾌했습니다.
뭔가 아닌 것 같은데 그게 뭔 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 답답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왜 나는 저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는가?”
단순 야근하라는 이야기 이니까?
좀더 생각해본 결과, 제가 분노하는 이유는
지적사기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 이야기는 말이 안 됩니다.
스스로 부리를 깨는 정신나간 종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있다한들 부리가 재생할 동안
먹이를 어떻게 먹을지 설명이 필요하죠.
http://bird.or.kr/sub.asp?maincode=472&sub_sequence=507&sub_sub_sequence=&mskin=&exec=view&strBoardID=kui_507&intPage=77&intCategory=0&strSearchCategory=%7Cs_name%7Cs_subject%7C&strSearchWord=&intSeq=425

혹자는 말합니다.
“이야기의 주제에 집중하라고.
일상의 이야기에 사실관계를 따지는게
의미 있느냐.”
이솝 우화가 있습니다.
동물이 경주하고, 말하고, 속이죠.
모두가 말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주제에 감탄하고 수긍합니다.

왜 저는 이솝우화와 위에 언급한 독수리 이야기를 다르게 받아들일까요?
그건, 교묘한 말로 반론을 차단하며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속이기 때문입니다.

이솝우화는 허구임을 숨기지 않습니다.
반면, 독수리 일화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사실 또는 과학적’인 것처럼 말합니다.

수세기에 걸쳐 과학과 공학은
엄청난 진보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학, 공학’은 반론의 여지없이
수용해야 하는 영역으로 대중에게 인식 되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수리 일화를 봅시다.
“소모적이고, 과로한 일 이지만 너희들은
불평하지 마라.
왜냐하면 자연과 과학이 그러하니까.
감히 사실에 반대하는 몰상식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니겠지?”

추정해 보건대 저 이야기를 만든 사람은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 없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계획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 보상이 없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데 반발이 생기는 건 당연하죠.
사실 같아 보이는 생태계의 일화를 ‘창조’하고
자신의 메세지를 그 안에 넣어 반박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러한 지적사기는 오래전 부터 있었습니다.


1996년 뉴욕대학의 수리물리학 교수인 ‘엘런 소칼’ 교수가
소셜 텍스트라는 학술지에 논문을 기고합니다.
논문의 이름은 ‘양자 중력의 변형적인 해석학을 위해서’
(‘양자’라는 둥 난해한 단어가 나오는데 무시하셔도 됩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 있습니다.)

해당 논문이 발행된 날 소칼은 고백합니다.
“사실 해당 논문은 과학에 관심이 있는 대중이 보고 알 수 있을 정도로 오류를 넣은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오류와 왜곡을 넣었다.”
“이 실험으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은 편집자의 입맛에 맞기만 한다면 내용이 엉터리인 논문도 출판한다는 가설이다.”

이 교수가 비판하고 싶었던 대상이 있습니다.
바로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위상수학’ 등 난해한 개념을 가져와 자신의 사회학/철학의 주장에 ‘권위’를 부여하는 부류 입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들은 청중을 겁먹게 하고 최소한의 근거나 논리가 없는 허약한 주장을 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어렵게 글을 씁니다.

이들의 수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막연하게 아는 과학 이론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2) 자연과학에서 나온 개념을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에 도입하면서 최소한의 근거도 밝히지 않는다.
3) 완전히 동떨어진 맥락에서 전문용어를 남발하면서 학식을 과시한다. 의도는 뻔하다.
    과학에 무지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무엇보다 겁주려는 것이다.
4) 알고 보면 무의미한 구절과 문장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
5) 이런 저자들은 자신들의 과학에 관계된 능력에 비해 턱없이 강한 자신감을 갖고서 발언한다.

출처
1. 지적사기 –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은 과학을 어떻게 남용했는가 – 앨런 소칼, 장 브리크몽 저
2. 나무위키 : https://namu.wiki/w/%EC%86%8C%EC%B9%BC%20%EC%82%AC%EA%B1%B4

P.S. 윤00 교수 논문 사건을 연상하신 분이 있다면 맞습니다. 전형적인 수법이지요.
    그 사건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운 건, 90년대 미국의 논쟁이 한국에서는 현재진행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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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9 00:51
수정 아이콘
야근.. 고생이 많으십니다.
오후2시
23/01/19 00:54
수정 아이콘
껄껄 아주 오래전 이야기 입니다.
그 시절에는 퇴근하고 실의에 빠져있었죠.
interconnect
23/01/19 00:55
수정 아이콘
몇 달 전 회사에서 이런 내용의 포스터들을 게시한 적 있습니다.
"아이가 게임을 하다 게임오버가 되면 그걸 참 좋아한다고요. 왜냐면 게임오버는 '다시' 할 수 있다는 말이니까요. "
포기하지말라는 교훈적인 내용이라는건 알겠는데 저도 말이 안되는 내용같아서 웃음만 나오더라구요.
회사 인사과에 아래 영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eRRKuqnzDow?feature=share
답이머얌
23/01/19 00:56
수정 아이콘
독수리 부리 얘기는 처음 듣는군요.

제일 유명한거 두가지를 들라면,

사자는 절벽에서 새끼를 떨어뜨려 기어올라오는 놈만 키운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넣으면 펄쩍 뛰어나오지만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의식하지 못하고 삶아진다.

둘 다 구라를 통해 무언가 목적을 이루려는 의도가 빤히 보이죠.

그나마 사자 얘기는 설마? 라는 의문이 들지만 개구리 얘기는 오~ 그럴지도? 라는 신뢰성이 좀 더 있게 느껴질뿐.

권위에 대한 의심은 피곤하긴 하지만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하지요.

그런 버릇 때문인가 뉴스 말미에 꼭 나오는 "뭐라뭐라 라며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라는 멘트는 굉장히 기분 나쁩니다.
시장판 장삼이사도 할만한 말을 꼭 전문가들이 그런다고(솔직히 전문가 두명 이상에게 물어보기나 했는지?) 권위와 신뢰를 넣으려는 언론 매체의 사기 같아서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3/01/19 01:13
수정 아이콘
동시에 전문가의 권위가 낮춰지기도 하죠 크크 사람들이 전문가란 놈들 믿을게 못된다고 생각하게 됨
43년신혼시작
23/01/19 09:17
수정 아이콘
https://www.huffington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73426
https://www.youtube.com/watch?v=mRWL8-dn_Uk
참고로 개구리는 끓는 물에 넣으면 근육이 굳어 버려서 탈출하지 못하고,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탈출합니다. 크크크
가테갓겜59분전
23/01/19 10:10
수정 아이콘
옼크크크크 새로운 사실 배워갑니다 크크크
닉언급금지
23/01/19 10:36
수정 아이콘
개구리 이야기는 사실 추두부라는 미꾸라지 가지고 하는 요리 변형입니다.
산 미꾸라지를 두부 한 모와 함께 끓이면 미꾸라지가 차가운 두부로 파고 들어가서 결국은 익어버린다는 요리법이죠.

언제부터인가 개구리 냄비로 이야기가 바뀌던데 그건 못먹는 거잖아요.하고 그냥 무시합니다.

참, 추두부는 사실이냐구요? 두부 박살 엔딩이 대부분입니다.
냠냠주세오
23/01/19 11:07
수정 아이콘
사자얘기는 우두머리 숫사자가 도전자에게 져서 우두머리가 바뀌는 경우 기존 우두머리의 새끼들을 절벽에 떨어뜨려서 죽이는데 안죽고 기어올라오는 새끼는 무리로 받아줘서 같이 생활하는거라고 들었습니다. 긍데 이것도 맞는건지 모르겠네요.
레드빠돌이
23/01/19 12:11
수정 아이콘
이 얘기가 사실이려면 모든 사자 무리의 영역에 절벽이 있어야겠군요...
답이머얌
23/01/19 13:14
수정 아이콘
그냥 물어 죽입니다. 새롭게 각색하는 사람들도 있었군요.
가습기
23/01/22 09:04
수정 아이콘
말해준? 사람은 주작도 참신하지 않네요
young026
23/01/19 22:32
수정 아이콘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3/01/19 01:17
수정 아이콘
별 시덥잖은 것에 4차산업이니 메타버스니 갖다 붙이는 것도 분야는 다르지만 목적은 비슷하지 않나 마 그리 생각합니다
오후2시
23/01/19 10: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ESG도 추가요

https://www.youtube.com/watch?v=aIpDgfSSFGo
다모다란 교수의 ESG 평가
youknow04
23/01/19 02:23
수정 아이콘
과학계쪽에 있는 무신론자로서 저도 사실과 논리를 좋아하는 쪽이지만, 언급하신 형태의 비과학적 화법도 잘 쓰면 효율적이기도 한것 같습니다.

과학계의 화법과 종교계의 화법(설교?) 을 둘 다 접하면서 청자에게 말을 전달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다는걸 느꼈는데,
과학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에게는 사실관계와 논리로 전달해야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지만,
감성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에게는 일단 역경을 이겨내는 은혜로운 이야기(다윗과 골리앗 같은거?)를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말해서 일단 감정을 울린후에 뭔가 전달하는 화법이 효율적이고, 여기서 굳이 사실관계 따지고 들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죠.

때와 장소에 따라 드레스 코드가 있듯이 화법도 상황에 따라 적절한게 있고,,
대체로 주변 사람들과 공감 할수록 개개인의 행복을 더 최적화 할 수 있는데,
행복 최적화를 거스르면서까지 사실과 논리로만 말하려고 하는것도
굳이 따지자면 과학적이고 싶은 내 가치관을 만족시키려는 감정 때문에 하는 비합리적 행동이라는 생각이... 었는데 쓰다보니 어릴때는 비과학적인 모든것들에 전투적이었는데 요즘 순화된것 같은게 결국 이거도 제 노화 때문인가? 싶기도 하군요.
오후2시
23/01/19 11:3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대로, 과학이라는 한가지 방향으로 모든 상황을 재단하려 하면 안됩니다.
논문 쓸때와 보고서 작성할 때, 사적인 이야기를 할때 각각 다른 접근이 필요하니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 발언을 평가하는 요소는 '솔직함',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솝우화를 허구로 비판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을 것 입니다.
왜냐하면, 동물의 의인화를 통해 전달하고픈 주제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청중마다 개별적인 감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비판한 이야기는 다릅니다.
반론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수리 이야기에서 이상한 점을 찾지 못한 사람은
주제(입다물고 일해라)에 반박할 수 없습니다.
설령 거부감을 표현해도 일하기 싫은 애송이의 징징거림으로 취급돼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youknow04님의 말씀은 받아들이고, 적용할만한 점이 있습니다.
youknow04
23/01/19 23:51
수정 아이콘
제가 너무 직교적으로 분해해서 기술적인 부분에만 몰입해서 본것 같네요.
제 댓글은 요약하면 설득의 3요소 A. 에토스(발화자의 인품), B. 파토스(청자의 감정), C.로고스(논리) 중에서
A(인품)은 일단 제외하고, B(감정)나 C(논리)중 하나라도 집중하는 화법이 각각 유용한 상황이 있다는것 이었습니다.

오후2시님은 기술적인 분석이 아니라,
C(논리)랑 상관없이 B(감정)에만 집중하는 화법을 쓰는 발화와자의 A(인품)가 낮은 상황, 특히 개인적인으로 경험하셨던 안좋은 기억에 대한 공감을 원하셨던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A,B,C 3종 에대한 2^3가지 경우의 수 중에서 위의 상황이 제일 스트레스 받긴 하더군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3/01/19 02:48
수정 아이콘
소셜 텍스트란 저널이 유명한 저널인가요? 이과적인 이름은 아닌데
오후2시
23/01/19 11:00
수정 아이콘
듀크대에서 출판하는 학술지 입니다.
주로 사회, 문화와 관련된 분야를 다룬다네요
경착륙
23/01/19 03:35
수정 아이콘
자연과학과 엮은건 아니긴 한데 어원을 무시하고 비유를 같다붙인 사례 두개가 생각나네요. 나름의 사상을 전달하고자 쓰는 비유인데 얼토당토 않습니다.

1. history는 '남자의 이야기 (his+story)'이고 여자의 이야기는 무시받아 왔다. 'her'story에도 주목해야 한다.
-- 그리스어 어원을 가진 단어로서, '질문하고 알고 이야기를 적는 것'으로부터 유래했죠. his를 남자로 떼어서 해석하는것 부터가 무리.

2.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현재를 선물처럼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며 살자. (영미권에서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듯이 한국인에게 가르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말)
-- present의 라틴어 어원은 '있는 것' 즉 현재이고, 선물이라는 뜻을 갖게 된 계기는 '누구누구 앞에 보여져 드려진 것'이라는 말을 줄이다 보니 '~~ 앞에 ~~ 있는 것' 정도만 남은 거죠.
샐러드
23/01/19 04:10
수정 아이콘
Present is present는 쿵푸팬더 같은 작품에서도 등장하는 영미권의 보편적인 말장난이죠. '한국인만 잘못 알고 있는 사실'에 적합한 예시는 아닙니다.
경착륙
23/01/19 06:56
수정 아이콘
네 물론 영미권에서는 말장난임을 알고 있죠. 한국에서 '괜히 영어로 같은 단어를 쓰겠느냐'라는 논리로 인용될 경우를 말한 것입니다.
23/01/19 07:46
수정 아이콘
1번도 윗 댓글과 마찬가지인 거 같습니다.
알렉스터너
23/01/19 14:1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두 케이스 모두 어원이 같음을 강조하고 의미부여를 하기보단 일종의 라임을 맞춰 펀치라인을 주는 격언이라고 이해했습니다.
manymaster
23/01/19 03:38
수정 아이콘
'공룡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했다'는 훈화처럼 아이러니한 훈화도 없지요.

훈화도 과학적 사실을 중시하는 훈화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기를...
임전즉퇴
23/01/19 05:3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부 다 사실이라고 한들 막바로 인간의 삶도 저래야 된다고?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죠. 이과로든 문과로든 에러입니다.

그리고 격려에 관하여, 남자가, 일로 힘들 때 최고의 격려는
0. 내가 기대할 만한 여자가 나에게 기대한다(PC는 논외)
1. 넌 지금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
2. 넌 발전하고 있는거다
3. 끝나면 뭐뭐 준다
순인 것 같습니다. 위의 사례는 3이 변변찮으니 2인척 하면서 말빨로 1로 착각까지 유도하는 등급외인데, 속아주고 사는 이유는 3이 없는 것은 아니면서, 0이 있는듯없는듯 또는 조금 변형된 형태로 존재해서...?
남한인
23/01/19 07:06
수정 아이콘
독수리의 부리의 주성분이 손톱 발톱 뿔처럼 케라틴인데, 신경 섬유가 분포하지 않았으니 동통이 있을 리 없고, 깨졌다 한들 다시 자랄 리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독수리의 주무기는 부리가 아니라 발톱이지요. 그래서 "응조공"이라는 무술도 있는 겁니다. "응취공"은 못 들어봤군요.
고등어자반
23/01/19 09:48
수정 아이콘
40년 쯤 예전 중국무협에서 응취공이 나오기는 했어요. 물론 응조공에 비하면 마이너 무공인 것은 확실합니다.
antidote
23/01/19 07: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일반탭에서의 정치 관련 언급으로 제재합니다(벌점 4점)
카르텔
23/01/19 07: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벌점없음), 일반탭 정치관련 댓글 작성으로 제재합니다
antidote
23/01/19 07: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벌점없음), 일반탭 정치관련 댓글 작성으로 제재합니다
카르텔
23/01/19 07:58
수정 아이콘
저 말이 무슨말하는지 구분 못하겠으면 이비인후과에 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antidote
23/01/19 08:00
수정 아이콘
의사는 아니신 것 같은데 저는 원격진료 필요 없습니다.
카르텔
23/01/19 08:01
수정 아이콘
아니요 의사가 아니더라도 진단이 가능한 수준이라서 필요할 것 같네요
antidote
23/01/19 08:03
수정 아이콘
그런건 카르텔님 의견이 아니라 주변 이비인후과 의사들에게 문의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카르텔
23/01/19 08: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비아냥으로 제재합니다(벌점 4점)
antidote
23/01/19 08:3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음성인식SW의 판단이 아니라 카르텔님의 본인의 감각기관을 기준으로 삼고 계시고
그것이 의사의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현대의학을 빌리려는 부분까지 과학의 언어를 빌어 하고싶은 말을 하고 싶어하시는 것이죠.
대다수의 이비인후과 의사가 그렇게 얘기하면 이비인후과 가는게 맞겠죠.
그런데 제 고등학교 동창은 그러진 않는 것 같더라고요.
카르텔
23/01/19 08:43
수정 아이콘
antidote 님// [그런데 제 고등학교 동창은 그러진 않는 것 같더라고요.]
거기 어디에요? 가면 안되겠네 크크
크림샴푸
23/01/19 09:20
수정 아이콘
카르텔 님// 귀가 문제가 아닌데 자꾸 귀문제라고 생각하시는게 잘 못된 겁니다. 힘내세요
그말싫
23/01/19 10:27
수정 아이콘
카르텔 님//
귀에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페스티
23/01/19 08:18
수정 아이콘
독수리는 부리를 금속으로 대체하는 영광스런 진화 후 메카독수리가 되는것 아니었나요?
인민 프로듀서
23/01/19 08:4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만 말씀드리면, 인문과학이 아니라 인문학입니다. 인문과학이라는 표현 자체가 선생님께서 쓰신바대로 "(과학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자신의 사회학/철학의 주장에 ‘권위’를 부여하는 부류"의 표현입니다. 인문학에다가 객관적, 필연적, 합리적인 과학의 이미지를 덮어씌우는 잘못된 표현이죠.

사회과학은 이론의 정립과 변인통제, 실험과 결과 도출이라는 면에서 자연과학의 방법을 받아들여 발전된 분야이기에 사회과학이라는 말이 옳은 표현이지만, 인문과학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후2시
23/01/19 11:02
수정 아이콘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제랄드
23/01/19 08:59
수정 아이콘
식견과 상식을 넓히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레드빠돌이
23/01/19 09:39
수정 아이콘
과학을 목적으로 다루느냐 수단으로 다루느냐의 차이죠..
과학적 사실을 분석하기보다 하고 싶은 말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써 사용하는것이죠

과학뿐아니라 종교,사상,인물,역사 등등 대부분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을 해야하는데 주장을 하기 위해 근거를 만들어내는것이죠
소독용 에탄올
23/01/19 11:12
수정 아이콘
과학은 누구에게나 수단이죠.
용도에 적절하게 쓰느냐(탐구방식), 아니냐의 차이고요....
레드빠돌이
23/01/19 11:18
수정 아이콘
과학자에겐 목적이죠
소독용 에탄올
23/01/19 11:20
수정 아이콘
과학자는 과학을 수단으로 세상에 대한 지식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사람들이고, 과학을 적절하게 쓰는 사람들입니다.
레드빠돌이
23/01/19 11:27
수정 아이콘
그런 범위까지 간다면 이세상 모든것이 우주가 돌아가기 위한 수단이죠... 우리의 몸도 정신도 더 나아가 이 세상만물의 모든것까지요..

제가 말한 수단과 목적은 다른 분야를 위해 사용되느냐 해당 분야를 위해서 사용하느냐를 말한거구요
종교를 위해 과학을 쓰느냐와 과학을 위해 과학을 쓰느냐의 차이를 말한겁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11:53
수정 아이콘
과학자의 주된 역할은 ‘과학을 창조’하는 것이란 점에서 목적이 맞다고 봅니다. 또한 가설생성이나 실험관측에 있어 이미 창조된 것을 이용도 하기 때문에, 과학자에게 과학은 목적이자 수단인 것이겠죠.
번개맞은씨앗
23/01/19 12:07
수정 아이콘
‘주장을 하기 위해 근거를 만들어내는 것’은 과학 활동의 중요한 일부라고 봅니다.

실험과학자가 이미 있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 관측을 하고 자료를 모으는 것은 주장을 하기 위해서 근거를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론과학자가 상상실험을 통해 얻은 직관인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등 자신의 전제 내지 공리가 있을 때 그 적절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논리의 정합성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주장을 하기 위해 근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문제는 아직 근거도 없으면서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반론하면 그제서야 근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봅니다. 근거가 부실할 때에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 정도로 주장하는 건 좋다고 봅니다.

이것은 과학 밖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사람들은 판단을 하고 이에 확신을 갖고 망치를 탕탕탕 때린 뒤 분노나 혐오 등의 감정을 집행하고, 근거를 물으면 그제서야 근거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확실성이 아니라 개연성이었다면 감정이 일어나지 않거나 일어나도 약한 정도였겠지요. 분노나 혐오가 일어난 이상 뇌기능이 떨어져서 사실에 대한 신중하고 공정한 판단은 하기 곤란해진 상태에 이르곤 하는 패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문제는 아직 느슨한 개연성에 불과한데도, 성급하게 확실성에 도달하여 완고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레드빠돌이
23/01/19 12:09
수정 아이콘
답글 감사합니다
짧게쓰다보니 의미가 많이 함축되었는데 제가 할말을 다 써주셨네요
상록일기
23/01/19 09:56
수정 아이콘
오히려 요즘이 그런 비과학적인 사실들이 금방 반박되고 합리성이 대중에서 스며드는 시기가 아닌가 해요.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공중파에서 진지하게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데려다 방송하고 형사들도 무당 찾아가고 그런 시기였으니까요
23/01/19 10:08
수정 아이콘
야근 시키려는 비유로는 독수리 왈왈은 상당히 조악한데요.
파프리카
23/01/19 10:38
수정 아이콘
수능 등급이 오르면 너의 배우자 얼굴과 허리둘레가 바뀐다 하셨던 담임 선생님 보고싶...읍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11:1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양자역학을 가지고 신비주의적 해석을 하는 것에 대해 안 좋게 보는데요.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과학이 아직 다 밝혀낸 게 아니니까요. 사람들은 틀렸다고 자신있게 말하곤 하는데, 저는 아인슈타인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지지합니다. 결정론적 세계관이 있고요. 확률은 인간의 인식적인 면인지, 우주의 실재적인 면이 아니라고 봅니다. 주사위를 굴리는 건 인간이라 봅니다. 논쟁거리이지만, 저는 아인슈타인의 편에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용어를 남발하며 학식을 과시하고 이로써 권위를 얻고 그 다음에 근거가 부실한데 사람들이 믿게 만들고 싶은 얘기들을 줄줄 잇는 수법은 경계해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게 흔한 패턴이죠. 권위를 얻는다 → 자기 생각을 확실한 것처럼 주입한다. 다만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가 확실하다고 주장하진 않는 경우입니다. 그럴 개연성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그런 건 허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근거는 보강될 수 있는 문제니까요. 확실한 것만 소통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회 발전에 유익하지 않은 거라 봅니다. 또한 학식을 과시하는게 아니라, 최소한의 지식을 전달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 듣기 싫어서, 저거 과시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반발도 가능한 거라 봅니다. 그러므로 모호한 지점이 있는 거라 봅니다.

또한 생각해볼 지점은 종교라고 봅니다. 과학이 모든 걸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과학은 자유의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마다 가설이 다르고, 각각의 가설들은 근거가 부실합니다. 그리고 자유의지를 전제로 인간존중이나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하고 범죄를 가르고, 그걸 사회 질서로 삼고 있죠. 이것까지도 넓은 의미의 종교라 할 것입니다. 확실치 않은 근거를 가지고, '우리는 믿는다'라고 하고 그걸 전제로 하는 것이니까요.

과학과 종교의 영역에 분별이 필요한 거라 봅니다. 종교에 과학적 기준을 들이댈 때, 선을 넘은 것은 과학이지 종교가 아니라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종교가 과학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싶다면, 과학적 기준에 부합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걸 다른 관점에서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순수이성의 영역이 있고, 실천이성의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하는데, 과학으로만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심지어 이공계생이 대학원에 올라가는데 무엇을 전공으로 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과학이 아니죠. 실천이성, 도덕, 취향 이런 영역이 있는 것이며, 사람들은 이런 영역에 있어서도 과학의 자료를 이용하곤 한다고 봅니다. 과학만으로는 결정하지 못하지만, 과학을 일부로 사용해서 결정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인으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겠지요. 마치 법원에서 재판은 과학이 아니지만, 사망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를 알아내는데 과학을 수단으로 하듯이요.

개인적으로 저는 권위주의를 싫어해서, 본문에 말씀하신 것에 상당히 공감을 하지만, 그러나 관용을 가져야 할 부분도 있는 거라 봅니다. 과학적으로 아직 불확실한 영역에 대해서 개연적 가설들을 파괴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실천, 도덕, 취향에 있어서 과학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과학적 확실성의 요구가 과도할 경우, 세상에 낭만이 사라지기 쉽다고 봅니다. 괴테의 <파우스트>가 그와 관련된 이야기라 보고요.

과거에 비해서 오늘날 사람들은 정보습득력이 좋아져서, 과학 지식을 앞세우면서 사기치는 것은 잘 통하지 않는 상황에 왔다고 봅니다. 전문가가 권위를 갖고 헛소리를 하기 곤란한 시대라는 거죠. 왜냐하면 금방 조사하면 걸릴 테니까요. 오히려 오늘날 위험한 것은 '대중의 권위'라고 봅니다. 불확실성의 영역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게 되고, 이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이 있을 때 이에 관용을 갖지 못하고, 대중의 권위에 의해 자신감이 높아져서 이를 탄압하는 것, 이것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높일 그런 시대라 생각합니다.
피우피우
23/01/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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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긴 댓글에서 맨 앞 양자역학 부분에 대해서만 첨언을 하자면, 적어도 지금까지 밝혀진 대로라면 우주는 실제로 확률적으로 작동합니다. 다만 양자역학과 결정론이 양립할 수 없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철학적인 논쟁이 가능합니다. 전통적인 결정론은 양자역학으로 인해 무너졌지만, 사실 양자역학에 따르더라도 상태함수는 결정되거든요.

다시 얘기해서 (아주 정확한 기술은 아니긴 하지만) 우주가 확률적으로 움직이더라도 그 확률이 결정되어있다면 우주는 결정론적인 것 아닌가? 하는 것이죠.

아인슈타인의 비유에 맞춰 얘기하자면, 최소한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신은 주사위를 던집니다. 다만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아무 주사위나 막 던지는 게 아니고 정확히 매뉴얼에 따라 정해진 주사위를 던지는 것이죠.

물론 오직 상태함수만이 실재적인 것이고 시간을 포함해서 확률적으로 결정되는 Observable들은 전부 인간의 인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히 이런 과학철학적 해석도 가능하겠고 이런 해석을 채택한다면 좀 느슨한 확률론적 결정론이 아니라 더 강력한 결정론적 세계관도 가능하겠죠. 근데 이렇게까지 해석해버리면 우주라는 게 너무 관념 뿐인 존재가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은 합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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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처럼, 이 부분은 논쟁거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인슈타인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것은 확신에 의한 게 아니라, 이쪽에 일단 표를 던지고 그 관점으로 보겠다는 것이죠.

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확률론적 결정론이 아닙니다. 그건 인간의 인식인 것이라 봅니다. 하나의 그림인 거라 보고요. 우리는 이미 미시적인 것을 보다 정확히 알면서 그러나 거시적 차원에서 확률 통계적으로 다루는 분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역학이죠. 원자적으로 결정론적으로 흐르더라도 그 원자들의 상태를 알지 못하고, 그러나 어찌 되었든 거시적 차원에서 열, 온도, 부피, 운동의 정확성 높은 어떤 관측이 이뤄지곤 합니다.

그러므로 양자역학도 실은 더욱 미시적 세계에서 결정론적으로 흐르고 있되, 그것을 확률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경험적으로 양자역학은 열역학과 달리 매우 정확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정확성이란 상대적인 것이고, 인간이 양자역학의 근거가 되는 관측을 할 때 이는 신과 같은 완벽성이 있는게 아니라 할 것입니다. 시간의 정확도와 공간의 정확도도 문제지만, 전자기파에 의존하는 인간의 관측 특성상 그 미시적인 것을 포착하기에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정체된 것일 수 있다고 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양자역학이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거의 100여년간 정체된 이유 중 하나가 복잡계 과학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자론으로 본 것을 더욱 미시적으로 들어갈 때 그것은 복잡계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제 나름 직관에 의한 개연성이지만요.

저는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읽은 적이 있는데요. 제가 읽은 간단한 요약은 이렇습니다. 양자론은 그림입니다. 그러나 기존 과학과 달리, 기하학적 직관은 배제하고, 수학만으로 그림 그려서 설명하고 예측하는 것이라 봅니다. 그 책에는 하이젠베르크와 아인슈타인의 대화가 있는데요.

제가 아인슈타인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다 아인슈타인이 틀렸다고 하는데 그 근거가 부실하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근거도 부실하면서 한쪽으로 의견이 쏠린다면, 저는 제 똘끼에 의해서 아인슈타인을 디펜스하려 하게 되는 것으로, 이러한 선택은 물론 과학이 아니라 제 취향 내지 가치관이라 할 것입니다.
피우피우
23/01/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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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씀하신 게 사실 '숨은 변수 이론'인데요. 적어도 지금까지의 실험 결과로는 틀린 이론이긴 합니다.. Bell test에 대해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다들 그냥 뇌피셜로 아인슈타인의 해석을 부정하는 건 아니고 실험의 결과에 따른 것이죠.

더불어 양자역학 뿐 아니라 고전역학적 관점에서도 여전히 결정론에 대한 회의적 시선은 존재합니다. 말씀해주신 통계역학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요. (열역학이라고 쓰셨지만 통계역학이 더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입자가 아주 많이 모여서 계를 만들면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그걸 통계적인 방법론에 따라 연구하는 분야죠.

문제는 입자 하나하나의 운동이 실제로 결정되어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고전역학에서도 우리가 일반해를 구할 수 있는 운동은 입자가 2개 뿐인 2-body interaction이 한계고 3-body 부터는 수치해석적인 방법을 써서 계산을 해야하는데 여기엔 한 가지 전제가 붙습니다. 수치적인 근사가 수렴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통계역학에서 다루는 정도로 입자의 개수가 많아지면 근사가 수렴을 하는지 안 하는지 장담을 할 수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입자 하나하나의 운동을 계산할 필요 없이 통계적인 방법을 써서 계의 상태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긴한데 이게 반드시 입자 하나하나의 운동을 numerical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걸 담보하진 않죠. 실제로 많은 복잡계가 발산하기도 하고요.

이런 문제 때문에 고전역학적 관점에서도, 기술적인 한계로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해서 그렇지 모든 변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면 2-body interaction을 확장한 수치해석적 계산으로 각각의 입자 하나하나의 운동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도 있는 반면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 아니라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실 더 깊게 들어가면 분야가 다르기도 하고 과학철학의 영역이기도 해서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물론 원리적으로 계산이 불가능하다해도 계산을 하지 못할 뿐 결정론적으로 운동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겠지만 이건 추측일 뿐이지 증명할 수가 없죠. 애초에 양자역학을 따르는 실제 우주에서는 불확정성 원리 때문에라도 '모든 변수의 정확한 값'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고요.
번개맞은씨앗
23/01/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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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변수 이론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얘기를 덧붙여야 할 것 같은데요. 법원에서 무죄 판결 받을 때에 그것의 의미는 ’시간과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유죄임을 입증하지 못했다‘를 의미할 것입니다. ‘무죄임이 입증되었다’가 아닌 것입니다. 과학도 이점에 혼동이 있어선 곤란하다 생각합니다.
피우피우
23/01/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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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 실제로 양자역학을 결정론적으로 해석하려는 여러 해석들이 있긴합니다. 유명한 다세계 해석도 그런 종류고 사실 숨은 변수 이론도 아인슈타인의 해석 말고 이런저런 게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보통 '인간의 측정이 충분히 정밀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 때문에 확률론적으로 해석하는 것' 이라고 하면 그건 아인슈타인의 숨은 변수 이론이죠. 번개맞은씨앗님이 아니라고 하셔도 내용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건 실험을 통해 반증이 되었고요.

물론 좀 다른 종류의 숨은 변수 이론들은 아직 반증되진 않았습니다. 사실 물리학의 역할은 현상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걸로 끝이고 그걸 기반으로 세계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물리학과는 다른 영역이라, 결정론적 해석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해석들이 아직 반증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아인슈타인의 해석'은 이미 실험을 통해 반증이 되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법률적 비유를 하자면 이미 유죄 선고 땅땅 받고 처벌 된 해석이라는 얘기죠.
번개맞은씨앗
23/01/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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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에서 가져왔습니다.

‘숨은 변수 이론( - 變數 理論, 영어: hidden-variable theory)은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실재론적인 방법이다. 여기에 아인슈타인과 포돌스키, 로젠은 국소성을 추가로 가정하여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을 반박하기 위해 EPR 역설을 제창하였다. 이로써 만들어진 양자역학의 해석방법이 바로 국소적 숨은 변수 이론이다. 국소적 숨은 변수 이론은 벨 부등식에 의해서 양자역학에서 주는 결과와 양립할 수 없음이 밝혀졌으며 아스페, 그랜지어 그리고 로저의 1982년의 실험은 양자역학의 예측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비국소적 실재론의 성립 여부는 아직까지 제대로 증명되지 않았다.’

제 주장을 반박하는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양자역학에 대해 무언가를 가정하고 만든 어느 해석방법의 실패를 가리키는 것뿐이니까요. ’아인슈타인의 모든 주장에 찬성한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은 ‘보통’이란 말을 빼고 ‘모든’이라 주장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왜 그런지는 설명 안해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피우피우
23/01/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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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니 그... '보통'이라는 말은 과학자들의 언어가 아니라 평범한 장삼이사들이 자기 생각 대충 논의할 때를 얘기한 것이고요. 번개맞은씨앗님이 물리학자의 언어로 얘기하셨으면 모를까 그런 게 아니니 그걸 대충 과학의 언어로 번역한다면 보통은 이렇게 번역한다고 하는 것이죠.

[그러므로 양자역학도 실은 더욱 미시적 세계에서 결정론적으로 흐르고 있되, 그것을 확률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경험적으로 양자역학은 열역학과 달리 매우 정확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정확성이란 상대적인 것이고, 인간이 양자역학의 근거가 되는 관측을 할 때 이는 신과 같은 완벽성이 있는게 아니라 할 것입니다. 시간의 정확도와 공간의 정확도도 문제지만, 전자기파에 의존하는 인간의 관측 특성상 그 미시적인 것을 포착하기에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정체된 것일 수 있다고 보고요.]

라고 얘기하신 게 아인슈타인의 해석과 가장 정합하니 듣는 입장에선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번개맞은씨앗님이 Pilot wave라거나 다중우주라거나 그런 개념들을 얘기하셨으면 모를까 저렇게 적어놓으시면 기존에 존재하는 해석들 중 님이 이야기하신 것과 가장 합치하는 해석을 떠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결정론적 해석이 별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게 코펜하겐 해석파가 권위로 찍어누르기 때문은 아닙니다. 일단 대부분의 결정론적 해석이 최소한 현재로서는 반증불가능한 작위적인 개념들을 전제하고 있기도 하고 (다중우주같은 걸 어떻게 검증하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차라리 확률론적인 코펜하겐 해석이 가장 담백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게다가 양자역학의 '해석'이 실험으로 온전히 검증되기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험적으로 가장 검증된 해석이기도 하고요.

물론 다른 해석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많으니 번개맞은씨앗님이 결정론적 해석을 지지한다고해서 문제는 없으나, 그 해석들이 주류 해석이 아닌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걸 마치 근거가 부실한데 권위로 찍어누른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니 그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입자이론 쪽에서 끈이론 같은 게 대중의 인지도와 달리 실험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찬밥 취급 받는데 그것과 비슷한 이유로 결정론적 해석들도 주류가 되긴 어려운 겁니다. 심지어 '아인슈타인의 숨은 변수 이론'은 반증이 되기까지 했고요.

그리고 아래 댓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사실 양자역학과 코펜하겐 해석을 구분하지 않고 계셔서 논의가 더 혼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자역학은 당연히 원리적으로야 반증될 수 있지만, 그게 싸그리 뒤집어 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뉴턴역학이 '틀렸다'고 하는 것도 미시세계와 상대론적 스케일의 세계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지 평범한 거시세계에선 아직도 법칙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다만 양자역학으로 기술되는 우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들이 가능할테고 그 중 코펜하겐 해석이 주류긴 하나 다른 해석들이 아직 반증되진 않았다. (애초에 현재로선 실험적으로 반증불가능한 것들도 많음) 그리고 코펜하겐 해석이 주류인 건 단순히 권위 때문만은 아니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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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렇다. 주류는 이렇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런 거라면 따로 제가 반박할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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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시적인 것을 모르기 때문에 확률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며, ‘측정능력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양자역학과 논리적 정합성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이니, 제 주장을 제 뜻과는 다르게 요약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이해가 안 되신다면, 그것은 이 얘기를 하기에 앞서 여러 말들이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음으로써 말이 안 통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클 테니까요.
피우피우
23/01/1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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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런 주장을 '숨은 변수 이론'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위키백과 들고오셨으니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아인슈타인처럼 우주에 locality(국소성)가 있다고 주장한 것도 있지만 이건 실험적으로 반증이 되었고, 드브로이-봄 해석처럼 locality는 없다는 걸 인정하지만 대신 측정, 관측의 역할은 부정하는 해석이 있죠. 아무튼 둘 다 기술의 한계로 측정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데 이걸 몰라서 확률론적으로 해석하고 있을 뿐 사실은 결정론적이라는 해석입니다. 드브로이-봄 해석의 경우에는 그 '지금의 한계로 측정할 수 없는 뭔가'를 Pilot wave로 제시하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저런 얘기 하면서 아인슈타인을 지지한다고 하시면 당연히 아인슈타인의 해석을 생각하죠.
또다른 결정론적 해석인 다세계 해석은 측정의 한계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매 측정마다 새로운 세계 내지는 우주가 생겨나고 그 중 하나가 우리의 세계일 뿐이라는 해석이므로 님이 이야기하신 것과 맞지 않고요.
번개맞은씨앗
23/01/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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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과정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위에 읽어보시면 아인슈타인에 대해 제가 명백히 발언한 것은

‘저는 아인슈타인이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발언을 지지합니다.’

이것이거든요. ‘숨은 변수 이론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어보시고, 그러면 ‘저는 아닙니다’라고 답할 것인데, 그렇다면 ‘대안적 이론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셨다면 더 생산적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피우피우
23/01/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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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번개맞은씨앗 님// 주류 해석인 코펜하겐 해석을 제외하고 나머지 유력한 것들은 다세계 해석, 그리고 일부 소수의 숨은 변수 이론 지지자와 불가지론자 정도가 있습니다. 여기서 다세계 해석은 측정의 한계를 얘기하는 해석이 아니고 불가지론은 결정론을 지지하지 않으니 숨은 변수 이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시면 학계에서 주로 이야기되는 해석과 전혀 다른 무언가를 얘기하시겠다는 건데, 솔직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대안 과학 이론 얘기하는 건 그냥 유사과학놀이나 다름없다고 생각되어서 생산적 논의가 되었을 거라는 점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제가 제일 처음 댓글에 썼던 것처럼 [물론 오직 상태함수만이 실재적인 것이고 시간을 포함해서 확률적으로 결정되는 Observable들은 전부 인간의 인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히 이런 과학철학적 해석도 가능하겠고 이런 해석을 채택한다면 좀 느슨한 확률론적 결정론이 아니라 더 강력한 결정론적 세계관도 가능하겠죠. 근데 이렇게까지 해석해버리면 우주라는 게 너무 관념 뿐인 존재가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은 합니다..] 같은 게 일종의 '유사과학놀이'가 될 수 있겠는데, 이런 식의 관념 뿐인 우주도 사실 반증불가능한 것이고 오히려 신비주의적이기도 하지요. 이런 거 이야기해 보는 게 재미는 있겠습니다만..
번개맞은씨앗
23/01/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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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 분별해야 할 것은 어떤 이론이 있다고 할 때, 저는 무엇이 과학이라 생각하는가 하면, '이론 + 관측능력'이 과학이라는 것입니다. '이론'이 과학이 아니라요.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관계도 그렇게 이해할 수 있는 거라 봅니다. 뉴턴 역학이 틀렸다고 주장할 수 없죠. 왜냐하면 어떤 경험 범위에서는 관측능력 즉 어느 정도의 오차범위내에서 그 이론대로 결과가 나오니까요.

관측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둘 이상의 이론이 공존하는게 가능해지는 거라 봅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경험을 가지고 신뢰를 보내줘야 하는 것이겠고요.

양자역학도 보면, 관측이 완벽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양자역학이 어떤 만족스러운 경험적 결과를 보여주더라도, 그것이 독점배타적 이론이라고 단정하긴 곤란한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이론만 놓고 양자역학과 논리적 정합성을 따질 일도 아니라고 보고요.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은 '이론 + 관측능력'인 것이라 봅니다. 아인슈타인의 연구도 그걸 기초해서 다른 과학을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제가 인상적으로 읽은 책 중 하나는 <온도계의 철학>입니다. 과학철학계의 노벨상이라 하는, 러커도시상을 탄 책으로, 저는 여기서 장하석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다원주의적 과학철학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피우피우
23/01/1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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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모든 과학적 이론은 어떤 범위 내에서 얘기되는 것입니다. 모든 실험 결과엔 다 에러바가 있고 그 에러바를 고려하여 이론을 도출해냅니다. 사실 그래서 과학은 항상 '반증'을 통해 이루어지죠. 극한까지 정확하고 정밀한 측정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그 측정을 통해 반증은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예컨대 최소측정단위가 0.5cm인 자가 있다고 했을 때, 이걸로 어떤 물체의 길이를 정확히 재는 건 불가능하지만 '반증'은 가능합니다. 이 자로 길이를 수백번 재봤는데 길이가 전부 1~1.5cm 사이에서 측정되었다면 최소한 그 물체의 길이가 2cm라는 가설은 충분히 반증이 되죠.

다시 말해서, 지금의 측정기술이 얼마나 정확한지와 별개로 양자역학은 반증될 수 있습니다. 사실 양자역학과 코펜하겐 해석을 구분하지 않고 쓰시고 계시긴한데.. 양자역학과 별개로 코펜하겐 해석이 반증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아직 둘 다 한계는 있을지언정 충분히 반증은 되고 있지 않고요.

물론 과거 측정기술이 발전하지 못했을 땐 뉴턴역학이 반증되지 않다가 측정기술의 발전으로 반증되었듯이, 미래에 양자역학이 그렇게 될 수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거야말로 가정의 영역이죠.

그리고 어떤 과학적 절대진리를 전제할 수 없다고 해서 모든 가설들을 다 동등한 위치에 둘 수는 없습니다. 실험 결과를 더 잘 설명하고 다른 이론과 위배되지 않으면서 덜 작위적인 가설이 더 설득력이 높을 수밖에 없고 하물며 이미 반증이 된 가설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양자역학에 반증가능성이 있으니 절대진리가 아니라고 하시면서 (사실 반증가능성이 있어야 제대로 된 이론이긴 합니다.) 이미 반증된 아인슈타인의 해석을 지지하시는 건 그래서 모순입니다.

별론으로, 뉴턴역학이 이미 반증 된지 한참이 지났지만 여전히 충분히 유용하듯 양자역학도 미래에 혹시 반증된다고 해도 여전히 그 이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스케일에선 차고 넘칠만큼 충분히 검증을 받았고 그만큼 잘 정립이 되어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양자역학'은 이미 학부 수준 4대역학 아닙니까..
번개맞은씨앗
23/01/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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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과학적 절대진리를 전제할 수 없다고 해서 모든 가설들을 다 동등한 위치에 둘 수는 없습니다.’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양자역학은 인류의 위대한 성취라 생각하고요.
번개맞은씨앗
23/01/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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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것처럼 계산 문제에 있어 인간 한계를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작 삼체문제조차도 난제라는게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왜 복잡계 연구가 어려운지 이런 것이 인간의 계산능력의 부실함을 보여주는 부분들인 거라 생각합니다.

계산과 관측에 있어 인류의 현재 능력에 대해 겸손함을 갖지 않으면, 결국 그 자리를 신비주의로 채우게 될 가능성이 큰 거라 생각합니다.
피우피우
23/01/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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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집에 와서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가지고 계신 의문에 대해 적절한 설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제가 말씀의 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네요.

뉴턴역학을 생각해보면, 뉴턴역학으로 설명이 되는 스케일의 세계는 결정론적입니다. 만약 이 세계가 이미 비결정론적이었다면 이런 논의를 하고 있을 이유가 없죠.

다만 뉴턴역학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영역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굳이 양자역학적 스케일까지 들어갈 필요도 없이 그냥 입자의 개수가 충분히 많아지기만 해도, 즉 통계역학 스케일의 세계로만 가도 이미 결정론에 대한 회의가 생겨납니다. 양자 스케일의 미시세계는 비결정론적인 세계라는 해석이 주된 해석이고요. 그런데 양자 스케일의 세계가 이미 비결정론적 세계라면 거기서 더 미시적으로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결정론적인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비결정론적이더라는 가능해도 그 반대는 불가능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결정론자들은 양자 스케일의 세계도 결정론적 세계라고 설명해야만 합니다. 그런 설명방법들이 다세계 해석, 숨은 변수 이론 같은 것들이고요. 다세계 해석은 (이걸 입증할 방법은 없지만) '얼핏 보기엔 비결정론적이지만 그건 세계가 계속 분기하고 있어서 그렇고 모든 세계를 다 모아서 전체를 보면 결정론적이다' 라는 것이고 숨은 변수 이론은 '사실 결정론적인데 우리 측정 기술이 아직 부족해서 측정을 못 하는 변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까지 고려한다면 결정론적이다' 라는 것이죠. 다만 후자의 경우 이 주장을 처음 했던 아인슈타인의 해석은 이미 실험을 통해 반박되었고 (비결정론적 해석에 따르면 이러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야하는데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며 역설로서 제기되었던 양자얽힘이라는 현상이 실제로 재현되면서 EPR역설은 더 이상 역설이 아니게 되었죠. 대충 얘기하자면 이걸 찾는 게 위에서 말씀드린 Bell test고요) 그래서 이 반박의 핵심인 locality를 가지지 않도록 설계된 해석이 나오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양자 스케일의 세계는 비결정론적인 게 맞지만 더 미시적으로 보면 결정론적일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결정론을 주장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양자 스케일의 세계도 결정론에 맞춰서 설명을 해야죠. 문제는 양자역학의 결정론적 해석이 코펜하겐 해석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고요. 그래도 뭐, 요새는 다세계 해석의 지지가 높아졌다고는 합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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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스케일의 세계는 비결정론적인 게 맞지만 더 미시적으로 보면 결정론적일 것이라는 주장은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이 말씀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질문은 ‘양자 스케일의 세계는 비결정론적이다.’가 무슨 뜻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론 즉 양자론을 보고 비결정론적이라 부르시는 것인지, 아니면 실재 즉 전자를 비롯하여 우주를 보고 비결정론적이라 부르시는 것인지를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자 스케일의 세계가 비결정론적이라 하셨지만, 저는 그 세계가 실재를 가리키는 거라면, 저는 비결정론적이라 생각하지 않거든요. 전자도 우주도 결정론적이라 보는거죠. 비결정론적인 것은 실재가 아니라 양자역학이란 이론이 확률적인 것이고요. 그에 대한 누군가의 해석이 비결정론적인 것일 수 있는 것이고요. 저는 우주가 비결정론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고요. 인류가 무능해서 결정론적인 것을 비결정론적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거라 보는 것이고요.

제가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지점이, 양자역학은 그림이지 실재 그대로가 아니라는 주장인 것이고요. 왜냐하면 인간에게 텔레파시 따위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은 인식이지 실재가 아닌 것이죠. 그렇다면 실재라 부른다면, 그것은 다른 그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즉 독점배타적인 그림이란 의미로는 쓰일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양자역학이 증명한 바가 없습니다. 그건 내 이론이 맞다는 것만 증명해야 하는게 아니라 미래에 등장할 이론들까지 포함해서 모두 틀렸다는 걸 증명해야 하니까요. 혹은 전혀 오류 없이 완벽한 측정으로 뒷받침되거나요. 따라서 저는 그것의 독점배타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요.

이걸 더 간단히 말하자면, 양자역학은 인간이 눈이 나빠서 확률로 보이는 거란 것입니다. 인간은 빛을 통해서 보니까요. 측정장비를 쓸 때도, 전자기파를 통해서 보니까요. 딴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전자기파란 관측 매개에 한계가 있는 거죠. 과연 이러한 한계를 인간이 돌파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지만요.

말씀하신 것은 계속 양자론의 이론틀에서만 말씀하시고 관측을 이야기하지 않으신 거라 생각합니다. 세계란 것도 양자론의 세계를 가리키는 것인지 우주 실재 그대로를 가리키는 것인지 분별되지 않고요.

제가 불확정성과 관련하여 참고한 영상이 있는데요. https://youtu.be/MBnnXbOM5S4

제가 결정론적이라 할 때, 이론이 결정론적이라 부르는게 아니라, 우주란 실재가 결정론적이라 부르는 것이고요. 그것이 증명가능한지를 떠나서요. 왜 증명 가능성을 떠나는가 하면, 빛이란 측정도구가 한계가 있으니까요.
피우피우
23/01/1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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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당연히 실재하는 우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제한된 스케일에서의 얘기이고요.

앞에서도 비슷하게 한 얘기지만 양자역학은 특정한 스케일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수학적으로 기술한 체계이고, 적어도 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아주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법칙의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세계를 '양자역학'으로 대변할 수 있고요. 뉴턴역학이 적용되는 세계라고 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거시세계고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세계라고 하면 흔히 '미시세계'라고 불리는 작은 스케일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죠. 물론 이 스케일이라는 게 생각보단 제한적이라 예컨대 상대론적 미시세계로 들어가면 양자장론의 영역이 되고 강한핵력이 작용하는 스케일에선 QCD, 기본입자들간의 상호작용이 적용되는 스케일은 standard model로 설명해야하지만 전부 미시세계의 기본법칙인 양자역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이미 실재하는 현상을 수학의 언어로 충실히 대변하는 법칙이에요. 마치 뉴턴역학처럼, 확장될 일은 있어도 전복될 일은 없습니다. 이 말은 양자역학의 거시적 근사가 뉴턴역학이 되듯 (좀 더 정확히는 고전물리학이 되듯) 미래에 더 발전된 이론이 나오더라도 비상대론적 양자 스케일로 근사하면 양자역학이 될 거란 얘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역학에 대한 해석이란 건 양자 스케일의 우주에서 벌어지는 실제 현상에 대한 해석과 같은 말이고요. 사실 '양자역학'이 비결정론적인 것도 아니죠. 그 스케일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살펴보니 마치 비결정론적인 것 같아 보이는 것이지. 양자역학의 해석들이라는 말은 곧 이런 현상들에 대한 해석으로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만 [인류가 무능해서 결정론적인 것을 비결정론적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거라 보는 것이고요.] 라는 게 바로 이 다양한 해석들 중 '숨은 변수 이론'과 정확히 같다는 것이고요. 사실 관측이라는 걸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이런 해석들의 핵심 중 하나라 해석에 관한 얘기가 곧 관측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한 것과 같습니다. 코펜하겐 해석은 관측 그 자체가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최근에는 관측의 본질은 상호작용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다세계 해석은 관측은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우연히 여러 세계 중 하나가 선택되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숨은 변수 이론에선 불완전한 행위라고 여기죠. 그리고 완전한 관측이 가능하다면 결정론적으로 현상을 기술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요. 사실 숨은 변수 이론이 인기가 없는 이유 중엔 이런 지점도 있겠죠. 이미 현상을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저 우리 직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도대체 무슨 변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인가? 정말 변수가 부족하다면 어떻게 모든 현상을 이렇게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요.

말씀하시는 게 결국 양자역학은 그냥 현상을 수학적으로 기술한 것 뿐이니 실재하는 우주와 다를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하는 것인데, 그렇다해도 결정론에 대한 논의는 별로 달라질 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말대로 양자역학은 현상을 수학으로 풀어쓴 것에 불과하고, 핵심은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 그 자체가 비결정론적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니까요. 현상이 확률적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니 당연히 확률의 언어를 써서 기술하게 된 것이고요.

다시 말하지만 법칙으로서 양자역학의 지위는 이미 공고하기 때문에 (그리고 당연히 이건 단순히 권위로 주어진 지위가 아니라 수많은 실험으로 검증된 결과입니다.) '양자역학의 해석'이란 곧 '양자 스케일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한 해석'과 같은 말로 받아들이셔도 됩니다. 물론 그 자체가 실재는 당연히 아닌데, 실재의 대명사로 쓰이기에는 충분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양자역학의 이런 지위를 의심하시는 건 '진화론도 결국 가설일 뿐 아니야?' 하는 걸 보는 느낌입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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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해석'이란 곧 '양자 스케일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한 해석'과 같은 말.' — 저는 말씀을 듣고도 동의가 되지 않네요. 설득력이 부족하시거나, 혹은 제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 듯합니다.
피우피우
23/01/1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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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제가 마지막에 한 얘기처럼 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으시면 진화론도 그냥 가설에 지나지 않는 거 아니냐는 분들도 많이 계시니, 마찬가지로 학부수준 이상의 물리학에 익숙하지 않으시면 충분히 그러실 수도 있죠.

정 불편하면 '양자역학'이라는 말을 아예 소거해버려도 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잘 관찰해보니 우리 직관과 다르게 비결정론적인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이 많이 관찰되었고, 이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습니다.

A해석은 실제로 우리 우주는 비결정론적이고 확률론적이라는 해석. B해석은 세계가 계속 나눠지고 있는데 그 중 한 세계만 보고 있어서 그렇게보일 뿐이고 다 합쳐보면 결정론적이라는 해석. C해석은 우리가 아직 측정 기술이 딸려서 그렇게 생각할 뿐 사실 우주는 결정론적이라는 해석. 그리고 D해석은 그런 건 모르겠고 (또는 알 필요도 없고) 그냥 이런 현상들이 있다는 것만 알고 계산으로 예측만 되면 되는 거 아니냐는 해석입니다.

이 중 A해석이 과학적 방법론으로 봤을 때 가장 설득력이 있기에 주류 해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요. C해석은 하필 처음 이 부류의 해석을 내놓은 유명한 과학자의 가설이 실험적으로 반박된 것도 있고 아무튼 여러 이유로 인기가 좀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번개맞은씨앗님이 지지하시는 해석이고.. 그런 거죠.

이건 수학공식이 아니라 전부 실재하는 현상에 대한 얘기입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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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씀 감사합니다.
피우피우
23/01/2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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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리고 이건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고 해서 정말 마지막으로 다는 댓글입니다만, 모든 측정이 전자기파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닙니다. 물론 전자기파는 매우 훌륭한 측정 수단이긴 한데 하전입자의 흐름, 즉 전류를 측정하기도 하고 수단은 생각보단 조금 더 많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2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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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류로도 측정하는군요. 또 뭐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피우피우
23/01/2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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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거의 모든 측정이 electronics들을 통해 이루어지니까 매개로서의 역할을 굳이 말하자면 전자기파보단 오히려 전류가 훨씬 더 중요하긴 합니다 크크. 그냥 모든 측정이 다 전류를 통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요.

미시세계의 측정은 대충 충돌이든 반응이든 아무튼 뭔가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때 최종적으로 튀어나오는 전하를 모으거나 증폭시켜서 전류로 만들어 측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상호작용을 잘 안 하는 것들은 측정하기가 좀 곤란해지긴 합니다. 충돌이나 반응의 결과로 튀어나온 전자기파(=광자)를 측정할 때도 그걸 다른 무언가와 다시 반응시켜서 나온 전하를 측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뭘 측정하느냐 한다면 사실 거의 모든 측정에 대해 전류고, 그럼 그 전류는 어디서 나온거냐고 한다면 보통 상호작용에서 튀어나온 입자들로 인한 것이고, 주로 어떤 상호작용을 보느냐 묻는다면 그건 진짜 다양하겠죠.

우주론 쪽에서는 최근에 중력파를 통한 관측도 열렸고 (물론 이것도 최종적으로는 전류를 측정하겠지만) 사실 광자가 상호작용에서 매우 자주 튀어나오는 거라 자주 보는 것일 뿐이지 대표적으로 전자, 양성자, 알파선, 중이온, 그 외 다양한 다른 입자들도 다 측정의 매개가 될 수 있죠. 아예 광자인 감마나 X선 검출 없이 측정하는 경우도 있긴 하고요.
번개맞은씨앗
23/01/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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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경우 광수용체에 충돌함으로써 빛을 보게 되는 것일텐데요.

전류로 관측하기에 앞서 충돌이 필요하지 않나요? 어떤 입자든요.

게다가 스스로 방출 따윈 하지 않을 때에는 쏴서 맞춘 뒤 관측해야 될 것 같고요.
피우피우
23/01/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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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맞은씨앗 님// 충돌이 바로 상호작용이고요. 그래서 실제로 입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이 많습니다. 또 그냥 익숙하게 전류라고만 썼지만 정확히는 펄스 형태의 신호를 측정하는 게 대부분이고요.
번개맞은씨앗
23/01/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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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입자를 측정한게 아니라, 충돌을 측정한게 아닐까요.
피우피우
23/01/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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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맞은씨앗 님// 충돌을 통해 보고싶은 현상 또는 구조가 있었던 거고 그걸 보기 위해 충돌의 결과로 생성된 입자를 detector를 통해 측정한 거죠...
그렇게 얘기하실 거면 님이 얘기한 '눈으로 빛을 본다'는 것도 빛을 본 게 아니라 빛이 광수용체와 일으킨 반응을 본 거라고 해야겠죠? 무슨 말을 하고싶으신 건지 모르겠군요.
번개맞은씨앗
23/01/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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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피우 님// 네 바로 그거죠.

입자는 볼 방법이 없고, 오직 충돌만을 측정한 거라 봐요. 그 충돌을 보고 그 뒤의 입자는 가상으로 추측한 것이겠죠. 이론에 따라 달리 추측할 테고요. 양자역학은 충돌 측정과 충돌 측정을 매개하는 수학 식이 그 본질이라 할 것이고요.

따라서 그 뒤의 입자가 비결정적이건 말건 그건 가상의 설명에 불과하고, 충돌은 결정적인 것이겠고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결국 현대물리의 중요한 이슈는 ‘관측’이라 생각해요. 상대성이론은 관측자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걸 보고, 그것들을 통합하려 한 거죠. 양자역학은 관측에 있어서 그 관측으로는 그 충돌을 통해 그 전 입자의 기하적 직관을 상상하기 곤란하니 수학으로만 처리하겠다고 한 것이고요. 수학으로만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굳이 그것에 기하학적 직관을 상상해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겠고요. 그래서 슈뢰딩거 고양이 같은 어처구니 없는 상상도 하게 되는 거라 봐요.

비결정론적이란게 양자론을 가리키고 하는 거면야 좋지만, 우주를 바라보고 비결정론적이라 말할 근거는 부실한 것이며, 그것은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는 상황인 거라 봐요.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말할 수 없는 것’에 해당할 것이고요. 철학자든 과학자든 권위를 갖고 말할 건 아니라는 거죠. 확증이 없는 설인데요.
번개맞은씨앗
23/01/20 11:51
수정 아이콘
피우피우 님// .
Received July 29, 1925

QUANTUM-THEORETICAL REINTERPRETATION OF KINEMATIC AND MECHANICAL RELATIONS
W. HEISENBERG

The present paper seeks to establish a basis for theorctical quantum mechanics founded exclusively upon [relationships between quantities which in principle are observable.]

https://youtu.be/Wg8-Vo9T4RI
피우피우
23/01/20 13:35
수정 아이콘
번개맞은씨앗 님// 비결정론적인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이 일어난다는 것이지 입자가 비결정론적이라는 게 아닌데요.. 게다가 가장 첨단의 실험이 입자가속기를 사용한 충돌 실험인 것이지 죄다 충돌 실험만 하는 것도 아니고요.

뭐 알겠습니다. 실험과 검출에 관한 방법론들이 잘 정립돼있지만 깊게 들어가면 저도 잘 모르는 게 많은데다, 생각이 너무 완고하시네요. 우리가 보는 세상도 따져보면 뇌에 전달된 전기신호일 뿐이니 전부 인간의 상상에 불과할 수도 있겠죠. 본질은 전기신호인데 빛이란 게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겠습니까?
피우피우
23/01/20 14:19
수정 아이콘
번개맞은씨앗 님// 인식론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실재'란 무엇입니까? 인간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전부 인간의 관념 아닐까요? 본질이란 또 무엇입니까?

물론 이런 질문들도 철학적으로 의미가 있겠죠. 그렇지만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이 실재한다는 걸 얼마나 확신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과학적으로도 대답할 수 있고, 인간의 시각 뿐 아니라 수많은 다른 방법을 통해 교차검증이 되고 있으니 확신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양자역학도 마찬가지로 한 가지 현상을 다양한 검출기로, 그리고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교차검증해가며 발전한 학문이고 그 모든 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에 법칙이 된 것입니다. 굳이 실험으로 직접 검증하지 않더라도 양자역학적 결과를 이용한 다양한 공학기술들이, 이론으로 예측되는 것과 같은 아웃풋들을 무수히 많이 내 오고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검증이 되고 있기도 하죠.

양자역학이 기술하는 것과 실재하는 우주 -양자적 스케일의 우주- 사이에 괴리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굳이 실재가 뭐냐는 질문을 하진 않겠습니다) 하는 질문은 당연히 머릿속으로 해볼 수 있겠고 철학적으론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과학의 관점에서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대답한다면 한없이 0에 가깝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괴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를 가져와야죠.

솔직히 같은 질문을 고전물리학에 대해서도 똑같이 던질 수 있습니다. 힘이란 건 실존하는 겁니까? 운동량과 에너지는요? 전기장과 자기장은요? 그냥 수학적인 계산결과일 뿐 아닙니까? 실험 결과가 있다고요? 그걸 측정한 것도 인간인데 인간의 인식을 어떻게 확신합니까? 전기장과 자기장의 경우엔 그것이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을 간접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요?

다시 말하지만, 이런 질문들은 물론 철학적으론 의미가 있습니다만 과학의 관점에선 솔직히 '지금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고전물리학은 이미 너무 많은 검증이 되었고 다 법칙이 된 이론이니까요. 그런데 고전역학은 신뢰하지만 양자역학은 신뢰하지 못한다면 그건 보통 사람들의 일반적인 직관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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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피우 님// 네 맞아요.

모두가 충돌을 통해서만 관측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스스로 방출한 것을 관측할 수도 있는 거죠.

방출과 충돌은 분별할 필요가 있지만, 결국 본질은 같다고 생각해요. 방출의 경우를 보면, 그 경우도 방출전 상태와 방출후 상태가 있죠. 아마 대부분의 이론은 이렇게 볼 거예요. 그런데 방출과정에 대한 건 설명을 생략해버리곤 하죠. 그건 없는 셈 치는 거죠. 그 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관측할 수 없으니까요.

이는 충돌도 마찬가지로, 충돌전과 충돌후가 있죠. 충돌과정도 무시해버리고 생략해버리곤 하고요. 방출과정도 충돌과정도 그 시간이 0이라 놓기도 하고요.

이런 게 보통의 이론의 현실인 거라 생각해요. 잘 모르겠는 것이 있고, 그래서 생략해버리거나, 편할 대로 설정하는게 있는 거죠. 저는 그 과정이 복잡계적인 거라 추측하는 것이고요. 복잡계에서 반복에 의해서 수렴되는 게 있거든요. 그 과정이 매우 짧은 시간동안 일어난다면 관측이 되지 않겠지요. 이론적으로 추측하기도 곤란하겠지요. 아무튼 그런데 방출과정과 충돌과정 그런 것들을 없는 셈 쳤으니, 기하학적으로 해석하기 난해한 양자역학의 묘한 수식들을 보게 되는 거라 생각해요. 이 부분은 제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볼 때 떠올리는 생각이고요.

그리고 제가 회의론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철학적으로 저는 데이비드 흄을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경험주의자이자 회의주의자이죠. 그리고 과학자 집단 전체를 놓고 볼 때, 우주가 결정론인지 묻는다면 상당수가 그렇다고 답할 거라 생각해요. 과학자 집단을 놓고 볼 때, 대다수가 결정론은 안 믿는다면, 그것의 권위는 크다고 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거 아닌 걸로 알고요. 그러니 피우피우님이 권위를 내세워서 저보고 내가 이렇게까지 설명했는데 왜 안 믿냐고 완고하다고 하실 일도 아닌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피우피우님이 과학철학을 잘 알고 계신 건지가 의문스러워요. 현대물리책을 그저 수동적으로 암기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저는 양자역학 전공자가 아니에요. 그러나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물리와 철학>, 장하석의 <온도계의 철학>,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칼 포퍼의 <객관적 지식>, 푸앵카레의 <과학과 가설>, <과학과 방법>, <과학과 가치>, 아인슈타인의 <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상대성의 특수이론과 일반이론>, 비트겐슈타인의 <확실성에 관하여>,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제임스 글릭의 <카오스>, 라플라스의 <확률에 관한 철학적 시론>, 버트란드 러셀의 <과학이란 무엇인가>, 스티븐 스트로가츠의 <미적분의 힘>, <동시성의 과학 싱크>, 이언 스튜어트의 <신도 주사위 놀이를 한다>, 데이비드 핸드의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를 읽었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하기에 필요한 교양의 최소조건은 넘겼다고 봐요. 그런데 대체 무슨 책을 보시고 얼마나 연구를 하셨길래, 즉 얼마나 권위가 대단하시길래, 생각이 너무 완고하다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설득력이 부족하신 건지, 제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피우피우님은 본인도 이해 못하신 걸 저보고 이해하라고 하시고 계신 것일 수도 있다고 봐요. 현대물리란 것은 제가 질문드린 것을 비롯하여 곳곳의 것을 스스로 의심해보고 고민해봐야 하는데, 그런 흔적은 보이지 않고, 교과서적으로만 본인이 암기하신 것을 갖다 붙이시고 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대충 과학의 언어로 번역한다면 보통은 이렇게 번역한다고 하는 것이죠.' 납득되지 않는 허술한 논리로 대충대충 넘어가시면서요. 그게 아니라고 부정했음에도, 제 의견이라고 간주하고 장황하게 말씀하시는 거죠. 스스로 이해하고 말씀하신다는 증거가 없어요. 그저 막연하게 아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명문대 교수님이라는 권위를 보여주신 것도 아니고요. 그러면 제가 어찌 믿을 수 있을까요? 그대로 믿는다면, 지금 이 댓글들의 본문에 나오는 예시가 되는 것이겠지요.

1) 막연하게 아는 과학 이론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3) 완전히 동떨어진 맥락에서 전문용어를 남발하면서 학식을 과시한다. 의도는 뻔하다.
과학에 무지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무엇보다 겁주려는 것이다.
4) 알고 보면 무의미한 구절과 문장을 가지고 장난을 친다.
5) 이런 저자들은 자신들의 과학에 관계된 능력에 비해 턱없이 강한 자신감을 갖고서 발언한다.
피우피우
23/01/20 14: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번개맞은씨앗 님// 철학적인 논의로는 분명 의미가 있다고 말씀드렸고요, 다만 저는 과학철학엔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으니 현학적인 수준으로까지 인식론에 심취하는 논의는 별로 하고싶지 않아서요. 철학의 영역이 아니라 과학적인 의미를 따져보려면 과학철학에 대한 공부 뿐 아니라 물리학 공부도 좀 하셔야겠죠. 뭐 저도 고등학생 때 물리 공부 할 때는 비슷한 생각 많이 하긴 했습니다. 이렇게 이상하게 근사해버려도 되나? 근데 현상을 잘 설명하기만 하면 상관 없죠.

그리고 저는 당연히 제 권위를 들이민 적은 없고 (원하시는 수준의 권위도 없을 뿐더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크크) 다만 양자역학이 현재의 물리학 체계에서 가지고 있는 지위를 계속해서 얘기했을 뿐입니다. 이건 저 개인 따위와는 상관없이 학계에서 백 년의 시간동안 검증한 결과고요. 그걸 그냥 본문의 예시처럼 취급하신다면 솔직히 유사과학 신봉자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계의 검증이고 뭐고 다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 취급하겠다는데 무슨 얘기를 하겠습니까? 그리고 똑같은 수준으로 따지자면 번개맞은씨앗님도 님이 읽으신 책과 그 저자들의 권위를 빌리고 있을 뿐이죠.

현대 물리학이 직관성이 많이 떨어지다보니 '반증가능성'에 매료되신 분들이 뭐 절대성이론이니 하는 이상한 걸 주장 하는 경우가 많긴한데, 보면서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그 정도로 이상한 얘기 하고 계신 건 아니기도 하고요. 과학철학적으론 이미 지식이 충분하신 것 같으니 학부, 또는 원하신다면 대학원 수준의 양자역학 책도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양자역학도 실은 더욱 미시적 세계에서 결정론적으로 흐르고 있되, 그것을 확률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경험적으로 양자역학은 열역학과 달리 매우 정확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정확성이란 상대적인 것이고, 인간이 양자역학의 근거가 되는 관측을 할 때 이는 신과 같은 완벽성이 있는게 아니라 할 것입니다. 시간의 정확도와 공간의 정확도도 문제지만, 전자기파에 의존하는 인간의 관측 특성상 그 미시적인 것을 포착하기에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정체된 것일 수 있다고 보고요.] 이게 곧 숨은 변수 이론과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숨은 변수 이론이 아니라고 하시니 무슨 얘기를 더 하겠습니까... 본인의 생각이 어떤 해석에 해당하는지도 모르고 계신데요.
번개맞은씨앗
23/01/20 15:06
수정 아이콘
피우피우 님// .
‘A는 B이다. 따라서 B는 A이다.’라고 하신 거라 봐요. 엉터리 논리죠.
번개맞은씨앗
23/01/20 15:11
수정 아이콘
피우피우 님// .
그리고 지금까지 동문서답하고 있었던게 아니라면

‘우주는 결정론적인가?’

이 질문을 가지고 토론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게 왜 과학철학 주제가 아닌가요? 납득되지 않는 얘기인 거죠.
피우피우
23/01/20 15:14
수정 아이콘
번개맞은씨앗 님// 제 대답은 계속 동일합니다. '물리학자들의 주류 해석은 비결정론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결정론적이라는 해석도 있고 그게 반증되진 않았다.' 다른 얘기들은 님이 양자역학이 법칙으로서 가지는 지위를 자꾸 의심하시니 나온 얘기들일 뿐이고요.
이걸 단순히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여기시는 건 번개맞은씨앗 님이시죠. 님의 개인적인 생각까지 제가 어찌할 권리도 방법도 없지만 학계 주류 해석이라는 걸 너무 무시하지는 말아주시죠.
번개맞은씨앗
23/01/20 15:28
수정 아이콘
피우피우 님// 다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https://pgr21.co.kr/freedom/97736#4684108

저는 기본적으로 발전욕구를 가지고 시간을 쓰거든요. 토론을 한 것도 제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기대되기 때문에 한 것이고요. 그럴 때에는 제가 가진 생각을 말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 정리를 하는게 되기도 하고, 제가 모르는 새로운 걸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죠. 그리고 표현문제 즉 이 정도면 이해가 될 것이다라고 판단한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피드백을 통해 깨닫고 다음에는 더 상세히 말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리고 거친 말에 방어를 하는 것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요.

그러나 하나 도움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간주하고 이야기하는 거라 생각해요. 여기에는 시간을 쓸 필요가 없고 그저 낭비일 뿐이라 생각해요. 이제 시간을 절약해야겠네요. 덕분에 도움이 된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 부분 감사하게 생각해요.
피우피우
23/01/20 15: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번개맞은씨앗 님// 님이 머릿속으로 어떤 우주를 상상하시든 님 마음이고, 양자역학이란 체계에 대해 철학적 의문을 가지는 것도 님 마음입니다. 당연히 절대진리는 아니니까 그게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현실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그 의심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별개죠. 학부 4대역학으로 분류된다는 점, 심지어 정성적인 내용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온다는 점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을 좀 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그냥 그 얘기를 하고있을 뿐입니다. 님 머릿속 가능성의 우주를 들이밀면서 철학적으론 이런 것도 가능한 것 아니냐고 하시면 솔직히 뭐 할 말이 없습니다. 현실과 유리된 상태로는 당연히 가능하지요.

다시 요약하자면, 모든 이론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수학적 모델일 뿐이고 양자역학은 이미 현상을 매우 훌륭하게 설명하는 모델이라 학계의 충분한 검증을 거쳐 법칙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론이 기술하는 것이 실재와 괴리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는가? 라고 묻는다면 뭐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그 의문에서 과학적 의미는 아무도 찾지 않을 겁니다.
피우피우
23/01/20 15:53
수정 아이콘
번개맞은씨앗 님// 그리고 본문에서 지적하는 건 인문학자나 사회과학자들이 과학적 개념을 어설프게 사용하면서 권위를 부여하려 한다는 것인데, 과학철학책들만 읽으시고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판단을 내리시려하는 번개맞은씨앗님이 본문의 사례에 더 가깝지 않겠습니까?
번개맞은씨앗
23/01/20 16:02
수정 아이콘
피우피우 님// 다시 안 읽어보신 것 같군요. 제가 한참 전에 적었던 댓글입니다.


‘어떤 과학적 절대진리를 전제할 수 없다고 해서 모든 가설들을 다 동등한 위치에 둘 수는 없습니다.’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양자역학은 인류의 위대한 성취라 생각하고요.


오독인지 왜곡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앞뒤가 맞는 얘기를 하고 계신 건지 돌아보셨으면 하고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번개맞은씨앗
23/01/19 22:16
수정 아이콘
그리고 덧붙여서 제가 실재에 대해서 어떻게 믿고 있는지 간단히 써보겠습니다.

1. 점입자는 없다.
크기가 없는 입자는 가상의 것일 뿐, 실재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특정 이론체계에서 점입자를 공리로 쓰는 것은 가상인 거라 봅니다.

2. 순간이동은 없다. 타임머신도 없다.
시공간적 연속성을 믿습니다. 이것이 깨진다면 온갖 미신이 창발할 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온갖 미신을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온갖 과학연구가 가능했던 것은 시공간적 불연속성에 의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3. 다중우주 안 믿습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을 안 믿는다는 것은 이것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매우 보수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며, 매우 강력한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안 믿는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완고하게 안 믿는다는 건 아닙니다.
23/01/19 12:10
수정 아이콘
원래 논리 오류 묶어 놓은 거 중에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도 있지 않나요?
비선광
23/01/19 12:16
수정 아이콘
윤oo논문 읽어봤는데 진짜 어이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위상을 넣더니
물질의 형변환으로 한o유충..
변환지점을 지수로 표현하고
아마 같은 고체지만 크리스탈이냐 아니냐로 고체로 묶인걸 시간축으로 이해하질 않나...
정독하면 뒷목잡고 쓰러집니다
큐리스
23/01/19 12:31
수정 아이콘
본문의 내용은 일리가 있지만
이 내용에 '정직함이 희귀해진 시대'라고 제목을 달만한
논리전개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오후2시
23/01/19 17:35
수정 아이콘
일상의 경험을 가지고 '시대'라고 표현한 것은 너무 과장한 것 같네요.

일을 하다보면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 없음을 알고,
그럴싸한 단어나 일화로 포장하는 사람들을 대응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친 경험을 떠올리다 보니 과한 표현을 썼군요.
피우피우
23/01/19 12:37
수정 아이콘
독수리 부리 비유와 앨런 소칼 논문 같은 경우는 자연주의적 오류,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 후건긍정의 오류 등 여러 오류가 복합된 것이긴 하죠.

양자와 상대론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론 엔트로피 개념을 여기저기서 입맛에 맞춰 갖다쓰는 게 참 보기 힘들더라구요. 심지어 '창조과학' 같은 데서도 갖다 쓰던데.. 엔트로피는 증가해야하므로 더 정교한 생물로 진화하는 진화론은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된다나 뭐라나 크크
23/01/19 13:59
수정 아이콘
철학자 조지프 히스는 과학의 덕목이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게 아니라 어떠 주장을 반증할 수 있는 경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는데 과학적 개념을 남용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덕목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남들은 못보는 연결 고리를 본 것은 맞지만, 그는 자신의 이론 중에 검증 가능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가장 중요하게는, 그의 이론이 어떻게 반증될 수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위대한 과학자일 수 있었던 것은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아닐 경우를 생각하는’ 능력 때문이었다. 과학 교육의 덕목은 ‘반증’을 생각하게 한다는 데 있다. 과학적 방법론은 우리더러 사실 매우 자연스럽지 않은 일을 하도록 강요한다. 우리가 자신의 믿음에 대해 확증만이 아니라 반증도 할 수 있도록, “아닐 경우”를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다. - 조지프 히스, <계몽주의 2.0>, p. 184.
23/01/19 20:34
수정 아이콘
[아닐 경우를 생각하는 능력]
아......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감사합니다.
23/01/20 11: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굳이 자연과학이 아니더라도 지도교수님이 정상적이라면 대학원에서 논문 디펜스하는 대학원생들은 반드시 겪는 과정이죠.
오후2시
23/01/19 20:46
수정 아이콘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읽어야할 책 리스트에 계몽주의2.0 추가해야 겠네요.
23/01/20 11:15
수정 아이콘
제가 강추하는 책입니다. 트럼프의 등장에 대한 진보 지식인의 성찰을 담았다고 보시면 될거 같네요.
파이프라인
23/01/19 14:08
수정 아이콘
독수리 얘기를 감쪽같이 믿고 있었는데..흐흐 사짜들이란. 입벌구들 참 많습니다
재활용
23/01/19 16:04
수정 아이콘
예전에도 그런건 많았죠. 천기가 어쩌고 지맥이 쇠했다 어쩌고 하고 양위를 받고 천도를 하고..권력자에게 그런 지록위마는 자기 의사대로 움직일 명분을 확보할 도구지요.
오후2시
23/01/19 17:36
수정 아이콘
요즘은 무당 대신 컨설팅, 외부 용역이 발주자의 입맛에 봉사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밀리어
23/01/20 00:37
수정 아이콘
일화라고 하셨는데 격언으로 이해했습니다만..피할수 없으면 즐겨라는 식이죠
(여자)아이들
23/01/20 09:35
수정 아이콘
개구라 뻥으로 해당 동물들 이미지만 간지 나게 만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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