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0/19 22:36:04
Name Fig.1
Subject [일반] [테크히스토리]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무빙워크 셋 중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수정됨)


Fig.1 대형마트 에스컬레이터가 근본


R3SLKSX.png

[Figure.1 1859년에 구상한 아메스의 에스컬레이터]

1859년 미국의 나단 아메스Nathan Ames 가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기계의 특허를 받아내는데요. 그 기계의 이름은 ‘회전하는 계단 Revolving Stairs’이었죠. 아메스의 ‘회전하는 계단’은 오늘날 에스컬레이터처럼 끝부분에서 계단이 납작하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계단의 모양을 유지하는 형태였죠. 하지만 ‘회전하는 계단’은 시제품으로 만들어지지 못합니다.

oHep7ir.png
[Figure.2 레노의 앉아서 타는 에스컬레이터]

그리하여 최초의 에스컬레이터의 영예는 1892년 제시 레노 Jesse W. Reno의 ‘경사 엘리베이터 Inclined Elevator‘에게 돌아갑니다. 이 기계는 오늘날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오늘날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경사진 무빙워크와 같은 형태였죠. ‘경사 엘리베이터’는 1896년 뉴욕의 코니 아일랜드에 설치되며 놀이기구처럼 체험할 수 있게 해두었는데요. 2주 만에 7만 5천여 명의 사람들이 타겠다고 몰려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1899년 뉴욕의 블루밍데이즈 백화점, 1900년 뉴욕의 전철역과 영국의 수정궁 등에도 레노의 발명품이 설치되었죠.



Fig.2 진짜 에스컬레이터
EGKKYUQ.png
[Figure.3 오늘날과 다를 것이 없는 휠러의 에스컬레이터]

레노의 특허가 나온 지 몇 달 안 돼서 조지 휠러 George Wheeler라는 사람이 또다른 에스컬레이터 특허를 취득하는데요. 휠러의 발명품은 컨베이어벨트식이 아닌 계단이 접히고 펴지는 진짜 에스컬레이터였죠. 하지만 휠러는 시제품을 만들지는 않았고, 1899년 찰스 시버거 Charles D. Seeberger에게 이 발명품의 특허권을 팔아버립니다.

찰스 시버거는 이 특허를 가지고 오티스Otis 사에 들어간 뒤, 1900년 이 기계의 이름을 에스컬레이터로 상표 등록합니다. 에스컬레이터의 이름은 계단을 뜻하는 라틴어 스칼라Scala 와 엘리베이터Elevator 를 조합해 만든 것이었죠.

휠러의 에스컬레이터와 레노의 에스컬레이터는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휠러의 에스컬레이터가 대상을 받으며 레노의 에스컬레이터보다 우수함을 인정받았죠. 결국 1911년 오티스 사가 레노의 회사를 인수하게 됩니다.



Fig.3 무빙워크
yDt98nG.png
[Figure.4 항구에 설치되어 있는 최초의 무빙워크 ⓒcodeburst.io]

최초의 무빙워크는 1893년에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등장합니다. 미국의 건축가 조세프 실스비 Joseph Lyman Silsbee가 제작한 것이었죠. 배를 타고 박람회장으로 오는 관객들을 위하여 무빙워크는 부두에서 박람회장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요. 무빙워크에는 벤치가 마련돼 있고 가격은 5센트였지만 빈번하게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이후 1900년 파리 박람회에서도 설치되었죠.

하지만 무빙워크는 비용 문제로 상용화는 잘되지 않았는데요. 1953년에서야 미국 뉴저지의 한 기차역에 설치되죠. 이 무빙워크는 굿이어Goodyear 사가 설치한 것으로 스피드워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요. 스피드워크는 84.5m 길이의 10도 경사길을 시속 2.4km로 운행했는데요. 현재는 역의 구조를 바꾸면서 철거되었죠.



Fig.4 화물용 엘리베이터(기중기)
TbfFwG2.png
[Figure.5 콜로세움에 설치되어있는 엘리베이터 모습 ⓒ John Zukowsky , Robbie Polley. (2018) Architecture Inside + Out. Thames Hudson.]

기중기처럼 물체를 들어 옮기는 기계 장치를 호이스트Hoist 라고 하는데요. 이 호이스터에 사물이나 사람이 탈 수 있는 칸이 있으면 리프트, 이 칸의 사방이 닫혀있으면 엘리베이터로 구분할 수 있어요.

초기 호이스터는 이집트 건설시에도 쓰였죠. AD.80년에 완성된 로마의 콜로세움에는 사자를 경기장으로 내보내기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었고요.

본격적으로 엘리베이터가 쓰인 건 19세기부터 입니다. 1804년 더비셔의 6층짜리 면화 공장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고, 1830년대가 되면 유럽의 수 많은 섬유 공장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죠. 아마 산업화되며 물건을 대량으로 옮겨야 되는 공장이 생기고, 그 중에서도 적당한 무게의 섬유 공장에 엘리베이터가 가장 먼저 도입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1834년에는 철케이블이 발명되면서 하중 용량이 커지게 되고 광산에서도 레일을 이용한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이용되기 시작합니다.



Fig.5 사람용 엘리베이터

sjimw7k.png
[Figure.6 최초의 승객용 엘리베이터인 벙커 힐 기념탑의 엘리베이터 ⓒcharlestownhistoricalsociety.org]

사람이 탑승한 엘리베이터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670년 수학자 에르하르트 웨겔Erhard Weigel의 7층짜리 집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로 추정됩니다. 1830년대에는 제노바의 사르데냐 왕실 부부의 궁전에 6명이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는 기록도 찾을 수 있고요.

이때까지는 사람의 힘으로 엘리베이터를 움직였다면 19세기 중반부터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등장합니다. 1842년에 세워진 보스턴의 벙커 힐 기념탑에 6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증기식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것이었죠.

당시 엘리베이터의 운행 속도가 느렸던 이유는 증기 기관으로 작동되었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19세기 후반까지는 고층보다 저층이 비싼 층이었다고 하죠. 1870년대 유압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엘리베이터는 비로소 제 몫을 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유압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물은 뉴욕의 보렐 빌딩Boreel Building으로 1878년에 건설되었죠. 이후에는 전기 모터가 들어서면서 점차 속도가 개선되었죠.



Fig.6 오티스 vs 오티스

엘리베이터를 화물용이 아닌 승객용으로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엘리베이터에 안전장치가 생기면서부터입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엘리베이터의 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거든요. 그리고 안전장치에 대해 고민한 두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름이 비슷합니다. 바로 엘리샤 오티스Elisha Otis 와 오티스 터프스Otis Tufts 죠.

Ley9BFC.jpg
[Figure.7 엘리샤 오티스의 안전 호이스트]

엘리샤 오티스의 안전장치는 엘리베이터의 밧줄이 끊어지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방식으로 안전 호이스트라고 불렀는데요. 이 안전장치를 선보이기 위해 1853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15m의 높이에서 엘리베이터 밧줄을 자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ySpmMdq.png
[Figure.8 오티스 터프스의 수직 선로 엘리베이터 ⓒtheelevatormuseum.org]

반면 오티스 터프스는 줄 자체를 없애는 방식을 생각해냅니다. 1859년 줄이 아닌 레일을 타고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한 것이었죠. 그는 이 엘리베이터를 "수직 선로 엘리베이터 Vertical Railway Elevator"라 불렀어요. “수직 선로 엘리베이터”는 최초로 엘리베이터의 지붕과 자동문을 설치하기도 했죠.

오티스 터프스의 엘리베이터는 뉴욕의 한 7층짜리 호텔에 설치되어 15년간 아무런 문제 없이 운행되었지만, 건물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줄을 이용한 엘리베이터에 비해 단가가 너무 높아지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쓰이고 있지 않죠. 결국 엘리샤 오티스의 엘리베이터가 살아남아 현재까지 쓰이고 있죠.



-

제목에 문제를 냈는데 답을 안하면 안되겠죠? 특허가 아닌 실제로 설치된 것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경우 승객용을 기준으로 하면 [엘리베이터 → 무빙워크 → 에스컬레이터] 순으로 제작되었어요.


- 1842년에 설치된 벙커 힐 기념탑의 증기식 엘리베이터

- 1893년에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설치된 무빙워크

- 1896년에 설치된 제시 레노Jesse W. Reno 의 경사 엘리베이터 Inclined Elevator




Reference.
 - 김예상. (2021). 건축의 발견명. MID
 - 장림종, 박진희. (2009). 대한민국 아파트 발굴사. 효형출판
 - Andreas Bernard. (2014). Lifted: A Cultural History of the Elevator, NYU Press
 - John Zukowsky , Robbie Polley. (2018) Architecture Inside + Out. Thames Hudson.
 - Stephen R. Nichols. (2018). The Evolution of Elevators: Physical-Human Interface, Digital Interaction and Megatall Buildings. The National Academies Press
 - Joseph Seamans. (2010). The Other Elevator Inventor. pbs.org. URL: https://www.pbs.org/wgbh/nova/article/elevator-inventor/
 - Matt Novak. (2012). Moving Sidewalks Before The Jetsons. smithsonianmag.com. URL : https://www.smithsonianmag.com/history/moving-sidewalks-before-the-jetsons-17484942/



<테크히스토리 이전글>

[테크히스토리] 애플이 프린터도 만들어? / 프린터의 역사

[테크히스토리] 회오리 오븐 vs 레이더레인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똥진국
22/10/19 22:39
수정 아이콘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를 겪어보면 엘리베이터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낄수있습니다
22/10/20 09:26
수정 아이콘
어렸을 적 15층에 살았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외출했다가 엘레베이터가 망가져서 아래에 두고 걸어 올라왔었죠.
그러고 1시간 정도 뒤에 엘레베이터가 작동하길래 자전거 올릴려고 1층에 다시 내려가 자전거를 가져왔더니
다시 엘레베이터가 망가져있던 적이 있었죠.. 그리고 그 자전거는 엄복동 엔딩을..ㅠㅠ
Janzisuka
22/10/19 22:47
수정 아이콘
오.....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2/10/20 09:2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빠독이
22/10/20 08:53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기중기 같은 게 있으니 엘리베이터가 가장 먼저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긴 했습니다만 무빙워크가 에스컬레이터보다 먼저일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다시 보면 에스컬레이터가 더 만들기 까다로운 구조이긴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10/20 09:27
수정 아이콘
그래도 거의 동일한 시기에 만들어지긴 했죠흐흐
지니팅커벨여행
22/10/20 09:05
수정 아이콘
오티스가 발명가 이름이었군요.
22/10/20 09:28
수정 아이콘
오늘도 건재한 오티스 엘레베이터.. 해외에는 캐리어도 그렇고, 다이슨도 그렇고 발명가 이름 딴 브랜드들이 많더라고요,
무도사
22/10/20 16:56
수정 아이콘
저기 잠시 나오는 굿이어사 역시 고무타이어를 발명한 찰스 굿이어의 이름을 따서 만든 회사입니다
지니팅커벨여행
22/10/20 18:55
수정 아이콘
헉 좋은 년이라는 뜻이 아니었군요. 놀림 많이 받았을 이름이네요.
22/10/20 13:46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22/10/20 17: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초록물고기
22/10/20 14:41
수정 아이콘
저 평면형 에스컬레이터를 만드신 분은 진짜 천재같습니다. 뭐 모든 공학적 발명품들이 다 천재들이 만든것 같기는 하지만요.. 공학자들 진짜 대단합니다.
22/10/20 17:11
수정 아이콘
지금은 기계 장치나 전자장치가 내부로 들어가 있어 체감이 잘 안되는데, 저 당시에는 기계도 큼직큼직해서 공학자들의 위대함이 더 잘느껴진달까요 흐흐
VictoryFood
22/10/20 17:2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엘리베이터 회사 오티스Otis 는 엘리샤 오티스Elisha Otis 와 오티스 터프스Otis Tufts 중 어느 오티스 인가요?
22/10/20 17:53
수정 아이콘
안전호이스트를 만든 엘리샤 오티스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918 [정치] 영국 트러스 총리 "나는 싸우는 사람…그만두지 않는다" [35] 기찻길19329 22/10/20 19329 0
96917 [정치] 윤 대통령 "종북 주사파는 협치 대상 아니다"…야당 반발 [414] 라스34258 22/10/20 34258 0
96916 [일반] 에브리띵, 에브리훼어, 올 앳 온스 감상 [21] 닉언급금지10320 22/10/20 10320 1
96915 [일반] 위린이가 써보는 위스키 종류별 특징과 추천 위스키.JPG ??? [47] insane16806 22/10/19 16806 14
96914 [일반] [테크히스토리]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무빙워크 셋 중 가장 먼저 나온 것은? [16] Fig.137209 22/10/19 37209 28
96913 [일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예방 시설은 모두 정상 작동함 [39] Leeka18027 22/10/19 18027 4
96912 [일반] 창원에서 열린 K2, K9 출고식 & 폴란드에서 천무 계약 채결 [37] 어강됴리12900 22/10/19 12900 1
96911 [일반] 술 이야기 - 위스키 마시기 어쩌면 2탄 [43] 얼우고싶다35184 22/10/19 35184 31
96908 [일반] 우울증 극복 후기 [12] 향기나는사람10081 22/10/19 10081 15
96906 [정치] `인력난` 조선업 살리기 급한 정부, 재소자도 현장 투입 검토 [211] 크레토스19696 22/10/19 19696 0
96905 [일반] 애플TV 4k 신형이 공개되었습니다. [35] Leeka9875 22/10/19 9875 0
96904 [일반] <블랙 아담> - 기대의 편린만 보인다(약스포) [34] aDayInTheLife9980 22/10/19 9980 2
96902 [일반] 유럽 전기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네요 [21] 능숙한문제해결사16104 22/10/19 16104 1
96901 [일반] [방산] 손님 못오신답니다. [13] 어강됴리17730 22/10/19 17730 1
96900 [일반] 아이패드 신형 출시로 한국 가격들이 변경되었습니다. [84] Leeka16190 22/10/19 16190 0
96899 [정치] 美대사 "전술핵 이야기 무책임…확장억제 의지 의심해선 안돼" [83] 기찻길23728 22/10/18 23728 0
96898 [일반] 저는 범죄자 입니다(가정글) [66] MC SMJ13231 22/10/18 13231 1
96897 [일반] 컴퓨터 유튜버 신성조 방송에서 밝힌 몇가지 사실+ 본인 코멘트 숟가락 [139] SAS Tony Parker 19801 22/10/18 19801 3
96896 [일반] 조선총독부 해체에 대한 잡감 [111] 아스라이14581 22/10/18 14581 7
96895 [일반] 올해 수능시험 플랜이 공개되었습니다. [7] Leeka13088 22/10/18 13088 0
96894 [일반] 술 이야기 - 위스키 어쩌면 1편? [78] 얼우고싶다16770 22/10/18 16770 25
96893 [일반] 밑에 정신과에 다니신다는 분 글을 보고 쓰게되는 글 [5] 프란소와즈9305 22/10/18 9305 18
96892 [정치] 정철승, 故 박원순 여비서 “사랑해요” 문자 공개 ‘파장’…박은수 “진실 밝혀질 것” [149] 굄성22050 22/10/18 2205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