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8/14 13:34:04
Name 마음에평화를
Subject [일반] 제 주위엔 대졸자가 없었습니다. (수정됨)
저격은 아니고 그냥 구마나님 글이 혹시 이런걸 이야기 하려고 한건 아닌가,  하고 생각한 김에 써보는 제 인생 이야기입니다.  

저는 매우 가난한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가난하지만 푸근한 시골 마을  이런 곳이 아니라 양아치, 잡범이 설치는 대한민국의 슬럼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 부모님을 보면 가난으로 인한 초졸이나 초퇴도 매우 많으시고,  술 마시고 깽판을 치는 학대 가정이나 힘든 삶을 이어가는 극빈한 편모 편부 가정도 많았습니다.

나 좀 똑똑하다, 잔머리 좀 굴린다 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경험 중에 하나로 이런 게 있지요.  초 중딩 때는 공부 열심히 안해도 성적이 제법 나와서 내가 똑똑한 놈인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갔더니 그게 아니여서 진짜 고생했다는 식의 이야기요.  저는 특히  더 심했습니다. 중학교 전체의 학업 수준이 매우 낮았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낙후되고 가난한 동네에 중학교가 있었으니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 자체가 적었고,  몇몇 선생님들은  그래도 최선을 다하려는듯 우리 학생 수준에 맞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중간고사 전에 거의 답안지나 다름 없는 요약본을 인쇄해 나눠주시거나,  출제범위를 노골적으로 정확하게 짚어주시거나 하는 식으로 문제를 퍼줬죠. 그런데 그조차도 거들떠보지 않아 60점을 못 넘기는 학생이 1/3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텍스트를 좋아합니다.  설명서도 그렇고 뭐든지 읽는 걸 좋아해서 공부에 크게 흥미가 없었는데도 선생님이 나눠주시는 프린트물을 잘 읽고 평범한 성적을 유지했습니다. 35명 중에 10등 정도 했네요.  그나마 공부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학생들 중에 말석이었던 거죠.  그렇지만 선생님이 던져주는 문제를 받아먹을 눈치만 있었을 뿐, 실제로 머리도 좋지 않고 노력도 안했던 저는 내공이 없었습니다.  학업 수준이 어려워지기 시작하자 언어 영역을 제외하고는 따라가기가 너무 벅찼습니다.

지금처럼 인강 같은 게 발달한 것도 아니고,  혼자 독학해서 상위권을 차지할 머리도 안되고,  중학교 때 열심히 안해서 내공도 부족하고.  애초에 대학 갈 돈도 없는 집안이니 저는 자연스럽게 고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아예 어떤 분야를 포기하고 외면해버리면 까먹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중졸도 아니고 고졸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싹 잊어먹는게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초,중딩 때 억지로 배웠던 가곡이나 동요를 절반 쯤 잊어먹는 것처럼 나에게 아무 쓸모 없는 잡지식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다 까먹는 것은 아니고  사람마다 잊어먹는 파트는 다르겠지만요.  제 경우 중학교 수준의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지금도 풀 수 있지만 근의 공식은 기억도 안납니다. 민망하네요.

실업계를 나왔으면 기술을 배웠지,  인문계를 다니다가 대학을 일찌감치 포기한 학생이 19살 이후 무슨 직업을 택할 수 있을 까요?  일가 친척을 다 뒤져도 그럴듯한 직업을 찾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끽해야 남들이 열심히 대학다니며 틈틈이 알바로 하는 단순노무들을 직업으로 삼게 되는 겁니다.  식당일 같은.  

그 때 저에게 같은 학교 동창, 그리고 선배들의 러브콜이 날라왔습니다.  밤에 하는 일이 있는데 어려운 거 하나도 없고 열심히만 하면 다른 알바보다는 훨씬 많이 벌 수 있다고 하더군요.  호스트바 시다(심부름꾼)이었습니다.  제 친구는 호스트바 선수,  선배들 중에는 호스트바 실장도 있었고요.
담배 사오라고 하면 담배 사가고 물수건 좀 들고 오라고 하면 물수건 들고가고.  주방이 바쁠 때는 과일안주도 좀 깎아서 내가고 통조림도 좀 뜯고.  취하신 누나들이나 기분 좋아진 호스트형이 팁을 꽂아줄 때도 있지만,  그냥 담배 사고 남는 거스름돈만 가져도 시급 외에 하루 5-6만원은 우습게 더 벌었습니다.

저를 이런 밤일에 데려간 친구랑 선배들은 저에게 잘해주었습니다.  동문의 정이라고 할까요?  TV 같은데 보면 주인공 친구를 제외하고 다 배신자 양아치들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나름 같이 일하는 정도 있고 마음 맞는 사람도 있고 그랬습니다.  근데 잘해주는 방법이 좀...?

너 싹싹하게 일 잘한다~ 열심히 한다~ 집이 어렵다면서~힘내라~ 하고 저를 격려하면서 자꾸 선물로 성매매 업소 화대를 내주려고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급 서비스라는 '벌떼' 를 해주려고 하더군요.  벌떼가 뭔줄 아십니까?  아가씨 한 명이 아니라 여러명이 저한테 벌떼처럼 몰려들어서...여기까지만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슬럼가에 살았지만 원체 소심했었고 전형적인 찐따 성격이라 밤일 웨이터를 하게된 것도 얼떨떨한 상황에서 이런 종류의 호의들이 겁났습니다. 뉴스에서 보는 것처럼 홀딱 벗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쳐들어오진 않을까.  저는 텍스트라고 하면 이상한 잡지도 마구 읽었기 때문에 그 시절에 일반인들이 이름도 모르던 헤르페스니 hpv 하는 성병들도 이름을 줄줄 꿰고 있었습니다.  인문학 서적과 다르게 아는 척하기 딱 좋은 잡지식이니까 제 취향에 맞았었나 봅니다.

딱히 도덕적 결정이 아니라 그러한 두려움들 때문에 결국 군대갈 때까지 이상한 업소는 극구 거부를 하고 대신 술을 얻어마셨습니다.  밤에는 대학 간 친구들 보다 돈을 더 벌고 주위에는 잘 놀고 나한테 잘해주는 친구랑 형들이 있고 가끔 만나는 진상들을 제외하면 인생에 두려울게 없는 시기였습니다

이 때 어울리던 지인들을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저에겐 정말 유쾌하고 잘해주는 형들이었지만...좋은 사람들은 아니었다?  착하지 않다? 저에겐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는데...'건전하지 못하다'  라고 표현하는게 그나마 근사치겠네요.  요즘 개인방송,   아프리카 BJ들 중에 한 가락 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자기 사람은 잘 챙기는지 주변에 친구나 사람은 많은데 술 먹방 같은거 보면 유관순 열사 가지고 섹드립을 치고...뭔가 문란하거나 불건전한 사건들이 흘러나와서 주기적으로 비난을 받는데 깜방 갈 사람들은 아닌... 밤일 하던 당시 만났던 형들은 딱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는?  가령 룸쌀롱이나 보도방은 창녀촌과 달리 그래뵈도 불법이 아니거든요.
사 적으로 술을 마시면  여자 연예인 누구가 처녀일 것이다.  아니다 몇 명이랑 잤을 것이다.  나 아는 호빠에도 왔었다.  뭐 이런 걸로 시시덕거리던 사람들이었죠.  담배 꽁초를 길에 던지거나 쓰레기 버리지 말라고 써있는 담벼락에 쓰레기를 휙 던져 넣고 가거나 뭐 이런.  그리고 이 형들의 특징 중 하나가 돈을 그렇게 잘 버는데 목돈을 모아놓은 사람이 손에 꼽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뭐 차도 사야하고 옷도 사야하고 나갈 곳이 많다는 형도 있고.  진짜 드라마처럼 부모 사채빚 갚느라고 몸 팔아서 일하는 친구도 있고.  사연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삶이 전혀 나쁘다고 생각도 안했고 문제라고 생각치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주위에는 소위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가족이나 형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던 슬럼가는 유명한 유흥거리 였다가 몰락한 곳이어서 학교 가는 길에도 룸쌀롱이나 안마방이 있는 동네였습니다. 부모님들은 학교를 못 나오셨거나 아예 부모님이 안계시거나.  손윗 형들은 사건사고가 유명해서 알바 구할 때 "너 그 동네 출신이냐?" 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죠.  

  군대를 가게 되면서 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락이 좀 뜸해졌습니다. 여전히 저에게 잘해주었기 때문에 사이가 멀어진 건 아니고 군대니까 휴가 때 종종 연락하는 것 이외에는 접점이 없었죠.  연락이 닿을 때마다 그놈의 '벌떼' 를 시켜주겠다고 어찌나 제안을 하던지.

그런데 전역하기 한 두 달 전쯤에 본부에서 의무병이 파견을 왔습니다.  중 고등학교때,  공부 못하는 학교에서 상위 30%에나 겨우 들던 저와 달리 반에서 1등을 하고 전교에서 5등안에 들던 제 친구였습니다.  똑같이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중학교 동안 제법 친하게 지내고,  고등학교 때 저를 마주칠 때면 "너 중학교 때는 공부 잘했었잖아~ 좀 더 해보지"  라며 수능 공부를 하도록 격려하던 착한 친구였습니다.  물론 실제론 중학교때도 저는 공부를 잘하지 않았습니다.  책 이야기가 통하니까 제법 유식할 거라고 생각했던 친구의 착각이었지만...어쨌든 저를 좋게 봐준 고마운 친구죠.

말년에 한가할 때 부대로 파견 나온 학교 동창이라니.  이보다 꿀이 있습니까?  틈만 나면 찾아가 수다를 떨었습니다.  친구는 고등학교 때도 공부를 열심히해서 좋은 대학의 유전생명공학과에 진학했더군요.  유전생명공학과도 의무병이 될 수 있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친구는 군대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었는데 20살 이후 음주가무와 밤 생활에 절어 있던 저는 무협 소설 정도를 제외하고는 군대에서 읽은 책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는 그 피폐한 동네에서 책 이야기로 꽃을 피울 수 있는 유일한 지기라고 자부 했는데 좀 부끄럽고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원래 공부나 인성으로는 친구한테 견줄 수도 없었는데 그나마 책 이야기도 꺼낼만한 게 없게 됐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지난 세월간 쌓아온 경험대로 제가 전수 받은 레파토리를 꺼내들었습니다.  밤에 호스트바에서 시다바리로 일하면서 겪었던 밤 이야기나, 형들에게 들었던 온갖 음담패설,  여자 이야기, 섹스 기술.  군대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 이런 얘기를 좋아했죠.  아 남자 끼리는 이런 이야기가 공통 관심사로 최고구나 하고  중학교 동창에게도 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순진한 친구는 첫 운을 뗄 때부터 충격을 받더군요

"호스트바?  너 호스트바에서 일했다고?"

선수로 일한 건 아니다 라며 친구를 진정시켰지만 동창 친구는 깜짝 놀란 기분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호스트로 일하는 줄 알고 놀랐나부다 하고 가볍게 넘기고 다른 남자들한테 쏟아놓던 여자이야기와 야한 이야기를 전개하자 이 친구도 남자인지 노골적으로 싫어하진 않았지만 크게 반기는 기색이 아니었습니다.  주제를 떠나 쓰는 어휘나 표현이 너무 천박했으니까 이 친구랑은 안맞았나 봅니다.

저는 그런데서 일했더니 별별 사람이 다 있더라는 식으로 재빨리  주제를 순회시켰습니다.  동창 친구는 맞장구를 치며 군대도 마찬가자인 것 같다며, 별의 별 사람이 다 있다고 자기 경험을 말해주었습니다.

"왜 영어 중에  ~~~라고 있잖아.  처음 본부 들어가니까 부사관이 그걸 모르셔서 물어보더라"

이 친구는 누가 상식이 부족하다고 비웃거나 손가락질 하는 소인배가  아닙니다.  그저 진짜 의외고 생각치도 못했다는 투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라는 게 뭔지 기억은 안나지만,  중학교 수준의 영어였는데 고졸인 저 역시 새까맣게 까먹은 문제였던 겁니다.  
동창 친구는 제가 이 문제를 까먹었다고 하면 웃으면서 가르쳐주려고 하지 절대 저를 무시하지 않았을 겁니다.  영어 못하는 게 죄도 아니고요. 그런데 다른 공부는 못해도 언어영역은 평범하게 했다고 생각하던 제가 중 2 정도 수준의 영어를 까먹자 저 스스로 충격을 받고 친구에게 도저히 티를 내지 못했습니다.  모를 수도 있지 라는 건 내가 남을 볼 때 너그럽게 적용해야하는 문제이지,  자기 스스로 쉽다고 판단했던 상식을 까먹으니 너무 부끄럽더군요.

열심히 토익이나 텝스 같은 걸 공부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갖다대기도 부끄럽지만,  이 때부터 모르는 영 단어가 보이면 무조건 일주일에 하나는 외우자는 버릇이 생겨서 15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외우고 있습니다.  거창한게 아니라 남들은 고등학생, 대학생 때 다 떼는 수준의 어휘일 뿐이지만요

또한 군 말년동안 친구가 권해주는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부대에 비치된 소설 위주였고 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장르 작가도 많았기 때문에 다시 독서를 시작하는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도 있었는데 너무 진도가 안나가서 전역일 날 서점에서 구입해서 집에 온 기억이 납니다.  아직도 다 못 읽었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는 원래는 다시 일하던 밤일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일단 돈이 제법 쏠쏠하니까요.  그런데 군대에서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낮밤이 바뀐다는게 그 자체로 사람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체감이 됐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 열심히 일해서 돈도 몇 천 모아두었고 다시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는 겁니다.  

자기들 방식으로 저한테 엄청 잘해준 호스트 형들,  룸쌀롱 형님들에겐 미안하지만 2년 동안 떨어져있다가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니 그렇게 살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아무 맥락없이, 군대에서 만난 유전공학과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호스트 형들이 그랬듯이 담배를 태우다가 바닥에 침을 탁 뱉자,  왜 그래~ 라고 말하며 탓하는 듯 아닌 듯 웃던 그 친구.   호스트바에서 일한다고 하자 놀라고 당혹스러워하던 모습.  내가 경험하고 입에 담던 이야기는 상식적인 이야기가 아니었구나 하는 은연 중의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운명처럼 또 다른 학교 동창을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저처럼 중학교 때  평범한 성적을 유지해서 인문계에 진학할 수 있었는데도,  아버지한테 시달리는 어머니를 얼른 독립시키고 싶어서 실업계에 진학한 착한 친구였는데요.  어머니가 걱정 되어서 군대 대신 적극적으로 방위 산업체를 알아보고,   소집해제 후에는 직장에서 돈도 모아서  당시 기준 몇 천만원 짜리 작은 빌라도 어머니께 선물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돈을 찔끔 모으긴 했지만 인생에 아무런 계획이 없고 호스트바에서 웨이터처럼 일하는 건 경력도 쌓지 못하는데..이 친구는 기술공으로 점점 연차를 쌓아나가서 월급이 대졸자 친구들을 앞지르려 하고 있었습니다.  본인은 현장경험을 더 쌓아서 이 쪽에서 제일 큰 00중공업에 들어가는게 목표고,  낡은 빌라 말고 어머니한테 더 큰 집도 사드릴 거라고요 .  피타고라스의 정리나 근의 공식을 아는 친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친구였습니다.

아.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구나.  그 때 친구한테 어깨너머로 용접을 좀 배웠습니다.  친구처럼 제대로 배운게 아니라서 결국 기술자의 길은 가지 못하고 '야매' 로  용접하고 그라인더질 하는 자영업자의 삶을 살았죠. 그 뒤로는 그 기술도 쓸모가 없어서 아예 맨땅에 다른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요.  
  
두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요.  독서 습관을 다시 들이거나, 영 단어를 외우는 버릇이 생겼을까요.  연예인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이 음담패설을 하면서 길에다 침을 뱉고 있을까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영상 캡쳐 중에 "한국 남자들 99%는 성매매 해봤을 거다" 라고 호언장담하는 업계인을 봤는데, 제가 '벌떼' 를 하고 다녔으면 저도 그렇게 믿지 않았을까요?

수학 상식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서 그렇지, 주변인이 중요하긴 한 것 같습니다.  나한테 잘해줬던 호빠형들은 그 친절함만 본받을테니 너무 섭섭해하지 말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봄날엔
22/08/14 13:39
수정 아이콘
너무 글을 잘 쓰시는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주변인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에도 너무 공감하고요.
마음에평화를
22/08/14 13:4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으셨다니 기쁩니다. 저도 수학을 못하다보니 밑에 구미나님 글 의도를 너무 나쁘게 해석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찬찬히 제 기억을 반추해보았습니다.
Promise.all
22/08/14 13:43
수정 아이콘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건 참 흥미로운 일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22/08/14 13:45
수정 아이콘
그 이후로 책도 꾸준히 읽으셔서 글솜씨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지구 최후의 밤
22/08/14 13:45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글 잘 쓰셔서 술술 읽고 갑니다.
엄지 척.
일간베스트
22/08/14 13:47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시린비
22/08/14 13:48
수정 아이콘
주변인은 중요할수 있으나 그게 꼭 학력이나 피타고라스의 문제는 아니긴 하겠죠.
고등학교 안나오신 아버지는 아직것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중 한분입니다.
불대가리
22/08/17 07:04
수정 아이콘
부럽네요 어떤 부분때문인지 괜찮다면 쪽지 부탁드려도될까요
유자농원
22/08/14 13:48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군대있을때 선임이 썰풀어주는거 같았어요 크크
라라 안티포바
22/08/14 13:50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필력이 좋으시네요.
22/08/14 13:56
수정 아이콘
부모님 또래에 국졸 국퇴가 많으신데 한 반에 35 명이셨어요? 어째 좀....
제가 서울 달동네 옆에 살았는데, 줄반장하면서 가정환경조사 걷을 때 보면 중졸이 많았습니다. 저희 또래는 한 반에 60 명이었구요. 60년대 생만해도 국졸국퇴는 없진 않겠지만 많지 않을텐데....
마음에평화를
22/08/14 14:04
수정 아이콘
아~ 가정환경조사처럼 팩트를 기반으로 한게 아니라 제 친한 친구들 전부 초졸 중졸인 부모님이 많으셔서 대강 퉁쳤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을거에요. 그렇지만 다른 지역보다 평균 학력이 훨씬 떨어지는건 사실일 겁니다. 담임선생님이 안타까워하시면서 말씀하신 기억도 나고 하니.. 수도권이냐 지방이냐, 지방 중에서도 정말 뭣 같은 동네냐 하는 차이가 좀 있지 않을까요?
22/08/14 14:10
수정 아이콘
그런가보군요. 고맙습니다.

제 주변으로 보자면, 40년대 태어난 고모들이 소학교 중퇴였고, 60년대 태어난 사촌형들이 고졸이었거든요. 이분들 살던 곳이 파주, 답십리, 금호동이런 달동네들이었습니다. 제 친구들도 서울 달동네였고.
마음에평화를
22/08/14 14:05
수정 아이콘
아니 근데 残心 님 시절이 60명이셨다고요? 제 기억에 따른 썰보다 어르신 말씀이 정확하겠네요.
케이아치
22/08/14 21:14
수정 아이콘
저 포함 제 주변 친구들은 부모님 국졸 국퇴셔도.. 중졸 고졸로 많이 적어내고 그랬습니다. 증명서가 필요한것도 아니니까요.
22/08/15 11:56
수정 아이콘
그럴 수 있겠네요
kartagra
22/08/14 13:56
수정 아이콘
반농반진입니다만, 여유 되시면 웹소설 써보시는 게 어때요? 보통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르소설도 가리지 않고 읽는 경향이 있는데(제가 딱 그랬습니다) 무협은 보셨다니.
가볍게라도 써 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취미 삼아 써도 생각보다 꽤 재밌습니다. 만약 유료화라도 성공한다면 '쏠쏠한 부업' 단계까지는 쉽게 가거든요.
글빨이 꽤 좋으신데 뭔가 이대로 썩히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크크.
집으로돌아가야해
22/08/14 17:26
수정 아이콘
보고 들은것도 많으시겠다 걍 19금 쪽으로 쓰셔도 될듯
세이밥누님
22/08/14 13:57
수정 아이콘
필력 좋으시네요 흐흐.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세상엔 너무나 다양한 사람이 많아서 배울 것도 참 많은데 말이죠 피타고라스 아죠씨가 먹여살려주는 것도 아닌데 크크
22/08/14 13:57
수정 아이콘
너무 담백해서 더 좋습니다.
필력이 너무 좋으시네요. 술술 읽힙니다.
북극곰이크앙해따
22/08/14 14:00
수정 아이콘
필력 뭔가요.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22/08/14 14:04
수정 아이콘
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법사21
22/08/14 14:04
수정 아이콘
정말 글 잘 읽었습니다. 허튼말로 글 잘 쓴다고 윗분들이 쓰신게 아니라 정말 잘 쓰십니다. 저는 그런 서사를 전달하는 것에서는 약점이 많아서 필력 좋으신 분들 부럽습니다.
라울리스타
22/08/14 14:06
수정 아이콘
재미 읽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집안 환경이 넉넉하지 않아 어릴 때 이사를 자주했고, 중학교는 나름 괜찮은 학군을 다녔지만,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글쓴님과 같은 슬럼가의 학교들을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연락하고 지내지는 않지만, SNS에 추천이 떠서 사진들을 보면 팔뚝은 타투로 도배가 되어 있고 '~팔이'라 불리면서 남들로부터 좋지 못한 평을 듣는 직업들에 종사하는 경우들이 많더군요.

집에 돈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것이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에 어찌어찌 재수를 해서 공대에 갔고, 운 좋게 취업에 성공했네요. 대학 동기동창들은 전문직, 공기업, 대기업, IT사업가 등 겉으로 보기엔 부러움을 받는 직업들에 종사 중입니다.

저는 회사에 와서도 처음에는 고졸 입사 동료들이 많은 기술 부서에서 몇 년 근무하고, 이후엔 석사/박사들이 발에 치이는 부서에서 또 몇 년 근무를 했습니다. 후자의 근무했던 부서엔 강남 사시는 분들도 많네요.

소위 삶의 밑바닥부터 높은 학력에 대한민국의 부가 집중되어 있는 곳에 사는 분들까지 다 경험해본 바로는....저는 학력이나 동네에 따른 '인성론'을 믿지 않습니다. 영단어 좀 모르고, 피타고라스 기억 못하면 어떻나요. 학력이나 부에 관계없이 어떤 조직이든 동료들과 협업하고 원만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모두가 다 경쟁자라 생각하여 주변사람들 멕이고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다만 배운 사람들은 그걸 더 세련된 방식으로 보이지 않게 판을 설계할 뿐이지요.

다만 삶을 살아가는 시야에서는 주변 사람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쓴님이 의무관 친구를 보며 느꼈듯, 인간은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며 영향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세상이 내 주변 만큼이라고 생각했다가, 그것을 벗어나는 사람들을 보면 나의 세계관이 넓어지는 것이지요. 잘 나가는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는 것이 꼭 그들 옆에 있다가 뭐라도 떨어지는 걸 기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보며 내 세계관을 넓혀가기 위함이겠지요. 독서가 중요한 점이 그것이 힘들다면 간접 경험이라도 하게 해주기 때문이구요.
마음에평화를
22/08/14 14:21
수정 아이콘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인성론이 나오는 이유는 어떤 외형적으로 갖춰야할 부분들을 가난한 동네에서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선입견이 아닌가 합니다. 가령...요새 담배 '길빵' 이라고 하면 몰상식한 놈, 죽일놈 취급 당하지만 달동네나 유흥가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담배 꼬나물고 다닙니다. 어차피 흡연구역 만들어주지도 않고. 남들이 다 그러고 다니니 다들 당당하게 다녀서 동네 이미지를 깎아먹지만

배운 동네에서는 잘 마련된 흡연 구역에서 피우거나, 남들 안 보이는 곳에 '몰래' 피우고 꽁초를 숨겨서 배수구에 집어던지겠죠. 집값도 관리해야하고 이미지도 관리 해야하니까요. 그런 차이 아닐까요
파이프라인
22/08/14 14:0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친절함만 본받는다는 마지막도 좋네요. 건전하고 건강하세요!
마음에평화를
22/08/14 14:19
수정 아이콘
진짜 저한테 잘해줬는데 난 형들처럼 살고싶진 않다 이러는게 미안해서 꼭 덧붙이고 싶은 마무리였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약쟁이
22/08/14 14:11
수정 아이콘
세상 살다 보니까
지식은 많은데 지혜는 없는 사람과 지식은 모자랄지 몰라도 지혜가 있는 사람이 있던데
전 후자인 분과 같이 알고 지내고 싶더라고요.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비선광
22/08/14 14:28
수정 아이콘
유구한 전통의 d&d에서 int와 wis는 구분된 능력치지요
펠릭스
22/08/14 14:11
수정 아이콘
우와.... 저런 필력이 나올만한 환경이 아닌데... 혹시 무협지라도 열심히 읽으신건지.

글잘쓰는 티가 팍팍 납니다.
22/08/14 14:16
수정 아이콘
진솔하게 쓰신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비스무리한 환경에서 자라서,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신건지 더 잘 이해되는 것도 있구요. 자식을 낳고 키우다보니 이 주변 환경이라는거로 인해 아이의 세상이 달라질거라 생각하니 참 고민도 많이 되고 하더군요. 지금은 환경은 얼추 맞춰준거같은데 애가 그닥 .. 호응이…? 크크크크크
만수르
22/08/14 14:19
수정 아이콘
필력이 좋으셔서 눈에 상황이 그려지는 것 같네요. 아무나 가지는 능력은 아닙니다.
혹시라도 여유되시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웹소설 종류 써보시면 어떨까요.
22/08/14 14:22
수정 아이콘
세상에, 너무너무 잘 읽었습니다.
본인 경험에 깨닳은 바를 덤덤하게 풀어 쓰신 필력이.. 글 읽으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되네요.
저 역시 글쓴이 님과 생각하는 바가 같지만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남 험담하는 모임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남 험담을 숨쉬듯 하게 되고, 나중 되면 일말의 죄책감 조차 사라지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사람 급을 나누어 생각하게 되고, 웃긴게 저 또한 직장에서 학위나 급여나 생활환경 등으로 보면 평균 아래인데도 불구하고 나쁜 버릇들이 생기더라구요. 조금씩 조금씩 의식하며 고쳐나가려고 하지만 쉽지 않네요.
저도 글쓴이님 태도를 본받아서 조금씩 나아져야 겠네요. 다시 한 번 좋은 글 고맙습니다.
22/08/14 14:25
수정 아이콘
중요한건 님이 글 좀 읽었다 싶은 사람들보다 재밌게 글을 잘 쓴다는거네요.
개인적으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예시일뿐이지 그걸 아는게 중요하냐 시야좁다 이런 얘기할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은
여튼 똑같은 방향의 글이 하나는 아무것도 아닌 피타고라스얘기로 넘쳐나고 하나는 이렇게 좋은말들이 가득하지 않습니까.
Janzisuka
22/08/14 14:35
수정 아이콘
필력 부럽다 ㅜㅜ
일면식
22/08/14 14:58
수정 아이콘
저는 책을 더럽게 안읽긴 하지만 이 글은 잘 읽히네요.
현대판 소설 한편 읽은것 같습니다.
막나가자
22/08/14 15:04
수정 아이콘
글이 술술 읽히네요
다람쥐룰루
22/08/14 15:07
수정 아이콘
남자들 중에 99퍼센트는 야동 봤을거다 이거도 사실 성급한 일반화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친구들은 모두 야동을 본적이 있지만 그건 제 친구라는 한정된 모집단에서 조사했기 때문이겠죠
황금경 엘드리치
22/08/14 15:13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2/08/14 15:15
수정 아이콘
따봉 드립니다, 잘봤습니다.
만렙법사
22/08/14 15:20
수정 아이콘
너무 글이 좋네요
피타고라스의 정리 쯤이야 몰라도 어떻습니까?
여기 회원님들도 관련 업계 종사자 아니면 진작에 다 까먹었을 듯합니다(저 포함…)
사람 냄새 풀풀 풍기는 진솔한 이야기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개맞은씨앗
22/08/14 15:23
수정 아이콘
술술 잘 읽히네요. 저는 사람을 평가할 때 현재의 모습만 봐서는 곤란하다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맥락을 봐야 하는 것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자기 극복을 하며 발전해온 사람들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마음에평화를
22/08/17 19:59
수정 아이콘
이 댓글을 추천하는 걸 잊었네요. 옳은 말씀입니다. 가령 초등학교도 못 나오신 할머니 라도 가난 속에 혼자서 한글을 떼신 분이라면 존경 받아야 하지요.

아버지 폭력 속에서 어머니 집 사드리는 아들로 자라난 제 용접공 친구를 참 존경합니다..
22/08/14 15:25
수정 아이콘
글이 담담하고 담백해서 참 좋습니다.

저는 마음에평화를님의 그 군대후임 친구랑 비슷한 경험을 군대가서 했는데, 장비 수리병이라 경기도쪽 공고출신들이 많이오더군요. 그때까지 정말 '평범'하게 자라서 저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안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줄 처음 알았습니다. 좁은 세상에서 살아서 '평범'이 저만의 평범이었던거죠. 그때 한번 세상이 넓다는걸 느꼈습니다.
로피탈
22/08/14 16:18
수정 아이콘
저도 군대 동기나 선후임 중에 그런 친구들이 많았어서 저도 그때 알았었네요...평범의 잣대는 함부로 판단하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에이치블루
22/08/14 15:26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보러 피지알 옵니다.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시길 기원합니다!!!!
핑크솔져
22/08/14 15:36
수정 아이콘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가지고 계신 에피소드가 너무 아깝습니다.
마음에평화를
22/08/14 15:40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글 잘썼다는 칭찬이 많아서 기분이 참 좋은데, 쑥스러워서 감사하다는 답댓글을 못달겠습니다. 한 번에 쓰다보니 비문도 많고 다듬지도 못했고 그런 상황인데 다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uthanasia
22/08/14 15:41
수정 아이콘
글을 잘 쓰시네요. 술술 읽혔습니다.
goldfish
22/08/14 15:44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었습니다
은때까치
22/08/14 15:4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수날
22/08/14 15:53
수정 아이콘
PGR이 좋은 이유.
달달합니다
22/08/14 16:53
수정 아이콘
밑에글이랑 댓글내용이 이렇게 다른거보면 글을 어떻게 쓰느냐가 정말 중요하네요 부럽습니다
말다했죠
22/08/14 17:0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느끼는 바가 많네요.
22/08/14 17:06
수정 아이콘
• 마중지봉(麻中之蓬)[명사] [삼밭에 쑥대라는 뜻으로] 좋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그 영향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

• 근ː묵자흑(近墨者黑)[―짜―][명사]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물들기 쉬움’을 이르는 말.

• 삼천지교(三遷之敎)[명사]맹자(孟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하여 집을 세 번이나 옮긴 일. 어린아이의 교육에는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으로 쓰임. 맹모삼천(孟母三遷). (준말)삼천.
그리움 그 뒤
22/08/15 11:50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 처음 맹모삼천지교 얘기 들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맹자처럼 되려면 이사를 3000번 다녀야 하나? 해서요.
wish buRn
22/08/14 17:14
수정 아이콘
추게로
22/08/14 17:3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주변을 넘어선 삶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22/08/14 17:43
수정 아이콘
이런게 글이고 삶이고 지혜입니다. 아래의 글에 열이 받았었던 머리가 말랑말랑 해지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2/08/14 18:01
수정 아이콘
근처에 계시면 아메 한잔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Just do it
22/08/14 18:13
수정 아이콘
전 중학교때 다른 과목은 번개치기로도 잘하고 그런데 수학영어는 학원을 안 다니니 못해서 인문계쪽이긴 했는데 실업계쪽가서 뱀의 머리를 할까
생각하는 수준이였는데 지나오고 느낀 바로는 인문계가 확실히 환경이 좋긴 좋단 거였습니다.
건물이 세워진지 오래돼서 건물환경이 좋았던건 아닌데 사람들의 환경이 좋았죠.
좀 건들대는데 인문계 올 머리는 되던 다른 친구도 인문계로 오니까 조용히 지내더군요.
실업계쪽 나온 사람들 말을 들어보니까 학교에 싸움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학교수업 분위기도 자는 애들이 많고 깽판이고, 시비거는 애들도 많고 그렇더군요. 그덕에 같이 성격도 안 좋아지고... 물론 공부는 못해도 성격 좋은 사람은 있기 마련인데
군대 전역하고 나서 평소엔 못 느끼다가 예비군 갔을 땐 또 물 안좋은 사람이 좀 보여서...
세상은 내가 보고 느끼는게 다가 아니란 걸 되새깁니다.
22/08/14 18:45
수정 아이콘
공부는 잘 안하는데 읽는 것은 좋아하는 유형. 딱 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크크 학창 시절 교과서는 안봐도 잡지식 가득한 스포츠지나 잡지 읽는 걸 참 좋아했었죠. 지금도 나름 책을 많이 읽고 있지만 글 쓰는건 여전히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마음에평화를 님이 쓰신 글을 읽어보니 오랫동안 읽음을 통해 쌓아온 공들이 헛것은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되네요. 따뜻한 마음과 사람사는 체온이 느껴지는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묵리이장
22/08/14 19:07
수정 아이콘
저는 책 읽는게 참 싫었는데 논문 보는건 좋아서 어찌어찌 박사까지는 했는데..
글 솜씨 참 부럽습니다.
22/08/14 19:39
수정 아이콘
흡입력 있는 글을 보게되니 너무 재미있네요. 앞으로도 이런 글 종종 올려주셨으면!
22/08/14 19:51
수정 아이콘
서민-중산층이 뒤섞인 아파트밭 신도시에서 나고자라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는데요
견인포병대대에 배치받았는데
대학진학률은 80%가 넘었다고 하고 친한 친구들은 다 비슷한 대학에, 소식만 들려오는 중고등학교 동창들도 죄다 전문대는 다니던데 세상에 이렇게 고졸, 고퇴가 많은가 싶었습니다.
스물한살 시점에서는 상당한 컬쳐쇼크였습니다.

포대 정원이 80명쯤 되었고 전역할때까지 본사람들이 100명은 족히 넘을진데 이중에 부대에서 검정고시 준비해서 붙었다고 대대장이 포상휴가 보내준 친구들이 일곱명이었습니다.
공고상고 나와서 바로 일하는 친구들은 훨씬 많았고.. 말씀하신것처럼 업소 시다, 웨이터 이런일 하던 친구들도 적잖이 있었습니다.

초소근무, 탄약고경계근무 나가면 글쓴이님이 유전공학과 친구에게 썰풀듯이 했다던 그런 류의 얘기를 막 해주는데 제 반응도 딱 그렇게 떨떠름 얼떨떨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업소에서 일하다 왔다는 친구들은 딱 저 '형들'같은 느낌이 있었네요
유쾌하고, 운동좋아하고, 썰 잘풀고, 가끔은 좀 감정기복이 심했지요 허허

'내 주변'이 이 세상의 다가 아닌것을 최초로 체감한게 군생활이었구나 싶습니다
영양만점치킨
22/08/14 20:38
수정 아이콘
두 번째 친구가 저랑 비슷한 루트네요. 그래서 주변에도 다 비슷한 친구들이었구요. 단지 저는 기술이 없네요. 저도 비슷하게 놀랬던게 여행중만난 친구 두 명이 각자 명문대에 대기업 퇴사하고 유학준비중 짬내서 여행중이었는데 학창시절 공부한거 살아온인생 얘기 들으니 다른세계더군요. 고등학교때 졸리면 알아서 뒤에나가서 서서 공부했다는 얘기듣고 충격이었죠. 미국에서 아마존 입사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는데 정말 주변환경에따라 사는세계가 확연히 다르다는걸 느꼈습니다.
22/08/14 21:09
수정 아이콘
주변 환경이 안좋을수록 책은 최고의 멘토이자 친구라고 하더군요. 글 정말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22/08/14 22:11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미등록된닉네임
22/08/14 22:29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보는 맛에 pgr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내용에도 동감합니다. 좋은 사람들은 많지만, 나를 어떤 면에서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변에 좋으면서도 그 방면에서 본받을 만한 사람들을 두어야 하지요. 그런 면에서 글 마지막 문장의 태도가 글의 내용을 참 잘 요약해주네요.
하이버리시절
22/08/14 23:17
수정 아이콘
피타고라스 스노우볼이 숨겨져있던 작가님을 발굴한것 같네요.
앞으로도 소소한 글 종종 부탁드립니다.
계란지단
22/08/14 23:48
수정 아이콘
한 편의 단편문학 읽은 기분이에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2/08/15 00:1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2/08/15 00:21
수정 아이콘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는 말은 불쾌하기도 하고 잔인한 말이지만 사실인 것 같습니다.
타바스코
22/08/15 00:29
수정 아이콘
밤에 많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정회원
22/08/15 01:19
수정 아이콘
글이 아주 잘 읽히는데, 왠지 무용담을 이야기로 들으면 더 맛깔날것 같네요.
크라상
22/08/15 02: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다 읽을 생각 없이 클릭했다 어느덧 다 읽었네요
태생이 바르신듯요
독서도 바른 품성에 도움이 됐을테구요
퀀텀리프
22/08/15 09:39
수정 아이콘
피타고라스가 만든 스노우볼 ?
엔지니어
22/08/15 13:03
수정 아이콘
저는 피타고라스, 근의 공식은 알아도 이런 글은 쓰지 못합니다. 우물 안에만 있다보니 하늘이 동그라미인줄 알고 있었음을 다시 깨닫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08/15 13:27
수정 아이콘
저도 공장 출근 할 때는 공부할 생각 없었는데
공기업 들어와서 옆 사람들이 다 대졸에 기사가 3~4개씩
있으니까 자격지심도 들고 공부해서 기사도 따고
요즘엔 야간대 다니네요
나중에 자식 낳으면 절대 실업계, 공장은 안보낼꺼 같아요..
22/08/15 15:57
수정 아이콘
저도 옛날에 군제대하고 할일 없어서 알바 구할까 하다가 노래방 과일깍는알바라면서 월급이 후하길래 혹해서 할뻔하다가 안한 기억이 있긴 하네요 요즘 드는 생각인데 개미와 베짱이 동화에서 옛날에는 개미처럼 사는 사람이 승자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욜로족도 그렇고 베짱이 인생이 더 잘사는가 아닌가 헷갈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마음에평화를
22/08/15 16:33
수정 아이콘
그런 베짱이 인생을 짧게 한 번 쯤 경험은 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저는 놀 줄 모르고 소심한 성격인데 저 뒤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지 않게 됐어요.

가난을 벗어나는 목표 이외에는 삶의 낙이 별로 없었는데 노는 법을 알고 나니까 돈 버는 낙도 생겼고요

정작 저길 떠나니 저런 친구가 없어서 놀아보진 못함..크크크
콩순이
22/08/15 16:29
수정 아이콘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잘 읽히네요. 잘 봤습니다.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생각하게끔 하는 내용인 것 같아요~
지니팅커벨여행
22/08/16 13:27
수정 아이콘
독서량과 필력은 비례하나 봅니다.
제 군시절 때 한 무명 사립대를 다니다가 입대한 신병이 있었는데, 저희 중대에서 취사병을 하다가 군수과장이 똘똘함을 눈치 챘는지 곧 대대 군수계원으로 데리고 가버리더라고요.
그 친구 전입 시절 이런저런 면담을 했는데, 취미가 독서라길래 한달에 최대 몇 권까지나 읽어 봤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200권 정도라고... 믿을 수 없어서, 아니 어떻게 그렇게 많이 읽었냐, 도서관 아르바이트라도 했냐고 물으니까 책이 너무 좋아서 대학교 도서관에서 알바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50권 정도씩 한달 동안 200권 까지 읽었고, 그냥 평소엔 한달에 수십 권 정도 읽는 수준이라더군요.
사실 훗날 싸이의 빅히트곡으로 유명한 노래 제목의 대학교 이름을 저는 그때 처음 들어봤는데, 지식과 업무 처리의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이후 군수과장은 틈만 나면 그 계원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는데(왜 남의 중대 우수 인원을 빼서 대대로 데려가서는...), 그 때 느낀 게 독서량이 이렇게까지 업무처리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였어요.
아무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나중에 글쓰는 일을 하면서 뵐 수도 있겠네요.
22/08/30 03:03
수정 아이콘
글이 담백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359 [정치] 이준석의 성상납접대 의혹은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 [156] jjune19527 22/08/15 19527 0
96358 [정치] 올해 광복절과 작년 광복절 비교 [101] 틀림과 다름13931 22/08/15 13931 0
96357 [일반] 자뻑에 대한 오지랖 혹은 성토(원래제목:수영장 TPO) [174] 쏘군13457 22/08/15 13457 9
96356 [정치] 이준석, UNCOMMON이 아니라 UNIQUE인 이유 [312] 스토리북21807 22/08/15 21807 0
96355 [일반] 라이젠 7천 시리즈에서 DDR5용 메모리 최적화 진행 [13] SAS Tony Parker 8595 22/08/15 8595 0
96354 [일반] 나에게 치매가 온다면 얼마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을까 [31] 만수르7811 22/08/15 7811 14
96353 [정치] 이준석과 공천 개혁, 싸가지가 정말 문제였을까? [103] 토루14269 22/08/15 14269 0
96352 [일반] 엘든링 식 산책 [7] 초모완7371 22/08/15 7371 7
96351 [정치] 윤 “일본은 자유위협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이웃” [201] slo starer22203 22/08/15 22203 0
96350 [일반] 차를 계약했습니다. [63] 소이밀크러버12281 22/08/15 12281 9
96349 [일반] [역사] 1936년 일제 고등문관시험 행정/사법/외교 기출문제 [14] comet2111868 22/08/15 11868 13
96348 [정치] 이준석은 왜 정당정치인이 될수 없는가 [257] 오리와닭19107 22/08/15 19107 0
96347 [일반] [판타지] 행복한 대한민국 [51] Amiel13188 22/08/15 13188 3
96346 [일반] [팝송] 제임스 베이 새 앨범 "Leap" 김치찌개5514 22/08/15 5514 1
96345 [일반] (스포) 헌트 리뷰입니다 [3] 패스파인더7488 22/08/14 7488 2
96344 [정치] 이준석 "내일부터 라디오에서 뵙겠다" [373] 체크카드22426 22/08/14 22426 0
96343 [일반] 요즘 본 애니 후기(스포) [12] 그때가언제라도7181 22/08/14 7181 1
96342 [일반] 당당치킨 이야기 [34] 상하이드래곤즈10109 22/08/14 10109 17
96341 [일반] 무술이야기 복싱! 권투! [11] 제3지대8409 22/08/14 8409 18
96340 [일반] 제 주위엔 대졸자가 없었습니다. [84] 마음에평화를16732 22/08/14 16732 198
96339 [정치] 윤대통령 폼페이오 접견? [87] 같이걸을까18432 22/08/14 18432 0
96338 [일반] 주변사람 중에 피타고라스 정리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211] 구미나18591 22/08/14 18591 7
96337 [일반]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 결과 [25] 붉은벽돌10944 22/08/14 10944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