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SITE 라는 단어를 보통 기생충으로 번역합니다. "충" 이란 글자가 들어가 번역되어 우리가 많이 아는 구충, 촌충, 십이지장충 등을 연상하게 됩니다. 좁게 기생충으로 번역되는 parasite는 그 의미를 매우 넓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학자들사이에도 parasite 의 범위나 규정에 이견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원래 PARASITE는 고대 그리스에서 사원 축제에 봉사하는 사람 (음식 옆에서) 를 지칭하는 단어로 처음 쓰였습니다. 정확히는 "음식 옆" (고대 그리스어로 "~옆에" 라는 뜻을 가진 para 와 "곡식, 음식" 등을 의미하는 sitos 의 합성어) 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후대에 주인집에서 빈둥거리면서 놀고 밥만 축내는 사람을 지칭하는 뜻으로 바뀌었고 이후 주는 것 없이 가져만 가는 기생 생물들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PARASITE 를 대체로 다른 생명체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생명체로 정의한다면 기생물, 기생생명체, 기생체, 기생생물 정도로 번역해도 될 것 같습니다.
1. 전통적인 기생충
전통적인 기생충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쓴 글을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유구낭미충같은 위협적인 것들은 위생적인 시스템과 구충제들로 쉽게 처리되고 있는 parasite들입니다. 모차르트를 죽인 것으로 의심받는 돼지선모충도 이에 속합니다. 수십억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톡사 포자충도 역시 이에 속합니다. 약간 특이하지만 말라리아의 원인이 되는 말라리아 원충도 이에 해당합니다.
기생충 이야기
https://pgr21.co.kr/?b=8&n=64765
모차르트와 돼지선모충
https://pgr21.co.kr/?b=8&n=67766
고양이와 톡소포자충
https://pgr21.co.kr/?b=8&n=69756
2. 박테리아
결핵균이나 콜레라균 같은 병원성 박테리아로 역시 parasite 들입니다. 위협적인 것들은 항생제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과거 흑사병의 주범도 역시 페스트균인 병원성 박테리아로 추정됩니다.
콜레라와 Cholera toxin 이야기 (설사하면 왜 죽을 먹어야하나?)
https://pgr21.co.kr/?b=8&n=64943)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
https://pgr21.co.kr/?b=8&n=65264
아르마딜로와 한센병
https://pgr21.co.kr/?b=8&n=68006
3. 바이러스
바이러스도 다른 생명체에 기생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parasite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바이러스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종류가 있는데 인간에 기생하는 에이즈 바이러스 (HIV), 우리 감기의 원인이 되는 리노 바이러스 (Rhino virus), 아데노 바이러스 (Adeno virus) 그리고 요즘 핫한 코로나 바이러스 (Corona virus) 등과 또 독감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Influenza virus) 등이 유명합니다. 그 밖에 천연두를 일으키는 베이올라바이러스, 황열병을 일으키는 플라비바이러스, 간염바이러스 등이 유명합니다. 바이러스는 아예 다른 세포에 기생하지 않고서는 스스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로 보는 시각까지 있습니다. 좀 특이한 존재들이죠. 위에 1,2 번의 두 존재보다 치료제가 여의치않고 바이러스 특성상 변이가 훨씬 더 잘되어 인간과의 대결에서 항상 인간이 져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몇몇은 백신이 존재하고 또 극소수는 타미플루 같은 치료제들도 존재합니다.
에이즈 바이러스 (HIV) 는 RNA 바이러스이면서도 레트로 바이러스입니다. 역전사 (reverse transcription) 를 하는 바이러스를 레트로 바이러스라 합니다. 우리 몸 세포 하나하나마다 DNA 사이에 수없이 끼워넣어져있는 역전사효소를 이용해 원래 RNA 바이러스이면서도 우리 몸에서 DNA형태로 바뀌어 머무는 이상한 바이러스죠. 하지만 이런 특이한 특성때문에 역전사효소 (reverse transcriptase) 와 DNA형태로 결합할 때 쓰이는 결합효소 (Integrase) 를 저해하는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 원래 자기 수명만큼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어느 정도 돈만 있다면 에이즈는 무서운 질병이 아닙니다. B형 간염과 비슷한 수준의 질병이랄까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Influenza virus) 는 워낙 유명하고 지난 번 글을 참조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억울한 인플루엔자와 타미플루
https://pgr21.co.kr/?b=8&n=67948 )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H (Hemagglutinin) 는 16종, N (Neuraminidase) 은 9종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 본 자료에서는 H (Hemagglutinin) 는 18종, N (Neuraminidase) 은 11종이라고 하네요. 더 발견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다행히 일부는 타미플루 같은 치료제가 존재합니다. 일부는 백신도 존재하구요.
수많은 바이러스 중 수백만년간 야생조류나 박쥐 등과 투쟁하고 균형을 이루고 있던 바이러스들이 닭같은 가축조류에게 넘어오고 중간 숙주나 혼합용기 등으로 의심받는 돼지 같은 가축을 거쳐 인간에게까지 전달된 경우가 있죠. 신종플루의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Influenza virus) 나 사스, 메르스 그리고 현 사태의 주범이 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Corona virus) 입니다. 물론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이 루트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 가축조류, 돼지 등이 가까운 장소에 함께 지내는 후진적인 중국의 지방이나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유통되는 중국 우한의 수산시장 등은 새로운 인간 감염 바이러스의 루트로 항상 의심 받아왔고 이를 주시해왔습니다. 1차대전 말기 발생하여 수천만명을 죽인 스페인독감으로 유명한 H1N1 인플루엔자 (신종플루도 이 부류에 속함) 바이러스도 이런 중국의 환경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로부터 유래 된 것이 아닌지 의심합니다. 부당한 의심일 수도 있으나 1차대전 말기 연합군의 참호를 파기 위해 많은 수의 중국노동자들이 동원되었는데 이때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지지 않았나 하는 시각입니다. 비교적 근래인 1957년 아시아독감, 1968년 홍콩독감, 1991년 홍콩조류독감, 2004년 아시아조류 독감, 사스 등도 이런 의심의 증거들입니다.
우리 나라도 과거 모란시장 등에서 야생동물들이 유통되었으나 이제는 관계당국의 강력한 지도로 거의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이번 기회에 다양한 가축을 같이 사육하는 문화나 야생동물을 유통하는 후진적인 문화가 사라져서 인간을 위협하는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이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제 서재에 있는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들 - 브린 바너드
기생충 제국 - 칼 짐머
질병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 - 이성규
등의 책을 일부 참조했습니다.
티라노사우르스가 치킨이라며?
https://pgr21.co.kr/freedom/84330
담배, 니코틴, 금연, 챔픽스
https://pgr21.co.kr/freedom/82774
SCI급 논문과 사라진 기억
https://pgr21.co.kr/?b=8&n=82033
살아있는 약물, 면역세포치료제 CAR-T
https://pgr21.co.kr/?b=8&n=82023
스핀라자 30억 vs 졸겐스마 24억
https://pgr21.co.kr/?b=8&n=82003
유전자 도핑 (Gene Doping)
https://pgr21.co.kr/?b=8&n=81952
유전자치료제,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
https://pgr21.co.kr/?b=8&n=81943
ADD, 애더럴, 박봄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https://pgr21.co.kr/?b=8&n=80417
버닝썬 사건에서 언급된 물뽕, 그리고 마약 이야기
https://pgr21.co.kr/?b=8&n=80329
오류가 많다던 옛날책 로마인 이야기 1, 3권
https://pgr21.co.kr/freedom/84444
능력 위주 사회의 문제점 - Meritocracy Trap
https://pgr21.co.kr/freedom/84286
"격해지는 한일 무역분쟁. 분쟁원인을 살펴보자." 슈카월드 요약
https://pgr21.co.kr/freedom/83519
TBF와 아빠 부시 - 일본의 전쟁범죄
https://pgr21.co.kr/freedom/82097
카레라 듀오 추천합니다.
https://pgr21.co.kr/freedom/80843
QR코드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결제가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건 올바른가?
https://pgr21.co.kr/?b=8&n=78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