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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16 21:47:35
Name artes
File #1 0004252686_003_20181116071011767.jpg (94.2 KB), Download : 61
Link #1 http://www.newspim.com/news/view/20181116000349
Subject [일반]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서막: ‘강성부펀드’의 한진칼 지분매입 (수정됨)


http://www.newspim.com/news/view/20181116000349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8&aid=0004252686
http://hkconsensus.hankyung.com/apps.analysis/analysis.downpdf?report_idx=502167

LK파트너스 출신인 강성부대표가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펀드인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를 만들어서 한진칼 지분을 9% 매입한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pgr에는 아직 글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은데, 상당히 의미있는 사건으로 보아 공유합니다.

복잡한 지분 이야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기업의 주인은 자기 돈을 내고 사업에 함께한 주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는 오너일가가 주주가치 극대화가 아닌 대주주 사익 극대화를 추구해 왔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행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조씨일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회사의 이미지를 깎아먹어도 주주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지요. 행동주의 펀드란 이처럼 기업의 경영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주주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경영진을 견제하는 펀드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필요하다면 CEO를 바꿔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냅니다. 현재 KCGI의 목적은 직접 경영에 간섭해서 조씨일가의 뻘짓으로 인해 망가진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라 추정됩니다.

현재 한진칼은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28.95%(조양호 17.84%. 조현아 2.31%. 조원태 2.30%. 조현민 2.30% 등)입니다. 반면, 소액주주는 58.38%를 차지하고요. 분명 지분율로 따지면 조씨일가에 불만을 가진 소액주주가 훨씬 많지만, 수만명이 넘는 소액주주들이 의견을 모아 경영진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씨일가가 여태껏 막장 행동을 마음대로 취할 수 있었던 거죠. 한진칼은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한진그룹의 지분 상당수를 차지하므로 한진칼의 경영권이 넘어가면 한진그룹 대부분의 사장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KCGI는 9%의 지분을 매입했는데, 그외의 주요 주주로는 국민연금공단 8.35%, Credit Suisse Group AG 5.03%, 한국투자신탁운용(3.81%)가 있습니다. 이 넷의 지분을 합치면 26.19%로 오너일가와 한번 해 볼만한 지분이 되며, 필요에 따라서는 조씨일가를 내쫓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정부 기조상 국민연금의 찬성은 이견이 없는 한 바라볼 수 있으며, 58%를 넘게 차지하는 소액주주들 역시 조씨일가에 우호적인 지분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물론, 이러한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이 항상 긍정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의결권 다툼을 이슈로 만들고 사람들이 경영권 다툼을 위해 지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하면,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때 팔고 떠나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런 경우 오너일가를 쫓아내기 위해 함께 힘을 합치던 투자자는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느라 손실을 보고, 막상 CEO 교체 등에는 실패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설령 경영권을 정상적으로 가져왔다고 해도 1~2년의 실적을 좋게 만들어 주식을 비싸게 팔기 위해 장기적인 이익을 무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 소비자들에게 피해보상이나 환불을 적게 해 주고 원가를 강제로 낮춘다면 단기이익은 커지겠지만, 5~10년의 비즈니스가 건강하게 유지되기는 어려우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이익만 극대화해서 주가를 올려두면 펀드는 비싼 값에 지분을 팔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항상 바람직한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제일 좋은 건 산업에서 오래 일하며 전문성을 쌓은 오너가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사업이기에 단기이익이 아닌 장기이익을 위해 일하고, 소비자나 직원 및 생산자의 이해관계를 훼손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니까요. 근데 그런 오너가 현실에서 굉장히 드무니까 전문경영인이 존재하고 행동주의 펀드가 활동하는 것이겠죠.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맡길 때 경영권 분쟁이 당연히 안 일어났듯, 능력있는 경영진이 이끄는 기업에는 행동주의 펀드가 나설 필요가 없습니다)

아무튼... 강성부씨의 경력을 보니 나름대로 투자에 대한 감각은 있어 보여서 한진그룹을 건강한 그룹으로 바꿀 수도 있어 보입니다. 물론 이건 그냥 개인적인 희망일 뿐이고... CS그룹이나 한투 중 누구라도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지분을 비싼 값에 신나게 팔아버릴 수도 있고, KCGI 역시 주가상승 이후 팔고 나갈수도 있겠지요. 최종 시나리오가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수지분을 가지고 기업을 이용해 사익만을 추구하는 오너들을 견제하는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한진칼 주식 가지신 분들 있다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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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해
18/11/16 21:54
수정 아이콘
주주행동주의 펀드가 있었습니다 장하성 펀드라고....그리고 그 펀드가 투자했던 기업들이 건강해졌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현재 한진 오너가 너무 막장이라 차라리 딴애들이 와서 먹는게 낫겠다 싶기도 한데
18/11/16 22:13
수정 아이콘
최소한 조씨일가보다는 더 나은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장기적으로 이익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드는 건 아직은 꿈에 가까운 일인가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래도 경영권은 그냥 조씨일가가 유지하는 선에서 적절한 견제를 받는 수준의 비즈니스라도 된다면 약간은 긍정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호모 루덴스
18/11/16 21:58
수정 아이콘
주식판에서 정의를 외치는 것만큼 무의미한것은 없죠.
오직 이익을 위한 투쟁만이 있을뿐..
홍승식
18/11/16 21:59
수정 아이콘
저 펀드에 국민연금이 힘을 얹어 주면 지분이 28.95 : 17.35 네요.
호모 루덴스
18/11/16 22:14
수정 아이콘
국민연금보다는 한투신탁운용을 좀더 주의깊게 봐야죠.
국민연금은 공적연금이다보니 결정구조가 복잡하고 느리죠. 여론이나 정치쪽 눈치도 보아야하고..

그에 반해 기관은 수익이 목적이라, 이해만 맞으면 금방 뭉치거든요.
행동주의라고 해봐야 목적은 이익이지 사회정의 실현이 아니예요.
자사주 매입, 배당금 증가 등이 행동주의에서도 가장 많이 보이는 안건이기도 하구요.

말이 좋아 주주행동주의지, 다른 말로 바꾸어 이야기하면 기업사냥꾼들이죠.
우리가 종종 듣는 "앨리엇"도 주주행동주의 펀드입니다.
너무 밝은쪽으로만 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주식판에 정의는 없어요. 오직 이익만이 있지.
단지 그 이익을 위한 투쟁이 생태계에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벌쳐가 시체를 파먹는 것은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 것이지
생태계의 보다나은 번영과 유지를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이것은 그냥 부수적인 것이에요.
18/11/16 22:07
수정 아이콘
자기 PR일 뿐이지 뭐 높이 평가할 것 있나요. 펀드매니저 출신이 수익률 극대화와 이름값 높이기 외에 무슨 재벌민주화에 관심이나 있을지. 투자에 대한 감이 있을진 모르겠으나 경영에 관해선 문외한이죠. 전문경영인이라는 게 듣기 좋아서 그렇지 오너경영보다 훨씬 무책임하고 근시안 적이라는 것 이미 입증된 사실이고요. 한때 10대 재벌 소리 들었던 대한전선이 2대째가 죽고 3대째가 너무 어려 그 사이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가 십년만에 송두리째 풍비박산 난 예도 있지요.
그린우드
18/11/16 22:12
수정 아이콘
더 비싸게 주식 팔아먹고 가는게 목적이기 때문에 경영 정상화 같은걸 생각하고 좋아해선 안되겠죠.
18/11/16 22: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주가가 내릴 위험이 있을때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힘듭니다. 오를 가능성이 클때, 즉 많이 사기에 아무런 부담이 없을때 이런 일이 일어나죠.
소버린, 헤르메스, KCC VS 현대엘리베이터 등등.. 다 그렇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수익이 안날 가격에 주식을 그렇게 사지 않죠. 이익이 나기때문에 사는건 너무나도 당연한겁니다.

더 비싸게 팔아먹고 간다고 해서 그것을 폄하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매우 칭찬할만한 일이죠. 단지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역할은 너무나도 충분하게 하는겁니다. 이익을 추구하면서 사회에 기여도하니 좋은 일입니다.
절름발이이리
18/11/16 22:20
수정 아이콘
이런 상황이 특정 기업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주주자본주의가 좀 더 강하게 요구받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일입니다. 한국은 아직 주주자본주의의 폐단 같은 소리가 나올만한 시장이 아니거든요.
noname11
18/11/16 23:12
수정 아이콘
어차피 정권 바뀌면 다 나가리 될텐데.. 외국행동주의 펀드들 한국에서 다 실패했을텐데
불려온주모
18/11/16 23:59
수정 아이콘
한진 같은 경우는 오너가가 워낙 막장이라 마이너스 프리미엄 붙은 상태라... 꼭 경영권 분쟁 프리미엄 생각 안해도 오너가를 쫓아내거나 적어도 쭃겨날 수 있다는 시그널만 줘도 주가에는 꽤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거라고 봅니다.
18/11/17 00:13
수정 아이콘
강성부씨는 lg계열 사모펀드에서 독립을했고.. 뭐좋게빠이빠이라하지만 풀잎채, 현대시멘트등이 영향을 미쳤지않았을까 시장에 의문이 있는상태고.. 그 의문을 제거할 빅이벤트가 필요하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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